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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 선거, 청소년의 배움과 참여 사이 - 선거·유권자 교육에서 정치적 기본권 교육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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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호

문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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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수

열린 공론장

선거, 청소년의 배움과 참여 사이

― 선거·유권자 교육에서 정치적 기본권 교육으로

사회 : 최정원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대담 : 배성호 송중초등학교 교사, 문순창 하안북중학교 교사 정경수 흥덕고등학교 교사 정리 : 이선민 시청자미디어재단 선임연구원

최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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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원 제22대 국회의원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선거와 청소년 미디어교육, 청소 년의 정치적 기본권”에 대해 논의해보려고 합니다. 먼저 세 분 선생님, 자기소개 부 탁드립니다.

배성호 초등학교 교사 배성호입니다. 정치나 선거, 민주주의가 어린이와 무슨 상관이 있으 냐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초등학교에서도 민주주의 수업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습 니다. 정경수 고등학교에서 사회 교과목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문순창 현재 중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고 있고, 그 이전에는 혁신학교인 고등학교에서 근

청소년과 ‘선거 효능감’

무했습니다. 학생 자치에 관심이 많아서 모의선거 수업과 프로젝트를 진행했습 니다.

최정원 선거에 대해 청소년의 관심은 어느 정도인가요? 저희 연구원의 조사 결과를 보면, 청소년의 선거 관심도가 의외로 낮았거든요.

문순창 학생들이 여의도 정치에는 관심이 적을 수 있지만 사회 현상이나 참여 등에서는

중고등학생의 선거 관심도

이전 세대보다 더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사상이나 이념, 지역주의에서도 자유 롭고요. 정치에 대한 관심이나 투표율이 높다고 해서 반드시 건전하게 볼 수는 없 어요. 특정 커뮤니티에 몰입해서 편향된 의견을 갖게 되는 현상에 대해서도 고민 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선거 문제를 체감하지 못하거나 주인의식을 갖지 못하고 있다면 교육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주요 선거 지방 선거 1 (광역시·도 단체장)

2,804 53.9% 25.5% 20.7% 100.0% 2.45 1.18

지방 선거 2 (시·군·구 기초자치단체장)

2,801 53.7% 27.4% 18.9% 100.0% 2.43 1.16

국회의원선거

2,803 42.1% 25.8% 32.1% 100.0% 2.78 1.26

교육감선거

2,801 50.5% 26.4% 23.1% 100.0% 2.55 1.23

대통령선거

2,804 17.5% 18.3% 64.1% 100.0% 3.72 1.25

(N=2,816)

사례수 없다 보통이다 있다 계 평균 표준편차

출처 : 모상현 외(2021), 「청소년 정치 참여 실태와 활성화 방안 연구」,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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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국회의원선거 연령대별 투표율

18세 19세 20대 30대 40대 50대 60대 70대 80세 이상 출처 : 정보화운영과(2020), 「제21대 국회의원선거 투표율 분석」,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배성호 통계를 보면 선거에 대한 관심이 없다고 볼 수 있어요. 하지만 선거를 자기 삶의 문 제, 선거라는 결정을 통해 얻게 되는 효능감의 문제로 보면 다르게 볼 수 있어요. 초 등학생들이 선거로 학교 이름을 바꾼 대변초등학교 사례처럼 학생들이 효능감을 통해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는 부분도 있어요. 전교회장선거에서 시작한 이 일은, 학생들이 지역축제 때 동문회를 찾아 직접 3천 명의 동의를 받아 학교 이름을 바꾸 어냈지요. 선거가 내 삶과 어떻게 이어져 있는지를 생각해보면 선거에 대한 관심이 달라질 수 있죠. 정경수 선거에 의한 정치적 효능감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학생들 입장에서 이 효능감을 직

선거와 유권자 논의를 확장한 정치적 기본권

접적으로 경험할 만한 기회가 별로 없어요. 학생회선거 등을 통해 선거 효능감을 느 끼고 국회의원선거나 교육감선거에도 관심을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학교에서의 학생 자치 활동이 많이 줄면서 정치나 선거에 대한 관심도 따라서 줄어든 측면이 있 어요. 고등학교에서는 학생회, 동아리 선후배 등을 통해 갈등 해결 같은 경험을 쌓 아갈 수 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는 퇴보한 느낌입니다. 학생들은 계속 성 장하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교육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최정원 일반적으로 선거와 유권자에 초점을 맞춰 시민의 정치 참여를 말하는데요. 유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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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정치관계법의 선거에 한정해 투표권을 행사하는 존재이고 선거는 일상적 행위 가 아니어서 참여를 설명하기에는 제한적이죠. 그런 차원에서 ‘정치적 기본권’으로 확장해서 보는 게 필요합니다. 청소년들에게는 인터넷에 글 올리기, 학교에서의 토 론이나 시위 참여 등 의견을 표출하는 모든 행위가 정치적 기본권의 실천이 되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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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의사결정이나 정치적 기본권의 상상을 넓히는 쪽으로 가야 해요.

- 문순창(하안북중학교 교사)

선거가 정치 교육의 중요한 소재인 건 맞지만 정치를 선거나 유권자 교육에만 가두어놓으면 본질이 흐려지죠.

지요. 학생들이 학교, 가정, 학원 등에서 자신의 의사를 조직의 의사결정에 반영하려 고 노력하거나 자신에게 의견을 표출할 권리가 있다는 걸 인지하고 있는 모습을 본 적 있으신가요?

문순창 연구원님의 문제의식에 동의합니다. 선거를 여의도 정치나 유권자 역할과 투표 행 위로 한정하는 것이 오히려 정치적 무관심을 가져오죠. 전에 특성화고등학교에서 민주주의를 주제로 수업을 진행하면서, “우리 학교가 민주적이라고 생각하는가?” 라는 질문을 했어요. 제 예상과 달리 90%가 민주적이라고 말하는 거예요. 이유가 “투표하잖아요.”였어요. 학생들에게 민주주의는 그저 ‘선거’에 불과한 거죠. 선거 가 정치 시스템과 문법에 갇혀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민주주의는 인권이 제도화 된 것의 총체일 텐데 말이죠. 프로젝트 수업을 하고 한참 후에 다시 수업 중에 물었 어요. “민주주의 관점에서 우리 학교가 더 나아져야 할 부분은 어떤 게 있나?” 그러 자 “현장체험 장소를 왜 우리에게 한 번도 물어보지 않느냐?”고 반문을 하더군요. 선거가 정치 교육의 중요한 소재인 건 맞지만 정치를 선거나 유권자 교육에만 가두 어놓으면 본질이 흐려지죠. 학생 자치의 저변이 넓어지긴 했지만 의사결정이나 정 치적 기본권의 상상을 넓히는 쪽으로 가야 해요.

최정원 학교에서 ‘하라고 하면 해야지.’라는 분위기도 있을 텐데, 정치적 기본권을 가르치실 때 현실과의 괴리는 없는지 궁금합니다.

정경수 보통 사회 참여 프로젝트는 학교나 지역사회의 문제를 찾아 개선방안을 만들어냅 니다. 이 과정에서 지방자치단체에 민원을 내는 등 여러 가지 경험을 하게 되는데 여기에 몇 가지 걸림돌이 있어요. 청소년의 일상적인 삶에도 정치적 기본권이 필요 하다고 말하면서 그들의 삶을 학교, 교육, 지역사회 문제에만 한정해 가두어 두려고 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는 사회적 현안을 꺼내면 학생들이 관심을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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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논의하는 유권자의 정체성도 현재가 아닌, 미래의 시민으로서 말하고 있어요. 어린이·청소년을 ‘같은 시대의 같은 시민’으로 보면 많은 부분이 달라질 수 있어요.

- 배성호(송중초등학교 교사)

자기 의견을 말하기도 했는데 최근에는 “선생님, 그런 이야기 해도 괜찮아요?”라고 되물어요. 어느 순간부터 수업 시간에 정치 이야기 하는 것이 금기시되는 분위기가 생겼어요. 문순창 “정치 이야기 해도 돼?”라는 우려 섞인 말을 하는 경우, 그 원인이 과거에는 권위주

의에 대한 두려움이었다면 지금은 논란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논쟁적인 주제를 의 도적으로 회피합니다. 탈정치 현상이죠. 학생들이 편향된 정치 유튜버의 말을 따라 하는 것도 걱정입니다. 아이들이 갈등이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원을 조직하고 조정하여, 민주적으로 의견을 다루는 능력을 키우기를 바라지요. 그러나 교사와 교 육과정도 준비가 안 되어 있고 사회는 더더욱 준비가 안 되어 있어요. 아이들이 이 렇게 된 데에는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를 다루는 실력이 너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갈등 상황으로 치닫기 쉽지요. 배성호 ‘정치적 기본권’에는 중요한 게 있어요. “학교의 주인은 누구?”라고 물어보면 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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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학생이라고 답하지만 초등학생은 솔직해서 “교장선생님 아니에요?”라고 해요. 같은 맥락이죠. “어린이·청소년을 미래의 희망”이라고 말하지만 그런 담론은 항상 미래에 갇혀 있어요. 지금 논의하고 있는 유권자 정체성도 현재가 아닌, 미래의 시 민으로서 말하고 있죠. 어린이·청소년이 미래의 희망인 동시에 ‘같은 시대의 같은 시 민’이라고 전제하면 많은 부분이 달라질 수 있어요. 그와 관련해 재미있는 현상이 있어요. 우리나라 초등학교 4학년들은 어른들도 하 지 못하는 일을 해낸답니다. 4학년 교육과정에 「지역의 문제 해결」이라는 단원이 있 어요. 지역의 현안을 고민하면서 안전지도를 만들고 구청장 등에게 편지를 써서 정 책을 바꿔나가고 있어요. 단순히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자기 효능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 할 수 있는 부분이 더 많아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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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없는 학교의 시민 교육

배성호 논쟁 수업이 더 활성화되어야 하는데 사회적으로 많이 위축되었어요. 공론장이 줄 어든 거죠. 10년 전에 외국의 시민 교육 교과서를 본 일이 있는데 선거공약 분석만 큼 좋은 리터러시 교육이 없다고 생각했죠. 선거공약에 관한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 합니다. 그런데 논쟁 수업 자체가 금기시되면서 줄어들게 되었지요. 정경수 몇 년 전에는 선거가 있으면 단원을 당겨서라도 선거 전에 공약을 비교·분석했어요.

어느 순간부터는 선거가 끝난 후에 하게 되더군요. 교실에서 정치 이야기를 꺼내는 것 자체를 문제 삼기 때문인데요. 아예 언급을 하지 않거나, 문제가 생기지 않을 만 한 시점에 와서야 하는 거죠. 총선이 끝난 후에는 아이들 입장에서는 이미 흥미가 많이 떨어진 상황인데도 말예요. 문순창 고등학교에 근무할 때, 2017년 대통령선거부터 2018년, 2022년 지방선거까지, 대

통령과 교육감 모의선거 교육을 많이 했어요. 선거법 개정으로 2020년 4월에는 고 3 학생들이 처음으로 선거에 참여하게 되었지요. 2020년 2월 선거관리위원회 가 “공무원의 정치,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 금지”의 위반을 언급하면서 모의선 거 수업금지를 발표했습니다. 학교가 사회의 정치적 갈등을 다루어서는 안 된다는 거죠. 그 외에 학교 공간이 정치적 중립의 공간으로 강요받으면서 일어나는 문제도 있어요. 시민들에게 정치적 자유와 관심을 주장하지만 실상 학생들은 연령, 학교라 는 공간에 제한되어 더욱 조심스러워지는 이율배반이 나타납니다. 하지만 나름대로 방법을 찾아 꾸준히 모의선거를 해나가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총선이 있는 올해

도 마찬가지고요. 정경수 중립이라는 말로 정치를 탈색시키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시민 교육 을 해야 한다면서 선거 교육은 하지 말라는 식이죠. 이런 것이 정치에 대한 학생들 의 사고를 좁혀버립니다. 어른들이 하는 게 정치고, 우리가 하는 건 정치가 아니라 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한정하면 학교 안에서 건의 한 번 하고 끝나고 맙니다. “안 되 면 가서 따져라. 청소년은 이해받을 권리가 있고 공공기관은 청소년의 언어로 설명 해줄 의무가 있다.”고 말해도 자신들을 건의만 하는 존재라고 생각하니까 잘안되는 거죠. 배성호 우리나라 교육의 목표가 ‘민주시민 자질 함양’이에요.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초

등학교 3~4학년 과정의 한 단원은 ‘민주주의의 실천, 주민 참여와 지역사회 문제 해

2019년 12월 「공직선거법」 개정안의 통과로 선거 연령이 만 18세로 확대되면서,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 18세 청소년이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 사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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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이고, 5~6학년 과정에는 ‘선거의 의미와 역할, 미디어의 역할, 미디어 콘텐츠의 분석’이 들어 있어요. 중학교 과정에는 ‘선거와 유권자 및 정당의 활동, 정치 주체와 정치 과정, 지방자치와 시민 참여’가 들어 있고요. 하지만 선거 시기에는 교사가 소 셜 미디어에 ‘좋아요’만 잘못 눌러도 법적 책임을 져야 합니다. 위축될 수밖에 없죠. 대안이 없지는 않아요. 초등학교 과정 중에 ‘도시’ 단원을 같이 공부하는데 그 단원 을 마칠 때 “어떤 도시를 살고 싶나요?”라고 물어보죠.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하며 시장 후보들의 공약을 비교하는 수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많은 교사들이 아이들과 함께 사회적 상상력을 동원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문순창 ‘정치’를 좁은 의미와 넓은 의미로 나눠서 볼 때 현실 정치나 선거 교육은 전자에 해

당하죠. 정치 과목 교과서에는 현실의 국내 정치인이 나올 수 없어서 외국 대통령만 나올 정도로 학교가 정치적 중립을 강요받고 있는 상황이에요. 정파성을 어떻게 교 육할지 고민입니다. 공론장에서 민주적으로 대화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교육의 핵 심인데 의도적으로 회피하고 있어요. 작년에 KBS에서 ‘선거제 개편안에 관한 시민 숙의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시민들이 논의 전에는 “무조건 국회의원 수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논의를 거치면서 “국회의원을 늘리고 특권을 줄여 야 한다”로 생각이 바뀌었어요. 논의가 중요한 거죠. 이런 것을 교육적으로 다룰 수 있어야 하는데 정치적 중립 조항 등에 걸릴 수 있죠. 넓은 의미의 정치는 ‘학생 자치’ 입니다. 이제는 참여의 양보다는 질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정치 참여에 대한 교육이 부족하다 보니 아이들도 공론화 과정 없이 투표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고 들어요. 혹은 ‘해봐야 소용없다’는 식으로 회의적이 됩니다. 정치를 친숙하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갈등과 이견을 조정하고,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훈련, 즉 넓 은 의미의 정치 교육이 필요합니다. 최정원 학생의 존재를 ‘학생답게’라는 정체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것 같아요. 교과서

에서는 시민을 말하지만 정작 시민답게 성장할 수 있는 교육은 안 하는 상황이에요. 그래서 학생들도 ‘내가 시민인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되는 것이죠. “넌 미래 세대니 까 성인이 됐을 때 주장하고, 지금은 우리가 만든 세상에서 살아.”라는 식이죠. 청소 년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과 태도와 연결됩니다. 배성호 연애를 책으로 배울 수 없듯이 ‘선거’를 교과서로만 배우기는 어렵습니다. 동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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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배우는 부분이 더 크지요. 그런데 선거가 축제처럼 펼 쳐지는 장도 있어요. 저희 학교는 개교기념일과 한 달에 한두 번, 급식 메뉴를 정합 니다. 영양사 선생님과 학교 교직원회와 학생회에서 같이 논의를 해요. 영양사 선생 님이 5명의 조리 종사자가 할 수 있는 메뉴와 급식 제외 항목을 알려주면 그 안에서 학생들이 투표로 메뉴를 결정해요. 이렇게 투표도 재미있을 수 있어요. 일상에서 공 론장을 통해 결정하는 경험이 축적되고 확산되면 이후 선거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 칠 거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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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정원(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시민은 끊임없는 교육과 훈련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인데, 그냥 “나이 됐으니까 선거해봐. 정치 참여해봐.”라고 하니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죠.

문순창 모의선거 교육을 하면서 학생들이 나름대로 정치관과 정치인에 대한 판단인식이 있고, 그것을 평등한 공론장에서 정제된 언어와 태도로 펼치는 것을 보면 놀라워요. 정치적 생각이 서로 다르다는 것에서부터 체득해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가능성을 보았죠. 그게 정치교육이라고 생각해요. 선거를 친숙하게 만드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경험이죠. 지금보다 정치 교육에 대한 상상력을 넓힐 필요가 있습니다. 최정원 시민은 어느 시점에 각성해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끊임없는 교육과 훈련을 통해

학교 안과 밖에서 함께 가는 시민 교육

만들어지는 것인데, 그냥 “나이 됐으니까 선거해봐. 정치 참여해봐.”라고 하니까 어 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죠. 자신의 목소리를 어떻게 전달해야 하는지 모르니까요.

최정원 학생들의 정치관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한 설문조사를 살펴보았는데요. 조사 결과를 보니 부모님과 온라인 매체의 영향이 상당히 크더군요. 아이들이 건강 한 시민으로 성장하려면 학교 교육도 중요하지만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집과 스마트 폰 세계도 중요합니다. 학교 밖의 선거 교육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보겠습니다.

정경수 일반적으로 부모님들은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것처럼 행동하지만 자녀들은 다 보 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부모가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것을 따라가면서 자랐 기 때문에 부모님의 정치 성향을 거부하기 힘들어요. 부모님이 자신의 정치 지향과 신념을 자녀에게 정확하게 말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논란도 있겠지만 그만큼 정 치 교육의 지평이 확대되지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는 이야기해봤자 달라질 게 없어요. 선택 가능성을 열어놓고 문제가 생기면 일단 그게 문제인지 아닌지를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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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과 논쟁 수업을 하는 게 중요합니다. 논쟁 과정에서 내 생각이 어떤 것인지,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알아야 미디어에서 하는 주장도 판단할 수 있죠.

- 정경수(흥덕고등학교 교사)

판단하고, 문제라면 어떻게 극복할지를 논의해야지요. 학생들은 유튜브 등에서 잘 못된 정보를 듣고 판단하는데 가정이나 사회에서는 교육의 영역 넓히기를 두려워 한다면 문제가 더 커지겠지요. 배성호 응원하는 야구팀도 부모의 영향을 받듯이, 부모는 아이들에게 큰 영향을 미칩니다.

부모님이 특정 정당 관련 뉴스만 보면 아이들이 편향성을 갖게 됩니다. 그래서 학교 밖의 시민 교육이 중요해요. 독일은 각 주의 연방정치교육원에서 미디어교육을 강 조합니다. 학교 밖에서 소셜 미디어나 딥페이크 기술에 의한 정보 조작 문제 등을 어떻게 풀어갈지 공론장을 만들어 논의하죠. 학교의 시민 교육만 다루다 보면 일상 의 공론장에서 놓치는 부분이 있어요. 학교 안과 밖이 같이 가야 합니다. 문순창 현실적으로 학교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페미니즘의 경우에도 자기 커뮤니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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갇혀 이야기하면서 문제가 되었죠. 공론장에서 대화하면 그렇게 말하지는 못하죠. 그런 것처럼, 정치 이야기도 학교에서 공론의 장을 깔아주는 게 필요합니다. 현대사 수업을 할 때 촛불시민혁명을 주제로 부모님 이야기를 듣는 구술사 프로젝트를 진 행한 적이 있어요. 특정 정파에 대한 지지로 비칠까 봐 부모님에게 프로젝트 취지를 설명하는 편지를 보내드렸습니다. 그 편지에서 특정 정치 세력이나 이슈에 대한 이 견이나 비판이 있다면 그대로 말씀해 달라, 이견도 테이블에 올려 아이들과 함께 나 누고 이야기하겠다고 밝혔지요. 논의의 장을 열어 아이들이 다양한 의견을 접하게 되자, 부모님들도 그러한 경험을 교육적이라고 받아들이시는 듯했어요. 공론장을 공적으로 관리해줄 수 있는 곳은 학교밖에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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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과 논쟁을 통한 미디어리터러시 교육

최정원 요즘 미디어리터러시 이야기가 많이 언급됩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미디어를 통해 정치적으로 극단적인 주장을 여과 없이 받아들여도 교사의 정치적 중립 때문에 선 생님이 말하기가 어려운 구조입니다. 그에 대해 같이 이야기하는 것이 미디어리터 러시 교육인데 말이죠. 선생님 입장에서 어떤 식으로 미디어리터러시 수업을 하시 는지요?

문순창 모의선거나 토의처럼 학교에서 의견을 평등하게 나눌 수 있는 공론장을 열어주고 참여하는 경험이 중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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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수 미디어에서 저자의 의도를 가려내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더 중요한 건 여러 과목에서 토론과 논쟁 수업을 이어가는 겁니다. 근거가 없더라도 자신의 생각을 솔 직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극단의 주장을 하는 경우, 다른 아이들과 토론하면 서 ‘내가 근거 없이 우기기만 했구나.’ 하고 깨닫게 되니까요. 또한 논쟁하는 과정에 서 내 생각이 어떤 것인지,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알게 되죠. 그런 것을 먼저 알아야 미디어에서 하는 주장도 판단할 수 있죠. 이런 교육은 어렸을 때부터 해야 해요. 경 험을 통해 더 풍부한 논쟁을 할 수 있게 되죠. 초등학생의 논쟁에 본질이 있기도 합 니다. 사형제도에 대해 “왜 죽여야 돼?”라고 반문하는데, 그게 핵심이죠. 배성호 조회수 장사나 자극적인 제목의 콘텐츠 등 뉴스의 유통과 생산 방식에 대한 교육과

함께, 토론과 논쟁 수업을 통한 팩트체크도 필요해요.

최정원 마지막으로 청소년 시민 교육에 대해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정경수 시민 교육은 나를 포함한 공동체가 자원을 어떻게 나눌지, 어떤 것이 정의롭게 나누 는 것인지를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개인의 이익 추구나 소비자 관점에서 만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어요. “나를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혹은 “학교의 주인 은 학생인데 왜 우리 마음대로 안 돼요?”라며 말이죠. 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문순창 학교에서는 흔히 아이들에게 시간을 줘봤자 제대로 학급회의를 할 줄 모른다고 말

합니다. 그것은 아이들이 생각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의사결정의 효능감으로 충분 히 연결되지 못해서입니다. 아이들의 결정이 다른 결정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거기 서 끝나버리기 때문입니다. 학급회의 안건으로 결정권을 가지고 책임지는 의제를 주기보다는 무턱대고 “수업 분위기 안 좋은 거 어떻게 할지 이야기해봐.”라는 식의 주제를 주고 말해보라고 하죠. 어른들 입장에서 허용치를 정하고, 예산도 다 짜놓고, 그 안에서 해보라는 거예요. 기회를 주면 아이들은 능동적으로 성장해요. 삶에서 자 치를 실천할 수 있게 일상에서 정치 훈련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교사도 논쟁하고 이 견을 다루는 것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어요. 배성호 청소년의 배움과 참여는 함께 가야 합니다. 지금 발 딛고 선 현실에서 할 수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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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터 해야 합니다. 상상력을 통해 여지를 만들어가는 게 중요해요. ‘18세 선거권’도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았지만 수많은 사람들과 청소년들의 노력으로 이루어졌죠. 지금보다 더 나은 변화가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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