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7 디지털×육아, 모순과 분열 속에서 분투하고 적응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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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세대의 아날로그 양육자들』
소니아 리빙스턴·얼리샤 블럼-로스 지음, 박정은 옮김, 위즈덤하우스,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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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민 시청자미디어재단 선임연구원
스마트폰 등 커넥티드 기기 (connected device)
디지털, 경험하지 못한 환경에서의 육아
터 코딩 교육에 열을 올리거나 ‘스크린 타임 (screen time)
디지털×육아, 모순과 분열 속에서 분투하고 적응하기
에서 알고 리즘,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인공지능, 스마트홈, 스마트도 시에 이르기까지 현대 가족의 일상은 “미디어로 채워지고” 디지털 “물건”들로 가득 차 있다. 디지털 기술은 끊임없이 혁신과 변화를 이루어내는 가운데, 빠른 속도와 복잡한 연 결망을 통해 업무, 학습, 여가 등 모든 영역에서 폭넓게 영 향을 미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은 업무 효율을 높이고 삶 을 더 안락하게 해주지만 한편으로는 대량 해고, 데이터화 , 프라이버시 침해, 디지털 범죄 등으로 인간 (datafication) 을 위협하기도 한다.
디지털 시대의 기술의 양면성만큼이나 육아도 양극화되 고 있는 듯하다. 미디어 속 부모들의 모습은 유치원에서부 ’ 을 철저히 제한하는 등 분열적이다. 한편, ‘자녀의 스마트폰 첫 구매 시기’, ‘아동의 일일 적정 디지털 기기 이용 시간’
등에 관한 논의에서 보여주듯, 육아에 대한 개인과 사회의 관심은 대부분 디지털 기기 이용 시간에 쏠려 있다. 이렇듯 전형적인 ‘디지털 육아 (digital parenting) 의 아날로그 양육자들 (Parenting for a Digital Future) 커뮤니케이션학 관점에서 ‘디지털 이주민 (digital immigrant) 을 어떻게 기르는지, 또 ‘디지털 원주민 (digital native) 는지 등 디지털 시대의 가족 생활을 분석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디지털 미래 위원회 (Digital Futures Commission) 즈 온라인 프로젝트 (Global Kids Online Project) 이용과 권리에 대한 논의를 주도하고 있는 소니아 리빙스턴 (Sonia Livingstone) 교수와 인류학과 교육학,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하고 테크 기업에서 아동 정책을 담당해온 얼리샤 블럼-로스 (Alicia Blum-Ross) 구자가 2015년부터 2016년까지 2년간 영국에서 70여 명의 부모와 가족을 만나 참여, 관찰하고 인터뷰한 결과를 담고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부모들의 육아는 우리 사회가 그려내는 모습과 닮은 듯하면 서 또한 다른 면모를 보인다. 유년 시절 디지털을 경험하지 못한 부모들은 정해진 관행이 없는 현재와 같은 방식의 육아에 불안해한다. 기술과 미래에 대해 두려워 하는 동시에 낙관적인 전망을 갖고 있다. 그들은 사회적, 문화적 자본을 기반으로 자신의 신념, 가치관, 상상, 가족 관행 등을 동원해 그들만의 방식으로 육아를 수 행한다. 경제 및 교육 수준, 민족, 성적 지향, 기술에 대한 태도 등이 다른 부모 세 대와 이민, 성별, 연령, 장애 경험 등의 차이가 있는 자녀 세대가 만들어가는 디지 털 육아와 가정생활은 디지털 기술만으로는 설명되지 않고, 특정 경험과 특성만 으로도 해석될 수 없다.
가족과 육아의 패러다임 변화
기술만 변화한 것이 아니다. 현대 사회에서 가족과 육아의 패러다임도 변하고 있다. 저자들은 ‘디지털 육아 (digital parenting) 계의 변화 속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들에 따르면, 육아는 단순히 아 이를 키우는 문제가 아니라 가정의 모든 자원이 총동원되는 ‘자아 기획 (project of ’이자 ‘가족 기획’ 프로젝트가 되었다. 성별, 위계질서를 강조하던 과거 권위 self) 주의 시절과 다르게 현대 사회의 가정은 구성원의 요구와 이해관계를 수용하고
’ 담론 속에서 책 『디지털 세대 』은 사회학, 가족학, 미디어 ’인 부모들이 자녀들 ’인 자녀들은 어떻게 성장하
」, 「글로벌 키 」 등에 참여하며, 아동의 디지털
박사이다. 이 책은 두 연
’는 기술 변화뿐만 아니라 가족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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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와 협상을 통해 운영되며, 부모의 역할이 더 커졌다. 또한 오늘날의 자녀는 ‘부모보다 더 가난한 첫 세대’로서 개인화된 신자유주의 사회에서 무한경쟁을 해 야 한다. 사회는 더 이상 가족을 지원하지 않고, 부모는 각자 알아서 선택하고, 그 에 따른 책임도, 비난도 짊어져야 한다. 저자들은 과거의 위계화된 지식체계 (교육, 직업 수행에 필요한 지식의 총체) 지털 기술에 의해 흔들리고 있으며 디지털 기술의 혜택 또한 유동적이어서, 부모 세대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부모들은 디지털 기 술이 자녀의 직업, 교육, 사회적 이동 (social mobility) 낙관한다. 그리하여 돈과 시간은 물론, 가정의 모든 자원을 끌어모아 디지털 학 습에 투자한다. 저자들은 동시에 부모들은 디지털 기술의 ‘위험’도 통제해야 하 고 사회적 감시와 비난의 시선 (예를 들어 “코딩학원에 보내지 않으면 아이가 뒤처질 에 놓이는 상황을 언급하기도 수 있다.”, “스마트폰을 많이 보여주는 것 아니냐?” 등) 한다. “디지털 기술은 다양한 이유로 아이의 자율성이 주장될 수 있고, 부모의 권
한이 행사될 수 있는 핵심 영역이 되”면서 부모들은 “기회와 위험, 희망과 두려움 속에서 불안, 부담, 중압감”을 느낀다.
‘스크린 타임’이 놓치고 있는 것들
저자들은 기술, 가족, 육아 사이에 얽힌 복잡한 맥락 때문에 인해 디지털 시대 육아는 스크린 타임 같은 일률적 측면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강조한다. 시간을 정해 단속하는 스크린 타임은 “눈에 보이는 결과를 가져오고 협상의 여지를 줄여 주기 때문에” 부모들이 손쉽게 선택한다. 기업 감시에 소홀한 정책당국과 개인에 게 책임을 떠넘기는 기업 등이 가세하면서 그 영향력이 지속되고 있다. 스크린 타임 담론이 디지털 기술과 가족의 복잡한 맥락을 가린다는 것이 저자 들의 일관된 주장이다. 스크린 타임은 기본적으로 감시를 전제로 한다. 아이들 스 스로 위험을 감지하고 다룰 수 있는 성장의 기회를 잃게 될 수 있다. 디지털 공간 에서의 다양한 배움의 기회를 놓친다면 그로 인해 디지털 불평등이 심화되는 결 과를 초래할 수 있다. 게다가 스크린 타임은 현대 가족이 이루어놓은 민주적 가치 를 훼손한다. 저자들은 스크린 타임보다는 자녀의 디지털미디어 이용에 대해 ‘맥락’ (디지털미 , ‘내용’ (무엇을 보거 디어를 연계, 어디에서 어떻게 이용하고 있고, 어떤 효과가 있는지) , ‘연결’ (디지털미디어가 관계를 얼마나 원활하게 하는지, 또는 훼 나 이용하고 있는지)
가디
등에서 ‘기회’를 줄 거라고
저자들은 스크린 타임보다는 자녀의 디지털미디어 이용에 대해 ‘맥락’(디지털미디어를 연계, 어디에서 어떻게 이용하고 있고, 어떤 효과가 있는지), ‘내용’(무엇을 보거나 이용하고 있는지), ‘연결’(디지털미디어가 관계를 얼마나 원활하게 하는지, 또는 훼손하고 있는지)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손하고 있는지) 저자들이 만난 부모들도 스크린 타임에 얽매이기보다 자녀가 마주할 다양한 위 험과 기회를 생각했다. 그들은 자신의 경제 상황, 신념, 가치관, 미래에 대한 상상 등을 기반으로 디지털 기술에 대해 ‘수용’, ‘균형’, ‘저항’의 세 관점을 오가며 기술 의 수용과 저항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가족의 계급과 디지털 육아
저자는 디지털 육아는 디지털 환경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기술 에 대한 태도에는 부모의 가치관과 신념이 개입하기 때문이다. 저자들이 만난 부 모들은 대체로 사회적·경제적 수준과 관계없이, “기술 이용이 자녀의 미래에 중요 하다.”고 말하고 있다. 저소득층 이민자나 장애 아동을 둔 부모도 디지털 기술의 습득을 통한 부의 축적이나 안정된 직업, 기회 획득에 관심을 보인다. 다만, 계급, 부모의 교육 수준, 아동의 장애 유무 등 부모와 자녀의 정체성과 경험과 관련된 여러 변수와 사회적 기대, 압력 등에 따라 디지털 육아와 그 결과는 다르게 전개 된다고 언급한다. 저자들에 따르면, 디지털 육아는 어떤 측면에서는 계급 차이가 드러나지 않 는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이 현재 (사회관계, 자신감, 표현) 상을 가져오리라는 희망”과는 별개로, 부모가 사회자본과 문화자본을 확보하고 있는 경우, 그 자녀들 또한 사회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부유한 집안의 아
나 미래 (취업, 자립)
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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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사설학원에서 고급 기술을 배우며, 기술에 대한 지식과 특별한 경험, 기관 에 대한 정보를 가진 부모로부터 노하우를 전수받고 학습을 지원받는다. 반면에 저소득층 부모는 자녀를 지원할 기술적·사회적 자원도 없고, 자녀가 배우는 기술 은 무료로 제공되는 기초 기술에 불과하다. 게다가 실패 위험이 있는 미래에 대한 투자도 중산층 이상이어야 감당할 수 있다. 동시에 다양한 경제적 수단, 문화적 환경 속에서 아이들의 민족성, 성별, 장애 유 형은 상호관계를 맺는다. 이 책의 에피소드에는 가상공간이 갖는 특성 때문에 십 대 자녀가 신체적·정서적 착취를 당할까 봐 두려워하는 부모가 등장한다. 이 부모 는 장애인인 자녀가 장애로 인해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을 어려워하거나 온라인 에서 그루밍 (grooming) 이는 장애의 측면보다는 십대 자녀를 둔 부모의 일반적인 우려로 볼 수 있다고 설 명한다.
디지털 기술 이전에 가족의 삶의 조건에 대한 이해
저자들은 디지털 육아에서 ‘디지털’이 부각되는 상황을 언급하며, 디지털 기술 이전에 가족과 육아에 대한 이해가 먼저 전제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오늘날의 육아는 디지털 환경과 부모의 현실 상황이 맞물려 돌아간다. 하지만 이 책에 등장 하는 부모들은 가족이 처한 삶의 조건, 즉 장애나 이주, 빈곤 등의 문제와 관계없 이, 디지털 기술이 미래에 자녀의 성공을 보장해줄 것이라고 쉽게 낙관한다. 그래 서 ‘디지털’만 바라보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한 분석으로, 저자들은 “장애나 이민 가정의 사회적 지위, 빈곤 등은 개인의 힘으로 대처하기 어렵지만 디지털 육아 지침은 그 효과와는 별개로, 실현 가능한 방안 (기기 구입, 코딩학원 등록, 스크린 타임 제한) 문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상황은 부모에게 “가족의 (디지털) 을 통제할 수 있고, 통제해야 한다고 느끼게 하며, 디지털 기술이 가정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을 보인다고 말한다. 저자들은 그러므로 “‘디지털’ 에 대한 부모의 과도한 관심이 각 가정이 처한 구조적 문제 (계급, 인종 등) 수 있으므로 디지털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성범죄를 당하지 않을까 늘 걱정한다. 그러나 저자들은
을 제시”하고 있기 때 생활
를 가릴
사회가 참여하는 디지털 육아
저자들은 “아이들이 미디어를 통해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하는지는 미디어의 내용뿐만 아니라 누구와 함께 미디어를 이용하는지 등 미디어의 활용 맥락에 따 라 달라질 것”이라며 부모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저자들이 인터뷰한 부모들 도 단순히 “우리 아이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라는 인식에 머물지 않고 “아이들 은 어떤 세상에서 살게 될까?”를 생각하며, 기술의 사회적 영향에 관심을 보였다. 그럼에도 저자들의 지적처럼 현실에서는 부모의 역할을 가볍게 여기거나 무시 한다. 가정과 학교를 연결해 디지털 참여가 가능하도록 부모를 지원하는 활동이 나 제도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 이에 저자들은 디지털 시대 육아에 대한 사회적 접근을 주문한다. 먼저, 각자 고 립된 채 디지털 육아를 수행하는 상황을 개선하고 학교, 정부, 기업 등 사회 전반 이 디지털 육아를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부모나 보호자가 양질의 경 험과 유익한 학습환경을 인식할 수 있도록 사회가 함께 도와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UN이 「디지털 환경과 관련된 아동의 권리 (Children’s Rights in Relation 」에 관한 《일반 논평 (General Comment) (No. 25, to the Digital Environment) 에서 강조한 것처럼, 저자들은 정부와 기업이 어린이에게 적합한 디지털 환 2021) 경의 설계와 관리를 해야 하며, 부모들이 아동의 온라인 활동을 지원할 수 있게
부모 친화적인 자원과 지침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하여 교육적 가치 를 기반으로 아동 관련 디지털 정책이나 자원을 설계·개발하고, 부모들이 판단할 수 있도록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라고 주문한다.
저자 소니아 리빙스턴과 얼리샤 블럼-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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