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인사이트_과하기술정보 분야의 시대정신과 창의성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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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인사이트
과학기술정보 분야의 시대정신과 창의성 교육
오늘날의 시대정신 이해, 그리고 창의성 교육을 위한 제언
과학기술정보 분야의 시대정신과 창의성 교육 오늘날의 시대정신 이해, 그리고 창의성 교육을 위한 제언
글. 김영민 SNS-View 편집위원
부산대학교 명예교수
인문, 사회, 그리고 과학기술정보 등 분야에 따라 시대정신은 다르게 해석될 수 있고, 그 내용도 서로 다르다. 여기에서는 과학기술정보 분야에서의 시대정신을 생각해보고자 한다. 과학기술 정보 분야에서의 시대정신 은 창의성을 구현하는 데 있어 독창성, 융통성, 유창성과 함께 중요한 요소에 속한다. 이 분야에서 오늘날의 중요한 시대정신으로는 ‘융합’과 ‘반도체’를 꼽을 수 있다. 여기서는 시대정신의 중요성을 소개하고 오늘날의 대표적 시대정신으로 부각 되고 있는 융합과 반도체 그리고 이들의 창의성과의 관계 및 관련 교육의 방향을 제언하고자 한다.
zeitgeist
창의성의 발현으로서의 시대정신
시대정신(zeitgeist)은 어떤 특별한 시기와 장소에서 창의성의 양과 질에 영향을 미치는 정치적, 문화적, 경제적, 사회적, 그리고 학문적 상황을 말한다. 과학 철학자 시몬톤(Simonton)은 시대정신(zeitgeist)을 논리(logic), 우연 또는 기회(chance), 천재성(genius)과 함께 과학적 창의성 발현의 중요한 요소로 보았다.
1) D. K. Simonton(2004). Creativity in Science. Cambridge University Press.
1)
과학사와 과학철학 학자들은 발견과 발명이 사회문화적 시스템의 필연적 산출물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것은 종종 ‘시대정신
’의 결과물로 표현되기도 한다. 시대정신은 내적인 것과 외적인 것 두 가지 형태가 있을 수 있다. 내적 시대정신은 창의적 성취의 주어진 영역 내에서 일어나는 조건들로, 학술적 롤 모델, 과학적 패러다임, 예술에서의 컨벤션 효과 등의 영향이 여기에 속한다. 외적인 시대정신은 특별한 영역 밖의 환경을 말한다. 창의성의 질과 양 모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어떤 특정한 시기 및 장소의 정치적 사건과 경제적 조건들이 여기에 속한다. 창의성은 내·외적 시대정신에 영향을 받는다고 볼 수 있다.
zeitgeist or spirit of the times
2)
사실의 발견과 이론의 발명은 과학 기술의 발달에 도움을 줄뿐만 아니라 새로운 과학적 테크닉의 발견과 발명에 응용될 수 있다. 과거 시대정신의 한 가지 예로 망원경의 발명에 따른 상황을 들 수 있다. 망원경은 여러 명의 과학기술자에 의해 서로 독립적으로 발명되었고, 망원경이 발명될 당시에는 렌즈가 이미 개발되어 300년이나 사용되고 있었다. 그리고 망원경이 발명된 다음 해에 갈릴레오가 이 망원경을 개조하여 목성의 위성들을 발견하는 사건이 일어났으며, 이 사건으로 천문학적 발견과 이러한 발견을 위한 효율적인 망원경의 발명을 추구하는 시대정신이 나타나게 된다. 이 시대정신에 힘입어 이 후 단순 현미경, 복합현미경, 갈바노미터 등이 발명되었다. 최초 망원경의 발명은 좀 더 정교한 망원경의 발명과 새로운 천체 관측으로 이끌었고, 현미경의 발명과 같은 창의적 사건들로 이어졌다. 이렇게 시대정신은 창의성 발현의 중요한 요소의 하나가 될 수 있다.
시대정신은 창의성 발현의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3)
오늘날의 과학기술정보 분야의 시대정신, ‘융합’과 ‘반도체’
ㆍ 미래학자인 레이 커츠와일(Ray Kurzweil)은 무어의 법칙에 따라 컴퓨터 및 집적 기술이 계속 발전한다면 2045년에는 인공지능이 인류의 지능을 넘어서는 특이점(singularity) 시대가 올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인공 지능 시대의 핵심 기술이자 피할 수 없는 대세 는 바로 반도체 기술이다. 인공지능이 중요해지면서 특히 정보를 제어하고 처리하는 시스템 반도체는 더욱 중요해졌으며, 기술 혁신을 따라가지 못한 일부 산업은 도태되기도 했다. 이제 반도체는 컴퓨터와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카메라 센서, 디스플레이, 통신 장비, 로봇, 자율 주행 차, 우주선에 이르기까지 모든 디지털 기기에 들어가며 삶의 모습을 변화시키고 있다.
2) Elsevier Inc(2011). Encyclopedia of Creativity(2nd ed.), pp.533-538. 3) E. G. Boring (1955). Dual role of Zeitgeist in Scientific Creativity. The Scientific Monthly, 80(2), pp. 101-106 4) 김시호, 융합기술 시대에서 반도체의 역할, 전자공학회지 2017. 1
4)
ㆍ 2011년 애플은 삼성전자를 대상으로 특허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손으로 기기 화면을 터치해 스크롤하다 화면 끝에서 반대로 튕기는 기술, 사용자의 터치 압력에 따라 특정 이미지가 사전에 입력된 경로로 이동하면서 잠금 상태가 해제되는 방식 등 4개 기술에 대한 특허권 뿐만 아니라 상하로 긴 직사각형에 둥근 모서리와 테두리, 하단 가운데 버튼, 애플리케이션의 바둑판형 배치 등의 디자인 권리 침해가 주요 쟁점이 되었다. 이는 과학, 공학, 기술, 예술적 디자인(둥근 모서리와 테두리, 버튼의 위치) 등의 ‘융합’ 산물에 대한 시대적 중요성을 이해하게 한다.
위의 사례를 통해 우리는 오늘날 중요한 시대정신의 하나로, ‘반도체’와 ‘융합’이라는 키워드를 떠올려 볼 수 있다. 사실상 반도체 자체도 과학과 기술과 공학의 융합적 사고의 산물임을 볼 때, ‘융합’이라는 시대정신은 좀 더 확산적으로 생각하고 실천할 필요가 있다.
시대정신의 영향은 이중적일 수 있다. 과학기술정보 발달에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일면 방해가 되기도 한다. 컨벤션 효과에 따라 ‘발견 혹은 발명’ 그리고 ‘참신한 통찰’이라는 끊임없는 압력을 만들어내기도 할 것이다. 때로는 잘못된 시대정신이 옹호될 수 도 있다. 당대 시대정신에 대한 계속적인 평가와 정확한 미래 예측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AI와 빅데이터는 이미 우리 사회에 깊이 자리잡았다. 사회는 창업을 독려하고 이에 따른 기업가정신을 가르치기 위해 힘쓰고 있다. 다시 말하면 문제해결 능력과 창의성이 요구되는 시대다. 기존의 반도체 설계는 디지털, 아날로그, RF, 메모리, 센서, 패키지 등이 하나의 독립된 요소로써 존재하였지만, 융합 기술의 시대에는 개별 요소의 해결 방법만으로는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반도체 설계자에게도 융합적 전문성, 개방적인 사고, 융합 제품에 관련한 전문지식
5)
은 매우 중요 해진 것이다. 기존의 교육 내용과 방법을 더 이상 고집 해서는 안 된다. 융합적 소양이 교육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가 되어야 한다.
Domain knowledge
‘융합’이 현대 과학기술정보 시대정신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면 과학기술정보 교육 또한 융합 소양을 어떻게 기르게 할 것인지 계획하고 실천해야 한다. 융합 교육은 기존 학제의 영역을 넘어서는 새로운 학과 체계의 도입을 요구하게 되는데, 다학제 또는 복수전공의 개념만으로는 해소하지 못하는 영역이 있다. 한국에서는 한국 과학창의재단을 중심으로 초중등에서의 융합교육을 위한 여러 가지 STEAM 교육 프로그램 들이 개발되었다. 최근 들어서는 이를 좀 더 확장한 융합 프로그램들이 개발되고 있지만, 시대 정신을 반영한 좀 더 발전된 그리고 변화된 프로그램 개발이 요구된다.
inter-discipline
5) 김시호, 융합기술 시대에서 반도체의 역할, 전자공학회지 2017. 1
multi-discipline or
국내외 융합교육의 현황과 시사점
국내외 대학들은 이미 창의ㆍ융합 교육의 필요성을 강하게 인식하고 변화를 꾀하고 있다. 광운대는 미래 사회 수요를 교육과정에 반영하기 위해 기존 하드웨어 기반의 공학 교육에서 인문사회 분야의 아이디어와 콘텐츠를 더한 소프트웨어 융합 교육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6)
2017년 미국국립과학재단(NSF)의 ‘융합교육에 대한 세계적 관점 ’ 워크숍은 초중등교육에서 평생학습까지를 망라하며 융합교육의 필요성 및 우리 나라 융합 교육이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해 많은 것을 시사했다.
Education
7)
Global Perspectives in Convergence
캐나다에서는 융합 학습을 fusion learning이라고 표현하고 있으며, 캘거리대학(University of Calgary)과 칼레톤 대학(Carleton University)에서는 융합 역량개발 프로그램(Fusion Skill Development Program)을 개발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 제시하고 있는 핵심 역량은 문제해결, 소통, 메타인지, 창의성, 협력, 환경에 대한 반응과 정서 등이다.
8) 9)
10)
여기서 M. Richey(2017) 는 [그림1]과 같이 융합 관련 정보와 복잡성이 2000년대에 들어 서면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함을 보여준다. 이것은 현재의 고정된 초·중등교육과정으로서는 따라갈 수 없음을 의미하며, 현행 교육과정 과목들 내에서의 내용 변화뿐만 아니라 현행 과목들의 변화가 시급히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그림 1]
100년
산업혁명
Information doubled in 400 years.
Information doubled in 50 years.
Information doubled in 20 years.
융합 관련 정보와 복잡성에 대한 타임라인
사물인터넷 전환점
20년
40년
정보화 사회
Information doubled in 10 years.
Information doubled in 8 years.
Information is doubling every 13 months.
“The Ages of our civilization evolve slowly and with incredible resistance, displacement ends as information adoption rates reach a tipping point.”
정보화 이후 사회
IBM predicts the build out of the “internet of things” will lead to the doubling of information every 12 hours.
6) 조선일보 2022년 6월 6일 [대학총장, 미래를 말한다] 광운대 7) Global Perspectives in Convergence Education, 2017, Washington DC, Workshop Report.(Report located at: www.nsf.gov/ nano/ConvergenceEducation, 2022.6.6. 접속) 8) https://taylorinstitute.ucalgary.ca/students/fusion (2022.6.7. 접속) 9) https://carleton.ca/tls/teaching-learning-and-pedagogy/experiential-learning/fusion/instructor/ (2022.6.7. 접속) 10) M. Richey(2017). Convergence in Professional Education. (Report located at: www.nsf.gov/nano/ConvergenceEducation, 2022.6.6. 접속)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생각하면 현재의 교육은 변화할 수밖에 없다. AI 시대에 현재 교육 방법은 맞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융합이라는 시대정신을 반영하는 교육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음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어떤 형태로든 교육 방법과 환경의 변화가 필요한 것은 확실하다.
다만, 현재 시행되고 있는 교육 제도와 방법을 짧은 시간에 변화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아울러 시대정신은 언제 또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미래 예측과 교육 기간의 설정에 어려움이 따른다. 교육 주체별로는, 대학의 경우 어느 정도 융통성 있게 변화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나, 진학을 위한 시험 제도가 있는 중고등학교의 경우에는 변화가 쉽지 않을 것이다. 우선은 창의체험 활동 시간 등 특별활동 시간을 활용하여 프로젝트 학습을 통해 융합 역량을 체득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을 것이며, 고교 학점제가 시행된다면 융합적 사고 역량을 가르칠 수 있는 시간의 확보가 가능할 것이다. 교육 내용에 있어서도 융합 교육을 위한 완전히 새로운 접근 보다는 지금까지 어느 정도 알려지고 보편화된 STEAM 교육을 기반으로 하여 오늘날의 시대정신인 융합과 반도체 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도록 조성할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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