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북으로 보기

25-2 부모, 자녀의 미디어 이용을 말하다

이북 원문에서 글자만 옮긴 전체 텍스트입니다. 표·그림·사진과 원래 모양은 이북에서 확인하세요.

1쪽

류은애

12 MEdiary

이윤숙

열린 공론장

부모, 자녀의 미디어 이용을 말하다

차효숙

김영은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선임전문관(사회) 김양희 · 류은애 · 이윤숙 · 차효숙(대담) 류은애 미디어교육 강사(정리)

김양희

김영은

2쪽

연령 및 성별

소유한 미디어 기기

주로 이용하는 콘텐츠

자녀의 미디어 이용 상황은 어떠한가?

류은애

이윤숙

차효숙

7세 쌍둥이 딸

초5 아들

고1 딸, 중2 아들 스마트폰 (초6 때부터 소유) 노트북

최근에 공폰 소유

스마트폰 없음

게임(로블록스), 해외 축구 영상

EBS 애니메이션

웹소설

김영은 여러분의 자녀는 어떤 미디어 기기를 갖고 있나요?

김양희

고2 아들 스마트폰 (중1 때부터 소유) 데스크톱

게임, 시사 이슈

차효숙 저희 아이들은 스마트폰을 갖고 있고, 온라인 수업을 들으면서 노트북도 샀어요. 코 로나-19 팬데믹 동안, 아이들이 학교에 못 가게 되면서 디지털 미디어에의 노출 시 간도 늘었어요. 김양희 저희는 중학교 1학년 때 스마트폰을 사주었어요. 류은애 저희 아이들은 아직 어려서 미디어 기기가 없고, 안 쓰는 휴대전화(공폰)를 줘서 사 진 찍는 용도로만 쓰고 있어요. 이윤숙 저희 아이는 초등학교 5학년인데 아직 스마트폰이 없어요. 학급에서 자기만 없다는 데 아직까지는 잘 버티고 있는 상황이에요. 영어 단어 검색은 제 스마트폰이나 태블 릿 PC를 쓰고, 게임은 아빠 스마트폰을 써요.

김영은 자녀들은 어떤 용도로 노트북, 스마트폰을 이용하나요?

이윤숙 주로 게임을 하고, 해외 축구에 빠져 있어서 유튜브로 축구 경기도 보고, 학원 숙제 로 영어 단어를 검색해보는 정도입니다. 김양희 저희 아이는 분야가 정해져 있어요. 게임이나 진로와 연계된 영상을 보는 것은 데스 크톱으로 하고, 학업에 필요한 부분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 같아요.

열린 공론장 | 부모, 자녀의 미디어 이용을 말하다 13

3쪽

류은애 저희 아이들에게는 스마트폰이나 유튜브를 보여주지 않고, 보고 싶어 하면 EBS 만 화를 보여주는 정도로 미디어 노출을 관리하고 있어요.

김영은 사용 시간이 정해져 있나요?

이윤숙 저희 아이는 평일에는 20분 정도 인터넷 검색을 하고 토요일에는 게임을 2시간 해요. 어린이 신문 읽기를 7번 정도 하면 게임을 1시간 더 이용할 수 있어요. 차효숙 저희 아이들은 학업에 사용하는 것을 제외하면 취미나 휴식용으로, 평일에는 1시간 반, 주말에는 2시간 반을 사용해요. 김양희 저희는 학습 시간을 포함해 2시간 정도 써요. 스마트폰의 경우, 말은 공부를 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없잖아요? 그래서 공부할 때는 바깥이 너무 시끄럽지 않은 한, 방문을 열어놓고 사용하게 하는 편이에요. 고2가 되고 나서는 입 시 압박이 있어 스스로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겠다고 하더군요. 차효숙 저희 딸도 고등학교에 올라가면서 스스로 스마트폰 시간제한 앱을 쓰겠다고 말했

미디어 이용으로 인한 자녀 갈등과 그 해결책

어요. 초등학생 자녀라면 강제할 수도 있겠지만 중고생은 본인의 의지가 크게 작용 하는 것 같아요.

김영은 미디어 이용 문제로 자녀들과 갈등을 겪은 적이 있나요?

차효숙 미디어 이용을 놓고 아이와 많이 싸웠지요. 중1 때부터 아이가 웹소설과 웹툰을 보 기 시작했어요. 밤 늦게까지 보고 아침에 늦잠을 자서 갈등이 되게 많았어요. 6학년 때까지만 해도 괜찮았죠. 사춘기가 되면서 “뭘 하든 내 자유이다. 학원에도 가고 학 교에도 지각한 적 없는데 왜 내 행동을 간섭하냐?”고 반발하더군요. 처음에는 좋은 말로 하다가 나중에는 저도 감정적으로 되더군요. 스마트폰으로 시작한 이야기가 엉뚱한 결말로 끝나고는 해요. 대화가 격해지면 ‘내가 이 정도밖에 안 되는 사람인 가?’ 하는 자괴감이 들기도 하고요. 이윤숙 처음에는 감정 코칭도 배워서 “게임을 1시간 하기로 했는데 오늘은 네가 2시간을

14 MEdiary

했네?”라며 부드럽게 말을 꺼내요. 그런데 “나도 인권이 있어!” 같은 말이 아이에게

4쪽

- 차효숙

아이와 갈등을 겪으면서 방법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죠. 규칙을 어겨도 아이를 몰아세우지는 않았어요. 아이도 그게 문제라는 건 알거든요. 몰아붙이면 규칙을 꾸준히 지키기가 더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서 나오면 저도 아이를 몰아세우기 시작해요. 그렇게 하다 보면 아이도 “나도 좀 살 자. 내가 기계야? 엄마도 하는데, 왜 나는 못하게 해?”라며 불만을 터뜨려요. 그런 상황까지 가면 저도 제 밑바닥을 보게 될 때가 있어요. 차효숙 갈등을 겪으면서 아무래도 방법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규칙을 정했죠. 규칙 이 정확히 지켜진 건 아니었어요. 밤 12시 이후에는 시간제한 앱이 초기화되니까 아이가 자정이 넘어도 스마트폰을 계속하는 거예요. 하지만 그때 “너, 왜 이 시간에 스마트폰 하니?”라며 몰아세우지는 않았어요. 아이도 그게 문제라는 건 알거든요. 몰아붙이면 규칙을 꾸준히 유지하기가 더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김양희 지금은 알아서 안 쓰겠다고 하지만 5학년 때만 해도 달랐죠. 아이가 이모한테서 닌 텐도 스위치를 받았는데 엄청 했어요. 그래서 제가 그걸 던져버렸어요. 아이가 충격 을 받았죠. 순간 ‘아차, 잘못했구나’ 싶었어요. 저도 평소에 푸시하지 않는 스타일인 데 말이죠. 그 후로 아이는 제가 말을 하면 바로는 아니어도 5분이나 10분 뒤에는 끝내려고 해요. 김영은 엄마가 집중해야 할 상황에서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쥐어 주는 경향이 있는 것 같 아요. 류은애 식당에서도 최대한 보여주려고 하지 않으려고 해요. 시간이 생길 때 잠깐 보여주는 정도예요. 미디어에 많이 노출되지는 않아서 지금까지 큰 어려움은 없어요.

김영은 아이들이 저학년일 때에는 부모의 관리하에 미디어를 이용하게 하셨나요?

이윤숙 아이 친구가 욕을 하는 걸 들었어요. 미디어 노출이 빠른 아이일수록 아무래도 부정 적 환경에 더 쉽게 노출되는 것 같아요. 저희 아이도 게임 시간과 스마트폰 사용 때 문에 저와 늘 갈등을 빚어요. 영어 공부를 한다고 하기에 스마트폰을 내주었더니 게 임을 하고 있는 거예요. “게임을 하면서 영원히 잠적하는 것이 소원”이라고 하는 아 이의 말에 사실 좀 놀랐어요. 김영은 제 지인 가정의 경우, 한 달 중 하루는 아이가 하고 싶어 하는 걸 마음껏 할수있는 “프리 데이”를 만들었어요. 평소에 규칙을 잘 지키면 ‘프리 데이’를 누릴 수 있는

열린 공론장 | 부모, 자녀의 미디어 이용을 말하다 15

5쪽

미디어 이용과 관련해 아이들도 분명히 스스로 무언가 느낄 수 있는 시기가 올 거예요. 아이들이 문제를 느꼈을 때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죠.

거죠. 하지만 종일 방 안에서 게임만 하는 아이의 모습을 견딜 수 있는 부모는 거의 없을 거예요.

- 김영은

이윤숙 남편이 2시간 동안 아이와 함께 게임을 질리도록 해주었어요. 지쳐서 잠든 남편과 는 반대로 아이는 새벽 1시까지 게임을 하더라고요. 부모로서 제가 아이를 잘 교육 하지 못해서 그런가, 하고 자책도 했어요. 김영은 어른인 저도 릴스에 빠져드는데 아이들은 참아내기가 더 힘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차효숙 아이가 중학교에 가기 전에 대화를 많이 하는 게 중요해요. 아이를 이해하려고 대화 를 시도했다가 ‘파국’으로 끝난 경험이 있어요. 저학년 때는 통제가 되지만 5~6학 년만 되어도 통제가 쉽지 않아요. 그 과정에서 아이와의 대화를 고민하게 되었어요. 관련된 책을 찾아 읽으면서, 육아가 절대로 내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 았죠. 지금은 대화를 많이 하고 있고, 아이가 “무슨 말이든 엄마에게 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해요.

김영은 게임을 하고 웹소설을 보는 정도를 넘어, 웹에는 아이들이 다른 데로 빠질 수 있는 길이 많은데요. 자녀가 게임이나 축구 중계방송 일정을 찾아보려고 접속할 때 실제 로 그 안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파악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김영은 저는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이가 웹에서 돌아다니면서 제 예상과는 굉장히 많이 다른 것들을 본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유튜브에서 최근 시청 동영상 기록도 지 우는 아이의 철저함에 놀랐어요. 물론 언젠가는 들키겠지만 어쨌든, 아이들이 그 안 에 들어갔을 때 어떤 세계가 펼쳐지는지, 제가 잘 모르고 있었던 거죠. 차효숙 중1 아들의 경우, 스마트폰을 사줄 때 아이 명의로 해서 청소년 유해 콘텐츠가 차단

16 MEdiary

될 수 있게 했어요. 구글 패밀리링크의 경우, 프로그램을 내려받을 때 부모의 확인 을 받는 기능이 있어요. 연령에 맞는 콘텐츠인지 등을 알아보고 나서 부모가 허락해 주죠. 아이가 유튜브를 볼 때 영상 밑에 성적 표현물이 뜬 적이 있어요. 그 이후에 접 속을 차단했죠. 스마트폰을 사줄 때만 해도 관리법이 있다는 걸 몰랐어요. 아이가 판단할 수 있는 나이가 될 때까지 부모가 가이드라인을 만들 수 있는 기능을 활용하 는 편이 좋을 것 같아요.

6쪽

김양희 사춘기가 되면 성적 호기심이 생기잖아요. 아이가 중학교에 올라갈 때 숙제를 한다

어떻게 이해, 타협, 협상의 과정으로 나아갈까?

며 자기 방에 들어가더니 성적 표현물을 보고 있었어요. 저한테 들킨 거죠. 당혹감 을 감추었죠. “OO아, 지금 뭐 보고 있었어? 덥지 않아?” 하고 아무렇지 않은 듯 분 위기를 환기시켜주었어요. 혼자 있으면 잡생각이 많이 나잖아요. 그래서 환기를 해 주면서, “그건 전혀 이상하지 않은 거야.”라고 이야기해주는 편이에요.

김영은 여자아이들의 경우, 슬라임 영상을 많이 보는 것 같고, 아이돌에 빠지기도 하죠. 아 이들이 관심 갖는 대상에 엄마도 같이 관심을 보이면 분명 도움이 되죠. 김양희 저희 아이는 아빠와 3, 4시간씩 대화할 정도로 가까워요. 아빠가 게임을 좋아해서 PC방도 친구들과 안 가고 아빠 하고 같이 가요. 아빠와 가다 보니 크게 걱정할 일은 없더군요. 차효숙 아이가 <도티 & 잠뜰 TV> 팬이에요. 처음엔 왜 좋아하는지 이해를 못했어요. 얼마 전, <도티 & 잠뜰 TV> 10주년 팝업스토어가 열려서 아이가 아빠에게 예매를 부탁 해서 같이 다녀왔어요. 무조건 밀어붙이기보다는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인정해주고 부모와 자녀 간에 합의점을 찾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밀어붙였다면 아이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를 숨겼을 거예요. 공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면서 부모와 아이 모 두 편해졌어요. 아이가 2차 팝업스토어에도 가고 싶다고 말했을 때, “엄마도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팬미팅에 가고 싶었지만 참고 안 갔어.”라며 아이를 설득했어요. 김영은 아이와 끊임없이 타협과 협상을 할 수밖에 없는데, 전 협상에 서투른 데다가 값을 깎아 달라는 말도 잘 못하는 성격이에요. 아이와 몇몇 지점에서 합의가 되어 이제 끝나는가 싶었는데, 계속해서 딜이 들어와서 걱정이에요. 이윤숙 아이들이 로블록스 같은 게임을 많이 해요. 요즘 캐릭터는 옛날 캐릭터처럼 귀엽지 도 않고, 왜 그런 네모를 쌓고 있는지 이해가 안 돼요. 김영은 제 친구의 아이는 로블록스를 좋아해서 그림도 로블록스처럼 그려요. 친구는 아이 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할 정도예요. 이제는 아이에게 코딩을 배우게 하고 있어요. 그림을 그리는 동안 그 안에서 아이가 무언가를 찾기도 하고 느끼기도 하는 거예요. 옛날에 우리가 다마고치를 키우며 보람을 느꼈듯이 말이죠. 미디어 이 용과 관련해 아이들도 분명히 스스로 무언가 느낄 수 있는 시기가 올 거예요. 아이 들이 문제를 느꼈을 때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죠.

열린 공론장 | 부모, 자녀의 미디어 이용을 말하다 17

7쪽

부모도 미디어교육이 필요한가?

김영은 저희 아이를 옆에서 살펴보니, 어린이 이용 제한 때문에 접근을 못하니까 구글 계정 만 서너 개인 거예요. 사전에 부모에게 이야기하기는 했지만 이름을 다 다르게 해서 프로필을 꾸밀 거라고 생각은 못했어요. 처음에 나이를 속여서 가입하겠다고 했을 때 우리가 안 된다고 했거든요. 그러자 “우리 반에 나만 없어!”부터 해서 “왜 가계정 이 필요한지” 등 엄청난 압박이 들어오는 거예요. 그때 설득할 준비가 안 되어 있으 면, 무조건 “안 돼!”로 가거나 파국으로 치닫기 때문에 몇 개를 열어주는 식으로 타 협을 보죠. 그런데 하나가 열리면 다른 것도 열려버려서 힘들어져요.

김영은 좀 전에 아이들과의 대화를 위해 책도 보고 감정 코칭도 받으셨다고 했는데, 미디어 와 관련된 책을 읽거나 공부도 하시는 편인가요? 학교에서 하는 부모 대상 교육을 들으신 적이 있나요?

차효숙 가정통신문을 통해 학부모 대상 디지털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이 있다는 걸 알았 어요. 디지털 그림 그리는 법, 작곡하는 법, 유튜브 영상 제작법 등을 배웠죠. 아이들 이 왜 좋아하는지를 알고 싶어서 들었어요. “엄마는 몰라!” 하면서 아이들이 부모에 게 말을 안 할까 봐 두려웠어요. 그래서 제가 먼저 해보면 아이들에게 무언가 말해 줄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죠. 류은애 게임만이 아니라 다른 방식의 놀이도 제안할 수 있어요. 어떤 세상이 있는지는 잘

18 MEdiary

모르지만 다른 세상도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요.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사주기 전 에 카메라를 먼저 주었죠. 아이가 한글을 익힌 뒤에는 ‘검색’을 하는 법을 알려주 고 있어요. 아이를 걱정하기 전에 ‘이런 세상이 있다’는 사실을 먼저 전하려고 노력 하죠.

게임만이 아니라 다른 방식의 놀이도 제안할 수 있어요. 어떤 세상이 있는지는 잘 모르지만 다른 세상도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요.

- 류은애

8쪽

김양희 예전에 교회 수련회에서 미디어교육을 받은 일이 있어요. 아이들 교육은 통제나 제 한이 아닌, ‘재미’ 측면에서 더 필요해요. 아이들이 스스로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 더 있으면 어떨까요? 시청자미디어재단에서도 ‘미디어 학부모 캠 프’를 열어주면 좋겠습니다. 이윤숙 책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 같아요. 아이뿐만 아니라 부모 교육도 필요하다고 생각 해요.

김영은 유치원에서 부모가 아이를 데리러 올 때까지 미디어를 보여주는 경우가 있는데, 혹 시 유치원에서 이런 것은 안 했으면 하는 게 있나요?

류은애 그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겨우 일곱 살밖에 안 된 아이도 스마트폰을 갖고 싶다

미디어 이용으로 얻을 수 있는 긍정적 경험이 필요하다

고 말해요. 공폰을 갖고 있는 친구들이 있는데 가끔 유치원 밖에서 만날 때 들고 와 서 보여주거든요. 무작정 아이에게 “안 돼!”라고 해서는 안 되겠더라고요. 한번은 아 이 친구가 아주 자연스럽게 스노우 앱을 꺼내서 사진을 찍자고 하는 거예요. 내가 아는 유치원생 모습이 아니라 중학생을 보는 듯해서 살짝 충격이었죠. 아이들은 그 때부터 스마트폰을 갖고 싶다고 했고 아예 못 갖게 할 수는 없겠더라고요. 보상 개 념을 적용해, 책 한 권을 정확하게 읽을 수 있으면 공폰을 주겠다고 약속했죠. 아이 가 6개월 동안 노력해서 책을 다 읽었어요. 보상을 통해 얻는 것이 있다면 무조건 나 쁘다고는 할 수가 없어, 다른 방향으로 제시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김영은 예전에 미디어 이용에 대한 부모 교육을 들은 적이 있어요. 아이와의 대화가 중요 하다는 이야기에는 다들 그런가 보다 했죠. 평소에 대화도 없다가 갑자기 대화를 시 작하기도 어렵고, 아이가 스마트폰을 붙잡고 있으면 한숨부터 나오잖아요. 그런데 강사님 말씀이 미디어 이용에서 얻을 수 있는 긍정적 경험도 많다는 거예요. 그때 ‘뭐지?’ 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같이 듣던 엄마들도 ‘긍정적 경험이 뭐지?’ 하는 분위 기였죠. 그런 경험이 있으시다면 이야기해주세요.

김양희 차 안에서는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못하게 해요. 그런데 아이가 스마트폰을 보고 있

열린 공론장 | 부모, 자녀의 미디어 이용을 말하다 19

9쪽

어요. 그러면 저는 하지 말라는 말 대신에 “엄마가 궁금해서 그런데 고정형 이동 식 단속카메라 좀 검색해줄래?”라고 부탁해요. 제가 PPT 자격증이 있는데 때로는 PPT 만드는 것 좀 도와 달라고 하기도 해요. 엄마를 도와주는 보람도 있고 아이가 칭찬도 받을 수 있는 방식을 택해요. 차효숙 아이와 갈등을 겪으면서 방법을 고민했죠. 미디어교육을 받고 나서 아이에게 웹소 설을 써보라고 제안했어요. 판타지 이야기를 하면서 아이가 굉장히 좋아했어요. 아 이는 소설을 쓰고 저는 표지를 만들었어요. 부모 교육에서 ‘생비자(생산자+소비자)’ 개념을 배운 뒤, 아이도 미디어 소비자가 아닌 생산자가 될 수 있다는 통찰이 생 겼죠. 그전에는 아이의 관심사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활용할 생각을 하지 못했어요. 이제는 생각이 바뀌었죠. 이윤숙 아이 아빠가 아이에게 타자 200타를 넘기면 로블록스 게임을 하게 해주겠다고 보 상을 건 적이 있어요. 정말 열심히 연습하더군요. 그런데 보상 수준이 높다 보니 아 이가 점점 더 상위의 목표를 요구해요. 가끔 저도 어느 순간 아이가 목표를 달성할 까 봐 조마조마해져요. 아이가 해외 축구를 좋아해서 영어를 열심히 배우고 있는데 아이 아빠도 팝송을 좋아해서 아빠와 같이 유튜브 팝송을 들으면서 아이가 영어에 더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아요. 김영은 어느 정도까지는 보상과 협박이 통하지만 근본적으로는 해결이 안 되는 것 같아요. 류은애 저는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게 게임, 유튜브 외에도 많다는 사실을 심어주려고 해요. 스스로 모델이 되어 스톱모션을 찍는 등 다양한 놀이 활동을 알려 주었죠. 어린이용 카메라를 사서 소중한 순간을 사진으로 남기는 놀이도 해봤어요. 집에서 전시회도 열었지요. 동물이나 곤충에 대해 궁금한 부분을 정리한 뒤 스마트 폰 검색을 통해 알아보도록 했어요. ‘우리가 알고 있는 세상 외의 다른 세상도 있다’ 는 것을 알려주는 용도로 스마트폰을 쓰고 있어요. 이윤숙 그동안 우리는 모든 문제를 스마트폰 탓으로 돌렸어요. 스마트폰을 많이 보면 “네

20 MEdiary

안의 생각 나무가 줄어들 거야.”라는 식으로 말이죠. 미디어의 부정적 측면만 강조 했는데 긍정적인 시각도 많이 끌어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이도 부모도 체계 적인 미디어교육이 필요해요.

그동안 우리는 모든 문제를 스마트폰 탓으로 돌렸어요.

긍정적인 시각도 많이 끌어와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디어의 부정적 측면만 강조했죠.

- 이윤숙

10쪽

- 김양희

가정 미디어교육은 학교 교육의 연장이다

다들 공감을 주장하지만 실제로 긍정적 부문에 대한 공감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집단 형성이 필요해요.

김영은 요즘 아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옆에 스마트폰이 있어서, 기기 활용은 어렵지 않은데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인간관계 등의 문제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아이들 은 인스타그램 DM으로 채팅을 해요. 가끔 누군가를 저격하는 듯한 글을 올려서 사 이버 폭력이 발생하기도 하죠. 대학에서도 아이들이 조별 활동을 할 때 직접 대화는 어색하다며 한자리에 모여 앉아 톡으로 대화를 나누는 광경을 봤는데요. 이런 현상 의 이면을 알려주는 교육이 필요해요.

차효숙 교육의 부재로 인한 문제라고 생각해요. 요즘 연인은 헤어질 때 카톡으로 이별 통 보를 한다더군요. 온라인상에서 말할 수 있는 주제와 그렇지 못한 주제가 따로 있 어요. 아이들이 혼용해서 쓰다 보니 이를 잘 구분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도구 사용 법에 맞춘 미디어교육이 아니라 인문학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교육이면 더 좋겠습 니다. 오프라인에서 배우는 도덕 개념은 온라인에도 그대로 적용되며, 지켜야 할 에 티켓이 있다는 것을 배웠으면 해요. 김양희 어떤 행위가 나쁜지 좋은지 판단이 안 되어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불쑥 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런 문제에 대한 훈육이 좀 더 많아졌으면 해요. 주변에 괜찮은 친 구들이 있으면 아이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영향을 받아요. 좋은 친구를 사귀고 대화 를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가 필요해요. 요즘에는 유치원만 해도 어느 아파트에 사는 지에 따라 또래 집단이 나누어지죠. 다들 공감을 주장하지만 실제로 긍정적 부문에 대한 공감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집단의 형성 이 필요해요. 이윤숙 학교에서 엄마들을 대상으로 어떤 교육을 기획하면 좋을지 설문조사를 했어요, 성 교육과 스마트폰 활용에 대한 미디어교육이 수요가 제일 많았어요. 그런데 어디에 교육을 맡겨야 할지를 몰라서 난감했어요. 학교에서 미디어교육을 의무화하여 일 년에 네 번은 했으면 좋겠어요.

열린 공론장 | 부모, 자녀의 미디어 이용을 말하다 21

11쪽

미디어 이용 제한 여부와 부모의 하루 평균 미디어 이용량 (단위 : 시간:분) 스마트기기, OTT, 게임 이용량이 상대적으로 많은 부모가 자녀가 미디어 이용(같은 미디어일 경우) 을 더 많이 제한하는 경향이 나타 났다. * 출처: 김윤화, 「아동·청소년의 미 디어 이용행태와 미디어 이용 제 한」, KISDI STAT Report, 24(6), 정보통신정책연구원, 2024

● 제한함 ● 제한하지 않음

3:15

2:44 2:56

2:42

0:43 0:36

TV

스마트기기

OTT

0:22

0:08

게임

김양희 성교육처럼 학기 초에 의무적으로 교육을 했으면 좋겠어요.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 지 연령에 맞춘 체계적인 교육이 이루어져야겠지요. 피해 예방이 아니라 가해를 하 지 않는 교육도 해야 할 것 같고, 안 좋은 것만 알려주지 말고 좋은 것도 알려주고, 고등학교 교육에서도 미디어를 이용해 비전을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안내해주면 좋겠어요. 차효숙 미디어를 처음 접하는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어요. 중학교 자유학기제 수준이 아 니라 디지털 미디에 대한 교과목이 생기기를 바라요. 교육을 바라보는 시각이 ‘통제’ 에서 ‘수용과 긍정’으로 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미디어 활용에 대한 시각이 바뀌어 야 교육 현장도 바뀔 수 있어요. 김영은 교육과정에 새로운 과목을 신설하기는 힘든 일입니다. 지금은 학교에서 관심 있는

22 MEdiary

교사들만 미디어교육을 하고 있지요.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미디어리터러시 연구나 관련 사업을 해나갈 필요가 있어요. 그러려면 교사들 자체 역량 강화가 필요하고요. 부모들만의 힘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학교에서 같이 움직여주시고, 시 청자미디어재단 등에서도 부모 대상의 미디어교육에 힘써주셨으면 합니다.

글이 없거나 같은 내용이 반복되는 쪽은 뺐습니다. 이북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