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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오해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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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공론장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오해와 진실

- 창작이 주는 유익, 그 즐거움에 대하여

김다정

정리_ 수원시미디어센터 미디어교육팀 대리

윤도영

인터뷰_ 단편영화제작워크숍 수료생 · 영화 <좋은 날>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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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울영상미디어센터, 『미디 어센터 미디어교육 이론: 미디 어교육 교재』, 영화진흥위원회, 2015, 125쪽.

수원시미디어센터의 미디어교육 사업은 “시민들의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 향상 을 통한 디지털 시민성 함양”을 목적으로 한다. 여기서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이 란 “미디어 기술에 접근하여 즐길 수 있는 능력, 미디어 내용을 비판적으로 표현 할 수 있는 능력, 미디어로 자신의 이야기를 창의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 자 신의 이야기를 사회적으로 전달하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소통 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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력” , 미디어를 윤리적인 태도로 생산 및 소비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것이다. 미디어교육 사업을 운영하다 보면 간혹, ‘미디어 리터러시’란 단어가 낯설고 영 어라는 이유로 ‘미디어 문해력’으로 해석하기를 원하는 강한 메시지를 받기도 한다. 그러나 미디어 리터러시의 핵심 키워드를 ‘접근, 분석, 표현 (창작) , 소통, 윤 리적 이용 태도’로 정리했을 때 ‘미디어 리터러시’를 ‘미디어 문해력’으로 단순 번 역, 명명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 의문이 든다. 미디어를 읽고 이해하는 능력만큼 오늘날에는 미디어로 표현하고 소통하는 능 력도 중요하다. 미디어는 그 자체가 소통의 도구이다. 누구와 무엇을 왜 소통하는 지도 중요하겠지만 이 도구를 언제, 어디서,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적절 한 사용설명서가 필요하다. 이렇게 미디어를 5W1H로 풀이할 때 ‘How (어떻게) ’는 텍스트, 소리, 영상 등 표현 방식, 즉 기술적인 영역으로 해석된다. 이런 측면에서 ‘미디어 문해력’이란 용어는 미디어 기술과 창작 과정이 배제된 것처럼 보인다. 교육현장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은 일방향으로만 흘러가지 않는다. 양방향 일 수도, 역방향 혹은 순환구조를 가질 수도 있다. 미디어 기술을 통해 창작 능력 을 강화한다고 해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으로서 가치가 낮다고 할 수 있을까? 수원시미디어센터에서 창작 교육으로 손꼽히는 과정이 제작 워크숍이다. 이 워 크숍에 참여한 수료생 윤도영 씨의 제작 경험을 통해 미디어 리터러시에 있어 창 작이 주는 의미를 함께 생각해보았으면 한다.

김다정 >>>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윤도영 >>> 수원시미디어센터에서 프리미어프로 영상 편집 수업, DSLR 영상 촬

영 수업 등을 거쳐 단편영화 시나리오 워크숍과 단편영화 제작 워크 숍에 참여했다. 이듬해 늦은 나이에 대학 영화과에 진학했다. 제작 지 원을 받아 두 편의 단편영화를 연출했으며 현재 장편 시나리오를 쓰 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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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영화 <좋은 날>의 한 장면(좌) 단편영화 <좋은 날> 촬영 현장(우)

김다정 >>> 평택에서 수원까지 먼 거리를 오가며 영화 수업을 들었다고 알고

있다. 윤도영 >>> 간절했기 때문이다. 영화를 너무 좋아하고 영화가 하고 싶은데 대학 에 가야만 배울 수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 나와는 다른 세계 사람들이 하는 일 같았다. 미디어센터라는 곳에서 이런 수업을 한다는 걸 처음 알았을 때 한 줄기 구원의 빛 같았다. 닥치는 대로 시간표를 짜서 수 업을 들었다. 미디어센터는 나에게 꿈을 꿀 기회를 주었다.

김다정 >>> 단편영화 제작 워크숍을 통해 영화 <좋은 날>을 완성했다. 첫 작품

인데 아쉬운 점은 없었는가? 작품으로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나 의 도가 잘 구현된 것 같은가?

윤도영 >>> 영화 연출 방법론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관객에게 전하고 싶었던 분

위기나 감정은 어느 정도 전달된 것 같다. 그러나 실제로 보여주고 싶 었던 메시지나 이야기는 어쩌면 잘 전달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시나리오를 영상화하기 위한 연출적인 영역이 조금 아쉽다.

김다정 >>> 촬영본 포커스나 녹음 상태, 편집 기술 등이 아니고? 윤도영 >>> 기술적인 측면 역시 중요하다. 그런데 기술적인 건 방법이 정해져

있다고 생각한다. 유튜브만 봐도 카메라 사용법, 영상 편집 등을 다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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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콘텐츠가 넘쳐난다. 배우들의 연기 연출이나 시나리오를 분석해 영상화하는 방법, 감독들의 다양한 연출론을 좀 더 배우고 싶었다. 단 편영화든 상업영화든 앵글이나 포커스 같은 부분은 영화에 엄청나게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내가 의도한 바를 관객에게 잘 전달할 수 있는가? 내 연출을 통해 메시지가 왜곡되지는 않는가? 그런 고민들을 한다.

김다정 >>> 영화 <좋은 날>을 제작하면서 좋았던 순간은 언제인가? 윤도영 >>> 너무 많다. 모든 게 다 좋았다. 촬영 장비도 잘 다룰 줄 모르고 아직

슬레이트 (slate) 치는 것도 어설펐지만 다 같이 모여 한 편의 영화를 만드는 과정, 그 자체가 즐겁고 행복했다. 촬영장의 화목한 분위기와 엔딩 크레딧 (ending credit) 에 올라오는 스태프 한 명 한 명의 얼굴이 다 떠오른다.

김다정 >>> 영화 <좋은 날> 완성 전과 후에 변화가 있었다면? 윤도영 >>> 내 길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 영화가 좋아서, 영화가 하고 싶어서 미

디어센터에 다녔다. 당시에는 촬영, 조명 같은 기술 영역을 배우는 데 급급했다. 단편영화를 제작하고 나면 연출을 해야겠다는 확신이 생 겼다. 대학 진학을 마음먹은 것도 <좋은 날>을 제작하고 나서였다.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낮은 촬영 전공을 추천받았지만 연출 전공으로 지원했다. 촬영, 조명 등 기술 영역은 현장에서 배울 수 있지만 연출 은 전공으로서 공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좋은 날>이 배우나 스태프에게 자랑스러운 작품이 되어주지 못해서 아쉽고 미안한 마 음이 있다. 사람들에게 당당하게 내보일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어 졌다.

김다정 >>> 어린 시절부터 영화를 많이 봤다고 했는데 <좋은 날> 제작 전후로

혹시 영화를 볼 때 달라진 점이 있나?

윤도영 >>> 그 전에는 영화에 대한 불만, 비난에 가까운 비판을 많이 했다. 감정

적으로 영화를 보았기 때문이다. 영화 <좋은 날>을 만들고부터 나와 맞지 않는 영화라도 저 장면이 어떻게 만들어졌을지를 그려본 뒤에 그 장면을 분석하거나, 나라면 저 장면을 어떻게 연출했을지를 생각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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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미디어센터 개관 기념 영 상 <커밍 순>의 한 장면

김다정 >>> ‘나와 안 맞는 영화야.’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감독의 의도를 파악하

기 위해 생각한다는 건… 과거에는 영화를 ‘많이 본다’라는 행위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한 편의 영화라도 ‘읽는다’는 행위에 집중하는 것 같다.

윤도영 >>> 맞다. 그전에는 영화를 단순히 소비하는 입장이었다. 나와 맞지 않은

영화를 보고 나면 시간과 돈이 아깝다는 생각만 들었다. <좋은 날> 을 제작한 뒤로는 제작자의 시선으로 보게 되었다. 저 장면을 어떻 게 연출했을까? 저것은 어떤 의미일까? 저 장면은 촬영하기 힘들었 겠다 등등 장면 분석을 하게 된다. 이 영화가 왜 만들어졌을까? 감독 의 말하는 바가 무엇일까? 제작자의 노고에 대해서도 존경을 보내게 되었다. 프랑수아 트뤼포가 영화를 사랑하는 세 가지 방법을 이야기 했다. “첫 번째는 같은 영화를 두 번 보는 것이고, 두 번째는 영화평을 쓰는 것이고, 세 번째는 영화를 만드는 것이다.” 영화를 제작하고 나 니 영화 매체에 대해서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영화 평론가의 별 점을 보는 시각도 조금 달라졌다.

김다정 >>> 요즘에는 유명 평론가가 별 다섯 개를 준 영화라고 해서 큐레이션

되기도 한다.

윤도영 >>> 물론 예술성과 작품성이 있기 때문에 별점을 높게 주겠지만 누군가

의 별점만을 보고 좋은 영화라고 판단하지 않고 나의 관점과 스스로 읽은 메시지를 믿고 영화를 평가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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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수원시미디어센터는 2014 년 인계동에서 개관, 운영하다가 2023년 여름, 남수동 한옥으로 이전했다. 3)

4) 서울영상미디어센터, 『미디 어센터 미디어교육 이론: 미디 어교육 교재』, 영화진흥위원회, 2015, 137쪽.

2)

김다정 >>> 수원시미디어센터 건립 이전 개관식에서 <커밍 순> 이란 작품에

윤도영 씨 이야기가 각색되어 소개되었다.

윤도영 >>> 주인공이 제일 많이 각색된 것 같다. 미디어센터의 교육을 통

(웃음) 해 내 꿈에 다가갈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이런 교육들이 오래도록 지속되면 좋겠다. 그리고 영상문화제전과 같이 각 지역에서 제작된 콘텐츠를 보고 즐길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면 좋겠다.

김다정 >>>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윤도영 >>> 장편 시나리오를 탈고하고 겨울에는 새로운 단편 시나리오를 촬영할

예정이다. <좋은 날>의 장편화 작업도 꼭 해보고 싶다.

김다정 >>> 유명 영화감독으로서 미디어센터에서 상영과 지브이 하는 날을

기다리겠다.

제작 워크숍을 거쳐간 많은 수료생 중 윤도영 씨는 단편영화 제작을 통해 자기 효능감이 높아지는 경험을 넘어, 궁극적으로 자아실현에 다가갔다. 바로 그를 인 터뷰 대상자로 선정한 이유이다. 그와의 대화를 통해 미디어 창작과 소통 과정에 서 비판적 읽기 능력이 발휘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미디어 리터러 시의 핵심 역량뿐만 아니라 ‘주체’, ‘재현’, ‘언어’, ‘구조’로 나뉘는 미디어 개념을 잘 체득하고 있었다. “‘주체’는 미디어를 보고 읽고 제작하는 사람 (수용자, 제작자, 전달자) 에 대한 분석 개념이고 ‘재현’은 미디어에서 보이는 이미지와 전달되는 메시지가 생산되는 과 정을 이해하는 개념으로 의미를 비판적으로 읽고 대안적 이미지를 생산하는 내 용이다. ‘언어’는 미디어의 기호학적 이해와 표현을 위한 미디어의 다양한 언어 와 미디어 기술의 방법론을 이해하는 개념이다. ‘구조’는 다양 (촬영, 녹음, 편집 등) 한 영역의 미디어 구조를 이해하는 것으로 주류, 공공, 독립, 대안, 공동체 영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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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특성과 차이를 이해하는 개념이다.” 미디어를 다루는 것은 그 기술을 포함한다. 기술적인 숙련도 중요하지만 기술 은 어디까지나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표현하기 위한 도구이자 수단이지, 그 자체로 목적이 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제작 교육에서 반드시 기술을 습득하고 수행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참여자는 누구에게 어떤 이야기를 어떤 이미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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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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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달할 것인지를 정하고 강사진이 참여자의 의도에 맞추어 촬영과 편집 오퍼레 이팅을 할 수도 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2016 문화예술 명예교사 사업 ‘특별한 하루’」의 일환으로 열린 <이명세 감독과 함께하는 수원-부에노스 아이레스 청소 년영화제작워크숍>은 이명세 감독이 제시하는 공통 미션을 주제로 3분 이내의 초단편영화를 제작하고 수원과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실시간으로 상영 후 화상 통화로 대화를 나누는 프로젝트였다. 이때 영화의 기획과 촬영은 참여자들이 직 접 하고, 편집은 참여자들이 작성한 스토리보드에 기반해 보조감독이 별도로 진 행했다. 「2019년 청소년 영화교육 국제 심포지엄」에서 발표한 일본의 ‘어린이 영화 교 실’ 대표 도히 에츠코 씨의 영화 교육 사례에 따르면, 영화 제작 워크숍 과정에서 어른들은 아이들이 영화를 자유롭게 찍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뿐 어떤 영화를 만들지, 누가 어떤 역할을 맡을지 등은 아이들이 스스로 정하고 진행한다. 어른들 은 영화 제작 방법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다만 아이들이 영화 제작에 집중할 수 있도록 안내자 역할을 한다. 아이들이 적당히 끝내려고 할 때 “이걸로 정말 만족 해? 당당히 다른 사람에게 보여줄 수 있어?”라고 묻는 등 점검할 기회를 준다. 이 런 영화 제작 과정을 통해 그는 미디어 리터러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내가 지켜본 수많은 제작 워크숍 수료생들은 기획-촬영-편집-소통의 과정에서 항상 ‘누구에게’ ‘어떤 메시지를’ ‘왜’ 보여주고 싶은지를 고민하며 카메라를 들었 고 컷을 편집했다. 마침내 한 작품의 ‘감독’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관객을 만났다. 그리고 기획 의도와 제작 후기 등을 관객과 함께 나누었다. 앵글과 포커스가 어 긋나고 음향이 고르지 못하고 편집이 엉성하고…… 아쉬움은 남았을지 몰라도 관객 앞에서 자신의 작품을 선보이고 영화에 대해 이야기할 때 그런 기술적 역량 부족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다. 관객들 역시 각각의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 지에 귀를 기울였다. 그들이 경험한 모든 과정이 ‘미디어 리터러시’였다고 말한다면 어떨까? 다시 생 각해본다. 우리는 미디어 창작 과정이 기술 습득 과정이라고 쉽게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창작이야말로 적극적인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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