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열린만화포럼 대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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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열린만화포럼 대담집
이달의 출판만화 3월 추천작 <어쨌든 예술하고 삽니다> 북토크 이달의 출판만화 6월 추천작 <돈덴> 북토크 이달의 출판만화 8월 추천작 <나의 열두 살에게> 북토크 이달의 출판만화 12월 추천작 <날개 연대기> 북토크 상반기 ‘열린 좌담회’ - 플랫폼 종료 사태(피너툰 중심으로) 하반기 ‘열린 좌담회’ - 웹툰불법유통문제
차례
이달의 출판만화 북토크
열린 좌담회
하반기 ‘열린 좌담회’ - 웹툰불법유통문제
이달의 출판만화 3월 추천작 <어쨌든 예술하고 삽니다> 북토크 이달의 출판만화 6월 추천작 <돈덴> 북토크 이달의 출판만화 8월 추천작 <나의 열두 살에게> 북토크 이달의 출판만화 12월 추천작 <날개 연대기> 북토크
상반기 ‘열린 좌담회’ - 플랫폼 종료 사태(피너툰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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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5
참여자
진행자 성인수 (SideB 대표, 이하 성) 게스트 또몽 (작가, 이하 몽) 조남주 (편집자, 이하 조) 기록 최윤주 (만화평론가)
이달의 출판만화 3월 추천작 <어쨌든 예술하고 삽니다> 북토크
이달의 출판만화 3월 추천작 <어쨌든 예술하고 삽니다> 북토크 9 이달의 출판만화 3월 추천작 <어쩄든 예술하고 삽니다> 북토크 9
성 2025년 4월 30일입니다. 한국만화가 협회에서 준비한 이달의 출판만화 북토 크를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성인수라고 하고요. 오늘 은 지난 3월에 추천작으로 선정되었던 <어쨌든 예술하고 삽니다>의 또몽 작가 님과 조남주 편집자님 모셨습니다.
몽 안녕하세요. <어쨌든 예술하고 삽니다> 를 그린 작가 또몽입니다. 미대에서 회화 를 전공했고요. 졸업하고 책과 그림 관련 된 여러 가지를 했고요, 그러는 중에도 꾸 준히 제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만화 로 그려 왔어요. 그동안 단행본을 몇 권 냈고요. 이번에 처음으로 제 이야기를 담
습니다.
번 여쭙고 싶습니다.
편집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만나서 반갑
성 저도 만나서 반갑습니다. 오늘 토크쇼 는요, 또몽 작가님께서 최근에 발표하신 <어쨌든 예술하고 삽니다>라는 작품이 한국만화가협회에서 진행하고 있는 이 달의 출판만화 3월의 추천작으로 선정 되어서 마련된 자리입니다. 먼저, 축하 드립니다! 박수 한번 주시죠. 이게 한 달 에 한두 권 정도, 한국에서 출간되는 만 화책들을 추천위원들이 거의 다 살펴보 고 ‘이 책이 훌륭하다, 이 만화가 대단하 다’ 싶은 작품을 고르는 거거든요. 추천 작으로 선정되신 소감 먼저 두 분께 한
은 책을 내게 됐습니다. 이렇게 와주셔서 조 저는 사실, 솔직히 이런 게 있는지 몰 너무 반갑고, 감사합니다.
조 네, 저는 이 책을 편집한 조남주라고 합니다. 유명한 그 조남주 작가님과는 동명이인이고요. 우리 작가님하고는 아 주 오래전에 일로 만난 사이입니다. 제 가 어린이책 편집을 오래 했거든요. 그 래서 작가님께서 어린이 그림책을 하실 때 만나서 인연을 맺게 됐고, 이후로 띄 엄띄엄 만나다가 최근에 이 작업을 같이 하게 됐습니다. 저는 어린이책을 만들 고, 글을 쓰고, 번역도 하고 있고요. 지 금은 특정 출판사에 소속돼 있지는 않아 요. 학고재와는 그냥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외부
랐거든요. 제가 출판만화 전문 편집자는 아니에요. 사실 만화 작업은 또몽 작가 님이랑 한 게 거의 처음이고, 그래서 이 런 좋은 상이 있다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았어요. 그런데 소식을 듣고, 요즘 드 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유행이라고 하 던데요. 그 드라마의 제목처럼 누군가 저한테 ‘고생했다’고 말해주는 것 같아 서 갑자기 막 너무 보람 있어지고 자부 심도 생기고 그랬습니다. 영광입니다.
몽 저는, 이건 좀 자랑인데요. 저희가 2023년에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하 는 다양성 제작 지원을 받았어요. 그래 서 이미 그때 충분히 기뻤고, 정말 그 어 느 때보다 열심히 작업을 했거든요. 그
러고 나서 2024년에 출판 지원 사업 통 해서 제작 지원금도 받았어요. 그래서 더 이상은 못 받아도 이미 받은 것만으 로도 감사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초대를 받고…, 어떻게 말을 해 야 할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저는 더바랄게 없고요. 감사한 마음뿐이에요. 이 제는 책만 잘 팔리면 되겠구나, 그런 생 각을 했습니다.
성 책은 어떠세요? 좀 팔리고 있나요?
몽 오면서 물어봤는데요, 아주 귀여운 정 도로 팔리고 있대요. (웃음)
성 네, 그렇죠. 굳이 구체적으로 밝히실 필 요까지는 없고요. 모두가 기분 좋은 수치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웃음)
이야기는 99%의 사실, 99%의 거짓말
성 이번 작품 <어쨌든 예술하고 삽니다> 은 어떤 작품인지, 작가님께서 조금만 설명해 주시죠.
조 제가 할게요. 혹시 책을 보셨는지 모르 겠지만, 이게 세 친구의 이야기예요. 고 등학생 때 ‘우리 그림 하자, 화가가 되 자’ 하고 마음먹은 친구들 이야기죠. 그 림 그려서 살아야겠다고 진지하게 생각 하던 세 친구가 있었는데요. 그중 한 친
툰도 했다가 하죠.
구는 재능이 정말 뛰어났지만, 어느 해 대학 입시에서 잠깐 삐끗한 걸 계기로 인생이 좀 쉽지 않게 흘러가요. 그러다 결국 유명한 미술학원 원장이 되고요. 또 한 친구는 물론 재능도 있었겠지만, 집안에서 경제적인 형편이 좀 받쳐주니 까 유연하게 창작 활동을 이어가요. 그 러면서도 ‘내가 밥벌이를 내 손으로 못 해도 되는 걸까?’하는 고민도 하고요. 나중에는 유명한 작가가 되지만 그전에 는 그런 생각을 많이 했던 친구고요. 그 리고 마지막으로 주인공 격인 친구는 세 상과 소통하는 걸 좋아하고 또 잘해요. 그림이라는 매체를 가지고 세상과 계속 연결되고 싶어 하죠. 그러다 보니 일러 스트도 했다가, 출판만화도 했다가, 웹
어떻게 보면 세상의 변화를 따라 본인 들도 변화해 온 친구들이에요. 서로 친구 이기도 하고, 동료이기도 하고, 라이벌이 기도 하면서요. 이 책을 내고 나니까 주 변에서 ‘어, 나도 이런 친구 둘 있어’ 하 면서 세 명의 관계에 공감하는 분들이 많 더라고요. 그렇게 세 친구의 20여 년에 걸친 이야기고요. 그래도 ‘어쨌든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그림을 그리면서 산다’, 그런 마음을 담은 이야기입니다.
성 원래 친구가 셋인 경우가 제일 많잖아 요. 네 명이면 싸웠을 때 결판이 안 나 고, 다섯 명은 시간 맞추기가 너무 힘들 고, 둘이면 또 계속 붙어 다녀야 하는데 뭘 질문하고 그럴 게 없어요. 셋이 가장 좋은 구성이라서 그런지, 실제로 제 주
이달의 출판만화 3월 추천작 <어쨌든 예술하고 삽니다> 북토크 11
변에도 그렇게 세 명인 친구가 많더라고 요. 그래서 작품을 보면서 작가님께 단 도직입적으로 여쭤보고 싶었어요. 이 작 품은 실화를 기반으로 한 건가요? 물론 모든 현실적인 작품이 실화는 아니죠. 하지만 작품 속에 작가님이 실제 느끼셨 을 법한 감정 같은 것들이 드러나더라고 요. 아까 말씀하신 세 친구 중에요. 왠지 작가님이 그림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싶 어 했던 그 친구가 아닐까 싶었는데, 어 떤가요?
몽 예상하신 것처럼 한 99%는 사실이고 요, 99%는 또 거짓말이에요. (웃음) 그 러니까 실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하긴 하는데, 그걸 그냥 그대로 다 넣으면 제 흑역사까지 전부 드러나는 거잖아요. 제 주변 사람들도 다 알게 되고. 그래서 그 걸 잘 숨겨서 나름 교묘하게 구성했어 요. 다만 그중에서 딱 한 편, 제가 좋아 하는 챕터이기도 한 ‘엄마의 딸, 딸의 엄 마’라는 편이 있는데요. 이건 제가 마흔
한 마음으로 촛불을 껐죠.
이 안 들었죠. 그런 와중에 딸에게 전화 가 와요. 그때는 딸이 뭐든지 다 물어보 던 시기라서요. 그러니까 엄마는 치매일 수도 있고, 앞으로 내 인생이 어떻게 되 나 막막한 생일날에, 딸은 마침 초경을 시작하고…. 그날 저녁 생일 케이크에 촛불을 끄는 순간엔, 생일이 생일이 아 니었어요. 이런 게 다 인생에서 꼭 겪어 야 하는 일이란 건 알지만 나는 어떻게 될까, 우리는 어떻게 될까, 너무나 복잡
그런데 제가 좀 초 긍정주의자거든요. 그렇게 바닥을 치다가도 ‘뭐, 괜찮아지 겠지’ 하면서 다음 날 또 그냥 하루를 살 아가요. 그런 날이었어요. 그 생일을 잊 지 못하고 기록을 해봤거든요. 그런데 적는 순간 또 다른 거리가 생기면서 돌 아보게 되더라고요. ‘뭐야, 나 그날 정말 힘들었는데, 이렇게 글로 쓰고 보니까 재밌잖아?’ 하면서 그렇게 또 이야기로 만들 수 있었던, 그런 장이었습니다.
몇 살 때 겪은, 실제로 제 생일날 있었던 성 그렇죠. 이렇게 작품을 만들다 보면 본 일이에요. 이건 정말 100% 실화로, 꼭 넣어야겠다고 생각한 일화예요. 무슨 일이 있었냐면요. 생일날 아침이 면 들뜨잖아요.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 하고 있었는데 오전에 갑자기 전화가 왔 어요. 어머니 병원에 같이 가달라는 전 화였죠. 가서 진료를 받았는데 ‘경도 인 지장애’라는 진단을 들었어요. 저는 그 때 처음 들어봤거든요. 치매의 전 단계 라 하기도 하고, 좀 좋게 돌려 말하는 표 현이기도 하더라고요. 솔직히 아무 생각
인의 이야기도 같이 들어가게 되죠. 그 런데 이 작품은 세 친구의 이야기이기도 하잖아요. 조금 궁금해지더라고요. 혹시 친구들한테 허락은 받으셨나요? 아니 면, 원래 예술가들이 그렇잖아요. 말 안 하고 그냥 그려요. ‘이거 내 얘기 아니 야?’ 그러면 ‘아니야, 아니야~’ 하면서 끝까지 부정하고요. (웃음) 혹시 친구들 한테 얘기하셨는지, 또 얘기했다면 반응 은 어땠는지, 저뿐만 아니라 여기 계신 분들도 좀 궁금하실 것 같아요.
몽 글쎄요. 얘기를 해야….
조 해야 돼요. (웃음)
성 그렇죠, 그렇죠. 제 말이 그 말이에요. 얘기를 해야죠.
몽 그런데 저희 미대 나온 친구 중에요. 3 분의 1은 연생이 같은 삶을 살았고, 또 3분의 1은 지화처럼 살았어요. 이거 누
손잡아줬던 예술가들
성 이 작품이요, <어쨌든 예술하고 삽니 다>라는 제목처럼 중간중간 예술 작품 들이 꽤 많이 등장하더라고요. 다양한 회화 작품과 이 세 친구의 이야기, 그리 고 작가님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연결돼 있는 구성이 인상적이었는데요. 그렇게 구성하신 이유가 좀 궁금해요.
구 아니냐고 딱한번제 여동생이 묻긴 몽 그런 얘기를 많이 들었거든요. 어릴 때 했어요. ‘언니, 이거 누구 아니야? 허락 받았어?’ 이렇게요. 전 진짜 그 친구가 아니게 하려고 엄청 노력했거든요. 물론 제 잠재의식 속에서 뭔가 조금은 튀어나 왔을 수도 있어요. 근데 여기 나오는 에 피소드들은 한 90%가 제 개인의 흑역 사고, 나머지는 가족 이야기 같은 것들 이에요. 그래서 저는 전혀 그들이 아니 라고 말할 수 있어요.
성 여러분, 예술가 친구가 이렇게 위험합 니다. (웃음) 주변에 예술가 친구 있으 면 항상 이런 거 조심하셔야 해요. 그런 데 아까 ‘지나간 일’이란 것에 대해 말씀 해 주셨잖아요. 그날은 정말 너무 힘들 었고, 초 긍정주의자라서 어떻게든 버티 긴 했지만, 그래도 그날은 진짜 힘들었 다고. 그런데 또 막상 그걸 그리려고 하 다 보니 재밌었다고 하셨어요. 그런 것 처럼 다른 친구들도 재미 삼아 물어보는 거죠. ‘이거 나지? 이거 나야?’ 이렇게. 내가 만화에 나온다는 게 신기하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한 번 여쭤봤던 건데, 좋 은 친구들을 두신 것 같아요.
책 많이 읽어두면 나중에 나이 들어서 또 다르게 와닿는다고. 근데 저희는 그림 그 리는 사람들이다 보니까, 그게 그림에 똑 같이 적용돼요. 젊었을 땐 그림을 그냥 보게 돼요. 의미도 잘 모르고, 그냥 그런 가 보다 하고요. 그런데 살다가 어느 순 간, 똑같은 그림을 다시 봤는데 눈물이 왈칵 나기도 해요. 또 어느 순간엔 그그림속 인물이 저한테 무슨 말을 거는 것 같은 착각이 들 때도 있고요. 프리다 칼 로 같은 경우에는요. 제가 정말 인생이 막막해서 ‘저 이제 어떻게 살면 좋을까 요?’ 이런 생각을 할 때, 프리다 칼로가 한마디로 딱, 손을 잡아주는 느낌? 정말 그런 착시가 일어날 정도였어요. 뭉크 같은 경우는 예전엔 ‘이게 그림 이야? 왜 이걸 그렸지?’ 이랬는데요. 살 면서 가장 많이 떠오르는 순간이 뭉크 의 ‘절규’예요. 정말 ‘아니 어떻게 이걸 그렸지?’ 싶게, 감정이 와닿는 순간들이 와요. 그래서 저한테는 그분들이 스승이 기도 하고 선배님이기도 해요. 이세명의 친구가 횡적인 관계라면, 그분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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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한테 종적인 관계예요. 앞서 살아본 성 샤갈은 아직 오래된 작가는 아닌가요? 사람들이, 경험해 본 사람들이 이야기를 해주는 것 같은. 그래서 뭉크를 제일 앞 서서 그렸고 또 잘 그리고 싶었는데, 그 림으로 표현하기엔 아직 조금 더 살아봐 야 할 것 같기도 하고요.
조 편집자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사실은 그림을 좀 더 많이 넣고 싶었어요. 워낙 다양한 화가들의 작품이 나와서요. 근데 역시 저작권이라는 게 문제더라고요.
성 마침 그 얘기 여쭤보려고 했어요. 원래 다음 질문이 편집자님께 드리는 거였거든 요. 이 작품을 처음 보셨을 때 어떤 느낌 이었는지, 또 어떻게 함께하게 되셨는지, 그 얘기를 같이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만나서 놀다가…. (웃음)
조 네. 저작권이 아직 살아 있어서 처음엔 빼야 하나 고민도 했는데, 마침 저희가 출판 지원을 받게 돼서 그 비용으로 저 작권료도 충당할 수 있었어요. 사실 이 원고는 작가님이 완성해서 가져오신 게 아니고, 그전에 저희가 다른 작업을 하 나 하고 있었거든요. 그게 마무리될 즈 음에 ‘다음엔 뭘 재밌게 해볼까?’ 이런 얘기를 하다가, 작가님이 워낙 아이디어 가 많으세요. 그중에 이 이야기가 나왔 고요. 물론 지금 같은 형태는 아니었지 만, ‘이걸 하면 독자들이 재밌어할 것 같 다’ 싶어서 시작하게 됐죠. 그래서 아이 디어 회의라는 핑계를 삼아 주기적으로
조 네, 저는 처음에 후반 작업을 맡았는데 성 혹시 이 세 친구 중에 한 분이 편집장 요. 어쨌든 그림을 좀 많이 넣고 싶었는 데, 저작권 문제가 있잖아요. 물론 ‘돈 내고 쓰면 되지’ 할 수 있지만, 그 과정 이 굉장히 번거롭고 사용 허가받고 관리 하는 것도 쉽지 않아요. 그래서 저희 욕 심만큼은 못 넣었고요. 가능하면 저작권 걱정 없는, 돌아가신 지 오래된 작가들 작품 위주로 구성했어요.
님 아니시죠? (웃음)
진 않았어요. (웃음)
조 (웃음) 무슨 생각 하셨는지 모르겠는데 요. 저도 사실 비슷한 생각을 했어요. 책 속에 편집자가 나오거든요. 막 독촉하고 뭐 이런 캐릭터로요. ‘혹시 나야?’ 하고 순간 스치긴 했어요. 그런 생각을 안 하
성 그쵸, 일정 기간 지나면 자유롭게 쓸 성 알겠습니다. 저는 편집을 하셨다고 해 수 있는 작품들이 있으니까요.
조 그렇지만 샤갈 작품은… 도저히 뺄 수 가 없었어요. 이야기의 흐름상 꼭 필요 했거든요.
보려고 했거든요.
서 당연히 학고재 소속인 줄 알았어요. 그래서 원래 다음 질문은 ‘학고재라는 출 판사가 어떤 곳인지 소개해 주세요’, ‘이 책을 어떻게 같이 만들게 됐는지’를 여쭤
조 네, 말씀은 드릴 수 있어요. 저희는 일 로 만난 사이지만 오래 알고 지내다 보 니까 이런저런 얘기를 하게 됐고, 그중 에 ‘이런 책을 어디서 내줄 수 있을까?’ 가 고민이었어요. 출판만화 시장이 크지
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서 검색해 보시면 학고재에서 나온 만화 관련 서적들이 꽤 다양하게 나와 있어 요. 관심 있으신 분들은 한 번쯤 찾아보
도 않고, 시장은 작은데 만화가 제작비 조 정말 진행을 잘하시네요. 는 또 많이 드는 분야잖아요. 그래서 출 판사들이 잘 하려고 하질 않아요. 그런 와중에 제가 오래 알고 지낸 친구 가 있어서, 학고재에 ‘혹시 이런 데 관심 없니?’ 하고 얘기를 꺼냈고, 자연스럽게 풀려나갔죠. 제가 알기로 학고재는 생긴 지 30년 넘었고요. 초창기엔 미술, 문화 재 관련 책들을 많이 냈어요. 요즘 젊은 분들은 잘 모르실 수도 있는데, <무량수 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같은 책도 학고재에서 나왔고요. 그 후로 영역을 넓혀서 김훈의 <남한산성> 같은 소설도 냈고, 지금은 사회과학이나 과학 분야 책도 많이 내고 있어요. 마침 제가 이 기 획을 얘기할 때 출판사 측에서도 그래픽 노블에 관심을 가지던 시기라서, ‘그럼 한 번 해보자’ 하고 진행된 거예요. 타이 밍이 잘 맞았죠.
성 그러니까요. 저도 학고재라는 출판사 이름은 알고 있었는데요. 이번에 북토크 를 준비하면서 검색을 해보니까 생각보
니다. (웃음)
성 제가 지금 팟캐스트를 300회 넘게 진 행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좀 설 렁설렁, 건성건성 얘기하는 것 같아 보 여도 다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 그렇게 하는 거니까, 그렇게 봐주시면 좋겠습
예술에도 타이밍이 있다
성 작가님, 아까 회화 작품 이야기가 나왔 으니 거기에서 조금만 더 이어가 볼게요. 여기 오신 분들은 이 작품이 좋아서, 혹 은 궁금해서, 그리고 이 작품을 만든 작 가님이 궁금해서 오신 거잖아요. 아까 미 대를 졸업하셨다고 말씀하셨는데요. 그 얘기부터 한번 들어보고 싶어요. 어쩌다 미대에 들어가시게 됐는지, 그리고 어떻 게 이런 예술 활동까지 하게 되셨는지요.
다 만화책도 많이 나오고 있더라고요. 몽 만화 쪽에서 일하시니까 잘 아시겠지 그래서 제가 ‘아, 내가 너무 몰랐구나’ 싶었어요. 만화 쪽에서 일을 하는 저도 잘 몰랐으니까, 여기 오신 분들은 더 모 를 수도 있겠다 싶어서 한 번 소개를 부 탁드린 거였고요. 지금도 인터넷 서점에
만, 만화가 중에도 글에서 출발하시는 분들이 있고 그림에서 출발하시는 분들 이 있잖아요. 그림 쪽에서 출발한 만화 가들이랑 얘기를 해보면 많이 비슷하더 라고요. 그림이 좋아서 미대에 들어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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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 사람들이랑 소통을 하고 메시지가 있거나 이야기가 있는 걸 좋아하는 그룹 이 있고요. 그냥 자기의 추상적인 세계 를 완벽하게 펼치고 남들이 자기 세계를 보게끔 하는 그룹이 있는 것 같아요. 저 는 당연히 앞쪽이에요. 소통하고 싶은 사람. 제가 그리는 그림들도 약간 만화 적이고 이야기가 많다 보니까 자연스럽 게 그쪽으로 흘렀어요. 학교 다니면서 남들은 학원에서 학생 들 가르치는 아르바이트를 할 때, 저 는 그때부터 아르바이트로 만화랑 교과 서 삽화 작업을 했죠. 많이 그렸었어요. ‘이게 밥벌이가 되겠다’, ‘이게 나를 이 제 구해주리라’ 생각하면서. 근데 만화 는 쉽지는 않더라고요. 주로 어린이책이 나 동화책 쪽 작업을 많이 하면서 만화 는 틈틈이 작업했어요. 이야기가 머릿속 에 꽉 차올랐을 때 겨우 나오는 게 만화 더라고요. 지금 생각해 보면, 그림이 좋 아서 만화를 한다는 게 순서가 조금은 잘못된 접근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어
고 말씀하셨어요.
는 아쉬움이 들기도 했어요.
진행이 잘 안되더라고요. 그림이 아무리 멋있어도 그건 이제 또 회화의 영역인 거니까요. 그런데, 작가님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만화로 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
몽 출판으로 한 건 처음이에요. 개인적으 로는 이것저것 많이 했죠. 동호회나 동 인지, 회지 같은 데에는 작업을 했었는 데요. 공식적으로 이렇게 출판된 건 이 번이 처음이에요. 사실 작가가 자기 이 야기를 먼저 하고, 그다음에 다른 이야 기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잖아요. 근데 저는 다른 사람들 이야기, 취재하고 말 걸고 하는 외부 이야기를 먼저 다루다가 뒤늦게 제 이야기를 하게 됐거든요. 그 러니까 제 머릿속에 있던, 자기 검열이 라 해야 할까요? 그런 자기 검열로부터 좀 편안해지는 과정을 겪으면서 이걸 신 인이었을 때 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하
요. 그런데 하나 좋은 점은, 저희처럼 그 성 생각해 보니 진짜 반대로 하셨네요. 원 림에서 출발한 친구들은 손이 빠르다는 거. 다들 좋아요, 그런 면에서는.
성 네, 충분히 공감됩니다. 저도 처음엔 그림이 너무 멋있어 보이니까 만화를 시 작했거든요. 그런데 지금 말씀해 주신 것처럼 결국 만화라는 건 하고 싶은 이 야기가 명확해야 하고, 그 이야기를 전 달하기 위해 표현 도구로서 만화를 택하
래 작가들은 전부 다 ‘내 얘기 들어줘!’ 하면서, 내 얘기를 하고 싶은 마음에 도 구를 찾는 거잖아요. 그리고 내 이야기 가 통하면 ‘이제 다들 내 얘기를 들어주 는구나’ 하면서, 그때부터야 비로소 주 변을 돌아보고 대중 예술 활동 같은 걸 하게 되죠. 그런데 어쩌다 보니까 좀 반 대로 작업을 하시게 된 것 같네요.
는 거죠. 말씀처럼 내가 꼭 해야겠는, 이 몽 …늦었다고 생각하니까, 제가. (웃음) 야기가 넘쳐흐르는 상황이 되지 않으면
성 네, 알겠습니다. (웃음) 그러면 이번 작 업을 하시면서 뭔가 재밌었던 에피소드 같은 거 있으셨어요? 지금 편집자님께 서 마이크 드시는 걸 보니까 뭔가 기억 나는 게 있으신가 보죠?
라고요.
까… 책이 12월 20일에 나왔는데, 누구 한테 나 책 나왔다고 말도 잘 못 하겠더
성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죠. 책이 뭐가 중요해, 나라가 이 모양인데. (웃음) 조 저희가 사실 이게, 굉장히 오래된 작업 이에요. 다 풀자면 길어요. (웃음) 아까 몽 그러니까요. ‘어쨌든 예술하고 삽니다’
얘기했던 대로, 처음에는 앞에 했던 작 품 끝날 즘에 ‘뭐 재밌는 거 하나 또 해 볼까?’ 하고 아이디어를 막 얘기했어요. 산으로 갔다가 들로 갔다가, 그냥 막 얘 기만 해놓고 기다렸거든요. 그러다 ‘이 제 좀 본격적으로 해볼까?’ 하고 방향이 잡혔는데, 윤석열 대통령이….
몽 아이고…. (웃음)
조 대통령 선거 시기랑 작업 시점이 약간 맞물려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그냥 열심히 책만 만들자는 생각은 못 하고, 이래저래 헤매고 다녔죠. 정말 열 심히 못 만들고 많이 헤매고 그러다가, 마지막으로 데이터 확인하고 넘긴 때 계 엄이 있었어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윤
걸 보면 참…. (웃음)
거잖아요.
라고 말은 해야 하는데, 나라 돌아가는
성 정말 고통이 있었겠어요. 작가님은 어 떠셨어요? 오랜만에, 그것도 본인 이야 기를 굵직하게 담은 책이 나왔는데 굳 이 그 용어는 안 쓰셔도 되지만, 어쨌든 갑작스러운 험난한 상황 속에 책이 나온
몽 그쵸. 그냥 ‘지원금 받은 걸로 우리는 끝났다’ 그렇게 생각했죠. 저희가 평소에 정치 이야기를 꽤 많이 하는 편이긴 하지 만, 참…. 욕심을 내려놓자고 생각했죠. 그런데 또 이렇게 이달의 출판만화로 추 천도 받고, 이게 이렇게 풀리네요.
정부와 이 책의 탄생이 묘하게 세월을 성 그쵸. 이제 정치 얘기는 그만합시다. 같이한 거죠. 물론 전혀 다른 배를 타고 가긴 했지만요.
성 혹시 이 책 출간 못 하게 하려고 계엄 을 한 거 아닌가요? (웃음)
조 (웃음) 막 계엄 이야기 나오고, 사람 들 관심이 전부 거기 쏠려 있고 그러니
계속하려니까 답답하네요. (웃음)
작가에게 친구가 필요할까
성 이번 책은 작가님 본인의 이야기를 가 지고 만든 작품이라고 하셨잖아요. 물
이달의 출판만화 3월 추천작 <어쨌든 예술하고 삽니다> 북토크 17
론 예전에도 회지 같은 데서 작업하셨다 고는 했지만, 이렇게 본인 이야기로 굵 직하게 출판하신 건 처음이라고요.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단순히 ‘내가 하고 싶 은 얘기가 있어서’라는 이유만으로 만 들어진 건 아닐 거란 생각이 들어요. 많 은 분들이 이 책을 보시면서 ‘나도 저런 친구 있는데’ 싶으셨을 거예요. 물론 분 야는 다를 수 있지만요. ‘요즘 연락을 못 했네, 어떻게 살려나’ 하고 떠올리기도 하고, 또 어떤 분들은 ‘난 저런 친구가 있었나’ 하면서 돌아보게도 되고요. 작 가님은 이 책을 봐주시는 독자분들한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으셨는지 궁 금합니다.
몽 약간 엉뚱하게 들릴 수도 있는데요, 제 가 이 책을 처음 시작할 때, ‘작가에게 친구가 필요할까?’ 하는 회의감이 있었 거든요.
성 작가님, 저랑 잘 맞으시는 것 같은데 요. (웃음)
몽 제가 좀 극강 E거든요. 친구 관계가 되 게 얇은데 다양하고 많아요. 근데 잘 모 르실 거예요. 말도 어눌하고 얌전해 보 여서, 사람들이 친구 많다고 하면 잘 안 믿더라고요. 활달해 보이지도 않고요. 근데 사실 저는 작가보다는 영업 쪽이 더 잘 맞았을 성격이에요. 그런데 어쩌 다 보니 집안에 갇혀서 작업만 하게 되 고, 어느 순간 ‘왜 이렇게 뭔가 안 맞지? 왜 이렇게 덜그럭거리듯 살아가지?’ 그
해야 하더라고요.
기인가요?
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는 계속 밖에 나가서 사람들을 연결하고 모임 만들고
성 혹시 세 친구 중의 한 명이 작가님 얘
몽 제가 이런 성격이라고 하면 다들 놀라 더라고요. 저는 진짜 MBTI 100% E이고 요. 일부러 이걸 I로 만들려고 한 건 아 니고, 그냥 서서히 환경이 그렇게 된 것 같아요. 아이도 키우고 어머니도 돌보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혼자 있을 수밖에 없 는 환경이 된 거죠. 근데 그러다 보니까 힘든 게 ‘쟤랑은 친하니까 나가야 되는 데’, ‘쟤 무슨 일 있으면 만나야 되는데’, 이게 머릿속에서 조합이 안 되는 거지. 저는 정말 보험이나 영업사원 했으면 잘 했을 텐데요. ‘편의점이나 해볼까?’ 하 는 생각도 해봤고요. 그러니까, 성격이 랑 직업이 안 맞는 거죠. 검사해 보면 이 벤트 기획자, 축제 기획자 같은 게 잘 맞 는다고 나와요. 그런 일은 진짜 너무 좋 아요. 축제 같은 곳에서 저 혼자 신나서 뛰어다니고 그러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이게 딜레마가 컸어요. ‘작가에게 친구 가 필요할까?’ 그게 이 책을 시작할 때 제 첫 번째 고민이었어요. 아까 저랑 비 슷하다고 하셨는데, 어떠셨어요?
성 저는 이미 결론을 내렸어요. 세상에 친 구는 필요 없죠. 그렇지만 제가 원래 그 런 거고 여러분도 그래야 한다는 건 아 닙니다. 사람마다 각자의 방식이라는 게
있는 거니까요. 그런데 저는 작가님이랑 좀 다른 게, I라서 안 그래 보일 수도 있 지만 사실 이 복장이 갑옷 같은 거거든 요. 밖에 나올 때 입고 나오는 거고, 실 제로는 집에서 1년 내내 혼자 있어도 전 혀 괜찮아요. 컴퓨터랑 인터넷만 되면 충분하거든요. 그런데 지금 얘기 들으니까 작가님은 좀 다르신 것 같아요. 되게 활발하고, 사 람들 많이 만나고 싶어 하고, 이야기 나 누는 걸 좋아하시고. 거기다 그런 데서 재능도 느끼시는 거죠. 근데 이제 이 직 업군이 마감이라는 게 있잖아요. 어쨌든 마감을 지켜야 돈을 벌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평소에 사람들과 활발하게 교류 해야 하는데 잘 못하면서 해소해야 할 감정들이 안에 차곡차곡 쌓인 거죠. 그 렇다면 그런 감정들을 작품으로 만들어 보자, 이렇게 되신 건가요?
몽 네, 제가 자꾸 얘기하다 곁길로 샜는데 요. 어쨌든 ‘작가에게 친구가 필요할까’ 라는 질문으로 시작해서 ‘친구는 필요하 다’로 끝나는 이야기인 거죠.
성 작가님은 ‘필요하다’로 결론을 내셨군 요. 편집자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친구가 필요할까요?
조 친구가 있어서 이 책이 나왔다고 할까 요? 친구가 있으니까, 친구들하고의 관 계를 좀 되새기고요. 그런데 저는 이 책 이 이렇게 나온 것과 아까 말씀하신 마 감이란 것이 아주 연관이 있어요. 저희
다는 생각은 좀 들어요.
니다>인 거네요.
깐 들어볼 수 있을까요?
가 기획하면서 막 이 산으로 갔다가 저 산으로 갔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때 당 장 내일모레 지원 사업에 응모를 해야 되는데 아직 결론이 안 난 상태였어요. 그래서 지원서를 가장 그럴듯하게 쓸 수 있는 최선이 이쪽 방향이다, 그렇게 해 서 나온 거였어요. 어쩌면 시간이 더 있 었으면 전혀 다른 책을 냈을지도 모르겠
성 이야기를 듣다 보니까, 두 분이 사적으 로도 친분이 있으셔서요. 그러다 보니까 마감이 없었다면 말씀대로 책이 안 나왔 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정말 드네요. 마감 때문에 친구도 못 만나고 여러모로 힘든 점도 있지만, 이렇게 이로울 때도 있는 것 같습니다. 어쨌든 그렇게 해서 세상에 나온 책이 <어쨌든 예술하고 삽
예술이라는 꿈을 꾸는 일
성 작가님, 이 ‘또몽’이라고 하는 필명 있 잖아요. 이건 어떻게 지으신 건가요? 잠
조 제가 지었어요. 사실 저는 이런 작업을 하면서 제일 재미있을 때가 이름 지을 때거든요. 캐릭터들한테 어떤 이름을 붙 일지 상상하는 거. 그래서 같이 앉아서 이런 이름은 어때, 저런 이름은 어때 하 면서 얘기를 많이 했어요. 처음에 이 책
이달의 출판만화 3월 추천작 <어쨌든 예술하고 삽니다> 북토크 19
3부 제목이 ‘살고, 그리고, 또 꿈꾸며’인 데 작가님이 책 제목을 이걸로 했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말도 안 된다, 너무 촌스럽다, 누가 그런 제목의 책을 보냐’고 말했는데 작가님은 그게 너무 좋다는 거예요. 근데 그게 이 책의 이야기이긴 해요. 살고 그림을 그리고, 또 꿈꾸는 거잖아요. 또몽이라는 캐릭터 가 계속 꿈을 꿔요. 이렇게 살아볼까, 이 런 작업을 해볼까, 내 길을 이 길로 가볼 까 하면서 계속 꿈꾸는 친구예요. 그래 서 또몽이 ‘꿈꾸고 또 꿈꾼다’라는 의미 로, 약간 비현실적일 수도 있지만 요즘 은 우리가 그런 닉네임 같은 걸 많이 쓰 는 시대니까요. 다른 친구들은 너무 튀 면 좀 어색하지만, 이 친구 이름만큼은 그렇게 지어도 좋겠다 생각했어요. 이름 짓는 게, 부담도 없고 제일 즐거운 작업 이었던 것 같아요.
성 또몽이라는 이름이 3부 제목인 ‘살고, 그리고, 또 꿈꾸며’에서 따온 ‘꿈 몽’ 자 이군요. 또 꿈을 꾸는.
조 네, 그런 의미로 지었어요. 그렇게 읽 으셨는지 모르겠지만요.
성 그러면 작가님은 처음 들으셨을 때 어 떠셨어요? 편집자님께선 ‘살고, 그리고, 꿈꾸며’라는 제목이 촌스럽다고 하셨다 는데, 이름을 들으셨을 때 어떠셨나요?
몽 ‘살고 그리고 꿈꾸며’가 촌스럽다니! 인생의 핵심인데요. 저는 그 표현이 근
고 생각했습니다.
성 앞으로도 이 필명을 쓰시나요?
까요. (웃음)
사하다고 생각해서 항상 사인할 때도 그 렇게 쓰곤 해요. 제가 좀 엉뚱한 구석이 있거든요. 생각이 막 돌아갈 때 저도 저 를 걷잡을 수 없을 때가 있는데요. 그래 서 또몽이라는 이름이 저를 잘 파악했다 고 느꼈어요. 또 새로운 일을 꾸미고, 또 새로운 책을 만들고, 또 새로운 친구를 만나고…. 저한테는 딱 적합한 이름이라
몽 책이 잘 나가면요. 여러분, 뭐든지 연 재가 계속되면 작가도 살아남는 법이니
성 그렇답니다, 여러분. 오늘 책 받으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 한 권씩 사서 주변에 선물도 하시고요. 그렇게 해주시면 다음 에도 또몽이란 이름을 쓰신답니다. 그리 고 이 책의 부제가 ‘미대생의 달콤쌉싸 름한 최후’죠. 조금 암울할 수도 있는 이 야기지만 ‘극’이라고 하셨으니 믿어보겠 습니다. 그렇다면 작가님, 한국에서 예 술가로 살아간다는 건 어떤 것 같나요?
몽 얼마 전에 친구 한 명이, 또 친구 얘기 네요. 오늘 주제가 친구인 것 같아요. 그 림도 잘 그리고 연재도 꽤 했던 친구인 데 요즘 작업을 안 하더라고요. 그래서 ‘요즘 뭐 해?’ 했더니, ‘내가 여태까지 취미를 직업인 줄 알고 살아왔더라고’ 하더라고요. 그 말이 너무 쾅, 하고 와닿 았어요. 가슴 안쪽에서 뭔가가 쿵 무너
지듯 하면서 ‘그래 맞아, 우리는 지금 취 미를 가지고 먹고살려고 너무 애써 왔었 어.’ 그런 생각이 들었죠. 지금 그 친구 는 다른 평범한 직업을 가지게 됐는데, 물론 그 일을 하면서 또 작업을 도모할 수도 있겠죠. 그 모습이 제 모습 같기도 하고요. 제가 몰랐던 제 속마음을, 어딘 가에 숨겨놨던 나를 확 끄집어낸 기분이 었어요. ‘아, 나는 취미를 직업으로 생각 하며 살아온 사람이구나, 그러려고 노력 해 온 사람이었구나.’ 미술이라는 게 그 렇잖아요.
성 첫 시작이 다 그런 편이죠.
몽 우리는 취업을 목표로 하는 과가 아니 었어요. 창업, 창업도 안 되죠. 뭘까요? 우리는….
성 창작을 하면서 그게 수익으로 연결되 면 좋은 거고, 안 되면 할 수 없고…. 그 렇게 사는 거죠.
몽 맞아요. 아니면 빨리 후원자를 구해보 세요. (웃음)
성 결국, ‘한국에서 예술가로 살아간다는 건 취미를 직업이라 생각하며 살아가는 것 같다’, 그런 말씀인 거죠. 사실 이것 도 미리 준비한 질문이긴 한데, 작가님 이 고민이 많으셨을 것 같아서요. 여기 계신 분 중에도 미래의 작가를 꿈꾸시는 분들, 특히 만화 쪽을 생각하시는 분들 이 계실 거예요. 작가님의 삶이나 작품
같아요.
라고요.
속에 나오는 것과 비슷한 모습의 예술가 의 삶, 그러니까 마감 때문에 친구도 못 만나러 가고 이런 것들을 경험하면서 살 고 계신 분들이 계실 텐데요. 두 분께서 그분들을 위해 응원의 한마디나 본인의 생각 같은 것을 말씀해 주셔도 좋을 것
몽 제 목표는요. 이 책에도 나오는데 경제 적인 독립이었어요. 집 안에서 발언권 을 얻고, 집에서 나와서 제 삶을 꾸려가 는 것. 그게 어떻게 보면 제 인생의 목표 였던 것 같아요. 그걸 위해 열심히 해왔 는데 시대가 좀 달라졌어요. 예전엔 책 표지, 삽화, 기타 등등의 여러 가지 부수 적인 일거리들이 상당히 많았어요. 근데 온라인 시대로 오면서 대부분 작가가 웹 툰 쪽으로 가게 됐고, 저도 같이 가야 하 나 하는 유혹을 많이 느꼈죠. 결국 저는 종이책에 남기로 했고, 그러면서 ‘나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고민이 많 아졌어요. 씀씀이를 줄일까, 그런 생각 도 했지만… 결국 ‘종이책으로 왜 남아 야 하지?’ 하는 질문을 많이 하게 되더
어젯밤에 오랜만에 책을 다시 한번 읽 었어요. 사실 책이 나오면 부끄러워서 한동안 못 봐요. 거울도 저런 거울이 없 어요. (웃음) 그랬는데 이 책을 쭉 보다 가 맨 마지막에 지화가 말하는 대목이 있는데,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을 지화 대 사로 넣었구나 싶더라고요. 그러니까 지 화가 한국에서 외국으로 갈 때 “다음 페 이지를 알 수 없는 이 가슴 떨림이 나는
이달의 출판만화 3월 추천작 <어쨌든 예술하고 삽니다> 북토크 21
좋아”하면서 딱 떠나거든요. 책이라는 게 저한테 그런 것 같아요. 책이 주는 그 느낌이 저한테는 인생의 느낌이랑 비슷 했던 것 같아요. 다음 페이지를 알 수 없 는, 이 두근거림. 지금 넘기고 나면 분명 히 뭔가 커다란 일이 펼쳐질 텐데 그건 지금은 알 수 없다. 그 느낌이 좋아서 늘 책을 좋아했고 만들어 왔던 것 같아요. 그래서 물론 웹툰에서도 사람들이 ‘스 크롤 내림의 즐거움을 네가 몰라서 그 래’라고 하는데, 저는 ‘넘김’의 쾌감이 좋아요. 그 넘김의 느낌은, 회화에서도 그 느낌을 줄 수가 없는데요. 그 매력에 빠져서 저는 앞으로도 계속할 것 같아 요. 종이책이 어떻게 될지 저도 모르겠 지만, 이번 책을 그린 이유도 종이책에 서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행복한 그림을 만들어보자고 생각했기 때문이거든요. 화가들과 이야기하고 그들의 그림이 전 면에 펼쳐지면서 뭔가 회화의 바다에 풍 덩 빠지는 느낌. 그것을 만화가 해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고, 우리가 생각 하지 못한 많은 가능성들을 책 페이지에 넣으면 또 뭐가 나올지는 몰라요. 그렇 지만 우리가 알지 못한 뭔가가 있을 거 라 생각해요. 그걸 찾아나가는 기쁨이 있을 거라고. 그게 기존에 나와 있는 되 는 길, 탄탄한 길, 평안한 길이 아니더라 도 우리가 남한테 갈 수 있는 어떤 길이 있을 테니까, 그걸 찾아가는 길을 누려 보자. 그런 생각을 합니다.
성 정리하자면, 예술에는 항상 시대의 조 류가 있고 그걸 따라가는 것도 하나의 방
법일 수 있겠지만요. 내가 왜 이 예술을 하고 있는지, 왜 하고 싶었는지를 계속 상기하면서 다음 페이지에 뭐가 나올지 알 수 없는 떨림을 느끼며 살아가는 것도 예술가로서 굉장히 보람찬 길이다. 그중 에서도 만화가 그런 감각을 담아내기에 참 좋더라. 이런 이야기로 들렸어요. 편집자님께서도 여러 책을 편집하시면 서 다양한 예술가분들과 작업을 해오셨 잖아요.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작가분 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되셨을 것 같 은데요. 지금 이 자리에 있는 분 중에도 만화책에 나오는 작가들처럼 예술가를 꿈꾸는 분들이 계실 수 있거든요. 그런 분들에게 한말씀 부탁드려도 될까요?
조 감히 제가 말씀드릴 수 있을까요? 잘 모르겠지만…. 사실 이 책의 처음 출발 이, 거창한 인생 이야기 말고 우리 주변 에 열심히 살아가는 ‘이웃집 예술가’를 얘기해 보자는 거였어요. 제가 어느 날 아래층과 문제가 있어서 내려가 봤더니 아래층에 그림책 작가가 사시는 거예요. 그런 식으로 정말 가까이에 있는, 미디 어의 핀 조명을 받는 유명한 사람은 아 니지만 자기 분야에서 열심히 하면서 자 기만의 삶을 충실히 채워가는 그런 예술 가들 얘기를 해보자 했었어요. ‘세상이 이렇게 가고 있으니까 나는 이런 영역에 서 작업을 해서 이렇게 돼야지’라고 계 획을 세우고 그렇게 차근차근 갈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이 책을 준비하는 과 정에서 어느 날 갑자기 대통령이 그런 것처럼 세상이 그렇게 내가 계획한 대로
만 흐르지는 않으니까요. 그러니 그냥 오늘 즐거운 일을 했으면 좋겠어요. 오 늘 즐거운 일을 하고 그걸로 나를 채워 가면 주변에 또 그런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그러다 보면 같이 좀 행복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성 두 분이 잘 맞으실 것 같아요.
조 대책이 좀 없죠.
성 근데 뭐, 우리 직종은 다 마감이 있는 직종이니까요. 대책 없어도 마감이 모든 걸 해결해 준다고 생각합니다.
소감과 끝인사
성 마지막 질문인데요. 이번 작품이 이달 의 출판만화로 선정이 돼서 많은 사람들 한테 사랑을 받고 있지만, 이제 또 새로 운 작품을 구상하고 준비를 하셔야 되잖 아요. 혹시 다음 작품으로 생각하고 계 신 게 있는지 들려주시겠어요?
몽 또몽으로요, 아니면 본명으로요?
성 또몽으로 먼저 하시죠. 오늘은 또몽으 로 오셨으니까.
몽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이번 작업을 하 면서 이야기들을 많이 덜어냈거든요. 그 러면서 ‘이제 얘네들은 세상의 빛을 못
꿔보겠습니다.
(웃음)
보겠구나, 내가 죽기 전에 얘네들이 나 올 수 있을까’ 싶었는데요. 이렇게 추천 해 주시고 여러분들도 찾아와 주시고 하 니까 그것도 또 하나의 힘이 돼요. 걔네 가 세상의 빛을 볼 수 있도록 내가 좀 다 듬어 봐야 되겠다, 용기를 갖고 또 다른 기회에 또 다른 도전을 해봐야겠다. 그 런 생각이 드네요. 여러 가지 방법을 통 해서 노력하고 또 끊임없이 새로운 꿈을
성 네. 오늘 준비했던 질문이 다 끝났습니 다. 두 분 어떠셨나요? 혹은 오늘 와주 신 분들한테 마지막으로 한말씀씩 해주 시면서 자리 마무리하려고 하는데요. 편 집자님 먼저 한말씀 해주시죠.
조 네, 샌드위치 연휴가 있는데 이렇게 오 늘 같은 날 찾아와 주셔서 정말 감사하 고요. 앞으로 창작 작업을 하실 분들도 계실 테니까 작품으로 또 만나 뵐 수 있 으면 좋겠습니다. 편집자 필요하시면요.
몽 아까 잠깐 말씀드렸던 것 같은데요. 저 는 다음 페이지에서 내가 또 무엇을 하 고 있을까, 지금은 알 수 없지만 뭔가 하 고 있다는 것 자체를 즐기고 있어요. 누 군지 모르고 사람 만나는 거 좋아하고 또 하루를 또 그렇게 해서 또 살아가는 것 자체를 즐거워하기 때문에, 여러분들 이런 자리에서 만나 뵌 걸 저는 또 많이 기억하거든요. 이렇게 어디서든 우리가 친구가 될 수 있다고요. 마음을 가라앉
이달의 출판만화 3월 추천작 <어쨌든 예술하고 삽니다> 북토크 23
히고 늘 작업을 열심히 하고 있겠지만, 정말 이렇게 연휴 전에 와주신 것 자체 도 너무 감사드려요.
성 저는 이 책이 출간되기 전에 먼저 좀 봤었어요. 왜냐하면 뒤에 보시면 알겠지 만 이 책 뒤에 서평을 쓴 사람이 접니다. 그래서 제가 오늘 여기 나온 이유도, 제 가 원래 이렇게 막 아무 데나 이렇게 다 니는 사람이 아니거든요. 그런데 이 책 으로 토크를 하고 진행자가 필요하다고 하셔서, 그럼 내가 무조건 가겠다고 했 어요. 왜냐하면 저는 이 책 보고 정말 즐 거웠거든요. 안 즐거운데 서평을 쓸 수 는 없잖아요. 저도 이제 한 마흔 정도 나 이가 되고 있는데요. 아까도 얘기했지만 친구는 필요 없다고 생각하면서 살고 있 는데, 이 작품 보면서 한 번쯤 그 생각은 들었어요. 친구가 있어서 좋은 점도 있 겠다. 그런 생각을 가지게 만드는 것만 해도 충분히 좋은 작품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 여러분들 오늘 책도 많이 사주 시고 주변에도 많이 선물해 주시고요. 그리고 본인 성향에 맞춰서 좋은 친구들 많이 사귀셔서 오래오래 평범한 삶 잘 이루어 나가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늘 토크 여기까지 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 합니다.
이달의 출판만화 3월 추천작 <어쨌든 예술하고 삽니다> 북토크 25
참여자
진행자 정다빈 (SideB PD, 이하 정) 게스트 김해인 (문학동네 편집자, 이하 김) 박 사 (북칼럼니스트, 이하 박) 만리포 (작가, 이하 만) [영상 출연] 기록 최윤주 (만화평론가)
이달의 출판만화 6월 추천작 <돈덴> 북토크
이달의 출판만화 6월 추천작 <돈덴> 북토크 27
정 오늘 이달의 출판만화 6월의 추천작 <돈덴> 북토크를 들으러 와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일단 저희 소개를 먼저 하고 들어가면 좋을 것 같은데, 저는 오늘 모 더레이터를 맡은 정다빈이라고 합니다. 사이드비(SideB)에서 PD로 일하고 있 고, 유튜브에서는 팟캐스트 만화 클래식 진행자를 맡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출 연해 주신, <돈덴> 편집을 맡아주신 문학 동네 김해인 편집자님도 소개를 한번 드 리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김 저는 문학동네에서 만화를 편집하고 있는 김해인 편집자라고 하고요. 기획부 터 편집, 출판까지 도맡아서 하고 있다 보니 오늘은 <돈덴> 북토크까지 하러 왔습니다. 반갑습니다.
정 네, 그리고 이달의 출판만화 추천위원 을 맡고 계신 박사 북칼럼니스트님도 소 개를 한번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박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는 박사라 고 하고요. 이게 본명입니다. 성이 박이 고 이름이 사예요. 북칼럼니스트로 활동 하고 있고요. 사진, 글, 방송을 통해 여 러분께 책을 소개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 다. 이렇게 아주 강렬한 작품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에 초대해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어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입니다.
정 네, 그래서 말씀드린 것처럼 오늘은 만 리포 작가님의 <돈덴>을 가지고 저희가 함께 얘기를 좀 해보려고 하는데요. 이 <돈덴>이라는 작품, 보신 분들이 더많을것 같긴 하지만 혹시나 안 보신 분들 이 계실까 봐 먼저 작품 소개를 하고 들
<돈덴>이라는 단행본에는 <돈덴>과 <13살의 공산주의>라는 두 편의 만화, 그리고 <미지의 세계> 등 다양한 만화 를 연재해 오신 이자혜 작가님과 만리 포 작가님의 대담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도대체 평범할 수 없는 여자들이 겪게 될 모든 다이내믹, 가장 진실한 ‘내 이야 기’를 그리는 새로운 좌표”라는 멋진 카 피와 함께 혜성처럼 등장해서, 한국일보 25년 5월 둘째 주 미디어 추천 도서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또 말씀드린 대로 이달의 출판만화 6월의 추천작으로도 선정된, 신인 작가님의 첫 번째 단행본
두 편의 수록작 중 첫 번째는 표제작 <돈덴>인데요. 만리포 작가님이 일본에 서 생활하시면서 겪은 일들을 다룬 자전 적 작품입니다. 제목의 ‘돈덴’은 일본어 로 연회장의 배치전환 작업을 의미하는 ‘돈덴가에시’에서 따온 연회 업계 은어 라고 합니다. 이 <돈덴>에서는 애니메 이터가 되기 위해 한국에서 일본으로 건 너간 ‘인찬’이라는 화자가 연회장 아르 바이트 노동자로 일하면서 자신의 약자 성, 타자성, 소수자성을 체감하는 이야 기가 담겨 있어요. 성욕만 왕성하고 미
래는 뒷전인 상태에서, 하루하루 깜부기 불 같은 날들을 보내며 직접 체험한 이
잘 지내고 계신가요
야기를 그리고 있고요. 일본이라는 멀고 만 안녕하세요. 만리포입니다. 북토크에 도 가까운 나라에서 뚜렷이 자신을 만 난 인찬이, 그 시간을 만화로 그려보자 고 결심한 시간들을 체험할 수 있게 하 는 작품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작품 <13살의 공산주 의>는 픽션이에요. 제목처럼 자기를 공 산주의자라고 칭하는 초등학교 6학년 주인공 ‘박감사’라는 친구의 이야기입니 다. 그녀에게 공산주의란 ‘어느 누구도 특별하지 않다’는 걸 의미하고요. 그래 서 감사는 ‘황요석’이라는 이름의, 아버 지 밑에서 일하는 황 실장이 상사의 딸 인 자신에게 화내지 않는 걸 마음에 들 어 하지 않습니다. 그런 감사에게 황 실 장, 그리고 아버지의 비밀과 관련된 사 건이 발생합니다. 이 만화는 그 사건 이 후의 시간을 통과하면서 감사의 삶이 어 떻게 자라왔는지, 또 감사는 그 사건을 어떻게 받아들이게 되었는지를 첨예하 게 그리고 있습니다. 아직 안 보신 분들은 대략 이 정도의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들어주시면 될 것 같고요. 오늘 이 시간은 제가 준비한 질 문을 토대로 두 분과 함께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될 예정 입니다. 그런데 그전에, 만리포 작가님 이 현재 일본에 계셔서 오늘 자리에 함 께하시진 못했지만 여러분께 인사를 보 내고자 짧은 영상을 준비해 주셨어요. 그 영상 한 번 보고, 본격적인 질문을 시 작하려고 합니다.
아쉽습니다.
로 가득 차 있습니다.
미지.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참여하지 못해서
최근에 <디트랜지션, 베이비>라는 책 을 재밌게 읽었는데 작가가 시스젠더 이 혼녀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고 썼더라고 요. 그걸 보고 제 타깃 독자분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생각했습니다. 저는 펨섭 바 이 여성입니다. 현재로서는 사회주의자 이고 페스코 베지테리언입니다. 불만으
이러면 사람들과 깊게 친해지고 친구 무리를 만들게 되기보다는 수많은 사람 들과 스쳐 지나가는 관계만 거듭하게 됩 니다. 예를 들어 아주 사적인 부분에서 까지 진보적인 데모꾼 친구라면 저와 정 치 성향을 통해 가까워지더라도 저와 남 자 친구의 나이 차이보다 저와 남친 자 식의 나이 차이가 덜 난다는 걸 알면 저 를 기피하기 시작하는 거죠. 또 제가 한 국인이어서 관심을 갖고 다가왔던 친구 도, 제가 일본의 쿠르드 난민들을 응원 한다는 걸 알면 떨어져 나간다든지요. 모처럼 변태 친구를 사귀었는데 채식주 의자를 싫어할 수도 있습니다. 혹자는 어차피 떠나갈 사람들이었다고 하겠지만 그래도 데미지가 남습니다. 데
제 만화를 관심 있게 읽어주신 분들도 자기를 이루는 요소를 전부 들키면 친구 나 가족을 잃을 수 있는 분들이 아닐까 추측합니다. 애매모호한데 어디서도 중
이달의 출판만화 6월 추천작 <돈덴> 북토크 29
립은 못 지키는 사람들이요. 여러분은 정체성을 3분의 1씩만 드러 내면서 잘 지내고 계신가요? 전 앞으로도 만화와 다른 일을 병행하 면서 살 생각인데 절 감추지 않고 지내 려면 직업을 바꿔야겠단 생각이 들어서 천천히 준비를 하려고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성질이 다른 사람들이랑 어울리지 않겠다는 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나를 받아들여달라고 호소하면서 지내 긴 할 것입니다. 이직 준비하면서 또 애 매한 정체성을 주렁주렁 단 사람들이 나 오는 차기작을 만들겠습니다. 왜 사적인 일은 사적인 일로 숨겨두고 지낼 수 없 을까요? 숨어있다 보면 사람들이 내 앞 에서 내 욕을 하게 되기 때문이겠죠. 여러분과 제가 다 들키고도 잘 지낼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또 만납시다.
<돈덴>이요? 벼락 맞은 기분이었어요
정 천천히 질문을 드리면서 시작을 해보 자면, 이 작품이 일단 이달의 출판만화 6월 추천작으로 선정이 되었어요. 최인 수 추천위원님께서 선정을 해 주셨는데 요, 추천평에 따르면 “정돈된 서사 대신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게 많은 분이 모여주실 만큼 많은 관심 을 받고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우선 이 작품 어떻게 보셨는지 박사님께 서 얘기를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박 아마 작품을 보신 분들은 모두 공감하 시겠지만, 굉장히 강렬한 작품이죠. 강 렬하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일 수 있고 요. 또 하나의 특징은, 아주 과감한 솔직 함이라고 얘기할 수가 있는데요. 이게 자전적인 이야기라고 하잖아요. 경험과 욕망을 정말 툭툭 던지듯 보여주고 있다 는 느낌이 듭니다. 그런데 이게 불친절 합니다. 작품 자체가 좀 불친절하기 때 문에 사실 빈틈이 많은데요. 그 빈틈을 통해서 사람들이 상상력을 발휘하게 되 거나 아니면 나의 욕망은 어떠한가라는 것을 작가의 욕망과 비교해서 보게 되 는, 어떤 여백들을 주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니까 자신의 욕망 을 좀 돌이켜보게 되는 거죠. 저 같은 경우는 이 책을 읽으면서 좀 세계가 넓어지는 경험을 했는데요. 모든 독서가 세계를 넓혀주긴 하죠. 그렇지만 보통은 지식을 통해서 넓어지게 하는데, 이 작품은 정말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살고 있다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하게 하는, 그런 작품이
마조히스트의 기운마저 느껴지는, 가장 정 네, ‘여백을 통해서 나를 확인하게 한 진실한 여자의 ‘내 이야기’ 속 날것 그대 로의 감정과 내면을 시처럼 묘사한다” 라고 평을 해 주셨더라고요. 오늘 이렇
다.’ 확실히 이 작품을 보면, 굉장히 특 수성에 속해 있는 화자의 이야기에 집중 하게 되지만 한편으로는 내 이야기를 하
고 싶어지기도 하는 작품인 것 같은데 요. 그래서 해 주신 말씀이 아주 공감되 었습니다. 직접 편집하신 해인 님께서는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합니다.
김 음, 저는 너무 많이 봐서…. 어떤 감 상인지는 조금 일반 독자분들과는 다 를 것 같은데요. 제가 맨 처음 이걸 봤던 게 2024년, 지금이 25년이니까, 2024 년 1월이 되자마자 작가님이 이 만화를 SNS에 올리셔서 보게 됐어요. 그때 올 리시면서 했던 말씀이 ‘일본에서 산 1년 을 담았다’는 소개랑 ‘만화 좀 봐주세요’ 라는 당부의 말이었거든요. 그래서 읽게 되었는데요. 제가 <돈덴>을 어디 가서 이야기할 때 마다 늘 하는 이야기가 있어요. 항상 하 는 이야기인데 ‘벼락 맞은 기분이었다’ 고 늘 얘기해요. 한 사람이 뭔가 살아가 고 있는 그 느낌, 생활감이 정말 크게 느 껴지면서 대사나 시적인 내레이션에 굉 장히 압도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그 유명한 만화 짤 중에, ‘너무 좋아요. 좋은데… 이렇게까지 좋아도 되나?’ 하 는 그림이 있어요. 저도 ‘이렇게까지 솔 직한 건 좀 그렇지 않나’ 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너무너무 좋았거든요. 그래서 아 까 박사 칼럼니스트님도 말씀하셨는데, 만화가 되게 불친절해요. 작가님은 ‘만 화 좀 봐주세요’라고 호소를 하셨지만, 사실은 굉장히 불친절하게 ‘내 만화 봐 라’ 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그런 어 떤 저돌성과 터프함에 반해서 작가님한 테 바로 메일을 보냈어요. 작가님 만화
를 너무 잘 보았다고. 그런데 작가님이 며칠 동안 메일을 안 읽으셔서 그때 막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거든요. 다행히도 아는 분을 통해서 작가님께 제발 메일을 읽어달라고 부탁을 드렸고, 무사히 메일 수신 확인이 되어서 저희가 만나서 계약 을 하고, 새로운 단편 하나를 더 그려서 책을 내자는 약속을 했습니다. 그때 약속을 할 때, 작가님이 총 3개의 이야기를 그리고 싶다고 하셨는데요. 하 나는 아까 영상에서도 이야기 나온 대로 작가님이 채식 생활을 아주 오래전부터 하셨어요. 중학교 때부터 채식을 하셨다 고 하셨거든요. 지금은 채식이 워낙 많 은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로도 받아들 여지지만 그렇지 않았던 시절에 채식을 했던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하셨고요. 다른 하나는 남자 주인공 이 야기인데, 그 남자 주인공이 패션에 대 해 아주 고뇌하는 이야기가 또 하나 있 었어요. 그리고 마지막이 <13살의 공산 주의>였는데, 그 작품을 완성함으로써 <돈덴>과 함께 두 개의 단편이 실린 단 행본으로 여러분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정 네, 편집자님도 처음 봤을 때 ‘이렇게 솔직해도 되나’ 생각하셨다는 게 재밌네 요. 원래 두 번째 질문으로, 이 책이 단 행본으로 나오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었 는지 여쭤보려고 했는데 이미 답변을 해 주셨어요. 그래서 비슷한 내용으로 또 질문을 드리면 좋을 것 같은데요. 방금 말씀해 주신 것처럼 이 작품의 표 제작 <돈덴>은 단행본으로 나오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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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의 SNS와 오픈 플랫폼 ‘포스타 입’을 통해 먼저 공개가 되었어요. 저 역 시 단행본이 나오기 전에 SNS에서 만리 포 작가님 작품을 처음 보고, 되게, 진짜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는데요. 웹에서 봤을 때랑 단행본으로 봤을 때 느낌이 달랐어요. 처음 봤을 때도 충격이었지
을까 하는 생각은 들었어요.
지만 책이라고 하는 것, 종이책이라는 건 결국 산업이 결부되기 때문에 좀 더 보수적이라고 할 수가 있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이 자유로움이 출판 형태로 나 왔을 때는 더 충격적으로 느껴지지 않았
만, 단행본으로 다시 봤을 땐 진짜 번개 정 네, 저도 먼저 본 게 웹이라고 했는데 를 맞는 듯한, 번쩍번쩍한 충격이 정말 강했거든요. 박사님께서는 이 작품을 단 행본으로 먼저 보셨는지 아니면 웹에서 보셨는지도 궁금하고요. 만약에 웹으로 는 안 보셨다면, 보셨다면 어땠을지 그 얘기도 한번 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박 네, ‘만약에’라는 말씀대로 안 봤습니 다. (웃음) 저는 아쉽게도 웹으로는 못 보고 책으로만 보게 됐는데요. 사실 웹 에 있는 작품이 책으로 출판됐을 때는, 보통 굉장히 좀, 뭐라고 해야 될까요. 밀 도가 떨어지는 느낌을 받게 되기가 쉽거 든요. 아무래도 지면 자체의 사이즈 차
<돈덴>의 색
요. 두 편을 연달아 봤을 때 충격이 더컸던것 같아요. 또 한편으로는 웹에서 봤 을 때는, 저는 트위터에서 봤는데요. 트 위터는 이미지가 네 장씩 올라가잖아요. 그리고 올라가는 이미지가 아무래도 지 면보다 작다 보니까, 조금 조금씩 크롭 되는 부분들이 있거든요. 근데 그걸 양 면으로 동시에 봤을 때 오는 충격이 상 당히 강렬했던 걸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도 있는 거고요. 근데 방금 ‘책으로 나 정 <돈덴>의 강렬한 부분들이 아마 내용 온 게 더 충격적이었다’ 이런 말씀을 하 셔서, 편집을 굉장히 잘하셨거나 어떤 남다른 차이가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은 들었어요. SNS 같은 경우는 아 무래도 조금 더 자유롭게 자신을 표출하 는 경향이 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자 신의 이야기를 올릴 때도 SNS에 올릴 때는 이 이야기가 좀 더 개인적일 수 있 겠다고 하는 마음가짐으로 읽게 되는 부 분이 있으니까요. 그래서 충격이 좀 덜 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하
자체에도 있겠지만 저는 작화에서도 많 이 나온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만리 포 작가님의 화풍에 관해서도 얘기해 보 면 좋을 것 같은데요. <돈덴>에서 처음 시작되는 장면이, 한여름에 일터에서 생 리하는 인찬이에요. 남색 유니폼을 입 고 있고 배경은 빨간색으로 나와 있잖아 요. 굉장히 강렬한 색을 쓰고 있는데, 또 작가님 화풍을 보면 선은 아주 섬세하고 얇은 편이란 말이죠. 그래서 이 선명한 색과 가늘고 섬세한 선의 조합이 이 만
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상당 부분 담 고 있다고 저는 생각했어요. 이런 작화 가, 제가 생각했을 때는 좀 예쁜데요. 그 래서 한편으로는 굉장히 첨예한 얘기를 담고 있는 동시에, 그걸 독자들한테 잘 전달할 수 있는 형식이라고도 생각했어 요. 두 분은 <돈덴> 작화를 보시고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김 작화만 봤을 때는, 일단 시작하는 부분 부터 저는 너무 좋았어요. 생리 이야기 를 하면서 시작하는데요. 인찬이 옮기는 의자 다리가 피로 물들어 있거든요. 그 런 장면으로부터 시작을 하는 것이 역시 나 불친절하고, 터프했다. (웃음) 그래서 굉장히 좋았어요. 그리고 그림의 선들이 굉장히 성글고, 채색이 더 필요한 부분 도 되게 많고, 전반적으로 좀 듬성한 느 낌이긴 한데요. 단행본을 엮을 때 편집 부에서 그런 이야기도 했거든요. 조금 더 작화를 보완해 보면 어떻겠냐고요. 그런데 저는 별로 그러고 싶지 않았고, 그렇게 하지 않아도 충분하다고 생각했 어요. 왜냐하면 그대로 두는 쪽이 굉장 히 자유로워 보이기도 하고, 속 시끄러 운 인찬의 마음속 같아서 아주 잘 어울 린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제일 좋아하는 포인트가 요. <돈덴>을 읽으면 작가님 말투가 상당 히 여러 가지로 나와요. 일반적으로 사람 들과 대화할 때는 평범한 말투인데요. 이 를테면 25쪽에 보면은, “성욕만 왕성하 고 미래는 뒷전이고 향상심은 이제 거의 깜부기불같이… 자기 샴푸 냄새에 성욕
꼈습니다.
이 일어나는 것을 느끼며 출근”이라는, 굉장히 시적이고 노랫말 같기도 한 내레 이션이 나와요. 그리고 25쪽부터 27쪽 까지는 선이 거의 없고, 유화로 그린 듯 한 작화가 이어지거든요. 또 33쪽에서는 “나 왜 이렇게 고맙지? 사실 뺨을 쳐주길 바라고 있다”, 34쪽에서는 “저는 취향이 분명합니다. 뺨, 목, 엉덩이 외에 다른 부 위를 맞는 건 싫어합니다!”라고 나오고 요. 작가님의 내밀한 성 취향을 고백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 장면들 역시 비슷한 풍 의 유화 작화로 그려져 있어요. 누군가에 게 자신의 비밀을 밝힐 때, 아니면 ‘나 이 런 거 좋아해’라고 솔직하게 선언할 때는 채색이랑 작화가 휙휙 바뀌면서 분위기 까지 같이 전환되는데요. 그게 이 만화 < 돈덴>에서 인찬이가 보여주는 굉장히 다 양한 정체성과 잘 맞물리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작화 부분에서도 아주 경쾌하고 자유롭고 좋았습니다. 그리고 만화적 연 출에 있어서도 한 가지 얘기를 하자면, 대사들이 굉장히 여기저기 흩뿌려져 있 어요. 너무 흩뿌려져 있어서 규칙성이라 는 게 별로 없어요. 제가 만화 독자로서 만화를 읽을 때나 편집자로서 편집할 때 나,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시선 이동이나 문법 같은 게 좀 안 통하는 만화였던 거 죠. 그래서 만화가 굉장히 자유롭다고 느
정 네, 그래서 다양한 말투만큼이나 다양 한 작화를 구사하실 수 있다는 점도 저 는 큰 장점으로 느껴졌던 것 같아요. 박 사님은 어떻게 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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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네, 그렇죠. 한편으로는 여러 가지 그 림 재료의 재질을 굉장히 잘 살렸어요. 아까 말씀하셨듯이, 일단은 펜화에다가 색칠을 하는 게 주를 이루고 있지만요. 유화 물감을 살린다든가 색연필화 같은 느낌, 혹은 사인펜으로 칠한 것 같은 그 런 질감들까지도 굉장히 잘 살려서 표현 하고 있어요. 이를테면 회사에 들어갔을 때는 이런 화풍, 일상에서는 이런 화풍, 딱 떨어지는 건 아니지만 대신 그 흐름 을 따라서 ‘아, 이건 이 사람의 욕망 이야 기구나’, ‘이건 회상의 이야기구나’ 하는 식으로 따라갈 수 있게 그런 부분을 자 유롭게 쓰고요. 책 페이지를 찢어서 넣 는다든가, 사진을 직접적으로 끼워 넣는 다든가 하는 식의 파격들도 자유롭게 쓰 고 있어요. 이분이 이 작품을 쓰시면서, 아까 말씀하셨듯이 우리가 보통 익숙해 져 있는 ‘만화적인 문법’들과는 상관이 없고, 실제로 어떤 재료를 쓰거나 하는 데 있어서도 거의 경계가 없고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이러한 형 식상의 자유로움이 내용적인 자유로움 하고도 굉장히 잘 맞는 면이 있었죠. 그런데 지금 얘기를 들으시다 보면 ‘사 진도 쓰고, 재질도 다양하게 쓰면 작품 의 통일감이 떨어지는 거 아닌가?’하는
습니다.
이 좀 들었어요.
이 작품이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조악 하다’거나 ‘통일성이 떨어진다’는 인상 을 주지 않게 만드는 부분이 있는 것 같
그리고 저는 개인적으로, 보다 보면 등 장인물들의 얼굴에서 흰자위 부분을 파 란색으로 칠한 게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이게 참 흔치 않은 방식인데요. 보통 웹 툰 같은 경우는 눈동자 색을 바꾸기는 하잖아요. 흑발, 적안 이런 식으로. 근데 이건 눈동자 색이 아니라 흰자위 부분을 파란색으로 칠하고 있어요. 그래서 어떤 효과를 노리신 걸까 고민을 해봤는데요. 작품에서 오키나와인을 만났을 때 그 오 키나와인의 눈빛, 광채에 대해 언급하는 장면이 나오거든요. 그걸 읽고 나니까 ‘아!’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뭐냐면, 이 사람들이 약간 눈에 광채가 있는 느 낌이 들면서 모두가 약간의 광기를 갖고 있다는 느낌을 준달까요. 그러니까 주인 공뿐만 아니라 그냥 스쳐 가는 인물들조 차도 각자의 내면에 어떤 광기 같은 걸 가지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데요. 이 눈 의 흰자위를 파란색으로 채색한 연출을 통해 의도한 게 아닌가, 저는 그런 생각
의구심을 가지실 법합니다만, 실제로 통 정 저도 광기는 느꼈는데, 그게 어디서 나 일감이 떨어지지는 않거든요. 제가 볼 때 그게 가능했던 것은, 색깔을 굉장히 잘 쓰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아 까 첫 장면에서의 빨간색 배경과 어떤 강렬한 색감에 대해 말씀을 하셨는데요. 전반적으로 색감을 아주 잘 쓰고 있어서
기분이 듭니다.
오는 걸까 궁금했었거든요. 말씀해 주신 눈동자 색 얘기를 듣고 나니까 납득되는
솔직함은 기술이에요
정 저희가 지금까지는 단행본이나 만화의 형식 같은, 어떻게 보면 전체적인 틀을 돌아보는 질문들을 드렸는데요. 이제 본 격적으로 내용에 관련된 질문을 드리고 싶어요. <돈덴>에는 자전적인 이야기인 표제작과 <13살의 공산주의>라는 픽션 이 함께 수록되어 있어요. 저는 두 작품 이 픽션과 논픽션으로 구분된다 해도, 어느 정도 닮은꼴이라고 느껴졌어요. 그 래서 연달아 읽었을 때 이 ‘감사’라는 친 구의 이야기가 또 다른 ‘인찬’의 이야기 처럼 느껴지기도 했고요. 인찬과 감사라 는 화자가 작품 속에서 굉장히 다양한 주제들에 대해서 말하는데요. 섹스, 여 자, 정치, 타인과의 관계 등 서로 연결될 수밖에 없는 주제를 이야기하고 있거든 요. 그래서 두 분은 혹시 그런 다양한 주 제 중에서 어떤 주제에 조금 더 집중해 서 보셨는지 궁금합니다.
김 일단은 인찬이랑 감사가 좀 비슷하게 느껴진다고 하셨는데요. 작가님이랑 저 도 표지 시안을 여러 개 잡을 때 둘이 표 지에서 만나는 시안을 잡자는 이야기도 사실은 한 번 했었어요. 근데 결과적으 로는 호텔에서 일하고 있는 인찬이가 열 쇠를 줍는 듯한 일러스트가 표지를 장식 하게 됐죠. 그렇지만 아마 비슷하게 느 끼셨을 것 같아요. 저희도 그 둘을 표지 에서 스쳐 지나가게 하고 싶었던 생각이 있었으니까요.
이제 질문으로 돌아가서 제가 가장 집 중해서 본 정체성이 있다면, 그건 인찬 이가 일본이라는 멀고도 가까운 나라에 서 외국인 노동자로 일하고 있다는 거였 어요. 인찬이는 1년이지만, 제 친구 중 에도 도쿄에서 10년 넘게 외국인 노동 자로 살아온 친구가 있거든요. 그래서 그 지점이 저한테는 좀 더 크게 다가왔 던 것 같아요. 얼마 전에 그 친구랑 얘 기를 나눴던 건데요. 일본은 워낙 지진 이 잦다 보니까 호텔에서 자고 있을 때 조금만 경보가 울려도 다 대피를 하거 든요. 그런데 한 번은 친구가 경보가 울 린 뒤 대피하는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 이 있었다고 해요. 그리고 그때 이런 생 각을 했대요. ‘내가 한국인이라서 지금 나한테 이러는 건가?’ 그 친구가 일본에 서 10년을 넘게 살고 있는데도, 아직도 자기가 이방인이라는 느낌을 받고 있다 는 거예요. 그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되 게 안 좋았거든요. 아까 수상 소감에서 도 나왔지만, 사람이 계속해서 배척당하 는 기분을 느끼고 살면은 ‘데미지’를 입 을 수밖에 없으니까요. 아마 그런 이유 로, 저도 인찬이의 외국인 노동자 정체 성에 몰입을 많이 한 것 같아요. 작품 속에서도 인찬이가 오키나와 할 아버지에게 동질감을 느끼지만 할아버 지가 딱 선을 긋잖아요. “아가씨가 말하 는 영스증이란 건 영수증이겠지?” 하고 발음으로 살짝 꼽을 주는 거죠. 그런 이 야기를 들으면서 인찬이가 ‘아, 나만 혼 자 동질감을 느끼고 있었던 거구나’ 하고또한번 데미지를 입는 장면이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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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데요. 그걸 보면서 ‘아, 인찬이가 참 1 년이지만 일본에서 얼마나 힘들게 살았 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또 만화 맨 앞부분을 다들 기억하실지 모르 겠는데, 일본에서 살면서 동료들한테 배 운 단어들을 나열하잖아요. 센누키, 병 따개, 숏파나, 맨 처음, 후데오로시, 아 다 떼기…, 이런 단어들을 동료들한테 배웠다고 하면서요. 근데 그런 단어들은 한국에서 일본어 교재 보고 공부한다고 해서 배울 수 있는 단어들이 아니라 현 지에서 살아가며 부딪히면서 얻게 되는 단어들이잖아요. 그걸 만화의 맨 앞에 실었다는 건 작가님이 인찬이의 이방인 정체성을 가장 먼저 보여주고 싶었기 때 문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정 박사님은 어떠셨나요?
박 저는 사실, 일단은 약간 착각을 했었어 요. 뭐였냐면, <돈덴>의 맨 마지막 부분 까지 쭉 보다 보면 이 작가의 남자에 대 한 시각이 나온단 말이죠. 그러니까 마 르고 약간 신경질적인 인상이라고 해야 되나요? 그런 남자에 대한 취향이 나오 는데요. <13살의 공산주의>도 보면 13 살짜리 소녀가 나오잖아요. 그 소녀가 38살 먹은 자기 아버지의 부하, 황 실장 을 떠올리면서 자위를 하는 것 같은 장 면이 나오고 그 뒤에 황 실장의 섹스 장 면이 나와요. 저는 처음에 그게 주인공 인 감사와의 관계인 줄 알았어요. 13살 짜리 소녀와 38살짜리 아버지 부하와의 관계는 너무 파격적인 전개잖아요. 그래
였어요.
정 그래서 닮은꼴이 나오는….
서 약간 충격을 받았고, 그때 들었던 생 각이 ‘이 감사도 그렇고 앞의 박인찬도 그렇고, 남자 취향이 똑같구나’라는 거
박 네, 그래서 닮았다고 느꼈는데요. 읽다 보니까,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요. 13살 소녀와의 관계는 아니었더라고요. 그 소 녀가 황 실장에 대해 약간 짝사랑의 감 정을 느끼긴 하지만 나중에 실연당했다 고 이야기하는 식으로 마무리가 되죠. 그래서 저는 이 아주 굳건한, 소나무 같 은 남자 취향이 두 작품의 공통점이 아 닐까 하는 생각을 좀 했고요. 그리고 인상적이었던 부분은요. 아까 도 잠깐 언급하셨지만, 작가가 자신의 SM적인 취향을 고백합니다. 살짝 맞고 싶다고 고백하면서 이런 얘기를 하죠. 이런 생각을 기록으로 남겼다가, 나중에 이와 흡사한 폭력 사건에 휘말렸을 때 불리한 증거로 쓰이면 어쩌나 걱정을 해 요. 그러면서 박인찬이 이렇게 얘기를 해요. “하지만, 판사! 저는 취향이 분명 합니다. 뺨, 목, 엉덩이 외에 다른 부위 를 맞는 건 싫어합니다! 얼굴에 상처 남 는 것도 싫어하고, 일주일 이상의 전치 기간을 뽑는 엉덩이 폭행을 배격합니다. 아직은…” 사실 저는 이 장면을 보면서 요. 작가의 여러 특징이나 취향이 저와 는 조금 거리가 있지만, 창작자로서는 너무 공감이 가는 거예요. 왜냐하면 이 작가는 자신의 생각, 욕망, 경험들을 굉
장히 충실하게, 아주 솔직하게 털어놓 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여전히 창작자로 서의 망설임이 있는 거죠. 작품 뒤편 대 담에도 보면 그런 이야기가 나와요. 이 자혜 만화가와 함께 ‘자전적인 이야기를 할 때 주변 사람들의 에피소드를 어떻게 하느냐’ 이런 고민을 나누기도 합니다. 사실 창작자 입장에서는 내가 발표하는 이 이야기들이 나중에 나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있다는 생각을 어쨌든 암묵 적으로는 할 수밖에 없다는 거죠. 그 생 각을 모든 창작자들이 할 텐데, 이분은, 그것에 대해서마저도 솔직하게 이야기 를 하고 있는 거예요. 그게 어떻게 보면 거침없이 질주하다가 멈칫하는 순간일 수도 있는데 그 멈칫하는 순간마저도 어 떤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거죠. 그래서 이분의 솔직함은 처음부터 끝까 지 진짜로 일관되구나, 그런 생각을 하 면서 봤습니다.
정 솔직함에 집중해서 이야기해 주셨는데 요. 그 부분이 재밌었어요. 사실 저를 제 외한 두 분은 창작 활동이라는 걸 하고 계시고, 그 결과물이 이미 세상에 나와 있는 상태잖아요. 해인 님은 이 창작자로 서의 솔직함에 대해서 어떻게 보셨는지 좀 연계해서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김 픽션 말고, 그러니까 에세이라고 하죠. 자기 경험이나 인생을 토대로 뭔가를 쓰 거나 그리거나 하는 창작물을요, 문학에 서도 그런데요. 이상하게도 뭔가 좀 시
인들이 천상계처럼 읽히고, 그다음이 소 설 쓰시는 분들, 그다음이 비평하시는 분들, 그다음이 이제 에세이 쓰는 분들, 약간 이런 식이에요. 자기 이야기를 쓰 는 게 그렇게까지 높은 평가를 받지 못 한다는 생각이 드는데, 저는 그게 좀 이 상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자기 이야기를 남들에게 보여주는 거, 진짜 자기 목소 리를 내는 거는 굉장히 어려운 일이잖아 요. 그걸 또 남들을 설득시킬 수 있는 이 야기로 가공하는 것도 정말 어려운 일이 고, 그 과정에는 자기 말투가 있어야 되 거든요. 에세이 쓰는 사람들이 그 말투 랑 기술을 벼르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 에요. 만리포 작가님도 작가님 특유의 말투가 있어요. 말투라든지 글투가 있단 말이죠. 얼핏 보면 그냥 솔직하게 전부 다 이야기한 것 같아도, 사실 사람들이 볼 수 있는 방식으로 ‘내가 이런 걸 겪었 고 이런 걸 느꼈다’는 걸 열심히 벼르고, 기술적으로 드러낸 거죠. 그런 의미에서 작가님은 진짜 용기 있는 창작자고, 좋 은 작가다. 그런 생각을 <돈덴>도 그렇 고 <13살의 공산주의자>도 그렇고, 편 집하면서 정말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정 자기 이야기를 하는 게 진짜 어렵다는 데 공감을 하고요. <돈덴>이라는 만화가 사실은 본인의 이야기를 끌어내는 이야 기이기도 하지만, 이 만화를 보신 여러분 들도 다양한 생각을 하셨을 것 같아요. 저는 그걸 한번 공유해서 듣고 싶은 마음 도 있거든요. 그래서 조금 있다가 질문
이달의 출판만화 6월 추천작 <돈덴> 북토크 37
시간이 있을 텐데, 그와 관련된 질문을 주셔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요. 방금 얘기하면서 만화에 실린 대담 이 야기도 나왔는데요. 이 만화는 본편뿐 아 니라, 마지막에 실린 이자혜 작가님과 만 리포 작가님의 대담도 많은 사람들한테 회자되는 것 같아요. 문학동네 만화 편집 부에서 출간되는 한국 작가 작품 중에 작 가 코멘트나 후기 같은 걸 싣는 경우가 꽤 많은데 그중에서도 이번 ‘대담’이라는 형식은 특히 좀 눈에 띄었어요. 두 편의 단편집만으로 마무리하지 않고 대담을 실으신 이유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김 작가님이랑 출간 전에 미팅을 딱 한 번 했었는데요. 그 한 번의 미팅 때, 다른 작가님들과 여러 번 미팅했을 때랑 견줄 만큼 그날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 요. 아까 작가님이 채식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었죠. 그렇게 어릴 때부터 나는 동물들을 섭취하지 않고 채식을 해 야겠다고 결심하셨던 거죠. 중학교, 그 러니까 15살 때부터 채식을 하셨다더라 고요. 저는 중학생 때 채식이 뭔지도 몰 랐거든요. 그런 결심을 할 수 있었던 사 연이라든지, 그 외에도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이분이 겪은 바도 아주 많고 생 각하고 있는 것도 엄청 많다는 걸 느꼈 어요. 그리고 그걸 표현할 수 있는 방식 을 꼭 만화가 아니더라도 정말 다양하 게 갖고 있는 사람이라는 느낌도 받았고 요. 그게 에세이여도 되고, 아니면 그냥 누군가와 나눈 대화여도 되니까 만리포 라는 사람의 말과 행동을 보여줄 수 있
생각도 들어요.
구절이 있으실까요?
는 형식이나 구성이 책 속에 더 많이 포 함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 래서 각 단편 끝마다 2페이지에서, 많게 는 4페이지 정도까지 작가의 단편 후기 가 실렸는데요. 제가 단순히 작업 후기 를 싣는 게 아니라 짧은 산문을 쓴다는 느낌으로 써달라고 말씀을 드렸어요. 그렇게 수록하게 된 글들 중에서도 인 상 깊은 게 저는 정말 많았는데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문장 중 하나가, “나는 풀이 덜 먹은 사람의 아집으로, 만약 진 상 손님이 거하게 시비를 건다면 그 앞 에서 바로 무릎을 꿇고 머리를 박아주 마, 하고 벼르기도 했다.” 이 문장이에 요. 이걸 읽고 있으면, ‘작가님이 이런 터프한 생각을 갖고, 제복을 입고, 먼 나 라에서 일하고 있다’, 그런 상상을 하게 되잖아요. 그러면 저도 약간 강해지는 기분이 들고, 좀 과격하게 살고 싶다는
밑줄 그은, ‘여자’의 문장들
정 저도 대담과 짧게 실린 에세이 모두 굉 장히 재미있게 읽었는데요. 그러면 박 사님은 혹시 그중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 이나, ‘이 부분은 진짜 재미있었다’ 하는
박 네. 저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이걸 읽으면서, 오히려 이분의 만화를 조금 더 이해하게 되는 부분들이 많이 있었어
요. 사실 ‘작가는 작품으로 이야기해야 한다’라고 하면서 자기 작품에 대해 이 렇게 풀어서 이야기하는 걸 약간 터부시 하는 분위기도 있긴 하죠. 그렇지만 독 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작가가 해설을 해 주는 게, 특히 이런 만화일수록 오히려 더 친절하다는 생각을 하게 돼요. 저는 이 대담에서 딱 한 구절, ‘정말 여 기는 너무 줄을 치고 싶다’라고 생각했 던 구절이 있었어요. 209페이지를 보시 면 ‘여자들은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 을 할 수 없다고들 생각한다. 그런데 여 기서 말하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 은 보통 체제 순응적인 판단을 의미한 다.’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이렇게 말합 니다. “제게 있어 진정한 합리적 판단이 란 자기 이익과 공동체의 이익이 맞물리 는 지점을 노리는 판단입니다.” 이 문장 을 읽으면서, 이게 어떻게 보면 우리가 하는 모든 판단에 있어서의 정답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감정적이냐, 이성적이냐, 합리적이냐. 이런 기준들은 사실 별로 중요하지 않 고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서, 이 를테면 만리포 작가님 같은 경우 영상에 서도 그렇고 작품에서도 그렇고, 이 공 동체 안에서 계속 겉돌거나 배척당하거 나 밀려 나오는 존재라는 인식을 굉장히 강하게 갖고 계신 분이시잖아요. 그렇지 만 이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모 두 공동체 안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고, 그렇다면 이 안에서 나를 지키면서도 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해 정말 깊이 생각을 하셨구나 하는
하며 읽었습니다.
도 들었던 것 같습니다.
생각이 들었거든요. 나의 이익과 공동체 의 이익이 맞물리는 지점을 어떻게 찾아 낼 것인가. 이게 판단의 기준이 된다는 얘기는 어떻게 보면 소수자들이 공동체 안에서 살아갈 수 있는 가장 절박하면서 도 실용적인 방법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정 아주 인상 깊은 부분이죠. 저도 대담 을 진짜 열심히 읽었고, 여러 번 읽었는 데요. 그거랑 덧붙여서 해인 님이 말씀 하셨듯이 만리포 작가님께서 채식을 하 신 지가 굉장히 오랜 시간이 흘렀잖아 요. 15살 때부터 채식을 하셨다고 들 었는데요. 그걸 듣고 나서 한편으로 작 가님의 그 모습과 <13살의 공산주의> 에 나오는 감사의 모습이 겹쳐 보이기 도 했던 것 같아요. 보면은, 감사가 외 로워하는 부분이 자기가 어리다는 이유 로 자기가 하는 판단들, 예를 들면 ‘나 는 공산주의자입니다’라는 말이 주변에 서는 아주 터부시되고 네가 어려서 그 렇다는 반응으로 돌아오잖아요. 근데 결국 나중에 가서 보면 감사는 굉장히 실천적이고 사회 참여 활동을 많이 하 는 어른으로 성장해 있거든요. 그 모습 과 작가님이 채식을 위해 오랜 시간 노 력해 오신 모습이 겹쳐지는 듯한 느낌
그리고 대담 중에서 만리포 작가님께 서 “완전한 여자”라고 언급해 주신 부분 도 같이 얘기해 보면 좋을 것 같은데요. 저는 이 작품 출간 전에, 작가님이 개인 SNS를 통해 업로드하셨을 때도 그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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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봤거든요. 바로 마지막 장면에 나오 는 구절인데 “완전한 여자가 된다면. 여 자 그 자체가 된다면”이라는 구간이에 요. 그걸 보면서 여기서 말하는 여자는 과연 무엇일까 하고 개인적으로 정말 궁 금했던 부분이 있었고요. 또 실제로 단 행본으로 출간이 되고 대담을 읽은 다음 에는, 작가님이 생각하는 여자와 내가 생각하는 여자 사이에 어떤 상통하는 지 점이 있다고 느껴져서 남몰래 즐거워한 적도 있어요. 그래서 두 분께는 해당 장 면이 어떻게 다가오셨는지, 그리고 이 “여자”가 작품과 대담 속 여자와 같거나 다른 지점이 있다면 어떤 부분인지에 대 해서도 말씀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어느 분부터 먼저 말씀해 주실까요?
김 제가 먼저 해볼까요? 일단 “완전한 여 자가 된다면”이라는 대사를 방금 읊어 주셨잖아요. 근데 이게 만화니까, 저는 그 대사를 볼 때 그림을 함께 봐야 한다 고 생각해요. 그 장면에서 인찬이가 시부 야 공연의 용역들, 자기가 끌린다고 말한 그 남자들을 끌어안고 있는데요. 그한명한 명의 인찬이가 전부 각기 다른 행 동을 하고 있어요. 장난치는 인찬이도 있 고, 남자를 붙잡고 키스하는 인찬이도 있 고, 그냥 끌어안고 올라타는 인찬이도 있 는데요. 이 장면을 보자마자 정말 탄성이 탁 터지면서, 머릿속이 시원해졌어요. <돈덴>이라는 작품에서 인찬이는 정말 다양한 모습으로 나오잖아요. 여기 소개 할 때는 여자이고 이방인이고 노동자라 고도 했지만, 사실 인찬이는 퀴어이기도
에 느꼈던 것 같습니다.
하고 돈덴가에시를 외치며 일하는 연회 장의 일용직 노동자이기도 하고, 또 약 간 남다른 성 취향을 가진 사람이기도 하 고, 누군가의 친구, 전화로 남자인 친구 랑 GOP 휴가 얘기도 하는, 그냥 누군가 의 아주 평범한 친구기도 하거든요. 그래 서 ‘인찬아, 너 정체가 뭐야?’라고 물어 도, 그냥 그 모든 게 다 인찬이라고 생각 해요. 그 누구도 인찬이를 완전히 아는 존재는 없고, 그 모든 모습이 인찬이인 거죠. 그런 생각을 하다 72~73쪽 양면 에 걸쳐서 다양한 인찬이가 한 장면 안에 등장하는 걸 보고 ‘우리가 지금까지 봤던 인찬이가 이 한 장면 안에 다 들어 있구 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여자들 다 누구예요?’라고 묻는다면 ‘저희 다 인찬 이에요’라고 답해주는 느낌이 들어요. 그 장면을 보면서 진짜 쾌감과 탄성을 동시
그리고 완전한 여자라는 게 뭐냐고 질 문 주셨잖아요. 사실 저도 잘 모르겠어 요. 아마 ‘여자’라고 하면 독자분들도 머 릿속에 딱 떠오르는 여성상이 없지는 않 을 것 같아요. 어떤 외형과 성격이든 다 여자이기는 하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어떤 여성상은 어쩔 수 없이 있 다고 생각하거든요. 예를 들면 어떤 분은 머리가 길고 치마를 입고 아기자기한 걸 좋아하는 사람을 일반적인 여성상으로 떠올릴 수도 있고요. 또 어떤 분은 강인 하고 카리스마 있고 억척스러운 느낌의 여성을 떠올릴 수도 있고요. 근데 저는 너무 당연한 얘기지만, 여러분이 떠올리 는 여자 중에 여자가 아닌 사람은 없다고
생각해요. 모두 다 여자일 것이라고요. 왜냐하면 여러분 주변에도 그렇겠지만 제 주변에도 그런 친구들이 있어요. 머리 가 길고, 치마 입고, 아기자기한 거 좋아 하고, 매일 꾸미는 걸 좋아하고, 그런 여 자인 친구도 있고요. 또 머리를 아주 짧 게 자르고, 운동 좋아하고, 좀 터프하고, 그런 친구들도 있는데요. 걔네들 다 모두 자기가 여자인 걸 행복하게 여기면서 살 아가고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어떤 여 자가 있고, 그가 자신에 대해 긍정하면서 행복하게 산다면 그게 바로 완전한 여자 가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정 마지막 페이지에 등장한 모든 인찬이 들이 사실은 다 인찬이가 맞고, 우리가 머릿속에 떠올리는 다양한 여성상들도 모두 완전한 여자들일 수 있다는 말씀으 로 들렸는데요. 박사님은 이 장면을 어 떻게 보셨는지 궁금합니다.
박 이 책 뒤쪽의 카피를, 여기 뒤 페이지에 넣기로 하신 건 편집자님이 하신 건가요?
김 네, 제가 했습니다.
박 그 문장이 이렇게 되어 있잖아요. “여 자란 즙 짜기 일쑤고 남자 때문에 갈팡 질팡하며, 정에 휘둘리고 툭하면 도움을 요청하고,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이라 는 거죠.” “저는 즙 짜고, 도움을 요청하 고, 정에 호소하고 휘둘리며 살고 싶습 니다.” 이 문장이 완전한 여자에 대한 작 가의 생각을 드러낸 구절이기도 한데요.
으로 들렸습니다.
보통 ‘여자다움’이라고 얘기할 때, ‘정에 휘둘리고 남자 때문에 갈팡질팡하고 툭 하면 도움을 요청하고 비이성적이고 비 합리적’이라는 식으로 말하잖아요. 그건 오랫동안 우리 사회가 여성을 부정적으 로 규정해 온 방식이기도 하죠. 어떻게 보면 일종의 가스라이팅이라고도 할 수 있고요. 그래서 많은 여성들이 이러한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다고 생 각을 해 온 것 같아요. 이를테면 울어야 할 때 울지 못하고, 매달려야 할 때 매달 리지 못하고, 정에 호소해야 될 때 호소 하지 못하고 도움을 요청해야 될 때 요 청하지 못하면서 살려고 하는 부분이 있 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 서 이 작가가 ‘나는 그렇게 휘둘리며 살 고 싶다’라고 말한 부분이 편집자님 표 현처럼 정말 통쾌했어요. 저 같은 경우 는 이 ‘완전한 여자로 살겠다’는 말이 곧 ‘있는 그대로의 인간으로 살겠다’는 뜻
그러니까 편집자님이 말씀하신 거랑 어 떻게 보면 같은 얘기일 수도 있겠는데요. 사람들은 분류하고 나누고, 나누는 범주 마다 특징짓고, 그 특징을 가지고 비교하 고 이런 것에 굉장히 익숙해져 있거든요. 그런데 사실 구체적인 한 명의 인간, 그 러니까 만리포라는 인간, 박사라고 하는 인간, 이렇게 인간 한 명을 본다면 모든 요소들이 하나의 덩어리로 되어 있는 사 람이라는 거죠. 여자다운 건 이것, 남자 같은 건 이것, 이렇게 분리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굉장히 여러 특징들이 모여서 하 나의 덩어리를 이루고 있다는 거예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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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데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너는 왜 계 집애처럼 그래’, ‘하여튼 넌 여자애’, ‘네 가 그러는 건 여자애이기 때문이야.’ 이 런 식의 얘기들을 들어 왔죠. 그래서 이 부정적으로 여겨지는 특징들을 잡아떼 어 내려고 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아까 제가 말씀드렸듯이 ‘울면 안 돼, 내가 울 면 여자라서 그렇다고 생각할 거야.’ ‘여
게 없다고 생각했어요.
처럼 ‘부정적인 걸 떼어내야 한다’가 아 니라, 울어도 되고 즙 짜도 되고 남자 때 문에 갈팡질팡해도 되고 휘둘려도 된다 고 저도 생각해요. 작가님도 ‘나도 그렇 게 살 거야’라고 말씀하신 거고요. 그래 서 제가 대표 카피를 뽑을 때, 이것만 한
기서 도움을 청하면 안 돼, 도움을 청하 박 네, 그래서 저도 이 책 카피가 되게 좋 면 여자들은 다 그렇지, 라는 말을 할 거 야’ 이런 식의 생각을 하게 되는 거죠. 그런데 제 생각에는 그런 부정적인 부 분들을 떼어내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다 시 말하면 나는 불완전한 인간으로 살겠 다고 하는 선언처럼 느껴져요. 왜냐하면 우리는 하나의, 커다란 덩어리이기 때문 에, 여기에서 어떤 부분들을 떼어내고 덜 어내고 소화시키고 삭제하겠다고 하는 얘기는 결국 나는 불완전해지겠다는 얘 기와 같다는 거죠. 그래서 저는, 이 “즙 짜고, 도움을 요청하고, 정에 호소하고 휘둘리며 살고 싶다”는 이야기가 곧 ‘나 는 이런 사람이야. 나는 이런 특징을 가 지고 있어. 그런데 이런 특징들이 여자이 기 때문에 그렇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 고, 나는 나인 채로 살고 싶어. 완전한 인 간으로 살고 싶어’라고 하는 이야기를 ‘완전한 여자로 살고 싶다’는 말로 표현 하신 게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김 저도 거기에 하나만 덧붙이자면요. 작 가님이 ‘완벽한 여자’라고 쓰신 게 아니
았어요.
정 두 분의 의견이 공통되는 것 같아서 듣 는 저도 정말 재미있었고요. 저 같은 경 우는 이 “완전한 여자”라는 말이 많은 독자분들한테 와닿았으면 좋겠다고 생 각했던 지점이었던 것 같아요. 그게 단 순히 여성으로서의 정체성 때문만이 아 니라, 만리포 작가님 만화에 나오는 화 자들이 굉장히 특수한 위치에 놓여 있어 요. 사실 그런 화자는 만화에서 흔히 보 기 어렵지 않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 고요. 그런 화자가 등장했을 때, 이 만화 를 읽는 독자분들뿐만 아니라 다른 만화 를 창작하시는 창작자분들께도 큰 용기 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 화자와 “완전한 여자”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
<돈덴>을 건네고 싶은 사람들
라 “완전한 여자”라고 쓰셨어요. 그 차 정 오늘 북토크에 참석해 주신 분들 모두 이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말씀하신 것
한 권씩 책을 받으시는 걸로 알고 있는
데요. 이 작품이 사실 만화 좀 본다, 만 화를 좋아한다 하는 분들 사이에서는 이 미 크게 화제가 된 작품이지만, 오늘 책 을 받아 가시는 분들께서 증정받은 단행 본으로 또 다른 영업을 하실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거든요. 그래서 두 분께 여쭤보고 싶어요. 만약 <돈덴> 단행본이 산처럼 쌓여 있다면, 누구에게 이 책을 나눠주고 싶으신가요? 또 어떤 얘기를 하면서 소개하고 싶으신지도 궁 금하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웬만하면 다 공유하고 싶은 작품이지만, 한국에 사는 모든 한국 여자들이 <돈덴>을 봤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컸던 것 같습니다. 두 분은 어떠셨나요?
박 와, 이거 한 100권쯤 주고 이렇게 물 어봐 주셨으면 진짜 기쁘게 느꼈을 것 같은데요. (웃음)
정 죄송합니다. 제가 권한이 없어서요. (웃음)
박 네, 아까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에세 이라는 게 지금 문단에서는 쉽게 쓸 수 있는 글처럼 여겨지지만, 사실은 그만큼 가치 있는 글이다’ 이런 얘기를 잠깐 해 주셨는데요. 제가 에세이 수업을 합니 다. 학생들에게 에세이를 가르칠 때 가 장 중요하게 얘기하는 게 바로 ‘솔직함’ 이에요. ‘에세이를 엄청난 문학가들처럼 대단히 잘 쓸 수 있느냐는 건 또 다른 문 제지만, 나만이 쓸 수 있는 글은 분명히 있다. 그러면 나만이 쓸 수 있는 글은 어
이라고 생각합니다.
싶으신가요?
떻게 쓸 수 있냐. 그건 정말 솔직하게 자 신조차 알지 못했던, 자신을 들여다보는 깊이 있는 솔직함이 있을 때 가능하다. 그럴 때 정말 가치를 갖게 된다.’ 이런 얘기를 저는 입이 닳도록 하고 있거든 요. 그래서 저는 이 책을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한테 주고 싶어요. 솔직함이 어떻 게 무기가 되는가, 어떻게 뚫고 나갈 수 있는 힘이 되는가를 보여주는 좋은 작품
정 솔직한 에세이를 쓰려는 사람들한테 보여주고 싶다고 말씀을 주셨고요.
박 네. 말하자면, 창작하는 사람들에게 보 여주고 싶다는 거죠.
정 해인 님은 실제로 <돈덴>을 꽤 여러 곳에 뿌리고 다니셨을 것 같은데, 만약 또 뿌릴 수 있다면 어떤 분들께 드리고
김 사실 저는 저자가 아닌데 이 북토크 를 한다는 것 자체가 꽤 큰 걱정과 저항 감을 불러일으켰어요. 왜냐하면 편집자 의 위치는 작가와 작품 뒤에 있어야 한 다고, 그게 가장 적절한 위치라는 생각 을 늘 하고 있었거든요. 물론 작가님께 서는 응원해 주셨지만요. 그런데 제가 나가야겠다고 결심을 고쳐준 계기가 있 었어요. 만화가협회에서 책을 구매해 서 오시는 모든 분께 책을 준다는 이야 기를 듣고 ‘아, 해야지. 무조건 가야지.’ 하는 생각을 했어요. 편집자는 자신이
이달의 출판만화 6월 추천작 <돈덴> 북토크 43
만든 책이 단 한 사람에게라도 더 닿기 정 네. 박사님은 에세이를 쓰는 사람들, 를 바라는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어떤 분께 이 책이 닿았으면 좋겠는지, 이 질문을 받고 처음 생각해 봤는데요. 저는 어떤 분들이 이 책을 읽 었으면 좋겠냐면은요. 외로운 사람들 이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습니 다. 여기서 말하는 외로움은 곁에 누가 없어서 생기는 외로움이나, 연인이 없 어서 느끼는 그런 외로움이 아니라요. 그런 사람들 있잖아요. ‘이런 생각, 나 만 하고 사는 줄 알았어’라고 느끼는 사 람들. 혹은 어릴 때부터 마치 감사처럼 ‘쟤는 좀 애가 별로야’라는 말을 듣거나 그런 취급을 받으며 살아온 사람들. 저 는 그런 분들이 <돈덴>을 많이 읽었으 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앞서 상영된 작가님의 영상에서 나온 표현을 조금 인용해서 이야기하자면, “자기 정 체성을 반쯤, 혹은 3분의 1만 드러내며
아니면 창작하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하셨고요. 해인 님은 외로운 사 람들, ‘나만 이런 생각 하나?’ 하는 분들 께 보여주고 싶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말씀 주신 대로, 만리포 작가님께서는 “자신의 정체성을 반쯤 혹은 3분의 1만 드러내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어떤 타겟 독자로 설정하고 계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 중에 <돈덴>을 이미 구 입하셨는데 오늘 또 책을 받아서 두 권 이 되신 경우라면, 그리고 주변에 이런 사람이 있다면, 나눠주시면서 이 책이 더 널리 퍼져 나가면 좋을 것 같아요.
마무리, <13살의 공산주의> 이야기
살아가는 사람들”, 그러니까 한마디로 정 오늘 준비한 질문은 여기까지인데요. 이분들도 다 외로운 분들일 텐데, 이분 들이 이 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씀이 있을까요?
혹시 두 분께서 따로 덧붙이고 싶은 말
다만 한 가지, 오해하실까 봐 말씀을 김 오늘은 저희가 <돈덴> 중심으로 이야 드리자면 <돈덴>은 공감을 자아내는 책 은 아니에요. 그런데 ‘세상에 이런 사람 도 있구나’라는 걸 알게 되었을 때 느껴 지는 어떤 안도나, ‘이런 이야기를 해도 되구나’라는 감각에서 비롯된 용기가 이 책에는 분명히 있기 때문에…. 그런 분들께 <돈덴>이 더 많이 닿았으면 좋 겠습니다.
기를 많이 나눴는데요. 사실 <13살의 공 산주의>도 제가 정말 좋아하는 단편이에 요. 이야기할 부분이 대단히 많은 작품이 라고 생각하거든요. <13살의 공산주의> 는 어떻게 읽어주셨는지 궁금합니다.
정 저 먼저 말씀을 드리자면은, 올해 연초 에 해인 님을 만났을 때 해인 님이 저한 테 그런 질문을 하셨어요. 올해 기대작이
있냐, 빨리 나왔으면 좋겠는 책이 있냐. 그때 제가 뇌를 거치지도 않고 <돈덴>이 라고 대답했거든요. 해인 님이 내는 책 인데 부담감을 드리려고 한 말은 아니었 지만요. 그리고 실제로 책이 출간되었을 때, 문학동네 만화편집부의 시은 편집자 님께서도 <13살의 공산주의>는 어떻게 봤는지 궁금하다고 질문을 주셨어요.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리에게 만화를 보여주셨으면 좋겠고, 더 많은 이야기… 아까 말씀하신 남자가 패 션에 대해서 고민하는 이야기라든가, 베 지테리언에 대한 이야기, 그런 다양한 이 야기들을 더 많이 선보이셨으면 좋겠다 는 생각을 <13살의 공산주의>를 보면서
저는 개인적으로 <돈덴>보다 <13살의 박 저는 ‘공동체에서 소외된 채 온전히 포 공산주의>를 더 재미있게 봤던 것 같아 요. 이유라고 하면, 이 작가님의 대담에 나오는 이야기와도 좀 상통되는 내용인 데요. 에세이라는 것을 작품화했을 때 에 세이라는 장르 자체가 실재하는 사람의 삶을 드러내다 보니까, 실제 있었던 일 중 어디까지 담아야 하고 어떤 부분은 생 략해야 할지를 고민되는 부분이 있다고 적어주셨어요. 그런데 저는 그 생략되는 부분들 때문에 에세이에 담긴 이야기들 이 어느 정도 한 겹 필터를 씌운 듯한 느 낌으로 전달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 서 오히려 <13살의 공산주의>라는 ‘픽 션’이 저에게는 훨씬 더 와닿았던 것 같 아요. 개인적으로 저는 이 작품의 결말 이, 자기 작품을 처음 선보이는 창작자가 만들기 굉장히 어려운 결말이었다고 생 각을 해요. 작가님께서 아주 고심하셨다 고 말씀하신 것처럼요. 그래서 이것을 물 음표로 끝내지 않고 어떤 마침표를 찍고 자 하는 의지에서 저는 되게 감동을 받았 어요. 원래도 <돈덴>이라는 작품, 그리고 만리포 작가님의 작품에 기대를 많이 했 었지만 <13살의 공산주의>를 보고 난 뒤 에는 이 작가님께서 계속 창작을 해서 우
던 것 같아요.
함되어 있다는 감각을 가지지 못하는 사 람’으로서 저자의 위치를 계속 생각하게 되는데요, 이 작품을 보면서 세계가 좀 넓어진 느낌이라고 했던 것도 같은 맥락 이에요. 그게 단순히 저와는 다른 욕망, 다른 삶의 이야기를 듣는 데서 그치지 않았던 게 <13살의 공산주의> 덕분이었
그러니까 이 작품에 나오는 인물들은 사회적으로 굉장히 다른 위치에 있는 사 람들이거든요. 이를테면 감사는 유복 한 집안의 딸이에요. 약간 되바라진, 자 기 멋대로인 딸인 거고요. 그 집에 일하 는 조선족 이모와 그 아들은 정말 말 그 대로 가난한 엄마가 혼자 벌어서 아들을 먹여 살리는 가족이에요. 지금 일을 하 고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해서 대학을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대통령이 될 수 도 없는, 사회적으로 보면 거의 바닥에 가까운 삶이죠. 반면 감사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부유하지만 천박한 모습이에 요. 아버지는 탈세를 하고, 사람들에 대 해 굉장히 천박한 말투로 이야기하고요. 어머니는 그에 비해 자기가 교양이 있다 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자기가 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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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다고 말하면서도 일하는 아줌마한테 딸의 팬티까지 빨게 하는 이기적인 모습 을 보여주고 있다는 거죠. 여기에 황 실 장도 그렇고, 등장인물 수는 적지만 사 회적으로 굉장히 다른 위치와 입장의 차 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일종의 한시적인 공동체는 결국 깨
좋게 다가온 작품이었어요.
떻게든 물음표로 끝나지 않기 위해 애를 쓴 부분이라서요. 열린 결말로 두거나 각 자에게 결말을 맡기는 대신, 저자가 자신 이 도달할 수 있는 결론까지 최선을 다해 도달하려 했다는 점. 그게 저한테는 정말
져버리게 되는데요. 그런데 이 와중에 정 그래서 이 <13살의 공산주의>라는 작 감사라는 아이는, 제가 아까 되바라졌다 고 표현했지만, 어떤 위기의 순간에는 ‘말없이 안아달라, 쓰다듬어 달라’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니까 말로 소통을 해서 어떤 관계를 회복하기보다, 말없이 팔을 벌리거나 ‘한 번 쓰다듬을 때마다 천 원을 주겠다’ 같은 말을 하면 서까지도 자신을 좀 쓰다듬어 달라고 하 거든요. 이걸 보면서 생각했어요. 우리가 같은 공동체를 이루고 산다고 하지만 이 안에 서 꾸는 꿈은 결국 동상이몽일 수밖에 없 는데, 그럼에도 공동체가 유지되는 건 어쩌면 말 없는 쓰다듬음과 포옹, 어떤 유대감, 그런 감정들 때문인 거잖아요. <13살의 공산주의>에도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운동하 는 사람 말고 유복한 집안의 남자랑 결혼 해서, 그 유복한 상황 속에서도 네 생각 이 꺾이지 않는지 보거나, 아니면 그 남 자를 바꿔라.’ 이런 말을 주고받는 친구 들과 감사가 그려져 있습니다. 이런 이질 적인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안 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그걸 이야기하고 있어서 그 부분이 좋았 어요. 방금 말씀하신 대로 이 작품이 어
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서운할 뻔했어요!
품이 “아침마다 감사의 규모를 배격한 다”라는 문장으로 끝났는데요. 그게 저 와 박사님의 마음속에도, 또 독자분들 마음속에도 아주 강렬하게 남았을 거라
김 너무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 주셔서, <13살의 공산주의> 이야기 안 했으면
정 네, 그렇습니다. (웃음) 이제 시간이 다 되어서 마무리를 해야 할 것 같아요. 오늘 정말 많은 이야기들이 오갔는데 요. 비도 많이 오고 바람도 강한 날씨였 는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참석해 주셔 서 정말 감사합니다. 북토크는 끝이지만 <돈덴>이라는 작품은 계속 함께 읽어주 시고, 그 안의 감정과 이야기들도 더 많 이 나눠주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달의 출판만화 6월 추천작 <돈덴> 북토크 47 두 번째 이달의 출판만화 6월 <돈덴> 북토크 47
게스트 소복이 (작가, 이하 소) 기록 최윤주 (만화평론가)
이달의 출판만화 8월 추천작 <나의 열두 살에게> 북토크
진행자 조경숙 (도토리랩스 대표, 만화평론가, 이하 조)
이달의 출판만화 8월 추천작 <나의 열두 살에게> 북토크 49
조 <나의 열두 살에게>를 그리신 소복이 작가님이십니다. 박수 한 번 부탁드릴게 요. 소복이 작가님에 대해 잘 아시는 분 들도 계시겠지만, 제가 약력을 간단히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소복이 작가님은 2017년 <소년의 마음으로>로 부천만화 대상 어린이만화 부문을 수상하셨고요. 그리고 제가 정말 좋아하는 작품인데, 혹시 보셨을지 모르겠어요. 909호에서 일어나는 상담소 이야기, 일명 <구백구 상담소>라는 만화도 출간하신 적 있습 니다. 그 외에도 그림책과 만화를 꾸준 히 창작하셨고요. 또 <만화 그리는 법 >이라는 에세이, 다들 아시죠? 그 책을 출간하신 적도 있습니다. 그 이야기 역 시 후반부에 나눠볼 예정이에요. 그러면 이제 본격적으로 소복이 작가님을 모시 고 행사를 시작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작가님! <나의 열두 살에 게>가 올해 6월에 출간됐어요. 다들 알 고 계시죠? 책이 나온 지 이제 막 100일 정도 지난 것 같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소 책이 나온 지 약 100일 정도 됐고요. 하루이틀 전에 3쇄를 찍었습니다. (박 수) 그사이에 작은 서점이나 도서관, 학 교를 찾아다니면서 책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어요. 지금은 다음 만화를 준비 중입니다.
학교인가요?
이들을 만난 것 같습니다.
게 보지 않았나 싶어요.
천장의 구멍에서 시작된 이야기
조 다음 작품 소식이 너무 궁금한데, 그 건 조금 있다가 꼭 여쭤보겠습니다. 그 동안 학교를 많이 다니셨다고 하셨는 데, 주로 어느 학교를 다니셨나요? 초등
소 <나의 열두 살에게>는 12살 아이들의 이야기지만, 뜻밖에도 성인 독자분들이 초대해 주시는 경우가 꽤 있었어요. 그 래서 반 정도는 성인들을, 반 정도는 아
조 아! 아무래도 이 <나의 열두 살에게> 가 12살이었던 나 자신의 마음을 들여 다보게도 하고, 또 어린이들도 함께 볼 수 있는 만화여서 어른도 어린이도 반갑
조 만화를 읽으며 이 질문을 꼭 드리고 싶 더라고요. 작가님은 어린 시절 어떤 어 린이셨는지 너무 궁금했습니다.
소 저도 사실 잘 기억이 안 나지만, 작업 을 하면서 자꾸 돌아보게 돼요. 겉으로 보기엔 부모님 말씀 잘 듣고, 선생님 말 씀도 잘 듣는 모범생이었어요. 공부를 잘했다기보다는 특별히 문제를 일으키 지 않는 아이였죠. 그런데 속은 굉장히 예민하고, 뜨거운 아이였던 것 같아요.
뭔가를 보고 ‘이건 아니다’ 싶거나 뭔가 소 이 작품의 시작은 <고래가 그랬어>라 생각할 거리를 주면, 그거에 대해 굉장 히 생각을 많이 하던 그런 아이였어요. 그래서 그런 이야기를 함께 나눌 사람을 찾아 헤맸던 것 같은데, 그때는 결국 찾 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혼자서 생 각하다가 끝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조 그런 감정들을 혼자서 삭인다는 게 쉽 지 않았을 것 같아요. 그때부터 글을 쓰 거나 만화를 그리진 않으셨나요?
소 그때는 그림이나 글에는 관심이 없었어 요. 만약 그게 있었으면 감정을 풀 수 있 었을 텐데, 없었기 때문에 사람을 통해 풀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대화 가 통하는 친구나 어른을 찾으려 했죠.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진 않았는데 음 악은 정말 많이 들었어요.
는 어린이 잡지에 연재를 해보자고 마음 먹으면서였어요. 이전에는 어린이나 성 인을 위한 책을 주로 작업했는데, 문득 청소년기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한 번 도 해본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요. 그래서 그 시기의 아이들, 그리고 제 어린 시절을 다시 떠올리며 그 아이들을 위한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어요. 머릿속 에 잊히지 않는 장면들이 있어요. 그 감 촉이나… 책에도 나오는데, 천장에 구 멍이 뚫리는 사건이 있었어요. 그게 어 렸을 때 일인데 아직까지 잊히지가 않 아요. 또 비닐봉지 속에 강아지를 안고 걷던 장면도 있는데, 그 감촉도 잊히지 가 않거든요. 따뜻한 감촉, 가만히 있어 도 느껴지는 강아지. 그런 감각이 잊히 지 않아서 언젠가 한 번은 이걸 풀어보 고 싶다고 생각해 왔는데, 이번 작품이 그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조 아, 그래서 작품 속에서도 음악을 듣는 장면들이 많이 나오죠. 오늘 오신 분 중 조 <고래가 그랬어>가 어린이 만화 잡지
에 <나의 열두 살에게>를 읽고 오신 분, 얼마나 되시나요? (청중 반응 확인 후) 굉장히 많이 읽고 오셨네요. 그렇다면 작 품이 어떤 내용인지 아실 텐데요, 그래 도 짧게 소개를 드리면요. 이 작품은 12 살 아이의 시선으로 가족과 친구, 그리 고 자기 마음까지, 작가님께서 말씀해 주 신 것처럼 예민하고 뜨거운 감정들을 섬 세하게 조명한 작품입니다. 저는 이 작품 을 보면서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구상하 게 되셨는지 궁금하더라고요. 어떤 계기 로 이걸 그려야겠다고 마음먹으셨나요?
하는 건 아니죠?
는 없어요.
인데요. 거기서 꼭 어린이만화만 그려야
소 아니요, 꼭 어린이만화만 그려야 해요. (웃음) 대신 어린이가 꼭 주인공일 필요
조 아, 그렇군요. (웃음) 주인공이 반드시 어린이일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어린이 잡지이니 자연스럽게 아이가 주인공인 만화를 그리게 되신 거겠네요.
이달의 출판만화 8월 추천작 <나의 열두 살에게> 북토크 51
소 네. 그런데 제가 그때 연재를 하던 당 시에 편집자님이 ‘어린이 만화로 생각 하지 말고 그려달라’고 하셨어요. 그렇 게 생각하면 재미없어진다고요. 그래서 처음부터 ‘어린이니까 이 이야기는 하면 안 되지’ 같은 제약은 없었던 것 같아요. 편하게 작업했습니다.
‘열두 살’이라는 나이
조 저는 사실 청소년기라고 하면 주로 17~18살쯤, 자아가 또렷해지는 시기를 떠올리곤 해요. 반면에 12살은 굉장히 기억이 잘 안 나는 유년기라고 해야 할 까요? 또 사춘기가 막 시작된 친구도 있 고 아직 오지 않은 친구도 있는, 경계선 에 있는 나이라고도 생각하고요. 청소년 과 어린이의 중간쯤. 작가님께서 생각하 시는 12살은 어떤 나이였나요?
소 제목이 <나의 열두 살에게>고, 작품 속 이야기들이 실제 제 경험에 기반한 게 많긴 해도 꼭 12살 때 있었던 일들만 은 아니에요. 심지어 최근에 있었던 일 도 있어요. (웃음)
조 어떤 게 최근에 있었던 일인가요?
게 남더라고요.
느끼시나요?
기니까요. 다큐멘터리가 아닌 ‘이야기’ 로서 마치 12살인 것처럼 풀어본 거예 요. 12살은 아마 그런 감정들이 시작되 는 시기인 것 같아요. 아까 말씀드린 천 장에 구멍이 뚫린 일처럼, 나를 배려하 지 않는 세계의 틈이 처음 보이기 시작 하는 때랄까요. 그런 일들이 잊히지 않 고 기억에 남는 나이. 그전의 일은 잘 기 억이 안 나는데, 그 무렵부터는 또렷하
조 맞아요. 저는 기억이 정말 안 나요, 12 살은. (웃음) 그런데 <나의 열두 살에게> 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주인공과 작 가님이 닮았다는 인상을 많이 받으셨을 거예요. 저도 아까 1층에서 뵙자마자 바 로 알았어요. 작가님이다! 사실 주인공 이 작가님을 닮은 건 단순히 외모만이 아니라, 작품 속에서 느껴지는 감정과 경험에 작가님의 삶이 많이 반영되어서 가 아닐까 싶어요. 하지만 분명 다른 점 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떤 점이 다르다고
소 가장 큰 차이는 친구 관계예요. 작품 속 주인공은 자신을 좋아하는 남자아이와 친한 여자 친구, 이렇게 두 명이 나오는 데 실제로 저는 친구가 아주 많아요. (웃 음) 그게 제일 큰 차이인 것 같아요.
소 최근에 느꼈던 감정들도 담겨 있고, 조 아, 맞아요. 아까 사람을 만나서 대화 17~18살 무렵의 일도 들어 있어요. 그 런 이야기들이 12살이라는 경계의 감정 과 닮았다고 느껴졌거든요. 어쨌든 이야
는 것 같더라고요.
로 푼다고 하셨잖아요. 그런데 작품 속 주인공은 그런 방식으로 감정을 풀지 않
소 지금은 성장하면서 마음이 잘 통하는 소 이게 2년 동안 잡지에 연재한 것을 묶 친구들을 만나게 돼서 말로 풀 수 있지 만, 초등학교 때는 그럴 수 있는 나이가 아니잖아요. 그땐 감정이 커도 말로 풀 수 없었어요. 그냥 놀면서 푸는 거죠. 노 는 동안 잠시 잊거나 흘려보내는 식으로 요. 부모님 싸움 같은 일은 친구에게 쉽 게 털어놓을 수 없었어요. 그런 건 가슴 속 깊이 묻어두는 시기였던 것 같아요.
조 저는 사실 오늘 이 자리에 오신 분들 의 12살도 궁금한데요. 이따가 즉석으 로 한 분께 ‘선생님의 12살은 어땠나 요?’라고 여쭤볼 수도 있으니, 미리 상 상해 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나의 열두 살에게>를 읽으면서 제가 가장 좋 아했던 장면이 있는데요. 113쪽을 보 시면, 주인공이 좋아하는 남자아이와 함께 눈길에서 넘어지는 장면이 있어 요. 그런데 그 남자아이의 표정이 여전 히 시크하죠. 저는 그게 너무 재밌었어 요. 왜냐하면 마음이라는 건, 어처구니 없는 순간에 갑작스럽게 싹 트지 않나 싶었거든요. 우리가 누군가에게 반하는 순간이 꼭 멋지고 잘생긴 모습을 봤을 때만은 아닌 것 같아요. 함께 넘어지거 나 같이 삐끗했던 순간에 사랑이 싹트 기도 하잖아요. 그런 점에서 연재를 하시면서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생각보다 잘 나온 에피 소드’, 혹은 ‘이건 영 마음에 안 들어서 통째로 엎고 싶었다’ 싶은 에피소드가 있었을까요?
은 책이라 마감 날짜가 정해져 있어서 요. 한 번 삐끗해도 엎을 수가 없어요. (웃음) 겨우겨우 떠올린 소재이기 때문 에 삐끗해도 끝까지 물고 늘어져야 했습 니다. 제 작업은 대개 어떤 이미지나 감 정에서 출발해서 끌고 나가다 보니, 저 도 결말을 모르는 상태로 진행되는 경우 가 많아요. 그렇게 이야기를 만드는 것 같아요. ‘생일의 기분’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왜 생일이 되면 우울해질까. 챙 김을 받고 싶은데 아무도 내 생일을 모 르면 어떡하지?’ 같은 불안에 대한 이야 기거든요. 이 이야기는 ‘나 생일에 기분 이 나빠’라는 감정에서 시작했어요. 마 지막에 어떻게 될지 저도 모르고 썼죠. 그런데 마지막에는 저도 모르게 ‘내가 태어나기 전,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가족들이 나를 기다렸을 것이다’라는 이 야기로 닿더라고요. ‘사랑을 많이 주려 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고, 언니와 아빠, 엄마가 나를 그때부터 많이 사랑했을 거 다’라는 이야기로 끝났어요. 그런 식으 로 저 스스로도 알 수 없는 쪽으로 이야 기가 진행이 되더라고요.
조 그럼 에피소드를 시작하실 때 처음 잡 으시는 건 감정, 마음, 이런 감각인가요?
소 감정일 때도 있고, 특정 장면일 때도 있어요. 예를 들면, 횡단보도를 사이에 두고 한 남자아이와 마주 보고 서 있는 장면이 있어요. 실제로 고등학교 때의 기억인데, 그 아이가 아빠 넥타이를 맨
이달의 출판만화 8월 추천작 <나의 열두 살에게> 북토크 53
것처럼 알록달록한 넥타이를 매고 왔거 든요. 너무 민망해서 ‘저 아이가 건너오 지 않았으면…’ 했던 순간이 아직도 선 명해요. 그런 장면에서 이야기를 만들기 도 합니다.
조 그 ‘나에게 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정말 고스란히 느껴지는 장면이었어요. 그렇다면 작업하실 때 콘티를 완전히 다 써놓고 시작하는 편은 아니신 거네요?
소 제가 콘티북을 가져왔는데요. 여기 담 겨 있습니다. 저는 글과 그림을 함께 짜 요. 이런 식으로, 두 페이지 안에 8페이 지 분량의 그림을 배치하는 식이죠. 처 음에는 제가 깊은 얘기를 잘 못한다는 느낌이 드는 거예요. 그래서 깊은 이야 기를 잘하는 만화가에게 물었더니, 그분 은 A4 한글 파일로 먼저 글을 다 쓴 뒤 콘티를 만든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시도 해 봤는데 글을 못 쓰겠는 거예요. 저한 테 맞는 방법이 아니었던 거죠. 그래서 그 방법을 포기하고, 지금처럼 글과 그 림을 동시에 맞물리게 하며 콘티를 짜고 이야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사랑의 여러 얼굴
조 깊은 얘기를 잘 못한다고 하셨는데, 저 는 사실 작가님의 작품이 굉장히 깊다 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특정 문제의식 이나 장면을 끝까지 붙들고 가는 느낌
있었나요?
이 들었거든요. 칼럼니스트인 저를 예 로 들면요, 글을 쓸 때도 마지막 문단이 제일 어렵거든요. 그런데 저희 글 선생 님이 ‘대충 끝내지 말고 네가 제일 피하 고 싶은 질문을 끝까지 밀고 나가라. 제 일 고통스럽게, 네가 제일 싫어하는 질 문을 끝까지 밀고 가라.’ 이런 얘기를 많 이 해주셨어요. 그런데 저는 소복이 작 가님의 작품도 그런 태도로 끝까지 밀어 붙인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특히 장례 식장에서의 ‘죽음’ 표현이 인상적이었어 요. 장례식장을 일상의 장면처럼 묘사하 셨잖아요. 장례식장에서 관찰할 수 있 는 죽음을 굉장히 일상적인 면모로 그리 셨다고 생각했는데요. 이 에피소드가 사 실 쉽지 않았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왜냐 하면 어린이 문학에서 ‘죽음’이 나오더 라도 이렇게 끝까지 밀고 나가는 경우는 드무니까요. 이 에피소드를 그리실 때 특별히 염두에 둔 점이나 ‘이건 하지 말 자, 혹은 반드시 하자’하고 정한 원칙이
소 저는 지금도 죽음이 되게 궁금해요. 제 가 죽음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지금도 궁금한 상태여 서 정답은 알지 못하지만, 말씀하신 대로갈수 있는 데까지 가보자는 생각으 로 그렸습니다. 작품 속 장례식 장면은 실제 경험이 바탕이에요. 오랫동안 병 원에 계시던 할아버지가 임종이 가까워 졌다는 소식을 듣고 가족이 함께 갔는 데요. 병실 문을 여는 순간 당연히 할아 버지가 누워 계실 줄 알았는데 아기가
누워 있는 거예요. 그래서 왜 아기가 누 워 있지 하고 봤더니, 오랜 투병으로 너 무 여위고 웅크린 탓에 제 눈엔 작고 어 린 존재처럼 보였던 거죠. 그때 ‘죽음은 저렇게 작아지는 건가, 그러다 사라지는 건가’ 하는 생각을 했어요. 곧 할아버지
이 있었나요?
랑을 할까?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 하는 대목도 있고요. 나의 짝사랑, 친구의 아 이돌 사랑까지 여러 얼굴의 사랑이 그려 지죠. 그중 특히 그리기 어려웠던 사랑
가 돌아가시고 장례식장에 갔는데, 도착 소 언니의 사랑 이야기요. 가족 중 누가 연 하자마자 ‘밥 먹었니?’, ‘숙제할 거 가져 왔지?’ 같은 일상적인 말들이 오가더라 고요. 고모들은 아이들 밥을 챙기고, 할 머니는 웃으며 음식을 정리하고…. 그걸 보면서 ‘죽음은 저런 건가’, 그런 생각을 했던 기억이 있어요. 거기에서 시작이 된 이야기입니다.
조 그래서 작품 속에서 ‘죽음은 밥을 먹는 것이고, 숙제를 챙기는 것이다’, 이렇게 얘기가 나오잖아요. 실제 경험이 많이 녹아 있네요. 하지만 어린이 잡지 독자
애하면 괜히 꼴 보기 싫을 때 있잖아요. 실제로 언니를 보며 느꼈던 그 감정에서 출발했는데, 언니가 작품 안에서 남자 친 구한테 차이는 역할로 나오니까 미안한 거예요. ‘우리 언니가 이렇게까지 모자 라진 않은데…’ 싶어서 그리면서 좀 힘들 었어요. 나중에 언니가 이걸 보고 속상해 하면 어떡하지 싶기도 하고요. 그래서 책 이 나오자마자 언니에게 먼저 미안하다 고 했는데, 읽어본 언니가 ‘평소랑 비슷 하네’라고 해서 한숨 돌렸습니다.
들에게는 다소 무서울 수도 있겠다는 고 조 반대로 그리기 가장 쉬웠던 사람도 있 민도 있으셨을 것 같아요.
나요?
소 오히려 어린이들은 태연하게 받아들 소 주인공이 좋아하는, 말수 적고 옆으로 였을 것 같아요. 가까운 이의 죽음을 겪 어본 어른들이 더 슬프게 보셨을 것 같 고요. 아이들은 ‘나도 그랬어’ 하며 그냥 읽지 않았을까요.
안 끌리잖아요.
머리를 넘긴 남자아이요. 제가 늘 그런 타입에 끌렸던 것 같아요. (웃음) 보통은 말 없는 사람한테 말 많은 사람들은 잘
조 저는 작품 전반을 보면 죽음 이야기나 조 그런가요? (웃음) 마음이 싱숭생숭한 감정, 천장에 구멍 소 네. 그런 것 같아요. (웃음) 그런데 저 이 뚫린 사건 같은 장면들이 있지만, 결 국 큰 주제는 ‘사랑’이 아닌가 싶었습니 다. 선생님에 대한 사랑, 가족에 대한 사 랑…. ‘엄마, 아빠는 도대체 왜 저런 사
는 말 없는 사람에게 자꾸 끌렸어요. 겉 으로는 좀 우울해 보이고 신비스러운 분 위기랄까. 그런 느낌의 사람들에게 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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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데, 사실 가까이에서 지켜보면 의외로 별거 아닌 경우도 많잖아요. 그런 얘기 가 저는 늘 재미있어요. 그래서 제 다른 만화에도 그런 스타일의 남자가 자주 등 장합니다.
조 그랬던 것 같네요. 그게 다 작가님의 취향이었군요?
소 네, 그렇습니다. (웃음)
조 그래서 그 짝사랑 이야기가 제일 쉬웠 던 건가요?
소 네. 저에게 자꾸 질문을 던지게 되니 까, 제가 대답하면 되잖아요. 그래서 그 게 좀 재미있더라고요.
조 저는 부모님의 사랑이 제일 쉬운 주제 가 아니었을까 생각했어요. 관찰자의 시 선으로 볼 수 있고, 그 장면들이 굉장히 현실적으로 그려지잖아요. 아버지가 어 머니가 좋아하는 걸 사 오고, 그러고 나 서 ‘잘했지?’ 하며 발로 슬쩍 쓰다듬는 장면이 있죠. 주인공이 ‘저런 사랑은 하 지 말아야겠다’라고 말하기도 하고요. 그 장면들을 보면서 부모님의 사랑이 가 장 쓰기 쉬웠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 데, 실제로는 어떠셨어요?
소 부모님의 사랑은 그때는 몰랐어요. ‘저 게 과연 사랑일까? 왜 저렇게 살까?’ 그 런 생각을 정말 많이 했죠. 그런데 제가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나서야 알겠더라
재미있었어요.
고요. 부모님의 그것은 사랑이었더라고 요.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나서야 알게 된 감정이었어요. 그리고 이 책에는 선 생님을 좋아하는 이야기도 있어요. 주 인공은 여자아이고 선생님도 여성분인 데, 그건 실제로 제가 고등학교 때 경험 한 일이에요. 국사 선생님이셨는데 제가 너무 좋아했어요. 수업도 재미있고 사람 도 참 좋은 분이라 정말 좋아했죠. 그런 데 어느 순간 ‘저 선생님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런데 ‘내가 선생 님을 가지려면 결혼밖에 없어’, 그런 생 각을 한 적이 있어요. 저 선생님이랑 결 혼하고 싶다고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 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아이의 마음이 었을 수도 있고, 진정한 사랑의 마음이 었을 수도 있고. (웃음) 그때는 어렸기 때문에 결혼이 사실 뭔지도 모르고 그냥 ‘좋아하니까 결혼하자’라고 생각했죠. 그때의 감정을 다시 떠올리며 그 에피소 드를 쓸 때, 그 마음을 회상하는 게 정말
조 많은 어린이 동화에서 왕자와 공주가 결혼하는 게 사랑의 결말처럼 그려지니 까, 사랑하면 결혼해야 한다고 자연스럽 게 느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도 그 선생님 에피소드가 정말 재미있었어요. 저 역시 짝사랑했던 선생님이 계셨는데 그 시절 생각이 나더라고요. 아마 이 만 화의 큰 장점은 작가님이 그 어떤 구체 적인 에피소드를 들려주셔도, 독자가 자 기 경험을 떠올리게 만든다는 점인 것 같아요. 오늘 어린이 독자님들도 많이
오셨는데요. 이 어린이 독자님들이 이 많은 사랑 중 어떤 사랑을 해봤으면 좋 겠다고 생각하시나요?
소 맞아요. 어린이들도 이미 사랑을 하고 있죠. 다만 저는 사랑이 아닌 것을 사랑 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같아 요. 지금 어린이들이 잘 이해를 못할 수 도 있는데요. 누군가가 나를 나쁘게 대 하거나 상처를 주는데도, 그걸 사랑이라 고 생각하는 일이 좀 생기더라고요. 그래 서 저는 어린이들이 ‘나를 지키는 사랑’ 을 했으면 좋겠어요. 저 역시 성인이 되 고서야 깨달았어요. 사랑 속에 들어가면 정신을 놓고 그게 뭔지 잘 모르고 있다 가, 한참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그건 나 에게 좋지 않은 거였구나’ 하고 알게 될 때가 있잖아요. 그런데 어린이들이 일찍 부터 그런 걸 알아간다면 더 좋은 사랑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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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이제 창작 과정 이야기를 조금 해볼게 요. 다들 그림을 보시면서 어떠셨어요? 요즘 웹툰과는 좀 다르죠? 작가님은 디 지털이 아닌, 종이에 펜으로 그리고 수 채화로 채색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요즘 은 어린이들도 만화를 그릴 때는 대부분 아이패드 같은 디지털 도구를 사용하잖 아요. 그래서 이런 아날로그 방식이 오 히려 신기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
아요. 종이에 그린 그림이 책으로 완성 되기까지의 과정을, 콘티부터 구체적으 로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소 (콘티북을 청중에게 보여주며) 네. 저희 집에는 이런 노트가 여러 권 있어요. 동 시에 세 가지 작업을 하면 노트도 세 개, 네 개씩 되죠. 어떤 노트는 시작만 되어 있고, 어떤 노트는 제목만 쓰여 있는 상 태예요. 새로운 작업을 시작할 때는 그 노트를 들고 다니며 앞에 제목을 쓰고, 거기에 콘티를 짜요. 연필은 번지고 잘 안 보여서 콘티는 볼펜으로 그립니다. 혼 자 보는 용도라 편하게 써요. 다 채워지 지 않아도 마감이 있으니 그려나가야 하 죠. 이게 첫 단계예요. 그다음에 종이를 꺼냅니다. 제가 사용하는 건 A4 사이즈 의 켄트지 용지를 100장씩 묶어서 판매 하는 건데요, 한 장에 두 페이지씩 넣어 서 작업해요. 이 두 페이지를 펼침 형태 로 작업해요. 연필로 스케치하고, 펜도 가져왔는데요. 글씨는 0.5mm로 쓰고, 그림은 0.1mm로 그립니다. 그리고 원 래는 색연필로 채색하는 걸 좋아했어요. 그게 느려도 실수가 적거든요. 그런데 연 재는 속도가 중요해서 이번엔 붓을 썼어 요. 10년도 더 전에 사두고 안 쓰던 비싼 고체 물감이 있었는데, 당시 가격이 7만 원 정도였어요. 비싸서 10년 이상 안 쓴 거예요. 그러다 이번에 드디어 썼죠. 붓 도 여러 개의 굵기를 쓸 시간이 없어서 한 자루로 전부 채색했습니다. 다 완성한 후엔 스캔을 하고, 포토샵으로 색 보정이 나 수정 작업을 합니다. 화이트로 수정한
이달의 출판만화 8월 추천작 <나의 열두 살에게> 북토크 57
부분도 포토샵에서 다시 다듬고요. 완성 된 파일을 출판사에 보내면 편집과 디자 인을 거쳐 책으로 나오게 됩니다.
조 그럼 스캔본을 그대로 출판사에 전달 하시는 건가요?
소 네. 그림책은 드럼 스캔처럼 섬세한 방 식이 필요하지만, 만화는 장수가 많고 사이즈가 작아서 집에 있는 스캐너로 충 분해요.
조 원화를 직접 보니 정말 색감이 다르고 아름답네요. <고래가 그랬어> 연재하실 때도 같은 방식으로 채색하신 건가요?
소 네, 똑같아요. 포토샵 보정까지 마친 뒤 보내는 거죠. 작업 시간은 늘 일주일 을 잡는데요, 바로 일주일 전부터 시작 이 되지는 않더라고요. 다른 것들 마무 리도 하고 또 어떤 이야기를 할지 생각 이 안 나고 그러다 보면 3~4일 만에 완 성할 때도 있고요. 그래도 최소한 5일 정도는 쓰이는 것 같아요. 그래도 이미 캐릭터가 정해져 있어서 그리는 속도는 조금 단축돼요.
조 웹툰 작가님들의 경우 보통 콘티를 하 루 이틀 정도 쓰시고, 선화 3일, 채색 하 루 이틀 정도라 하시더라고요. 비슷하네 요. 정말 시간과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작업인 것 같습니다. 작가님은 <만화 그 리는 법> 책도 내셨잖아요. 그 책에도 쓰
화를 배우게 됐죠.
조 어떤 숙제를 내주셨나요?
지, 그리고 어떻게 계속 만화를 그리게 되셨는지 이야기해 주실 수 있을까요?
소 저는 원래 직장인이었어요. 서른이 되 기 전까지 직장에 다니다가, 거의 잘리다 시피 퇴사했죠. 그때 실업급여를 받으면 서 다음 일을 찾고 있었어요. 사실 그 전 부터 취미로 그림일기를 가볍게 그려서 홈페이지에 올리고 있었어요. 친구들이 나 가족이 보고 댓글을 다는 정도였죠. 그러다 우연히 한 만화가분을 알게 됐는 데, 그분이 제 그림을 보고 ‘너 만화 해보 지 않을래?’라고 얘기하시더라고요. 그 런데 사실 저는 만화에 관심이 없었어요. 많이 본 것도 아니고요. 그런데 그분이 너무 멋있는 거예요. (웃음) 그래서 그분 을한번더 만나고 싶은 마음에 관심 있 다고 거짓말을 했죠. 그래서 그분이 절 ‘새만화책’이라는 출판사로 데려갔고, 그 곳의 대표님이 제 그림을 보고 ‘만화 해 볼 생각 없어요?’라고 물으셨어요. 그 대 표님이 원래 깐깐하기로 유명한 분이었 는데, 그날따라 기분이 좋으셨대요. (웃 음) 그래서 제 허접한 그림을 보고도 기 회를 주셨죠. 저는 만화나 그림을 배워본 적이 없어서, 한 번 배워서 기회로 삼아 도 좋겠다는 생각으로 또 거짓말했어요. 만화가가 되고 싶다고. 그 후로 2주에 한 번씩 숙제를 내고 검사받는 방식으로 만
셨지만 어떻게 만화를 시작하게 되셨는 소 처음엔 ‘나를 소개하는 만화를 그려 봐
라’였어요. 그걸 가져갔더니, 대표님이 ‘소복이는 만화를 너무 감상적으로 그린 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말이 썩 좋은 뜻 은 아니었어요. 그래도 저는 만화 생각 이 없으니까 그냥 넘겼죠. 그런데 다음
할까 봐. (웃음)
이 단절된 상태에서 작가들을 방 안에 몰아넣고 그림이나 글만 쓰게 하는… 작 가들이 굉장히 무서워합니다. 통조림 당
숙제가 ‘콘티를 짜 와라’였어요. 그런데 소 그래서 첫 만화를 내고 나서 만화의 재 제가 콘티가 뭔지도 모르잖아요. 그래서 ‘그게 뭐예요?’ 했더니, ‘종이에 대략적 인 그림과 글을 써오면 된다’고 하시더 라고요. 그런데 숙제를 안 해갔어요. 그 래서 대표님이 화가 나셔서 이십 몇 페 이지 분량의 콘티를 짜오기 전에는 집 에 못 간다고 하신 거예요. 지금 생각하 면 웃긴데, 그땐 정말 무서웠어요. 그냥 나가면 되는데 그 말을 곧이곧대로 듣고 밤 11시까지 사무실에서 콘티를 짰어 요. 남았으니까 나는 오늘 집에 못 가겠 구나, 밤새 그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 죠. 그런데 그걸 보시더니 ‘어? 재미있 는데? 이거 만화책으로 냅시다.’ 그러는 거예요. 그렇게 해서 <시간이 좀 걸리는 두 번째 비법>이라는 첫 만화를 1년 만 에 내게 된 거죠.
조 그럼 계속 출판사에 가서 작업하셨나요?
소 아니요, 그러진 않았고요. (웃음) 근데 그 출판사에 가보면 저 같은 만화가들이 방마다 상을 펴고 작업하고 있었어요. 방문을 열면 한두 분, 서너 분씩 그림을 그리고 있던 기억이 납니다.
조 이걸 전문용어로 ‘통조림’이라고 하죠. (웃음) 와이파이 막히고 외부와의 연결
동일하게 느끼시나요?
미를 느낀 것 같아요. 그때부터 만화를 계속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조 그림책도 많이 그리셨잖아요. 작가님 은 그림책과 만화가 본질적으로 크게 다 르지 않다고도 말씀하셨는데, 독자 입장 에선 연출이 달라서 꽤 다르게 느껴지기 도 하거든요. 작업하실 때는 정말 거의
소 그림책은 시를 쓰는 기분, 만화는 소설 을 쓰는 기분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저 는 만화로 시작해서 그런지 이야기를 만 화로 푸는 게 훨씬 쉬워요.
조 아까도 말씀해 주셨지만, 소복이 작가 님은 미술이나 만화를 전공하지 않으셨 는데요. <만화 그리는 법>에서 ‘나의 동 력은 오래 앉아 버티는 것’이라고 하셨 어요. 사실 모든 일들이 오래 앉아서 버 티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는 것 같기는 한 데요. 혹시 이 책을 쓰신 이후 창작 방식 에 변화가 있었는지도 궁금합니다. 이번 작품도 오래 앉아 버티며 쓰신 건가요?
소 네, 그거 말고는 만화를 완성할 수있는게 없는 것 같아요. 마음에 완전히 들 지 않더라도 끝까지 붙들고 가야 마감을
이달의 출판만화 8월 추천작 <나의 열두 살에게> 북토크 59
할 수 있잖아요. 그 방법 외에는 없지 않 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가 너무너무 안 풀릴 때는요? 그런 순간을 넘기는 작 가님만의 의식이 있을까요?
소 사실 저는 오래 잘 앉아 있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작업하다가 누가 커피 마시 자고 부르면 바로 나갑니다. (웃음) 그때 나가서 그 친구와 보낼 수 있는 시간은 그때밖에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서요. 대신 작업 도구를 꼭 들고 나가요. 앞에 두고 친구랑 술이나 커피를 마시면 마음 이 편해지더라고요. (웃음) 작업을 못하 더라도요.
조 환기를 시킬 겸 아예 작업에서 떠나는 게 아니라 작업 도구를 들고 가는 게 신 기하네요. 누굴 만나러 가더라도, 작업 을 계속 붙들고 있는 거겠어요.
소 네, 작업을 못 하는 날이어도 늘 들고 다니는 편이에요. 어디를 가든 챙겨 가 요. 물론 대부분 아무것도 안 쓰고 돌아 오긴 하지만요. 그래도 그러다 보면 어느 새 완성되어 있더라고요. 제가 완벽주의 자는 아니라서, 저 자신을 다독이는 편 이에요. 만화는 페이지 수가 많다 보니 까 그린 뒤에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야 되 는데 잘 안 넘어가는 작가들이 많을 거예 요. 마음에 안 드니까 더 그리고 싶겠죠. 저는 ‘괜찮아, 열심히 했어. 다음 페이지
도 있고요.
시는 게 있으실까요?
로 넘어가자.’ 이렇게 넘기는 편이에요. 약간 부끄럽긴 하지만요. (웃음)
조 칼럼니스트 친구들과 늘 이야기하곤 하는 게 있어요. 야구 선수도 평균 타 율로 성적을 보는데, 왜 우리는 칼럼을 낼 때마다 매번 100점짜리를 내려 하냐 고요. 평균 80점만 되어도 사실 굉장히 프로페셔널한 거죠. 모든 페이지가 다 100% 마음에 들 순 없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렇게 적당히 평균을 맞추는 것 자체가 저는 중요하다고도 봅니다. 힘을 줘야 할 곳과 빼야 할 부분을 구분할 수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 ‘박수희’
조 그러면 작가님은 만화를 그릴 때, ‘내 게 가장 중요한 건 이거다’라고 생각하
소 작품마다 다른데 기본적으로는 ‘웃기고 싶은 마음’이 커요. <나의 열두 살에게> 를 할 때는 ‘진심을 담자, 진실을 쓰자, 가짜 마음은 쓰지 말자’를 계속 되뇌었어 요. ‘너 정말 그때 그랬어? 어떤 마음이 었어? 지금은 어때?’하고 스스로에게 질 문을 많이 던졌습니다. 진짜 얘기를 쓰 자, 그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조 근데 심지어 웃기기까지 했잖아요. (웃
음) 저도 보면서 혼자 막 웃었어요. 사실 제가 이 책을 읽으면서 혼자 막 웃고 있 으니까 저희 아이가 ‘뭔데 그렇게 웃어. 한번 봐.’ 이러더니 걔도 꺄르르르, 꺄 르르르 하면서 웃는 거예요. 그래서 정 말 웃기면서도 진심이 담겨 있는 만화라 고 느껴져요. 저는 그럴 수 있던 이유 중
시기도 했죠. 그런 일들이 있긴 있었는 데…. 가족이니까 이해를 해주시겠죠.
조 친구랑 있을 때는 박장대소 하다가, 자 녀들한테는 잘 웃지 않으시는 그런 장면 들이 조금 속상하기도 했을 것 같아요.
하나가, 작가님의 캐릭터들이 정말 살아 소 네. 엄마가 실제로 잘 웃지 않으셨거든 있는 사람 같아서라고 생각해요. 길에서 마주칠 것처럼 친근하달까요. 그런 캐릭 터를 만드는 비법이 있을까요?
소 실제 있는 사람들이라서 그래요. (웃음)
조 실제 인물들에게 허락도 받으시나요?
소 가족들은… 그냥 씁니다. (웃음) 이번 책도 가족들에게 미안해서 먼저 말했어 요. 제 남동생은 제 만화에 진짜 많이 등 장하거든요. 그런데 ‘나를 악마로 그려 도 괜찮으니 마음껏 그려라’ 해서 감사 한 마음이었고요. 가족 외에 가까운 사 람들은 보통 허락을 받습니다. 다만 이 번 책은 엄마, 아빠가 좀 깜짝 놀라셨어 요. 늘 가족 이야기를 쓰긴 했지만 어느 선에서 멈췄는데요. 이번엔 더 깊이 들 어갔거든요. 그래서 아빠가 물어보시더 라고요. ‘너, 엄마 아빠 싸울 때 정말 죽 고 싶었냐?’ 저는 ‘그땐 그랬지’라고 대 답했어요. 아빠가 그게 좀 많이 속상하 셨나 봐요. 엄마는, 본인 모습이 그렇게 그려진 걸 보고 너무 놀라셨고 서운하셨 나 봐요. ‘정말 내가 그랬어?’ 하고 물으
없으셨나요?
요. 성과를 내지 않은 자식들에게는 특히 더요. (웃음) 그런데 엄마는 그걸 잊으셨 거나,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셨던 것 같아 요. 그런데 글과 그림으로 보시고는 놀라 셨던 것 같아요. ‘내가 그때 너희를 얼마 나 사랑했는데’라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사랑을 부정한 건 아닌데, 엄마는 그렇게 느끼셨을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그러다 나중엔 ‘그때 너무 힘들었어. 아이 셋을 키우느라’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조 네, 이해됩니다. (웃음) 아이 셋이라니, 정말 정말 힘드셨을 것 같아요. 아까 막 힐 때 어떻게 푸는지 여쭤봤는데요, 혹 시 창작을 오래 지속하시면서 슬럼프는
조 크게 기억나는 슬럼프는 없어요. 힘들 게 느껴질 때도, 20대 직장 생활에 비하 면 이건 힘든 것도 아니라고 생각했죠. (웃음) 직장 생활은 고생을 정말 많이 했 거든요. 어떻게 보면 그림을 그리는 세 계는 되게 아름다운 세계잖아요. 그런데 직장 생활은 그런 세계가 아니니까요. 다만 아이가 태어난 뒤엔 감정적으로 소
이달의 출판만화 8월 추천작 <나의 열두 살에게> 북토크 61
외된 느낌이 오래 가서, ‘나는 이제 그림 을 못 그리나?’ 하고 생각했던 적은 있 어요. 1년 정도? 그때는 끝났다는 생각 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때가 그림을 그리면서 좀 힘들 때였던 것 같습니다.
조 네, 그림 그리다가 힘들면 더 힘들었던 때를 상기했다. 이건 아무것도 아니라고 나 자신을 설득한다. (웃음) 여기 직장인 분들도 많으셔서 공감하실 것 같은데요.
이 들었습니다.
져다 썼고요. 실제 그 친구는 지금도 가 장 친한 친구인데, 늘 저를 지지해 주고 친절하지 않은 싸늘함으로 저를 챙겨줘 요. 책에서도 주인공 옆에서 말없이 있 어 주는 친구잖아요. 작업하면서 ‘박수 희라는 친구가 이 책에서 나를 되게 지 지해 주고, 이 책을 끝까지 할 수 있도록 옆에 있어 주는구나’ 하고 고마운 느낌
이 질문은, 슬럼프가 창작자들에게 오면 조 그 친구분이 생일 때 풍선 불어온 일화 이야기를 만들기 어려워지는 것 같아서 한 번 여쭤보았습니다.
소 맞아요. 사실 매번 힘들죠, 이야기를 만드는 일은. 매번 힘들지만, 그래도 결 국 지나가야 할 순간이기 때문에 그냥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웃음)
조 네, 가야 합니다. (웃음) 저희가 벌써 한 시간이나 이야기했네요. 슬슬 마무리 시간이 다가오는데요. 가벼운 질문 하 나 더 여쭙고 싶어요. 작가님께서 이 작 품에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를 한 명만 꼽는다면 누구인가요?
소 사실 작업하다 보면 모든 캐릭터를 다 너무 아끼게 되는 경험을 해요. 모든 캐 릭터를 아끼는데, 그중 ‘박수희’라는 친 구 캐릭터가 있어요. 실제 제 친구예요. 이름은 고등학교 때 우리 반에 키 큰 아 이가 있었는데요. 그 아이 이름이 박수 희였어요. 왠지 키가 큰 아이는 박수희 라는 느낌이 있어서 (웃음) 그 이름을 가
의 주인공인가요?
같아요.
소감과 끝인사
소 그건 다른 친구예요. 고등학교 때 제 생 일날, 다른 반 친구가 태어난 시간이 몇 시냐고 묻더니 풍선을 한가득 불어 저희 반으로 들어왔거든요. 그런데 그때는 헬 륨가스를 잘 몰라서, 입으로 분 풍선도 공중에 떠 있을 줄 알았대요. (웃음) 그런 데 안 뜨잖아요. 그래서 반 애들이 ‘저게 뭐야?’ 하는 눈으로 쳐다보니까, 그 친구 가 부끄러워서 뛰쳐나갔던 일이 있었어 요. 그 기억을 가져다 썼습니다.
조 작품의 주제가 사랑인 이유가 있었네 요! 작가님, 정말 사랑을 많이 받으신 것
조 마지막으로 질문드리고 싶은 게 하나 있는데요. 아까 처음에 차기작 준비 중
이라고 하셨죠. 어떤 작품인지 살짝 소 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소 원래 그림책으로 준비하던 걸 만화로 바꿨습니다. <소년의 마음>도 그림책으 로 시작했다가 만화로 바꿨거든요. 그 림책이 막혔을 때 만화로 바꾸면 오히려 쉬울 때가 있어요. 이 책도 그랬으면 좋 겠다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어떤 이야기 냐면, 제가 아기를 낳고 몇 년 정도 되게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거든 요. (웃음) 그 시기에 관한 이야기예요.
조 너무 기대돼요. 언제쯤 볼 수 있을까요?
소 작업을 이제 막 시작했습니다. (웃음)
조 기다리겠습니다. 이제 사인회 시간을 위해 슬슬 마무리할게요. 오늘 작가님과 의 대담 너무 재미있으셨죠? 정말 오늘 원화와 콘티까지 가져와 보여주시고, 정 말 작가님께 감사하다고 한 번만 박수 부탁드립니다. 그러면 마지막으로, 오늘 이 자리에 12살인 분도, 곧 12살이 되 는 분도, 12살을 지나온 분들도 계십니 다. 독자분들께 한마디 부탁드려요.
소 비 오는 날 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정말 몇 분 안 오실 줄 알았어요. 이런 날 집에서 나오기 얼마나 어렵겠어 요. 그런데도 나와주셔서 너무나 감사드 리고요. 아까 <나의 열두 살에게>가 어 떤 장면, 감정, 강아지의 느낌 같은 것으 로 시작됐다고 말씀드렸죠. 집에 돌아가
습니다. 감사합니다.
시는 길에 여러분에게도 그런 장면과 감 정이 있다면 살짝 떠올려 보시면 좋겠습 니다. 조심히 돌아가세요. 고맙습니다.
조 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오늘 진행을 맡은 조경숙 만화평론가였
이달의 출판만화 8월 추천작 <나의 열두 살에게> 북토크 63
진행자 정다빈 (SideB PD 이하 정) 게스트 박인주 (작가, 이하 박) 기록 최윤주 (만화평론가)
이달의 출판만화 11월 추천작 <날개 연대기> 북토크
이달의 출판만화 11월 추천작 <날개 연대기> 북토크 65
정 잘 들리시나요? 네, 그러면 시간이 되어 서 오늘 박인주 작가님의 <날개 연대기> 토크를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오늘 오는 길에 보니까 차가 좀 밀리더라고요. 날씨 가 그나마 따뜻해서 다행인데요. 평일 저 녁에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이 출간된 지 두 달이 넘어가죠? 그 사이에 타이피스트 출판사에서 북토 크를 한 번 하셨는데, 그때 작가로서의 성장 과정이나 작업 태도 같은 걸 자세하 게 얘기해 주셨더라고요. 그래서 오늘 저 희는 좀 더 국소적인 질문들로 토크를 시 작해 보려고 합니다. <날개 연대기>가 올 해 9월에 정식 출간되어서 많은 독자분 들의 주목을 받고, 이달의 출판만화로도 선정되었는데요. 출간 후 두 달 정도 지 난 지금, 작품을 하시고 또 독자분들과 소통하는 이 자리에 서신 기분이 어떠신 지 궁금합니다.
박 사실 제가 원래는 독립 작가였거든요. 기본적으로 저를 아는 분들이 제가 협업 을 해서 연 자리에 정해진 인원이 참여하 는 방식이었어요. 소통을 반복하면서 유 대를 쌓아간다는 느낌에 가까웠죠. 그런 데 <날개 연대기> 같은 경우에는 제가 처 음으로 정식 출간을 해서 출판사와 함께 펴낸 작품이거든요. 그래서 저를 모르시 는 분들이 이 작품에 대해 궁금증을 갖 고 오는 경우가 많아졌어요. 좀 더 새롭 고 다양한 접근으로 얘기할 자리가 많아 진 거죠. 제가 원하고 바랐던 대로 더 많
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궁금했습니다.
은 사람들에게 정말 날개를 달고 뻗어나 가는 기분이 들기도 해서 나날이 감회가 새로운 상태이긴 합니다. 이런 자리를 만 들어 주신, 저 뒤편에 계시는데요. 처음 부터 끝까지 홍보에 도움을 주신 이원석 시인님과 타이피스트 대표 이은정 시인 님께도 다시 한번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 리고요. 오늘 와주신 분들께도 감사드립
뿌리를 전달하고 싶었어요
정 오늘 참석해 주신 독자분들 중에 <날개 연대기>로 인주 작가님을 알게 되신 분 들이 상당히 많을 것 같은데요. 개인적으 로 저는 작가님을 처음 알게 된 게 일본 소설가 온다 리쿠의 <유지니아> 개정판 표지 일러스트를 맡으셨을 때였어요. 그 때 처음 알게 되었고, 나중에 SNS로 작 업물을 자주 공유하시는 걸 봐왔어요. 작 가님의 그림이나 일러스트, 애니메이션 이 붙으면 작품 분위기가 확 살아난다는 생각을 많이 하면서 지켜봤습니다. 그러 다 이번에 만화가 나왔는데, 제가 여러 작업물을 봐왔지만 이 만화야말로 작가 님이 가지고 계신 세계를 정말 잘 드러내 는 결과물이 아닐까 싶었어요. 그래서 드 리고 싶었던 질문인데요. 작가님께서 예 술가로서 다양하게 활동하고 계시지만 그중에서도 만화, 그래픽 노블 작업이 작 가님 안에서 어떤 포지션에 놓여 있는지
박 제가 시각 미술을 해왔던 건, 어렸을 때 부터 항상 꿈이 시각 미술가였기 때문에 꾸준히 그림을 그려왔었어요. 화가를 하 고 싶었는데 주어진 환경이 여의치 않았 고, 학력이라는 벽에 결국 부딪히게 되더 라고요. 그래서 그림을 올리고 공유하면 서 차근차근 커리어를 쌓아가게 됐어요. 제가 처음 외주 작업물을 대가를 받고 한 게 16살 때부터거든요. 지금까지 쭉 했 으니까 거의 10년이 넘어가는 작가가 된 셈이에요. 그런 과정에서 저 자신을 직접 보여주기보다는 누군가의 작업을 통해서 제 이미지가 보여지는 것에 대한 생각을 점점 더 많이 하게 됐고요. 2018년부터 서서히 제 독립 출간물들 을 만들게 되면서 기본기를 쌓아갔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제 세계를 구축해 나갔 는데, 그 이전에는 항상 더 깊은 곳에 뿌 리 같은 개념 작업들이 있었거든요. 이 개념 작업들을 더 설득력 있게 이야기해 야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만들게 된 게 만 화였던 것 같아요. 만화를 줄기라고 한다 면,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표상의 역할을 하는 건 여전히 이미지, 회화예요. 그래 서 전시나 여러 가지 기회들을 통해서 최 대한 작품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고 있 고, 그 결실을 애니메이션으로도 보여드 리고 있어요. 제 바람이 있다면, 회화나 협업 작업, 그리고 이번에 최대한 독자들 이 읽기 쉽게 만들려고 했던 이 만화책을 통해서 제가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하려 고 하는지 지켜봐 주셨으면 합니다. 정리 하자면, 그래픽 노블이 좀 더 서술적으로 이야기와 구조성을 지녔고 더 많은 분들
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가 싶고요.
것 같은데요.
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설득의 역할을 맡
정 이전에 작업하셨던 일러스트나 외주 같 은 것들은 경유 과정으로서 작가님의 작 업에 놓여 있었다고 한다면, 이제는 작가 님의 만화가 어떤 줄기가 되어서 독자분 들한테 직접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작품 에 가까워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많은 분들이 관심을 더 가져주신 게 아닌
다들 작품을 보고 오셨을 거라고 생각 하는데요. <날개 연대기>는 제목에 들어 간 ‘연대기’라는 단어처럼 할머니, 봉화, 그리고 영서라는 3대 여성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가족 내 여자들의 연대 라는 테마가 언제부터 작가님 안에서 자 리를 잡고 있었던 테마인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시발점에서 출발해서 <날 개 연대기>라는 작품을 완성하시기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리셨는지도 궁금 해요. 상당히 볼륨이 있는 풀컬러 작업을 한 만화다 보니까 시간이 오래 걸리셨을
박 제가 프로젝트성 작업을 할 때 기조는 비슷하거든요. 무언가를 만들겠다는 개 념을 잡고, 그 개념을 원래 해왔던 프로 젝트로 표현하면서 더 발전시키는 방식 이에요. 그러니까 총 두 가지의 프로젝 트를 진행하는 거라고도 볼 수 있는데 요. 예를 들어서 제가 이전에 쓰고 그렸 던 <폭죽도시> 화집이라든가, 아니면 < 은발의 이바>라는 삽화가 들어간 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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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같은 것들이 있는데, 이 작업들을 하면서 동시에 생각하는 거예요. <날개 연대기>, 이전에 원래는 <날개암>이라 는 작품이었는데요. 이 <날개암>에 대한 전반적인 구성을 점차 잡아가고 있었어 요. 이게 뿌리로 들어가면 처음 아이디 어는 원래 <6년>이라는 제목의 작품이 었거든요.
정 <6년>이요?
박 네, <6년>이요. 숫자 ‘6’, ‘년’이거든요. 총 2년씩 할머니와 엄마와 딸의 3세대 이야기를 다룰 생각이었어요. 총 8개의 계절을 3번에 걸쳐서 24개의 계절로 그 려낼 생각이었고, 이 24개의 계절이 24 시간의 형태로 그려져 하나의 호흡으로 읽을 수 있는 3세대의 이야기를 원래는 그리려고 했었어요. 근데 이 구성으로 짜 다 보니까 제가 너무 수식적인 설정에 빠 지는 게 느껴져서요. 이 이야기를 쓰면서
<날개 연대기>의 색, 질감, 시선
정 작품 관련해서 본격적인 얘기를 시작 해 보려고 해요. 일단 형식적인 측면에 서 먼저 질문을 드리자면요. 책을 펼쳐 보시면 다들 느끼시겠지만 <날개 연대 기>에서 작가님이 선택하신 컬러가 붉 은색이에요. 저는 되게 다양한 붉은색의 범위 안에서도 이 ‘육’, ‘피부’ 같은, 아 니면 ‘피’를 연상시키는 색이라고 생각 했는데요. 이 채색이 작가님이 작품에서 선택하신 그로테스크하면서도 아름다운 신체 묘사와 겹쳐서 작품의 주제를 탁월 하게 살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거 말고도 작가님이 평소에 애니메이 션이나 일러스트 작업을 하실 때도 저는 색상을 상당히 의도적으로 사용하신다 는 인상을 받았는데요. 그렇다면 <날개 연대기>에서 붉은색만을 사용하신 데에 는 어떠한 의도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처음으로 떠오른 연상이 ‘여자에게 날개 박 처음 의도를 이야기하자면, 정식으로 가 달려 있고, 이 날개에 암이 생겼는데 그 암이 더 이상 날개를 잘라도 나을 수 없는 상태라면’이라는 하나의 이미지였 어요. 그래서 결국 이 이미지로 옮겨가서 점점 볼륨을 키워 나가게 된 케이스였어 요. 이 생각의 시작은, 꼬리를 타고 가다 보면 아무래도 제가 경상도 출신인데요. 저희 모친이라든가 할머니를 보고 듣고 느끼면서 얻어낸 재료들로 시작했던 것 같아요.
결정했어요.
많은 사람들에게 가닿고 싶어서 여태까 지 했던 이야기를 정리하고 새로운 이야 기로 발전시켜 나가고자 했는데요. ‘내 가 앞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말을 걸 거 야’라는 다짐을 할 때에는, ‘스스로의 상 처에 칼을 찔러 넣을 정도의 용기는 필 요하겠구나, 그 정도의 대가는 필요하겠 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생 각하니까 최대한 제가 자라오면서 느꼈 던 상처를 숨기지 않고 얘기하고 싶었고 요. 그래서 전반적인 컬러를 빨간색으로
두 번째로는 빨간색이 시각적으로 절대 편한 색깔이 아니잖아요. 보시면서 눈이 피로하다는 인상을 많이 주는 색깔이거 든요. 그런데 바로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 각이 들어서 한 선택이기도 해요. 보면서 불편하고 뭔가 나를 피로하게 만들지만 왠지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주게 만들고 싶었어요. 그러면서 제가 전이시키고 싶 었던 통각이나 생각, 감각들이 있는 그대 로 독자들에게도 전이되었으면 하는 의 도가 가장 굵직했던 것 같아요.
정 말씀해 주신 통각과 상처의 이미지를 저도 보면서 많이 느꼈던 것 같은데요. 사실 제가 책을 처음 받아보고 놀랐던 부분 중 하나가, 용지가 살짝 반들반들 해요. 그런데 풀컬러 채색까지 들어 있 는데 이렇게 반들반들한 종이를 쓰면 아 무래도 이미지의 정보량이 더해진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이런 용지 선택 같은 것도 고려하셨는지, 아니면 타이피 스트 편집부에서 함께 생각해 주신 건지 궁금했거든요.
박 아, 네. 그건 타이피스트 편집부에서 해주셨습니다.
성의 이야기로서요.
을 수 있는 보편적인 이야기 중 하나로 읽히기도 하는데요. 그런 맥락에서 은퇴 를 결심한 배우가 1장 직전 프롤로그 파 트에 나옵니다. 인터뷰처럼. 그 배우 옆 에 비어 있는 이름 칸이 같이 나오는데, 저는 거기에 들어갈 이름을 상상해 볼 여지가 생긴다고 느꼈어요. 보편적인 여
동시에 해당 파트에 인상적인 대사가 나옵니다. “배우라는 직업은 이상합니 다. 감독이 바라는 얼굴로 빚어져 관객 이 바라는 얼굴로 빠져나오게 되니까요. 그 때문에 저에게는 찾고 싶은 답이 있 었음에도 무수한 얼굴로 빚어져 나오며 제가 그리고 싶은 표정은 잃어 가고 있 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이런 대사가 인 상적인 연출과 함께 나오는데요. ‘얼굴’, ‘표정’이라는 말에 저는 집중하게 되었 어요. <날개 연대기>에 등장하는 여성들 의 표정에 살짝 공통점이 있거든요. 초 연한 것 같으면서도 이 빨간색 때문인지 피부 안에 든 에너지가 느껴지는 게 있 어요. 작가님께서 여기 나오는 여성 인 물들의 표정을 그리실 때 어떤 생각으로 작업하셨는지, 제가 느낀 공통적인 코드 에 어떤 의도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정 그랬군요. 확실히 이런 부분들이 말씀 박 첫 번째로 이걸 조금 더 구체화해서 얘 하신 용기나 대가, 상처의 이미지와 잘 맞아떨어졌던 것 같아요. 이 <날개 연대기>는 아까 말씀드렸듯 이 할머니, 봉화, 영서 3대의 이야기이 기도 하지만, 나오는 등장인물들이 전부 날개 달린 여성이기 때문에 여자들이 겪
기하자면, 들끓는 표정을 짓지 않는 여 성이 있거든요. 할머니가 그랬잖아요. 이 이야기에서는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 해 들은 사람들이 정해져 있고, 그 사람 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지거든요. 그래서 봉화의 이야기에는 아버지에게
이달의 출판만화 11월 추천작 <날개 연대기> 북토크 69
서 받은 피 같은 들끓는 마음을 중심으 로 펼쳐지는 표정이나 감각을 표현하려 고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할머니의 얼 굴이 좀 더 굳어져 있게끔 묘사를 했어 요. 다만 딸 영서의 기준으로 봤을 때는
제안이기도 했습니다.
있게 만드는 것이었어요. 얼굴을 비운다 는 것은 만화에서 답변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만화를 통해 함께 고민해 보자는
당연히 봉화의 얼굴이 더 생생하게 드러 정 네. 할머니가 들끓는 에너지가 없는, 나 있고, 아버지 얼굴이 조금 더 굳어져 있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어떤 초점으 로, 어떤 관점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누 구의 시각으로 이 이야기를 보게 되는가
느낌인 거군요.
비교적 힘이 빠진 느낌의 얼굴인 것 같 은데 그게 화자인 영서의 시선이 반영된
를 표현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라고 볼 박 네. 영서가 봉화에게 들었던 게 정확히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이야기가 인터뷰로 돌아오자면 비 어 있는 이름, 비어 있는 얼굴, 우리가 떠올릴 수 없는 이 배우의 얼굴에 많은 영화나 책이나 드라마에서 나왔던 전형 적인 여성들의 모습이 통과될 것 같거든 요. 사실 재료화되고, 발화되고 동화되 었던 이 텅 빈 이름에 어떤 의의를 가할
이에요.
봉화의 이야기일 거고요. 힘이 없다기보 다는 잘려져 있거나 절단되어 있는 느낌
진술을 위한 공정한 거리두기
수 있는지 한번 정면에 부딪혀 보겠다는 정 <날개 연대기>의 화자는 할머니, 봉화, 나름의 도전이었던 것 같아요. 이 부분 은 왜냐하면, ‘메일 게이즈(Male Gaze)’ 라는 남성화된 시각을 우리가 마주하게 되었을 때 이게 정론이라고 느껴지게 되 거든요. 이 정론에 도전하면 그 감각 하 에서 여태까지 선행되어 왔던 ‘옳음’을 부정하면서도, 그만큼 모두를 설득할 수 있는 탄탄한 구조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 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게 되고요. 결 국 다른 무엇보다 스스로를 향한 의심을 거두지 않고 이야기 구조를 짤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 의도는 이 영향이 저 스 스로뿐만이 아니라 독자들이 만화를 보 면서, 또 만화를 통과하면서도 느낄 수
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본인인 영서, 마지막을 차지하는 딸로 설정되어 있는데요. 이런 화자 설 정이 무척 의도적이라고 생각했어요. 작 품의 구조 자체가 영서가 엄마인 봉화한 테 들은 얘기를 되짚어 나가면서 할머니 와 엄마, 엄마와 엄마의 친구이자 동료 였던 가영 이모, 또 엄마와 아빠, 그리고 엄마와 영서 자신의 이야기를 순서대로 보여주잖아요. 그러니까 이걸 정말 납작 하게 눌러서 말하면 ‘딸이 들려주는 엄 마 이야기’인 건데요. 이야기의 중심인 물인 엄마 봉화가 자기 입으로 직접 말 하는 구조가 될 수도 있었을 텐데, 그렇 게 하지 않고 딸의 입을 빌린 이유가 있
박 아까 이야기했던 것처럼 진실은 우리 정 공정함을 위한 거리두기였다고 말씀해 가 알 수 없다는 표현일 수도 있고요. 왜 냐하면 이야기로 전해 들은 것들은 정 확하지 않잖아요. 이 이야기는 정확하게 명명되어 있지 않지만 70년대, 80년대 여성 공장 노동운동가들의 뉴스 기사들 을 많이 참조했었거든요. 근데 그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들이 최근에서야 다 뤄지기 시작했잖아요. 이야기를 전해 듣 고 역사로서 이제야 기록되었다고 했을 때, 이것이 부정확할지라도 얼마나 생생 한지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게 첫 번째 이유고요. 두 번째로는 아까 제가 제 사연을 파 고 들어가고 싶다고 했었는데, 이건 저 희 어머니나 할머니 같은 분들을 보면서 정말로 그분들의 이야기가 들어가 있다 고 말은 못 하겠지만, 그분들의 삶을 들 여다보면서 이 이야기를 다루고 싶다는 열망을 정말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었거 든요. 그런데 결국 <날개 연대기>에서도 어느 정도 그 부분이 가시화되었듯이 상 처는 대물림되는 거잖아요. 그러면 나의 연민, 나의 상처를 중심으로 이야기하지 않기 위해서는 내가 나를 최대한 비우고 나의 상처를 최대한 죽이고, 어머니의
참조했어요.
주셨고요. 그리고 같이 얘기해 주신 부 분에서 무척 재미있는 얘기를 들었는데, 이 작품에서 어머니 봉화가 실제로 공 장 노동을 하잖아요. 거기서 70년대, 80 년대 여성 공장 노동자들의 실제 사례를 많이 참고하셨다고 해 주셨는데, 그런 건 직접적인 소스가 있어서 사용하시게 된 건지, 아니면 다른 어떤 경로로 관심 을 가지게 되신 건지 궁금합니다.
박 <미싱타는 여자들>이라는 다큐멘터리 도 봤고요. 그리고 그와 관련해서 뉴스 자료 같은 것들도 많이 찾아봤어요. 하 지만 좀 더 파고들어 가자면 저희 어머 니도 공장 노동자셨고, 공장 노동으로 내몰리게 된 배경들도 있었기 때문에 그 런 개인적인 역사와 참조한 사료적 역사 를 섞어가면서 다루려고 했던 것 같아 요. 만약에 내가 저런 역사에, 어머니 세 대에 뛰어들어서 참여해 보고 싶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도 있었던 것 같고 요. 그래서 실제 여성 노동자들이 옷을 탈의하면서 시위했던 뉴스를 특히 많이
입장에서 어머니의 시점으로 ‘나라면 어 정 그게 저는 따로 찾아보지는 않아서 잘 떻게 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다루는 게 가장 공정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것이 무언가를 최대한 사려 깊게 대할
스로 삼으신 거군요.
몰랐는데, 실제로 있었던 사건을 레퍼런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거든 박 네, 맞아요. 여성들이 공장 노조가 강 요. 이 3대에서 영서의 이야기를 최대한 비우면서 다룬 이유가 여기에서 기인한 것 같습니다.
제 해고되어서 탈의하면서 시위를 했지 만 무력으로 진압되었던 역사가 실제로 존재했거든요. 동일방직 공장이 대표적
이달의 출판만화 11월 추천작 <날개 연대기> 북토크 71
일 것 같은데요. 투표를 하려고 하는 여 성 노동자들에게 사측 행동대원들이 똥
‘날개’의 의미
물을 붓기도 하고, 여성 민주 노조를 무 정 저는 <날개 연대기>를 처음에 읽었을 너뜨리고 남성 집행부를 세우려고 대의 원들을 매수했을 때는 농성을 벌였습니 다. 손을 대지 못하게 나체로 시위했지 만 엄청난 폭력을 당하고 짐승처럼 끌려 갔던 역사가 있어요. 그런데 이조차 기억하지 못하거나 40~50년 전 일이라고만 생각하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하지만 2019년 톨게이트에서 1,500명의 수납 원이 집단 해고를 당했을 때도 상의 탈 의 시위를 한 후 폭력 진압을 당한 사례 가 있습니다. 꽤 최근의 일이죠. 또 방 직공장 여성 노동운동가분들이 찾아가 서 연대하시는 모습을 보고 울림이 있었 는데요. 이분들의 시위가 알려지지 않은 건 아니지만, ‘나체 시위’ 정도의 자극적 인 문구에 가려지는 게 안타까웠어요. 그래서 날개를 통해 제 나름대로 신화성 을 부여하고 싶었습니다.
정 네, 이런 만화를 통해서 접할 수 있는 사건이 또 하나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장 면이 실제로 작품 내에서 굉장히 충격 적인 장면이기도 하잖아요. 봉화는 그때 영서를 임신한 상태에서 나가기도 했고 요. 그래서 이런 얘기를 듣고 작품의 그 장면을 다시 보면 새롭게 다가오는 지점 이 있을 것 같습니다.
는지 들어보고 싶습니다.
때요. 인주 작가님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 지만 처음 보는 작품이다 보니까 일단 이 야기를 따라가면서 읽게 되었는데요. 그 러다 보니까 놓치는 게 생기더라고요. 예 를 들어서 이 작품에서 중요한 소재인 날 개가 사실 보면 크게 기능이 없어 보여 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 보이는데, 작품에서는 그렇기 때문에 무수한 가능 성을 내포한 여성 신체로 이 날개를 그리 고 있더라고요. 초반에 봉화가 날개를 절 단하면서 시작하거든요. ‘날개암’ 파트 죠. 전이가 되어서 날개를 절단하는 흐름 으로 시작이 되는데, 그게 살짝 의아하기 도 했던 것 같아요. 가능성이 많은 신체 로 그려지니까요. 그 의문을 해소해 보려 고 다 읽은 직후에 한 번 더 펼쳐서 읽었 어요. 그런데 수술을 마친 봉화가 가영 이모와 다시 만나는 그 장면에서, 봉화 뒤에 딸인 영서의 날개가 조금 겹쳐지면 서 다시 한번 날개가 돋아나는 듯한 연출 이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이 작품은 보면 볼수록 새롭게 보이는 게 있고, 또 열심 히 보다 보면 결국에는 이 날개라는 소재 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라는 생각 이 들었는데요. 작가님께서 처음에 이 날 개라는 소재에 천착하시게 된 계기가 있
박 마지막에 <날개암>이라는 파트에 그 려진 그림이 엄청 예전에 그렸던 그림이 거든요. 딸이 갖는 굉장히 흔한 얘기 있
잖아요. ‘엄마의 날개를 내가 꺾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잖아요. 거기서부 터 출발했던 것 같아요. 내가 엄마의 날 개를 꺾었다면 이 날개의 의미를 어떻게 표현해야 되는 거지, 뭐 이런 생각에서 출발했던 거고요. 그 생각이 처음에는 이미지로, 회화로, 일러스트로 표현되었 다가 그것을 만화로 최근에서야 구현하 게 된 것 같아요. 그래서 내용을 보면서 의심을 했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의심이라기보다는 궁 금증이 있었다고 해야 할까요. 아무튼 그렇게 말씀해 주시는 게 어떻게 보면 반가운 얘기인 것 같아요. 왜냐하면 이 미지와 말풍선 사이에서 말풍선만 읽었 을 때는 보이지 않을 수 있는 이미지적 의도를 최대한 많이 넣으려고 노력했거 든요. 그래서 이미지랑 말이 싸우기도 하고 덧대지기도 하고 기대기도 하고요. 만화의 역할에서 보여줄 수 있는 이 모 호한 사투를 최대한 그려내려고 노력했 기 때문에, 과연 이 날개의 의미 재생산 에서 우리의 역할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 문을 최대한 다른 쪽으로 다뤄보려고 했 던 것 같아요.
정 사실 ‘엄마의 날개를 꺾었다’라고 하 면 너무 흔하게 들을 수 있는 말이잖아 요. 어떻게 보면 그런 흔한 말이 담긴 텍 스트에서 출발해서 그것을 새로운 이미 지로 바꾸려고 해보신 시도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날개 얘기를 조금만 더 해보 면 좋을 것 같은데요. 이 작품에 등장하 는 날개라는 핵심 요소가 사실 작가님
이 창조하신 판타지의 산물이죠. 왜냐하 면 우리가 현실을 살아갈 때 여자들 등 뒤에 날개가 달려 있지 않잖아요. (웃음) 그래서 당연히 현실과는 아주 다른 맥락 속에서 작동하고 있는데요. 저는 놀랐 던 부분 중 하나가, 여자아이들이 날개 를 달고 태어나기 때문에 난임 가능성이 되게 높아서 여자아이라는 걸 알면 어떻 게든 아이를 지우려고 하는 시도가 되게 많았다는 대목을 보고 놀랐어요. 일단 처음에는 이게 판타지 세계관이다 보니 까 제가 아이들이 처음부터 날개를 달고 태어났을 거라고는 생각을 못 했던 거 죠. 약간 아기장수 우투리가 겨드랑이에 날개가 조금씩 커지듯이, 평범한 아기로 태어나서 점점 날개가 자라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처음부터 날개가 달린 채로 태어났구나 하고 좀 놀랐고요. 그리고 그것 때문에 여자 태아들을 쉽 게 지우고 낳지 않으려고 하는 풍조는, 사실 이건 현실에 있는 것이죠. 우리 현 실, 한국의 역사에 분명히 존재했던 순 간들이기 때문에 그것과 아주 단단히 연 결되어서 놀라운 지점이 있었어요. 이게 사실 어떻게 보면 이미 지났다고 말하 기 어려운 부분이잖아요. 그래서인지 마 지막 장면에서 영서가 ‘날개를 수술하시 겠어요?’라는 의사의 물음과 맞닥뜨리 게 되었을 때 오랜 고민을 거치는데요. 이때 정말로 수술을 했는지 안 했는지는 나오지 않고 결심을 했다는 장면에서 작 품이 끝나거든요. 근데 칸으로 영서의 등이 있는 부분을 아주 교묘하게 잘라 서, 그 장면을 딱 맞닥뜨렸을 때 독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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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결정할 수 있게 해요. 영서가 날개 를 정말 절단했을까, 하지 않았을까 고 민하게 하는 모호한 연출인 거예요. 이 부분을 명확한 답으로 처리하지 않고 독 자들한테 몫을 남겨놓으신 이유가 있으 실지 여쭤보고 싶었습니다.
박 네, 사실은 이 이야기가 더 길었어요. 처음에는 영서 이야기를 더 많이 그릴 생각이었거든요. 그중에는 버스 요금을 더 많이 내야 된다든지, 아니면 날개 교 통카드가 있다든지, 혹은 날개 염색이라 든가 날개 미용 같은 것들이 존재했고 요. (웃음) 그리고 트랜스젠더 같은 경우 날개를 이식하는 수술을 한다거나, 이런
는가.’ 뭐 이런 질문들이요.
신화적 취향의 기원
하는 거죠. ‘내 여성성을, 그러면 잘라내 야 하는 건가. 여성성이 무슨 의미가 있
한편으로 이 이야기에서는 이 날개라 는 것을 신화적으로 경시할 수 없는 어 떤 아름다운 의미적 수단으로 활용하기 도 하고, 정치적인 수단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이 활용 기능에 대해서 좀 더 알 레고리적으로 다양하게 해석해 주셨으 면 하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이야기들이 원래 엄청 많았어요. 그래서 정 확실히 이 이야기는 상당히 많은 알레 이게 사회적으로 교류하는 다양한 장치 들을 만들었는데, 이러다 보면 이야기가 너무 광범위해지고 긴 시리즈물이 돼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지만 일단은 최초의 근원적인 고 민으로 돌아가서 시작해 보는 게 맞다고 생각했고요. 그래서 유일하게 남긴 게 말씀해 주신 장면이었어요. 날개가 처음 부터 있었기 때문에 태어날 때부터 난임 일 수밖에 없다. 그랬을 때 날개는 사회 적으로 규정된 여성성을 얘기하는 거기 도 하고, 여성이 살아가면서 접하게 되 는 무력한 부분, 신체적으로 약한 부분 을 얘기하는 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
고리로 읽히는데, 그렇게 읽히는 게 판타 지라는 소재를 끌어들여서 그런 것 같아 요. 이 날개라는 걸 보기에 따라서 좀 더 판타지적으로 풀 수도 있고, 좀 덜 판타 지적으로 풀 수도 있죠. 그런데 현실과 굉장히 잘 붙는 지점의 판타지를 들고 오 셨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 생각에는 작 가님의 작화 역시도 판타지와 긴밀하게 연결되는 지점이 있는 것 같거든요. 혹시 만화를 비롯해 작업을 하실 때 판타지를 사용하게 되신 계기가 있으신지, 아니면 판타지에 대한 작가님의 취향이 많이 반 영되어 있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래서 결국 아까 얘기해 주셨던 대로 ‘그 박 판타지나 신화 같은 것들을 많이 좋아 럼에도 날개를 왜 잘라야 했었을까’라는 질문으로 이어지는 대목인 것 같고요. 현대 여성들이 아직도 이 질문을 해야
했어요. 예전 북토크에서도 얘기했는데, 저희 어머니가 저에게 시각 미술의 역사 를 만들어 주셨거든요. 왜냐하면 저희
집에 책이 정말 많았어요. 가난했지만 살림살이를 다 팔아가면서 책을 사주셨 거든요. (웃음) 그래서 저희 집에 책들이 2천 권, 3천 권씩 쌓여가고, 돌반지랑 패물을 팔아가면서 전집을 사고 또 사고 그랬었어요. 그 책들 사이에서 성을 지 어가면서 제가 좋아하는 책을 읽고, 그 책들에서 가장 먼저 보였던 건 이미지였 기 때문에 글보다 이미지를 더 빨리 습 득해서 벽에다가 그렸어요. 그래서 어머 니가 보증금을 포기하시고. 그런 역사가 있었거든요. 어머니는 위인전, 과학책, 공부 잘하는 책들 이런 걸 읽기를 바라셨는데 (웃음) 제 눈에 들어왔던 건 신화였어요. 왜냐하 면 신화에서는 얼마든지 제가 이 이야기 를 재생산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거든요. 어머니는 저한테 ‘아버지도 공장 노동자 였고 어머니도 공장 노동자였는데, 너희 는 이렇게 살지 마. 너희 이렇게 살지 말 라고 해주는 거야’라고 하셨어요. 그런 데 아버지 등에 기름이 끼얹어진 흔적이 있어요. 굉장히 아팠을 테고, 그게 어머 니께는 이렇게 되지 말아야 된다는 지표 였을 텐데요. 제 눈에는 그게 아문 모양 이 어떤 지도 같았거든요. 지도 무늬 같 았어요. 은밀하게, 그 등의 흉터가 아름 답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아버지를 존경 하거든요. 어머니도 좋아하고요. 그래서 ‘왜 이렇게 되지 말아야 하지? 저 의미를 내가 왜 재생산할 수 없지?’ 이런 생각도 했던 것 같아요. 그리스 신화를 되게 좋아했는데, 그리 스 신화의 가장 근본적인 가치는 아이들
에게 ‘너희들은 얼마든지 권위에 도전해 도 돼’라는 얘기를 알려주는 거잖아요. ‘너희들은 아버지랑 싸워서 이겨도 돼, 너희들은 언제든지 어머니에게 도전해 도 돼, 그래서 너희들이 더 나은 가치를 생성할 수 있어.’ 그런 얘기를 하거든요. 어머니가 사준 책에는 그리스 신화가 끼 어 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그 신화적인 책들을 많이 읽어가면서 제가 어떤 식으 로 이 이야기들을 재생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그때부터 했던 것 같고요. 신화적인 것들을 더 이미지적으로 그려 나가야겠다는 결심을 했던 건, 이미지의 미감을 다루는 데 있어서 저는 하얀 백지 를 무척 좋아해요. 이 백지라는 공간은 사진을 찍는다거나 실사 영화와는 아주 다른 기능을 하거든요. 모든 세계가 다 표백되는 세계란 말이죠. 그러니까 내가 어떤 신체를 갖고 있고 내가 어떤 사상을 갖고 있고 내가 어떤 의지를 갖고 있든, 여기서 한 번 순환돼서 하얗게 돌아간 채 다시 구현되는데 여전히 이 색의 영향은 거기 남아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 구 성체에서 벗은 여성도 많이 그리는데, 한 번도 인스타그램에서 잘린 적이 없어요. 이게 흔히 의미하는 바가 저는 크다고 생 각하거든요. 대상화된 것처럼 보이지 않 으니까요. 그러니까 내가 어떤 시선이나 어떤 사고나 이런 부분에서 자유로운 몸 을 그리고 싶었어요. 그게 어떠한 신체든 간에요. 그런 의도에서 신화적인 것들을 많이 차용하고 또 매료되고 빨려 들어가 는 것 같아요. 그리고 빨려 들어가게 만 들고 싶어 하는 것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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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얘기를 들어보면 앞으로도 작가님의 정 <석류의 빛깔>이 지금 재개봉해서 한 작품에서는 신화적이고 대상화되지 않 은 신체를 계속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판타지에 매료되신 계기는 어머니께서 사다 주신 수많은 책과 신화에서 기인하는 것 같다 고 말씀해 주셨고요.
협업하는 예술
정 제가 작가님들과 대담을 하다 보면 보 통 만화 독자분들이 작가님의 작품이나 취향에 어떤 뿌리가 있을까를 굉장히 궁 금해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여쭤보고 싶 어요. 평소 작업을 하실 때나, 아니면 < 날개 연대기>를 작업하실 때 이 작품의 영향을 많이 받은 콘텐츠가 있으실까요?
박 어머니가 저한테 많이 보여줬던 게, 지 브리 애니메이션 영화들도 많이 보여주 셨고 예술 영화 같은 것도 어머니 통해 서 많이 접했어요. 책 같은 경우도 동화 책들은 집에 있는 것들을 거의 다 읽었 고요. 그리고 영화를 주로 많이 봤는데, 뭐 중학생 때부터 <석류의 빛깔> 같은 거 보고 영향을 받기도 했었고요. 영화 감독님들 중에서는 ‘타르코프스키’나 아 니면 ‘조도로프스키’ 같은 유럽권 감독 님들의 영향을 좀 많이 받았던 것 같고, 이런 분들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찾아보시기를 바라고요.
쭤보고 싶습니다.
국에서 상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 데요. 흔치 않은 기회니까 여러분도 한번
그리고 앞으로의 활동에 관해서도 조 금 여쭤보고 싶은데요. 작가님께서 내년 2026년 1월 1일부터 3일까지, 작년에도 한 번 참여하신 적이 있는 베이징 아트페 어에 산호 작가님과 함께 참가하실 예정 이라고 소식을 접했습니다. 그 소식을 전 하면서 업로드해 주신 뱀 그림이 있는데, 두 작가님이 협업해서 멋진 빨간색 뱀 그 림을 또 그려주셨어요. 무척 인상적이었 는데요. 두 작가님께서는 최근작에서, 어 떤 기묘한 판타지를 기반으로 한 여성 서 사, 그 안에서도 날개 달린 존재를 주인 공으로 그린 적이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계십니다. 평소에도 텍스트에서 일러스 트, 아니면 영상에서 애니메이션으로 협 업을 진행해 오셨는데요. 페어 소식을 접 하고는 만화에서 만화로의 협업도 가능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어 요. 산호 작가님을 비롯해 동시대를 살아 가는 다른 작가님들과는 어떤 식으로 교 류하고 계시는지, 또 그분들과 함께 도전 해 보고 싶은 색다른 작업이 있는지도 여
박 산호 작가님이랑은 열심히 잘 교류하 고 있고요. 좋은 동료이자 좋은 친구고, 그분 작업도 제가 항상 재미있게 보고 있어요. 응원해 주는 동료로서가 일단 첫 번째인 것 같고요. 근데 저에게 중심
을 두고 이야기하자면, 아까 얘기했다시 피 제가 순수 회화로서 제 작품으로 다
앞으로의 계획
가갈 수 있는 기반이 없다 보니까 기회 정 엄청 기대가 되는 이야기입니다. 타이 자체가 그렇게 많지 않았어요. 그렇다고 해서 기회가 빼앗겼다고 하진 않아요. 왜냐하면 정말 감사하죠. 제 작품을 보 고 협업 요청을 해주시고, 그걸로 제가 먹고살고 열심히 살아갈 수 있는 재료가 되어 왔기 때문에 여전히 좋은 작업을 많이 해내고 싶은 마음이에요. 하지만 <날개 연대기> 같은, 작품을 만 든다, 나의 이야기를 한다고 했을 때는 아직까지는 제가 어떤 이야기를 할지 전 개를 많이 못 했기 때문에 저만의 이야 기와 언어를 확실하게 구축하는 게 더 선행되어야 할 것 같아요. 그래서 좀 더 제 개인 작업을, 이번처럼 정식적인 기 회를 통해서 많은 분에게 보여주고 싶 은 마음이 큰 것 같고요. 이전에 했던 게
피스트 출판사 분들께서 더 힘내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는 말씀을 전달해 드리고 요. 그런데 사실 <날개 연대기>가 작가 님의 첫 만화 작품은 아니기는 합니다. 대중들에게 각인된 작품, 정식 출간된 작품으로서는 처음일 수 있지만, 이 작 품 출간 전에도 아까 얘기해 주신 것처 럼 동화나 그래픽 노블 작품을 펀딩으로 먼저 선보이신 이력이 있으신데요. 이제 대중에게 각인된 만화 작품이 하나 딱 나왔으니까 이후로도 만화 작업 계획을 세워놓으신 게 있는지 여쭤보고 싶어요. 혹시 계획이 있으시다면 차기작은 대략 어떤 내용이 될지 말할 수 있는 범위 내 에서 여쭤보고 싶습니다.
<리본 윗 유(Reborn with You)>라는, 박 네, 이전 작품들 같은 경우는 만화를 그 이란의 여성 시위와 한국의 시위를 연관 시켜서 그렸던 애니메이션 영화였어요. 그게 첫 번째로 대중에게 다가가는 작품 이었고, 이번 <날개 연대기>가 두 번째 로 한국 대중에게 다가가는 작품인 건데 요. 앞으로도 다양한 매체로 좀더제얘 기를 하고 싶은 것 같아요. 다만 그래도 협업 계획을 짜고 있긴 한데, 아마 시인 분들과 함께 할 것 같아요. 타이피스트 와 좀 더 나올 예정이라서, 아마 협업을 기대해 주시는 분들은 일단 그쪽을 먼저 들여다봐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개 연대기>예요.
렸던 책이 하나 있어요. <꿈의 유실물>이 라는 책인데, ‘내가 어떤 만화를 그릴 수 있을까’하고 만화를 그때 처음 그려봤 거든요. 다양한 어법으로 하고 싶은 이 야기를 좀 더 서술적으로, 옴니버스식으 로 전개하려고 했었고요. 그중에서 제가 할 수 있고 잘할 수 있는 방식을 더 뭉쳐 서 한번 만들어 보자, 최선을 다해서 좋 은 작품을 만들겠다는 각오로 한번 만들 어 보자는 생각으로 만들게 된 게 <날
그래서 이번에는 서술적으로 어떤 식 으로 내가 말을 할 수 있는지는 구사했
이달의 출판만화 11월 추천작 <날개 연대기> 북토크 77
으니까, 이 이야기를 다시 근원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할 건지를 더 파고 들어 가 보자는 접근을 할 것 같아요. 사실 대 중적이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조금씩 공개하고 있듯이 정서적 청사진에 대
계신지 궁금합니다.
화가 함께 굴러가게 해보고 싶다’고 말 씀하셨어요. 이게 사실 정말 쉽지 않은 일이거든요. (웃음) 어떤 각오로 임하고
한 작품을 신체 해부도와 어떤 자수 같 박 이 작업을 하려고 이전 책들을 냈다고 은 이미지, 그리고 설계도 같은 이미지 를 혼재시켜서 만든 <섬망>이라는 시리 즈를 기획하고 있어요. 인간의 동공으로 들어가서 그 심장을 찢고 빠져나오는 것 까지의 과정을 그리는, 좀 시적인 그래 픽 노블에 가까울 것 같은데요. 그 책을 애니메이션이랑 회화랑 동시 작업을 하 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 총체적인 매체 순환 작업을 언어성 디벨롭과 함께 그려 낼 예정이고요. 그 이야기까지 따라와 주시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웃음)
정 아까 질문에서 먼저 작가님만의 언어 를 구축하고 그다음에 좀 더 다양한 협 업을 해보면 좋겠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요. 나의 스타일을 구축한다는 게 내용 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 부분도 있고 또 반대로 형식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 부분 도 있는데, 그중에서 형식적으로 조금 더 파고드실 것 같다는 말씀이 될 것 같 습니다. 이건 제가 개인적으로 무척 궁금한 질 문 중 하나였는데요. 일러스트도 정말 품이 많이 들고 하지만, 만화와 애니메 이션이라는 건 정말 상당한 노동력을 요 하는 작업이잖아요. 근데 작가님은 ‘나 의 이 작업을 일러스트, 애니메이션, 만
해도 과언이 아니어서요. 독립 출판물 도 이 작품을 위해서 낸 거에 가깝거든 요. 너무너무 오래 연구를 해왔고, 그 연 구 과정에서 좋은 실패작들을 내기도 하 면서 어떤 이야기를 할지 설득하고 싶 어서 애썼고, 개념 작업만 5년 정도 한 것 같아요. 그리고 그걸 위해서 정말 많 은 철학 책, 도서, 영화들을 접하면서 최 대한 소화하려고 노력했고, 아직도 소화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드디어 이제는 입이라도 뗄 수 있겠구 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만들고 있어요. 많이 보진 않아도 정확히 봐주시는 독자 분이 한 분이라도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최대한 노력하고 있고요. 사실 예전에 <태몽도>라는 전시를 통해 이런 회화랑 애니메이션, 출판 작업들을 다 총체적 으로 보여줬거든요. 그때는 한 번 작품 을 정리해서 ‘제가 여태까지 이런 작업 을 해왔고, 이 작품을 하나로 묶어서 이 제 조금씩 얘기를 해보겠습니다’라는 안 내, 말 그대로 지진 같은 느낌이었어요. 이제는 진통 이후에 <날개 연대기>가 나 왔고 앞으로는 또 어떤 이야기가 나올 지, ‘정말 제대로 이야기를 하기 위해 애 써보겠습니다’라는 느낌에 가깝고요.
정 그러니까 <날개 연대기>가 상당히 볼 륨이 있었는데도 사실은 약간 초석에 가 까운 작업이었네요. 앞으로 많은 독자님 들이 기대해 주시면 좋을 것 같고요. 아 까 일러스트나 애니메이션, 만화 작업 도 하시고, 또 사전 조사나 데이터를 쌓 아가는 데 5년 정도 걸렸다고 말씀해 주 셨는데요. 준비 과정까지 포함해서 제일 작업에 시간이 많이 드는 건 어떤 부분 인지, 만화인지 애니메이션인지 아니면 사전 조사인지도 궁금해지네요.
박 일단 이걸 아까 대답을 안 했는데, 실제 작업은 1년 정도 걸렸는데요. 다 오래 걸 리죠. (웃음) 다 오래 걸리고 너무 힘든데, 뭐 시간적으로 많이 걸리는 건 아무래도 자료겠죠. 인풋이 많아야 아웃풋이 많고, 내가 어떤 걸 말해야 될지 가장 기본적인
을 것 같고요.
소감과 끝인사
밟아왔고요. 늘 이런 방식으로 줄기를 짜 왔기 때문에 뭐가 더 힘들었는가의 우열 을 따질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정 작업 과정 자체가 압축의 반복인 거네 요. 그래서 아마도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공개하시는 데 시간이 좀 걸릴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게 굉 장히 귀한 이야기 아니겠습니까? 독자 분들도 이야기들이 계속 이어져 나가는 것을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봐 주시면 좋
재료를 쌓을 수 있기 때문에요. 일단 내 정 제가 준비한 질문이 생각보다 빨리 끝 가 무엇을 말하고 싶어 하는지 언어 초점 을 잡고요. 그리고 이 초점에 맞는 내 렌 즈로 구술하거나 흡수할 수 있는 최대한 많은 미디어를 접하려고 노력하거든요. 그다음에 볼륨을 높여서 하나의, 아까 얘 기했던 줄기가 여기서 필요한데요. 그래 픽 노블 같은 작업이 대표적일 것 같아 요. 한 책에서 나왔던 소설도 그렇고. 여 기서 좀 정확하게 얘기할 수 있는 줄기들 을 몇 가지 잡아본 다음에 이 줄기들과 제가 넣었던 인풋들의 볼륨을 통합시켜 서 이 볼륨 작업을 다시 한번 응축시키는 작업을 몇 번 해야 되거든요. 그런 과정 을 <태몽도>에서부터 <날개 연대기>까지
사하겠습니다.
났는데요. 작가님께서 워낙 답변을 청산 유수로 해 주셔서요. 아까 작가님께서, 작업이 오래 걸리고 대중적인 작업에서 조금 거리가 있을지라도 정확하게 봐주 시는 독자분이 계시면 기쁠 것 같다고 하셨잖아요. 오늘 독자분들과 만나는 대 담의 자리가 그런 시간이 됐다면 좋겠다 는 생각이 듭니다. 북토크에 와주신 독 자님들께 매우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 고요. 마지막으로 <날개 연대기>라는 작 품을 즐겁게 감상해 주시고, 오늘 바쁜 와중에 시간 내어서 자리해 주신 독자분 들께 작가님께서 한마디 남겨주시면 감
이달의 출판만화 11월 추천작 <날개 연대기> 북토크 79
박 이런 자리가… 아까 많은 말을 했지만, 작업한다는 게 외로운 일이거든요. 나 혼자 나만의 생각에 갇혀서 나만의 뭔 가를 만들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분명히 있어요. 그런데 이런 순간이 왔 을 때마다 ‘새삼 많은 마음을 주고받으 며 살아가고 있었고, 그 마음으로 다음 을 만들어가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을 하 게 되는 것 같고요. 소통해 준다는 느낌 을 갖게 해 주셔서 정말 진심으로 감사 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 도 많은 작품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해 보 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달의 출판만화 11월 추천작 <날개 연대기> 북토크 81 네 번째 이달의 출판만화 11월 <날개 연기> 북토크 81
상반기 ‘열린 좌담회’
참여자
사회 이재민 (만화문화연구소장, 이하 이) 토론 A 웹툰작가 (이하 A) B 웹툰작가 (이하 B) C 웹툰작가 (이하 C)
전직 만화경 플랫폼 PD (이하 P) 기록 최윤주 (만화평론가)
플랫폼 종료 사태(피너툰 중심으로)
김성주 법무법인 덕수 파트너변호사 (이하 김)
상반기 ‘열린 좌담회’ - 플랫폼 종료 사태(피너툰 중심으로) 85 상반기 ‘열린 좌담회’ 플랫폼 종료 사태(피너툰 중심으로) 85
이 이 좌담회를 기획한 이유는, 피너툰 사 례를 기록으로 남길 필요가 있다고 생각 했기 때문이에요. 정책적으로나 법적으 로 보완이 돼야 할 부분들이 분명히 있 을 테고, 웹툰 시장이 갑자기 확 커지면 서 제도가 그걸 따라가지 못하는 지점이 생겼잖아요. 일단 그 지점에 대해 근거를 남겨야겠다,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말한 내용을 기록으로 남겨야겠다 싶었어요. 트위터나 블로그 글이 아니라 공식적인 기록으로요. 문체부에서 이걸 받아서 볼 거니까, 문체부가 볼 수 있게 만드는 게 목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사실 기업이 잘 마무리되는 경우 는 많지 않지만, 그래도 있었잖아요. 만화 경 다음에 피너툰이었죠. 앞에 좋은 선례 가 있었는데, 얘네는 왜 이렇게 했지? 이 런 의문도 있었고, 괘씸하다는 생각도 있 었고요. 왜 괘씸한지 그 이유도 기록에 남 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후에 버 프툰이라는 플랫폼도 문을 닫았는데요. 버프툰은 사전에 꽤 오랫동안 공지를 하 고, 작가들을 설득하는 과정을 거친 걸 로 알고 있어요. 물론 아직 연락을 못 받
을 모셨습니다.
인 문제가 있다면 그게 무엇인지 밝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앞으로도 플랫 폼들이 사업을 계속할 수도 있고, 언젠가 접을 수도 있는데요. 사업을 영원히 계속 하라는 건 말이 안 되죠. 다만 사업을 접 더라도 왜 접는지, 이해관계자들에게는 제대로 설명하고 소상하게 밝혀야 한다 고 생각해요. 법으로는 강제할 수 없어 도, ‘이게 우리 업계 표준이야’라고 말할 수 있는 기준은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걸 기획하게 된 겁니다. 네, 본격적으로 좌담을 시작하기 전에 소개를 하자면요. 저는 만화문화연구소 장을 맡고 있는 이재민이고요. 그리고 만 화경에서 편집자로 일하셨던 전 PD님, 김성주 변호사님, 그리고 세 분의 작가님
피너툰 서비스 종료 과정과 콘텐츠 이관 문제
은 분들도 계시지만, 그래도 기존에 연재 이 이제 이야기를 나눠볼 텐데요, 타임라 하던 작가들에게 최대한 마찰이 없도록 많이 노력한 거죠. 이게 어떻게 가능했을 까 생각하게 돼요. 또 한 가지 피너툰과 만화경을 함께 이야기하는 이유는 두 플 랫폼 모두 해외 자본이 개입된 케이스였
거예요?
인을 보면 지금 반년 정도가 지난 상황이 에요. 1월 16일에 공지가 나왔어요. 작 가님도 공지가 나온 걸 보시고 알게 되신
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결과물이 너무 다 A 메일이 왔어요. 그러니까 메일이 작가 르게 나왔죠. 그러니까 이제는 ‘해외 자본 때문’이라는 말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된 거예요. 그러면 대체 이유가 뭘까. 구조적
들한테는 오전 10시에 오고, 독자들한테 는 오후 1시에 온 거예요. 관계자들이 다 들 정신없이 대처하고 있었는데, 독자들 도 갑자기 합류하면서 더 정신없어졌죠.
B 그리고 오전 10시에 작가들한테만 보 낸 게 아니고, 피너툰이랑 납품 및 유통 관계를 맺고 있는 CP한테도 동시에 갔 어요. 어떻게 알았냐면 제 친인척이 CP 에서 일하고 있거든요. 오전에 작업실로 출근하자마자 바로 연락이 오더라고요. ‘야, 피너툰 망했나 봐?’ 이러더라고요. ‘왜?’ 그랬더니 ‘CP한테만 돌렸나? 너는 메일 안 왔어?’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컴퓨터를 켜고 확인해 보니까, 같은 시간 에 CP 사 담당자랑 직계약 작가한테 똑 같은 내용의 메일을 보낸 거였어요.
A 저도 제가 일하던 회사 대표님이 ‘괜찮 으세요?’ 하면서 연락을 주셨길래, 뭐지 했는데, 며칠 전에 피너툰 팀이랑 미팅을 하셨더라고요. 그때 얘기를 했다고 하시 더라고요. 그래서 그 회사랑 세이브 원고 를 쌓고 있었는데, 피너툰 일로 바빠지니 까 마감 늦어도 괜찮다고 말씀해 주셨어 요. 덕분에 양해를 구해서 기자님도 만나 고, 국회에도 가고 그랬습니다.
이 그리고 한 2주 좀 넘게 지나서 첫 번째 성명서가 2월 4일에 나오게 됐고요. 그
서가 나왔어요. 그리고 그때 동시에 나
이 들었어요.
런 건 없었나요?
다음에 또 한 3주 정도 지나서 2차 성명 A 전혀 없었죠.
그리고 피너툰이 회사를 어떻게 운 영했는지를 간단히 정리해 봤는데요. 2015년에 론칭했고요. 2019년에 아무 타스라는, 일본의 메챠코믹을 운영하는 곳에서 피너툰의 운영사인 넥스큐브를 인수하면서 일본 기업이 된 거죠. 그리 고 2024년 6월에는 블랙스톤이라는 데 서 메챠코믹 운영사인 인포컴을 또 인수 하면서, 인수의 인수를 거친 결과 최고 위에는 미국 기업, 그 아래에는 일본 기 업, 그리고 운영은 한국 기업이 맡은 상 황이 된 겁니다. 그런데 제가 취재한 바 로는 사전에 넥스큐브도 닫으라는 통보 를 일방적으로 받았다고 해요. 물론 그 건 그쪽의 주장이라 기사화하진 않았지 만요. 이런 경우처럼 앞으로 해외 자본 이 운영에 많이 관여하게 될 텐데, 제작 사들이 인수되고 일방적으로 플랫폼이 닫히는 일이 반복되면 안 되겠다는 생각
조금 전에 서비스 종료 통보를 받았을 때의 상황을 여쭤봤는데요, 그러면 메일 외에 PD님들이 따로 연락을 주거나 그
왔던 얘기가, 봄툰에서 피너툰 작품 일 B 저는 카톡으로 소통을 시도했는데, 그 부를 서비스한다는 내용이었죠. 이 시점 에서 첫 번째 성명서와 두 번째 성명서 가 나왔는데, 첫 번째 의제는 ‘왜 이관을 안 시켜주냐’였고, 그다음은 ‘독자님들
때부터는 ‘이와 관련된 이야기는 메일로 만 소통하겠다’고 하면서 피하더라고요. 회사 안에서 지침이 내려온 것 같았어요.
은 어떻게 하냐’였던 걸로 기억해요. 이 A 맞아요. 분쟁조정위원회에 신고했더니, 과정에 대해서는 이따가 다시 여쭤보도 록 할게요.
위원회가 피너툰 측과 이야기한 내용을
상반기 ‘열린 좌담회’ - 플랫폼 종료 사태(피너툰 중심으로) 87
저희한테 보내줬는데요. 거기서도 ‘전자 메일로만 소통하겠다’고 하고, 고객센터 메일 주소를 줬어요. 그래서 작가님이 일 본 회사 아무타스에 전화를 했는데 안 받 았고, 피너툰 측에 전화해도 안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B 그때 좀 아이러니했던 게, 작가마다 계 약 시기가 달라서 초기 계약서를 보면 한 국인 사장 이름이 있고, 그 밑에 작가 이 름이 있는 구조였거든요. 그런데 저 같은 경우, 시즌 1 때는 한국 사장님과 계약했 는데 시즌 2 때는 갑자기 혼다 사장으로 바뀌어 있었어요. 그러니까 계약 주체가 일본 회사인 거죠. 그런데 정작 그 계약 주체인 일본 회사는 아무 응답을 안 해 요. 우리는 고객도 아니고 명백한 이해당 사자인데도 뭔가 문의하면 그냥 무조건 무시하는 식이라, 소통 자체가 아예 불가 능했어요.
이 그러면 서비스 종료를 통보하면서 ‘앞 으로 어떻게 할 겁니다’라는 공지가 나온 건 언제였나요? 공지가 나오긴 했나요?
A 그때 메일로 받았는데요. ‘며칠에 서비 스 종료하고, 며칠에 직원들을 해고하 고, 이후에는 그 직원들이 처리를 해줄 수 없고, 사이트도 닫는다’는 식이었어 요. 그렇게 안내만 하고 다른 후속 조치 는 없었어요.
B 처음에는 ‘자신들의 관계사로 이관을 진행해 줄 건데 이걸 원치 않으면 그냥
이 나올 수밖에 없었어요.
라고.
계약 해지다’라는 식으로, 굉장히 간결하 게 두세 줄로만 얘기했어요. 그런데 회사 이름도 정확하게 안 알려주는 거예요. 그 냥 관계사라고만 뭉뚱그려서 말하니까 작가들이 난리가 난 거죠. 도대체 어느 회사냐, 그렇다면 이관 조건 같은 게 있 을 텐데 그 조건도 안 알려주고요. 그리 고 이미 이전에 만화경에 계셨던 작가님 들이 어떤 조건으로 이관했는지 다들 알 음알음 알고 있었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우리는 타이틀 당 MG를 받을 수 있는 거냐?’, ‘계약 조건이 다 다른데, 비율 같 은 것도 조금씩 다를 텐데?’ 이런 질문들
그런 걸 물어봐도 명확하게 대답해 주 는 사람이 없었는데, 일부 작가님이 친분 을 통해 알게 되신 것 같아요. 듣기로는 그 관계사가 피너툰과 관련 있는 넥스큐 브라는 거예요. 그때부터 소문이 돌기 시 작했어요. 결국 그 사람들이 그 사람들이 라는 생각을 하게 될 수밖에 없었죠. 다 른 외부 CP 사와 조건을 협의해서 이관 을 도와주는 게 아니라, 자기네가 사실상 가족처럼 데리고 있는 회사로만 이관을 협조하고 나머지 회사로는 협조를 안 하 겠다는 거죠. ‘그게 싫으면 계약 해지해’
그런 와중에 그 안에서 아마도 제가 구 체적으로 이관을 요청한 첫 작가였을 거 예요. 왜냐하면 저는 그때 이미 제 회사 를 갖고 있었고, 이미 반년쯤 전부터 유 통 관련해 의견 차이가 컸던 상황이거든 요. 유통 방향성이라든가 일하는 스타일 이 너무 안 맞았어요. 그래서 ‘이렇게 할
거면 해외 판권을 다시 나한테 반환해라. 국내는 너네가 알아서 하든가 말든가 하 고, 해외는 내가 팔겠다’ 하면서 대판 싸 웠죠. 결과적으로 협의가 결렬되고 작 품 계약기간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 던 찰나에, 폐업 얘기가 나온 거예요. 그 래서 ‘나는 어차피 내가 CP를 갖고 있고 출판 신고도 다 끝났고 플랫폼들과 계약 도 체결된 상태니까, 나한테 이관 동의서 만 주면 내가 직접 유통할게. 그냥 간판 만 바꾸면 되니까 동의서 공문 줘.’ 이랬 더니 그건 협조할 수 없다는 거예요. 이 미 비독점으로 다 나간 상태의 작품인데 도요. 그래서 ‘아니, 이걸 왜 안 해 주느 냐?’고 물었더니 ‘내부 방침이다’라고만 하고, 그 뒤로는 응답이 없었어요. 그런데 저는 유통업계랑 PD 쪽에 지인 도 있고, 친인척도 있으니까 조언을 들었 거든요. ‘이관 동의서 하나면 깔끔하게 끝난다. 원고 재편집도 필요 없고, 심사 넣을 필요도 없다. 그게 제일 깔끔하다’ 라고 했는데 안 해주더라고요. 그래서 저 는 처음엔 정산을 속였나 의심했어요. 이 관이 되면 작가에게 원 정산서가 알려질 수밖에 없고, 간판이 양도되는 거니까 플 랫폼에서 정산받은 내역이 저한테도 넘 어온대요. 회사 대 회사로 명의만 바꾸는 거니까요. 그래서 혹시 그런 건가 했는데 요. 다행히도 피너툰 폐업 이후 모 플랫 폼 관계자가 시스템상 간판을 연결해 주 셨어요. 나중에 우연히 피너툰이 그 해당 플랫폼에서 정산받은 내역서를 직접 확 인할 수 있었는데, 보니까 땡겨먹은 것도 없더라고요. 그러니까 더 기분이 나쁜 거
니까요.
죠. 걸리는 것도 없는데, 그냥 안 해준 거
C IP를 자기들 바운더리 밖으로 내보내고 싶지 않았던 거잖아요. 나중에 어떤 식으 로든 써먹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아주 작은 가능성 때문일 수도 있고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요.
B 아니요, 그런 건 아니었고요. 플랫폼에 입점해서 서비스를 하려면 아주 많은 과 정을 거쳐야 돼요. 예를 들어 네이버웹툰 같은 경우엔, 1차로 마스터링 유통 계약 서를 맺고, 그다음에 작품별로 심사를 해 서 독점이면 독점 계약서를 따로 써야 해 요. 비독점이면 비독점 심사를 간단히 거 친 다음에 별도 계약서 없이 오픈 계약을 잡고, 그에 맞춰서 구좌를 할당받는 식이 죠. 이 과정이 아무리 빨라도 거의 한 달 은 걸려요. 저는 원고 교정 편집을 다 해 서 납품하는 스타일이라 편집권에 대한 이슈에서 거리가 있었어요. 이 유통 과 정을 새로 밟느니 이관 동의서만 받으면 명의만 바꾸면 되니까 훨씬 간단했거든 요. 이미 출판사로서 플랫폼들과의 마스 터 계약도 맺은 상태였고, 각 회사 MD와 도 이미 얘기가 끝난 상태였어요. 그쪽에 서 OK만 해주면 당장이라도 옮길 수 있 었죠. 그런데 정작 피너툰에서는 ‘저희는 동의할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결국 처음부터 다시 유통 준비 과정을 작 업해야 했고, 기존에 서비스됐던 작품의 조회수와 댓글은 다 날아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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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진짜 이해할 수가 없네.
이 변호사님, 이런 경우에 어떻게 해야 돼 요? 이거 자문도 참여하셨잖아요. 넥스 큐브든 피너툰이든, 여기서 동의를 안해준건왜 그런 걸까요?
김 작품 이관에 동의하지 않은 부분 말씀 하시는 거죠? 이 사건 계약서를 보면 준 수 조항 자체가 거의 없어요. 문제가 생 긴 이후, 이를테면 일방적으로 연재 중단 을 통보했잖아요. 그게 계약상 어떤 의미 를 가지는지에 대해 그 심각성조차 인지 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일단은 계약을 해지해야 되는데, 그 과정에서 작가가 입 을 수밖에 없는 피해에 대해 구제책이나 최소한의 사과, 방지 대책, 여러 제안이 따라야 하잖아요. 그런 게 전혀 없이 그 냥 ‘선 통보, 후 수습’으로 갔어요. 그러 다 보니 ‘이관은 왜 해야 되냐’, ‘이관하
을 때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냐’ 같 은 시나리오 자체가 준비가 안 되어 있었 던 거예요. 지금 질문하신 요지는 이관을 안 해주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인데… 방 법이 없어요.
이 그러니까 폐업 처리될 때까지 방법이 없다는 거죠?
김 네, 이를테면 해지를 했다고 쳐요. 상대 방 귀책으로 해지가 되면, 이제 서로 남 남이잖아요. 그런데 정산 문제가 생기 죠. ‘그럼 남남이 됐는데 넌 뭐 가지고 나
송을 누가 하냐고요?
이 폐업해버리면….
손두발다 들어버린 거죠.
면 어떤 효과가 있냐’, ‘작가들이 요구했 이
는 뭐 가질 건데?’ 작가 입장에서는 상대 방이 원고를 가지고 있을 이유가 없어요. 그럼 돌려줘야죠. ‘니들 잘못으로 여기서 연재 못 하게 됐으면, 나도 먹고 살아야 하니까 다른 데 연재할게. 갖고 와 줘.’ 충분히 할 수 있는 계약상 권리예요. 그 런데 그걸 거부해요. 그럼 다음 문제는, 그때 상담 드릴 때도 말씀드렸는데, 이론 상 방법은 소송밖에 없어요. 그런데, 소
김 맞아요. 그래서 괘씸한 게 바로 그 부분 이에요. 작가들이 손쓸 방법이 없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거나, 아니면 아예 신경도 안 쓴 상태에서 그냥 해지 통보만 딱 해 버리고 ‘우리는 이제 모르겠어요’하고 두
그런데 그렇게 했을 때 여기서 얻는 이 득이 아무것도 없잖아요. 어차피 법인을 청산할 거면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 관계 사인 넥스큐브로 이관한다 하더라도 작 가들의 동의를 받아야 되는 거잖아요?
A 네, 그래서 메일을 다 보냈었어요. 여기 보면, ‘작가님의 경우, 현재 피너툰과 계 약된 내용과 동일한 조건으로 본사의 협 력사로 이관하여 서비스 종료 없이 유지 가 가능합니다. 이관을 희망하시는 경우, 담당 PD님께 말씀 주시면 해지 합의서의 조건을 갱신하여 송부 드리겠습니다. 메 일 회신이 없으시더라도 2월 28일부로
작품 서비스 종료가 진행되며, 작품에 대 한 권리는 작가님께 귀속됩니다.’ 이렇게 메일이 왔고요. 그래서 ‘아, 이건 이관이 어렵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작가 입장에 서는 계약이 끝나면 다른 데로 옮기면 되 잖아요. 그래서 이관 자체가 그렇게까지 큰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하지 만 열받는 건 맞죠.
B 저는 그 사태가 정말 비상식적이라고 느꼈어요. 사실 출판사들끼리도 작품을 주고받거나 작가가 본인 작품을 정리해 서 이사를 갈 때도, 서로 이관 의지만 있 으면 동의서 하나로 스위치하거든요. 저 는 업계에서 오래 있었기 때문에 그런 걸 정말 많이 봤어요. 그게 너무 당연한 과 정인데 이 과정조차 무시된다는 게 느 껴졌고요. 그러니까 ‘얘네 뭐 있는 거 아 냐?’, ‘뭔가 구리구나’ 이런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죠. 또 옆에 있는 분들도 업계 경 력 10년 넘은 PD들이 있으니까, 다들 ‘저거 이상한데?’, ‘꿍꿍이가 있나?’, ‘혹 시 정산 속인 거 있나?’ 이런 식으로 의문 을 갖게 하니까 더 열받았던 거예요.
이 그런데 꿍꿍이가 없었던 게 더 이상한 거죠. 없는데 왜….
B 그러니까요. 구린 구석이 있어도 열받고, 없으니까 없는 대로 또 열받는 거예요. ‘그 럼 왜 안 해줘?’ 이 생각이 드니까요.
까요?
‘만화경’ 선례와 플랫폼 운영 철학의 중요성
이 그런데 만화경도 비슷하게 위에서 결 정이 내려온 거잖아요. 그때 만화경에서 는 PD님들 사이에서 어떤 대응을 하자고 논의하셨는지가 궁금한데, 여쭤봐도 될
P 네. 만화경은 배달의민족 안에 있던 작 은 벤처였어요. 이 벤처의 구성원이 개 발, 디자인, 웹툰 PD, 그리고 사업팀까 지 다 포함해서 한 팀으로 움직였고, 인 원도 적지 않았어요. 그 정도 규모의 인 원이 한 5년 정도 서비스를 운영해 왔 고, 그 과정에서 대표님이 세 분이나 바 뀌었어요. 그때마다 이 서비스를 지속할 지 말지를 논의하면서 의사결정을 해왔 고요. 지금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느끼 는 건데, 여러 변수가 있겠지만 결국은 오너, 즉 리더가 이 사업을 어떤 시각과 철학으로 바라보느냐의 차이였던 것 같 아요. 그게 결여된 상태에서 의사결정을 하게 되면 이렇게 결정할 수밖에 없는 거예요. 결과적으로 서비스는 종료됐고, 그에 대한 평가는 작가님들의 몫이겠죠. 그런데 저희가 서비스 종료 시점에서 했던 게 있어요. 지금이라면 못 했겠지 만 당시엔 가능했던 건데요. 작가님들이 이 플랫폼이 앞으로 1년 후 종료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그 1년이라는 유예 기간이 연재 횟수 기준으로 봤을 때 마 지막 작품을 완결할 수 있는 시점이었어 요. 그래서 PD들도 대표님께 ‘1년의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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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기간을 주세요. 여기서 작품을 마무 리하고 싶은 작가님도 계실 수 있으니까 요. 그 시간 동안 작가님들께 새로운 진 로나 커리어를 준비할 시간을 드려야 합 니다.’라고 요청했어요. 그 분위기가 자 연스럽게 형성됐고, 리더도 당연히 오케 이 했어요. 그래서 진행할 수 있었던 거 고요. 작가님들과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여러 옵션을 제시했어요. 모든 작가님이 만족한 건 아니었겠지만 대부 분은 본인에게 최적의 조건을 선택해서 계약을 진행하셨어요. 사실 돌이켜 보 면, 지금이라면 힘들었을 것 같아요. 서 비스 종료가 확정되고 1년 동안의 유예 기간이 있는 상태에서 뭔가를 할 수 있 었던 건 당시니까 가능했던 거죠. 그래 도 얘기를 들으면서 자꾸만 이 회사(피 너툰)를 시작한 사람들은 도대체 왜 시 작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긴 해요. 그래 서 철학과 방향성의 차이가 결국 결과의 차이로 이어진 것 같다는 겁니다.
이 그러면 만화경의 철학은 어떤 거였을 까요?
P 음, 만화경이 실제로 서비스를 시작한 건 2019년도인데 사실 준비는 2018년 도부터 했어요. 그리고 가장 먼저 했던 일은 ‘작가 복지’를 구상하는 거였죠. 이 게 굉장히 아이러니한데요. 그때는 배달 의민족에서 웹툰을 한다고 하니 ‘돈 많 은 대표의 취미 아냐?’라는 시선으로 보 는 경우도 있었어요. 그런데 당시 대표님 은 워낙 자유분방하고 발상이 독특하신
디자이너 출신이었거든요. 저희는 진지 하게 웹툰 서비스를 하고 싶었고, 그런데 너무 잘하는 플랫폼들이 많다 보니까 우 리가 할 수 있는 건 뭘까 고민했어요. 그 때 계속 자극적인 콘텐츠들이 많았기 때 문에, ‘초등학생에게 보여줘도 괜찮은 웹 툰을 만들자’라는 방향성을 세웠어요. 엄 마 아빠가 보여줘도 괜찮은 웹툰이요. 그 걸 만들려면 그런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작가님들이 필요했고, 그런 방향성에 동 의해 줄 작가님들을 모셔야 했어요. 그런 데 저희는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하는 플 랫폼이었기 때문에 작가님이 오고 싶은 플랫폼을 만들어야 했고, 그걸 위해선 좋 은 복지 제도가 필요했던 거죠. 그 당시 만 해도 일반적으로 웹툰 작가의 처우가 안 좋다는 얘기를 여러 루트로 듣고 있었 어요. 반면에 배달의민족 구성원들은 복 지에 대한 만족도가 굉장히 높았고요. 예 를 들면 도서 구매를 무제한으로 할 수 있었고, 주 4.5일 근무도 가능했고요. 저 희는 우리가 누려온 복지를 작가님들도 누릴 수 있게 해드리자고 했어요. 왜냐하 면 우리가 그 복지에 너무 만족했으니까 요. 그래서 처음 시작은 복지에서부터 출 발했어요. 사실 당시에는 작가님들의 플 랫폼 불신이 극에 달했었어요. 그래서 신 뢰를 쌓는 작업부터 하자는 데 초점을 맞 췄고, 첫 번째 작가님과 계약하기까지 6~7개월이 걸렸어요. 구두계약까지만 가는 데도 시간이 걸렸거든요. 그 과정 에서 40명 가까운 작가님들을 만났던 것 같아요. 그때도 너무 유명하신 작가님들 보다는, 웹툰 작가가 아니더라도, 일러스
트레이터든 창작자든 ‘만화를 좋아하는 이 이건 조금 다른 얘기일 수도 있는데요. 사람이라면 OK’라는 기준으로 접근했 어요. 그래서 범위를 넓혀서 한 명 한 명, 정말 한땀한땀 모셔 왔죠. 작가님들도 그때는 엄청 불신이 많았어요.
C 그 마음을 열게 하는 게 진짜 어려운 일 이에요. 그런데 이번 일처럼, 피너툰에서 한 번 그렇게 당하고 나면 그다음 플랫폼 에 마음을 여는 데도 몇 년이 걸려요. 이 반복이 너무 힘든 거예요. 신뢰 비용이 너무 올라가요. 에이전시든 스튜디오든 플랫폼이든, 업체랑 일할 때 작가들이 마 음의 가드를 내리고 제대로 소통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2년, 3년, 4년씩 계속 길 어지고 있거든요. 이게 너무 낭비예요.
P 맞아요. 그게 제일 안타까워요. 저희는 작가님들과 몇 년 동안 신뢰를 쌓아왔고, 서비스는 종료되지만, 그 이후는 또 다른 여정이잖아요. 누군가는 또 플랫폼을 만들 거고, 작가님들도 또 모이실 텐데, 이게 더 좋은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신뢰가 또 한 번 벽에 부딪히면 더 힘들어지는 거죠.
A 만화경 시작 과정을 들으니까 기억이 나요. 당시에 저변을 넓히려고 하셨잖아 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태도나 접근 을, 네이버나 카카오는 안 하는 것 같다 는 느낌을 받았어요. 굉장히 돈 되는 쪽 으로만 움직이는 거예요. 새로운 작업을 하는 작가나 콘텐츠는 잘 안 띄워주더라 고요. 업계가 오래 갈 생각을 안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었어요.
힘들어요.
제가 지금 제일 걱정하는 게 미국 시장이 에요. 미국에선 마블이 웹툰을 만들고 있 는데, 그것도 어린이 대상으로 만들고 있 어요. 디즈니도 프랑스에서 웹툰 플랫폼 을 열었고, 동화를 기반으로 한 어린이 대상이에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어 린이 대상 웹툰을 찾기가 정말 힘들어요. 아동 만화 심사를 하러 가보면 300여 종 이 와요. 그런데 학습만화 빼고 나면 20 종 남고, 거기서 외서 빼면 두 종 남거든 요. 그러면 한국 작품 중에서 하나에 상 을 줘야 하는데 사실상 둘 중 하나를 고 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에요. 그게 굉장히
C 한국 같은 경우, 이런 시장 형태에서 작가에게 요청이 들어오면 작가는 반사 적으로 이게 어디 실릴 건지까지 생각하 게 되잖아요. 그런데 실릴 플랫폼이 전 혀 떠오르지 않으면 그런 작품은 그릴 수 없는 거죠. 예전에는 주니버에서 어 린이 대상 웹툰을 서비스했던 시기도 있 었어요. 지금 10대, 특히 초등학교 2~4 학년 애들을 이미 유튜브에 다 뺏겼다는 게 플랫폼들의 인식인데, 사실 웃긴 거 죠. 결국 자기들이 그 시장을 넘겨준 거 잖아요. 저도 애들 만화 그리고 싶거든 요. 유치한 것도 좋고 귀여운 거 그리고 싶고요. 그런데 쉽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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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정책적 대안 모색과 플랫폼 이용자의 권리 문제
이 그렇다면 계약서상에 이런 걸 미리 넣 을 수 있나요? ‘서비스 종료 시 어떻게 한 다’는 조항을?
C 그런데 그런 조항을 넣더라도, 지금 같 은 케이스처럼 계약 주체가 파산하면 계 약 이행 의무 자체가 없어지는 게 문제 인 거잖아요. 이건 법률적인 문제나 계 약 조항의 문제로 풀 수 없는 거 아닌가 요? 다시 재발할 수도 있는 거고요.
A 이관에 대한 조항이 들어가면 좋겠다고 작가들끼리 얘기한 적이 있어요. 어떤 서 비스가 종료될 때, 이북은 어느 서점이 종료되면 다른 서점으로 이관이 되더라 고요. 웹툰도 그렇게 좀 됐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했던 것 같아요.
다 더 쉽게 생기고 쉽게 없어지는 환경이 만들어졌잖아요. 그런 데에 뛰어드는 사 업자 중에는 만화라는, 우리나라에 오래 된 역사를 가진 문화에 대한 이해도 없 이, 돈만을 목적으로 ‘야, 우리 한번 뛰어 들어보자, 안 되면 말지’ 이런 식으로 들 어오는 경우가 있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 까 거기 안에서 소비되는 작가들에 대한 존중, 작품 그 자체에 대한 존중, 그리고 서비스 종료 시에 그 작품을 좋아했고 소 장하고 싶었던 독자들에 대한 존중, 이런 부분에 대한 철학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들어갔던 거죠. 쉽게 들어왔다가 쉽게 빠 지면서, 결국엔 법적으로 파산이나 회생 같은 형태로 귀결된 게 우려스러워요. 지 금 만화가 외형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에 서 사업자들의 진입로가 많아졌는데요. 그게 갖는 부작용도 있다고 생각해요. 이 걸 계약 조건에 자료 이관 조항을 넣어서 재발 방지책으로 삼는 건, 사실 계약적으 로는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어요. 김 작품 이관이라는 것들에 대한 프로세스 를 계약상 시나리오대로 짜는 게 가능할 C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은 들어요. 그렇지
지는 모르겠어요. 쉬운 일은 아닐 것 같 고, 사실 이번 사태가 굉장히 예외적인 케이스이기 때문에 이걸 가지고 계약서 에 재발 방지 대책을 넣는 건 좀 어렵죠. 저도 이건 법적인 문제나 구조적인 것보 다는 아까 PD님이 말씀하신 대로 철학 과 리더십의 문제라고 봐요. 그런데 여 기에서 하나의 산업 구조가 가진 ‘명’과 ‘암’에서 ‘암’ 부분이 드러난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우리가 규모로 재단하긴 어렵 지만 이른바 중소형 플랫폼들이 예전보
할 것 같아요.
만 좌담회니까 뭐라도 다음번에 참고할 수 있는 결론을 정리하는 게 중요하잖아 요. 그게 이 자리의 목적 중 하나라고 생 각하거든요. 문제는, 서비스 종료에 있 어 가장 모범적인 사례와 상상보다 더 안 좋은 최악의 사례가 지금 나란히 존재하 고 있어서요. 이렇게까지 극단적으로 비 교돼 버리면 방법이 없다는 결론만 나올 것 같아요. 간담회에 걸맞은 결과를 도출 하려면, 최소한 ‘피너툰처럼 하지는 않겠 지’ 같은 기본 베이스는 깔고 얘기해야
A 그러니까 저는 서비스 종료가 그래도 몇 개월 전에, 1년은 아니더라도 한 3개 월, 4개월 전에 사전 통보가 있었으면 해 요. 어차피 회사가 망하는 건 우리가 어 떻게 할 수 없잖아요. 최소한 몇 달 전쯤 에는 통보를 해서 연착륙할 수 있게 만들 어 주면 좋겠다는 정도의 바람이 있어요. 회사가 망하는 건 진짜 순식간이잖아요. 그건 이해해요. 그런데 작가들도 준비해 야 하고, CP사도 준비해야 하잖아요.
B 최소가 3~4개월, 보통 6개월 정도면 그 래도 어디로든 이동은 가능하죠.
C 아까 말씀하셨듯이 보통 실무진에 있는 PD들이 회사 대표 같은 서비스 주체에 게 1년의 유예를 달라고 할 때는 그 주체 에게 철학이 있어야 가능한 거잖아요. 그 런데 만약 3~4개월 정도라면, 철학이 없 는 사람이라도 받아들일 수 있는 기간일 까요? 아니면 법적으로는 어떤가요?
P 일단 내부적으로 3~4개월로 잡았을 때 지급해야 할 비용이 얼마인지 다 계산해 서 보고드리겠죠. 배달의민족이 올해 15 주년이에요. 얼마 전에 기념행사도 있었 고요. 이 나라에서 15년 동안 서비스를 유지하려면, 플랫폼 하나만 잘났다고 되 는 게 아니에요. 사장님과 플랫폼, 고객
게 접근하셨어요.
는 것도 웃기잖아요.
하게 성장하지 못하고 한 축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플랫폼도 오래 못 간다는 걸 배 민을 통해 배운 거예요. 그래서 당시 대 표님도 ‘니네 돈 아끼려고 생각하지 마.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종료될 수 있게 작 가님과의 기간과 비용을 확보해라’ 이렇
C 그 정도까지 바라는 건 아니에요. 그냥 ‘나 이거 서비스 접을 거야. 너희는 알아 서 해’하는 대표라고 해도, 최소한 도의 적인 책임을 지기 위해서라도 3~4개월은 필요하다고 얘기할 수 있잖아요. 제 말은, 실무진이라면 충분히 얘기해 볼만한 기간 임에도 대표가 무시할 수는 있겠죠. 이런 경우에 어떻게 하면 좋겠냐는 거죠.
P 그런데 이건 이런 자리니까 말씀드리는 건데, 지금 시점이라면 저희도 3~4개월 못 줄 수도 있어요. 굉장히 칼같이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안이고, ‘몇 개월 안에 종료시켜’라고 하면 그냥 끝입니다.
이 이건 정책적으로든 법적으로든 강제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서 문제네요. 회사 가 망하겠다고 하는데 어쩔 수 없죠. ‘3 개월 유예 기간 두고 망하세요’라고 말하
이 서로 어느 정도 만족하면서 성장해 나 A 아무타스라는 회사가 우리나라에서 일 가야 오래가는 거거든요. 만화경은 거기 서부터 배운 게 있었어요. 플랫폼이 계속 규모를 키우고 돈을 벌려면 작가도 고객 이고 독자도 고객이죠. 이 삼각형이 건강
을 벌이고, 일본에서 만화 사업도 하고 있잖아요. 우리나라에도 여전히 들어와 있는 걸로 알고 있고요. 이번에 이 일이 있고도, 앞으로 또 만화 사업을 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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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겠죠. 이걸 좀 금지할 수는 없나요? 만 화 사업을 금지한다는 게 아니라, 뭔가 제재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김 제재를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C 예를 들면 작가들이 ‘그때 그 사태의 원인이 된 회사가 여기야’라고 정보를 공유하는 건, 사실 블랙리스트처럼 암묵 적으로 커뮤니티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 잖아요. 혹시 명예훼손으로 걸릴까 봐 정회원으로 검증된 사람들만 볼 수 있는 게시판에서 돌고 있고요. 그런 것까지는 가능할 것 같긴 한데요. 그런데 한국에 서 어떤 사업을 하는 것 자체에 대해 제 재를 할 수 있을 정도의 법적인 근거가 없으니까요.
김 이를테면 법률 위반이 되면 관련 법에서 과태료 처분을 한다든지, 영업 정지 같은 처분을 하는 경우들도 있죠. 그런데 이 영 역은 그런 영역이라고 보긴 어렵죠. 즉 그 들이 불법 행위를 했다고 보긴 좀 어려워 요. 제재할 수 있는 법적 수단은 없어요.
A 예술인 복지재단에서 상담을 한 적 있는 데 똑같은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하더라고 요. 예를 들면 연예 관련 소속사가 있었는 데, 그쪽에서 배우들을 다 해고해 버리고 똑같은 대표와 임원들로 다른 회사를 그 대로 만든 거예요. 그렇게 운영을 계속한 거죠. 여기서 해고된 배우들이 돈을 못 받 아서 예술인복지재단에 도움을 청했는데, 회사가 파산되었으니까 돌려받을 방법이
없었다는 얘기를 하더라고요.
김 그건 이 좌담의 성격과는 약간 별개일 수도 있는데, 그게 이를테면 법인격 부 인론이라고 있어요. 법인이 새로 만들어 졌는데 대표와 임직원이 동일해요. 그러 면 사실상 같은 법인이라고 판단하고, 새로운 법인에게도 법적 책임을 물을 수 가 있거든요. 그런 판례와 법리가 명확 하게 있기 때문에, 입증의 문제가 있긴 하지만 손쓸 수단이 없다고 볼 수는 없 죠. 사실 재단에서 상담해 주시는 전문 인력분들이 그 분야에 대한 경험이나 관 심이 적거나 거기서 내놓는 상담 퀄리티 가 천차만별이라 적절한 구제 수단에 대 한 의견을 못 들으신 것 같아요. 아까 계약 얘기하면서, ‘계약적으로 수단이 아예 없으면 이걸 계약서에 반 영하는 게 의미가 있겠냐, 실효성이 있 겠냐’ 이런 말씀 주셨잖아요. 처음엔 의 미가 낮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생각해 보니까 이런 건 필요할 것 같아 요. 이를테면 피너툰처럼 갑자기 연재 를 종료하는 이유가 파산이다, 이런 경 우요. 제가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보통 웹툰 연재 계약서에는 ‘파산 등 의 불가피한 사정으로 영업을 급작스럽 게 중단할 경우 계약을 즉시 해지한다’ 는 조항이 있어요. 그런데 문제는 그렇 게 해지되더라도 파산 책임이 있는 회 사에 정산이나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는 없다는 거죠. 회사가 폭발했는데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그래서 그런 배상 조 항은 사실 의미가 없어 보이고요. 그런
데 이관과 관련된 부분 얘기가 나왔잖 A 플랫폼 내 결제 구조 있잖아요. 코인이 아요. 그건 의미가 있다고 봐요. 왜냐하 면 파산과 회생은 갑자기 뚝딱 이루어 지지 않거든요. 파산 개시신청을 한 다 음에도 법원 승인, 채권자 회의 등 절차 가 있고요. 짧게 잡아도 1년은 걸려요. 그러니까 갑자기 피너툰이 연재 중단을 통보한다고 해도, 그 회사가 바로 폭파 되지는 않는다는 거죠. 그 기간 안에 만 약 그런 사유로 계약이 해지된다면, 회 사 측에서 자료 이관, 독자 소장권, 타 연재처 연재 보장 등 지원 의무를 계약 서에 명시할 수 있다는 거예요. 파산 절 차 이후 최종 해지 합의 전까지 그런 의 무를 명시하는 건 공정하고 합리적인 조치라고 생각해요. 이런 부분들이 피 너툰 사태 이후의 계약 문화에 반영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A 맞아요. 저도 서비스 종료 시 회사가 할 수 있는 보상 방안, 자료 이관이나 도의 적인 보상, 영구 소장 구매자에 대한 얘 기 같은 걸 계약서에 넣으면 좋겠다고 복 지재단 상담 때 말씀드렸거든요. 그런데 예술인복지재단 쪽에서는 법이 아직 정
나 땅콩 같은 게 전자 지급 수단으로 간 주되지 않아서 전자금융거래법의 충전금 보호 규정에서 벗어난다고 하더라고요. 그게 법 적용을 받으면 충전금을 별도 계 좌에 넣고 환불 요청 시 바로 돌려줄 수 있는데, 지금은 보호를 못 받고 있는 거 죠. 그래서 웹툰이나 웹소설 콘텐츠 제공 자에게는 그 법이 적용되지 않아서 소비 자가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는 거예요. 이 건 업계 조사부터 필요하고, 작가와 소비 자 모두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어떻게 정해야 할지부터 고민해야 해요.
이 재무제표를 보면,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플랫폼은 아직 사용되지 않은 쿠키나 코 인 등이 예비금으로 갖춰져 있어요. 그런 데 제가 문제 제기했던 건 이거죠. ‘이자 가 붙을 거잖아. 너희 그걸로 돈 버는 건 데, 독자나 작가한테 돌려줘야 하는 거 아니야?’ 이게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 을 때의 문제예요. 예치금이 없으면, 파 산 신청했을 때 ‘곳간 비었는데요?’ 해버 리면 정말 답이 없거든요.
해지지 않았다고 하더라고요. 만화 외에 C 그런데 그게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전 도 게임, OTT 스트리밍, 소설 같은 콘텐 츠 전반을 포괄해서 법이 정해져야 해서, 웹툰만 따로 정할 수 없고 민법 개정이 어려워서 그렇다고 했어요.
이 소장권은 굉장히 양날의 검이에요. 유 럽 같은 경우는 그냥 PDF 줘버리거든요. 그러면 소장은 되는 대신 무한 복제의 가 능성이 생기죠.
자화폐나 전자 재화로 인정받지 않고 있 는 게 문제인 거잖아요. 예를 들어 스타 벅스 카드는 실제 돈을 넣고 쓰는 거니 까 이자도 나오고 재화로 인정되는데, 쿠키나 땅콩은 다른 사이트에서 쓸 수 없단 말이에요. 그래서 다른 플랫폼 사 업자들은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요. 사실 플랫폼 사업 전반의 문제잖아요. 넷플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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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든 어떤 플랫폼이든 갑자기 문 닫으면 B 그리고 제가 알기로는 그 플랫폼에서 비슷한 상황이 나올 수 있는데, 왜 지금 웹툰에서만 이 문제가 부각되는지가 궁 금하거든요.
이 다른 데도 문제는 있을 거고요.
A 아니요. 게임 쪽도 아이템 날아가면….
C 맞아요. 서버 종료를 해버리면 영구 귀 속 아이템도 사라져요. 저도 들었어요. 게임도 비슷하죠. 그래서 거긴 그냥 트럭 보내고, 소송 걸고 그러더라고요. 그렇지 만 게임 회사는 계속 남아 있잖아요. 서 비스를 종료해도 회사가 사라지는 건 아 니니까 법적 소송이 가능하죠. 그런데 이 건 플랫폼 자체가 사라지면 법인도 없어 지는 거니까, 다른 문제예요.
이 예치금도 마찬가지예요. 예를 들어 상품 권을 샀는데, ‘이걸 돈으로 바꿔줘’ 하면 환전한 다음에 실제로 출금할 수 있느냐 의 문제거든요. 그런데 게임이든 전자책 이든 웹툰이든 충전했으면 고객센터를 통 해서만 환불 가능하니까요. ‘환불하기’ 버 튼이 없죠. 반면 기프티콘은 보호받고 있 고요. 그런 식으로 법 제도가 마련되어 있 느냐의 문제인데, 이건 논의가 좀 더 필요 할 것 같아요. 이거는 시작부터가 좀 문제 여서요. 웹툰에 적용되는 것과 웹소설은 같을 수 있어요. 그런데 게임은 아예 달라 요. 예를 들어 <리니지>는 어떻게 할 거예 요? ‘1억 7천만 원 들어가 있는데 돈으로 바꿔주세요’라고 천 명이 요구해버리면 회사가 휘청거리는 문제가 되니까요.
공유받은 건 하나도 없어요.
각자 자기들만의 재화 시스템을 만든 이 유가 도서정가제를 좀 피하려고 만든 거 기 때문이잖아요. 이게 또 설득이 필요하 죠. 웹툰이랑 웹소설의 마케팅 구조가 일 반 전자책이나 종이책이랑 전혀 다른 전 략을 짜고 있으니까요. 정해진 정가보다 싸게 판다고 철퇴를 내리기에도 애매해 요. 협회와 작가, 회사 입장에서는 ‘아예 장사하지 말라는 소리냐’ 이렇게 돼버리 잖아요. 그래서 이걸, 어떻게 보면 편법 을 사용해서 쿠키나 땅콩이나 아니면 다 른 디지털 재화로 바꿔서 계산을 하게 한 거죠. 문제는 이게 사는 사람들마다 그 가치가 다른 거예요. 이번에 피너툰의 땅 콩 환불도, 저는 분명히 사이트에 충전 해 놓은 땅콩이 있으니까 금액이 남아 있 겠지 생각하고 환불 신청을 했어요. 그런 데 나중에 한 달 기다려서 받은 게 0원이 더라고요. 알고 봤더니 저는 이미 그들의 계산법 안에서 유료로 산 부분은 다 썼 고, 무료 분만 남아 있어서 너한테 환불 해 줄 게 없다는 거예요. 그러면 어떤 식 으로 계산했는지 엑셀이라도 보내줘야 되는 거 아닌가 생각했는데, 그런 자료를
이 이런 계산법이 전부 게임 쪽에서 온 거 예요. 게임의 슬라이딩 방식이라고 그러 거든요. 그러니까 한 개를 구매하면 천 원 이고, 10만 원을 결제하면 1,700개를 주 고, 이런 식으로 구매 금액이 크면 클수록 더 많이 주는 방식인 거죠. 네이버랑 카카 오는 그렇게 안 하고 있는데, 다른 플랫폼 들은 전부 그렇게 하고 있잖아요.
A 그런데 카카오도 제가 카카오웹툰에서 연재했을 때, 뭔가 이벤트를 해요. 그러 면 그게 카카오에서 주는 캐시니까 일부 라도 정산을 해줬거든요. 그런데 정산을 전혀 안 해주는 플랫폼들도 있다더라고 요. 그런 식으로 이벤트성 코인을 자기네 들이 다 먹는지 안 먹는지 업체마다 차이 도 있는 것 같아요. 만약에 약간 정가제 처럼 정해진다면, 프로모션은 좀 어려울 지도 모르지만 계산은 굉장히 명확해지 지 않을까 싶어요.
데 가장 큰 걸림돌이죠.
이건 100원, 200원이잖아요. 그래서 소수 점이 한 일곱 자리까지 가거든요. 그런 문 제들이 상존해 있는 거죠. 그런데 이 부분 에 대한 정책 담당 기관의 이해가 전혀 없 어요. 아예 이해를 못 해요. 문체부랑 가 서 얘기해 봐도 ‘그게 무슨 소리예요?’ 이 렇게 나오니까. 이것부터가 정책을 만드는
A 그것 때문에 좀 다른 업체들이랑도 논의 를 해야 되고 하니까 못하고 있는 거죠.
이 지금 이제 UCI 제도라고, 도서정가제 이 그러면 자기들의 정산하는 방식을 다 ISBN 말고 다른 쪽으로 콘텐츠를 등록해 서 하는 제도가 7월 22일부터 시행이 되 는데요. 거기에 어떻게 되어 있냐면 정 가 표시를 하라고 요구하고 있어요. 정가 표시를 하라는 말은 ‘쿠키 1개가 아니고, 77.7원이다.’ 이렇게 하라는 거거든요. 그 런데 불가능해요. 계속 변동하니까. 그러 니까 전체적인 쿠키가 있으면 구매한 쿠키 개수가 있고, 이벤트로 제공된 쿠키 개수 가 또 있으면 이게 희석돼서 달라지니까, 계속 변동하는 표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건 불가능하잖아요. 그래서 정가로 가면 단점 이 뭐냐면,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이벤트 프로모션을 발행했을 때 이게 희석되니까 반드시 그만큼의 현금이 따라 들어와야 돼 요. 그러니까 사실상 프로모션을 막게 되 는 문제가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고, 그러 다 보니까 업계 쪽에서는 ‘이거 도서정가 제는 절대 못 지킨다, 지킬 수가 없다.’ 하 는 거죠. 왜냐하면 책은 단가가 만 원이라 도 되고, 전자책은 오천 원이라도 되는데
공개해야 하니까요. 모두에게 공유를 해 줘야 되는 상황이 되는 거죠.
B 그래서 제가 지금은 CP로서 유통 심사 를 넣으면 작품의 대문을 만들 때 코인을 입력을 해야 돼요. 나는 이걸 가져다 대 여는 얼마에 팔 거고, 소장은 얼마에 팔 거고, 이걸 제가 일일이 다 입력을 해야 되는 거죠. 보통 내부 회의를 통해서 ‘얘 는 3코인에 팔자, 이건 2코인에 팔자’ 이 런 걸 정하는데 결정하는 과정이 너무 두 루뭉술한 거예요. 예를 들면 ‘모 회사의 1코인 가치는 얼마부터 얼마 사이더라’ 이렇게 잡히는데, 이 얼마부터 얼마 사이 의 간극이 어마어마해요. 또 다른 회사 의 경우엔 계약서에 1코인의 가치를 일 단 문서상으로는 180원으로 써놔요. 그 런데 실질적으로 이 코인을 많이 사면 살 수록 좀 더 덤으로 주잖아요. 그 덤 코인 까지 계산하면, 어떤 사람은 180원에 사 는데, 어떤 사람은 108원, 111원 이렇게
상반기 ‘열린 좌담회’ - 플랫폼 종료 사태(피너툰 중심으로) 99
사는 사람도 분명히 있단 말이에요. 그 럼 체감상 느껴지는 가격이 다른 거잖아 요. 코인이 아니라 실제 금액으로 가격 이 표기된 플랫폼들도 있어요. 그런 곳 에서 소장을 400원, 대여를 200원에 팔 면 다른 곳도 얼추 비슷하게는 단가를 맞춰야 되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그러
없는 거죠.
인만 300개가 남은 건지, 보너스 코인만 남은 건지를 알 길이 없는 거예요. 그러 니까 나중에 회사가 ‘보너스는 환불이 안 됩니다’라고 환불을 거부해도 직접 서류 를 들여다보지 않는 이상 확인할 방법이
면 우리가 이걸 몇 코인에 팔아야 비슷 P 저희 같은 경우에는 고객들한테 서비스 한 거야?’ 이러면서 내부에서 계속 의논 을 하는 거예요. 최대치가 얼마고 최저 치가 얼마니까, 대강 이쯤이면 되지 않 을까 하고 다트 던지듯이 정해요. 그런 다음에, 그러면 ‘일단 3코인으로 가자’, 이런 식으로 정해져 버리는 거죠. 그런 데 이 코인의 가치를 저희는 중간값으로 계산했지만, 실제로 어떤 고객에겐 그게 400원일 수도 있고, 어떤 고객에겐 220 원일 수도 있는 거죠.
A 맞아요. 그래서 조회수로 거슬러 올라
요. 하려면 할 수 있죠.
에 배너를 띄워서, 들어가면 내가 보유하 고 있는 잔여 코인을 확인할 수가 있고 거기에서 환불 신청하는 것까지 같이 연 동이 돼 있었어요. 거기서 그냥 바로 신 청해서 쓰게끔, 환불 요청을 하게끔 해놨 었죠. 한쪽에서는 환불 쪽을 처리하고 있 었고, 다른 한쪽에서는 연재 지속 또는 이관 이런 것들을 작가님하고 협의하는 쪽으로 나눠서 진행했었죠. 그건 기술적 으로 하려면 할 수 있는 부분인 것 같아
가 봐도 계산이 안 맞아요. 보너스 코인 이 그럼 정책 쪽에서 필요한 건, 슬라이딩 도 있고 다른 코인도 있어서 실제 얼마로 계산했는지를 모르니까요. ‘정산이 이 정 도 나왔는데 왜 조회수랑 안 맞지?’ 하는 사태가 계속 발생해서 정산서를 받아도 ‘이게 맞나?’ 싶은 게 있어요.
이 그러면 여기서 독자 문제로 다시 돌아 오면, 독자들이 환불을 요청했을 때 내가 쓴 게 유료 코인인지 아닌지 모른다는 거 죠. 예를 들어서 제가 5만 원을 결제해서 유료 코인 500개랑 보너스 코인 500개 를 받았다고 쳐봐요. 그리고 코인을 쓰고 남은 게 300개예요. 그러면 이게 유료 코
는 생각이 들어요.
방식을 없애고 정가로 표시하고 이런 문 제가 아니라 ‘최소한 결제한 거에 대해서 환불 시스템을 직접 붙여놔라’, 이거네요. 고객센터 통하게 하지 말고. 이게 좀 필요 하겠네요. 일단 독자들이 서비스가 닫히 면 볼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거니까요. 환불 문제에 관해 이런 문제도 있는데 요. 일단 코인을 구매하고 썼으니까 소비 가 된 거라고 쳐요. 그러면 남아 있는 돈 은 줘야 할 거 아니에요? 진짜 남아 있는 돈이 어떻게 계산되는지, 마지막에 환불 은 어떻게 되는지를 플랫폼이 주장하는 것만 믿어야 한다는 게 너무 불합리하다
A 그리고 그냥 대여 말고 ‘소장’이라는 단 B 교보가 그런 식으로 된 걸로 알고 있어요. 어만 사용할 수 있도록 법으로 정해져 있 는 곳도 있더라고요. 캘리포니아에서는 A 뭔가 자기 계정을 그쪽으로 옮기는 작 대여 같은 거 하지 말고 그냥 소장으로 해야 한다고 알고 있어요.
이 그렇죠. 이게 전자책이랑 비슷한 부분이 있어요. 예전에 전자책도 도서정가제가 아니었다가, 리디 같은 곳에서 ‘99년 대 여’ 같은 걸 하면서 문제가 됐거든요. 그 래서 결국 최대 3개월 대여인가로 바뀌었 대요. 그런데 그 과정에서 유통하는 루트
업을 신청해서, ‘아, 번거롭다’ 하면서도 보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B 네, 교보가 그랬죠. 그런데 거기는 또 이제 그게 가능했던 이유가 있어요. 사업 자 간의 관계가 이미 어느 정도 구축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런 형태의 이관이 가능 했다고, 좀 특이 케이스로 보더라고요.
가 딱 정해져 버린 거예요. PDF로도 할 이 그게 일반적이어야 될 것 같은데 말이 수 있고 다른 방법으로도 할 수 있지만, 법을 따라 특정 방식 위주로 재편이 된 거 죠. 그러면서 예스24 같은 대형 플랫폼들 이 ‘우리를 통하지 않으면 유통을 못 한 다’는 식으로 권력을 휘두르게 된 거예요. 웹툰도 유료 판매를 시작하면서 이 전자 책 시장의 방식을 그대로 따라가게 된 거 고요. 지금 전자책도 플랫폼이 망하면 못 보거든요. ‘영구 소장’이라고 샀는데요. 그럼 이건 어떻게 해야 되나 싶은 거죠. 기계에 다운을 받고 DRM을 거는 방식은, 또 플랫폼이 사라지면 인증이 안 돼서 못 봐요. 그렇다고 PDF로 내려받게 해주자 니, 무단 복제의 길이 열리는 거고요. 어 떻게 해야 할지 어려워요. 아, 이건 가능한가요? 제가 A 플랫폼에 서 소장한 이력이 있는데 이게 다른 플랫 폼으로 이관이 됐을 때, 그 아이디만 가지 고 있으면 제가 볼 수 있나요?
A 이관 처리를 해 주면요.
죠. 그러면 이번에 성명서 발표하시고 난 다음에 아무타스가 됐든 피너툰이 됐든 넥스큐브가 됐든, 뭔가 반응이 있었나요?
A 이관은 아니고 파일 반환을 해줬어요.
B 슬그머니요. 원래는 파일 반환도 안 해 주는 거였다가요. 예를 들면 회사들의 주 장은 그렇긴 해요. ‘이게 물건으로 되어 있는 아날로그 원고라면 원본 반환의 의 무가 있지만, 디지털이기 때문에 작가가 갖고 있는 게 원본이고 우리는 복사본을 건네받은 거기 때문에, 우리가 이걸 돌려 줘야 될 의무가 없다. 물론 도의적으로는 돌려주는 사례가 있지만, 이건 우리한테 는 의무가 아니다’라는 논리로 원래는 다 들 거부했어요. 그런데 이제 성명서가 나 오고 시끄러워졌죠. ‘왜 작가들한테 원고 안 돌려줘?’ 하고. 그리고 일부 작가님들 은 작업하느라 정신없어서 원고를 분실하 신 분들도 분명히 있었거든요. 그래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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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나중에는, 편집된 건 어차피 회사의 편 집 권한이 묻어 있기 때문에 ‘그러면 편집 안 한 원본이라도 달라’라는 분도 계셨는
느 순간 갑자기 ‘원고 돌려드릴게요, 여러 분’ 이런 식으로 공지가 왔어요. ‘드라이 브에 접속해서 받아 가세요.’ 하고요.
이 이거 변호사님 보시기에는 어떠세요? 저는 이 얘기 들으면서, 얘네가 법무팀에
데 그것도 수락이 안 됐었어요. 그런데 어 A
작가 네트워크 구축과 협회의 조직적 대응
문제가 터졌을 당시 조언을 구했을 때, ‘이제 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이 없 어서 여론전을 해야 한다’고 말씀을 하셨 거든요. 그래서 성명서를 작성하고, 독자 님들이 엄청 분노해서 SNS에 글 써주시 고 해서, 그렇게 됐던 것 같아요.
뭔가 조언받은 것 같다고 생각했거든요. B 그래서 그나마 한 발짝 물러나서 ‘원고는 ‘협력사’, ‘관계사’ 같은 용어를 쓰는 거 나, 지금 얘기한 논리나 이런 게 법무팀
각하세요?
김 그러니까 책임 소재에 있어서, 책임질 만한 용어들을 사용하지 않도록 내부적 인 가이드를 만든 거죠. 그런데 그 가이 드를 만들 시간에 피해 최소화를 위한 가 이드를 만들었어야 되는 거죠. 이게 사업
에서 조언을 받은 것 같아요. 어떻게 생 김
그걸, 어디서 말장난을….
돌려줄게.’라며 태도를 바꾼 것 같아요.
원본이 자기들 게 아니라고요? 이게 우 리가 얘기하는 그 계약상의 ‘원본’이라는 거는, ‘우리가 최종적으로 너네들한테 송 고를 해서 너네들이 편집하기 전에 갖고 있는 너네들의 소장본’을 얘기하는 거거 든요. 그 파일을 ‘원본’이라고 하는 거죠.
을 정말 돈으로만 본 업자들의, 이 산업 B 사실 피너툰뿐만 아니라 다른 CP들도 을 너무 가볍게 본 부분이라고 생각합니 다. 제가 변호사이긴 하지만 법적인 의
살짝 그런 식으로 말을 해요.
견 얘기보다는 결국 철학이 중요하다는 김 그러니까요. 그런데 그게 정말 말장난 얘기를 하게 되네요. 저는 언제나 그렇게 생각해요.
이 그게 더 의미가 있어요.
이라는 게, 그러면 계약서에 왜 ‘원본을 반환하라’는 얘기가 나와 있냐고요. 그 원본을 반환하는 주체가 누구로 돼 있어 요? 계약상에. ‘업체’로 돼 있잖아요. 그 러면 거기서 말하는 원본은, 당신들이 받아간그 파일, 날 것 그대로 편집 전의 파일이요. 그걸 지칭하는 게 너무나도 해 석상 명확한 거죠. 그러니까 이건 법대로 가면 안 돼요. (웃음) 법대로 가면….
A 거기 똑똑한 사람들 많더라고요, 대형 회사에. 여론전을 해야 되는 것 같아요.
B 그런데 그 한 달 사이에 정말 폭풍이 몰아치듯이, 정말 아비규환이었어요. 작 가들과 독자들도 아비규환이었는데, 그 회사 내부에 있는 PD님들도 이제 탈출 하셔야 되잖아요. 회사가 침몰하니까 그 와중에 이직을 하셔야 되고, 실제로 야 무지게 작품 싸 들고 이적하신 분들도 계셨고요. 그리고 이 소식이 내부적으
기했어요.
었던 거예요. 왜냐하면 그 사이 처음에 눈치 빠르게 찌르고 다녔던 회사들의 조 건과 일주일이 지난 사이에 서로 아비규 환이 돼서 제시하는 조건의 차이가 어마 어마했거든요. 그런데 우리 어차피 같은 소속이던 작가들이잖아요. 누구는 몇 대 몇이고 누구는 또 다르고 하니까, ‘이럴 게 아니라 우리 카톡방에 모여서 그냥 공유합시다’ 해서 그때부턴 다 까고 얘
로만 알고 있다 보니까, 외부의 다른 회 이 그럼 작가님들이 서로 다 아시는 분들 사들은 다들 궁금한 거예요. 그러니까 CP 사나 플랫폼 쪽에서도 어떻게든 연 줄이 있으면 전화가 미친 듯이 오는 거 예요. 처음엔 위로하다가도, ‘그런데 그 게 어떻게 된 거예요?’ 하면서. 다들 이 동향을 알고 싶어서 막 쑤시고 다녔죠. 그 와중에 피너툰 안에서 고매출 작품으 로 보이는, 눈여겨봤던 작가님들의 작 품들이 있을 거 아니에요. 그 공지가 뜬 10시 그날부터 쑤시고 다니는 CP 사들 이 있었어요. ‘작가님, 저희한테 오시면 몇 대 몇에 재유통해 드립니다.’ 이런 메 일을 일단 날리고 보는 거예요. 그래서 처음 한 2, 3일은 약간 그렇게 막무가내 로 덤비는 회사가 한 3, 4곳 정도 포착 이 됐는데요. 한 일주일 지나니까 사방 에서 마치 저수지가 말라서 물고기 튀는 걸 담으러 오는 사람들처럼, 수십 개 회 사가 뛰어들었어요. 심지어 CP 사뿐 아 니라 플랫폼까지 뛰어들면서 ‘어떻게든 확보해야 돼!’ 하면서 휘젓고 다녔어요. 이러다 보니까, 저희가 모일 수밖에 없
이었던 거예요?
B 원래는 몰랐어요. 사고가 터지고 나서 한 이틀 정도 사방을 좀 찾아다녔죠. 왜 냐하면 저는 피너툰 소속 작가님들이랑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없었거든요. 저희 는 트위터 같은 것도 안 하고 있었고요. 그런데 우연히 트위터에, 연락처를 다 공 개하고 있는 분 중에 저랑 같은 요일에 연재했던 작가님이 계셨어요. 그분께 어 찌 어찌 연락을 해 봤고 그날 밤에 회신 을 받았어요. ‘우리 모여 있는 카톡방이 있어요.’ 하면서 초대해 주셨고, 그때 보 니까 한 30~40명 계시더라고요. 그 후에 점점 늘어나서 지금은 80~90명 정도? 그 방은 아직도 유지되고 있고요. 그렇 게 작가님들이 다 모이고 나서부터는 ‘지 금 모 회사에서 메일이 왔다.’ ‘이 회사에 서는 몇 대 몇으로 얘기했다.’ ‘저 회사에 서는 이렇다더라.’ 이걸 실시간으로 공유 하기 시작했죠. 그리고 회사마다 PD와 의 친분이라든가, 작품의 판매 기대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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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 공개하는 정보들이 조금씩 달랐어 요. 그러다 보니까 어느 작가님은 ‘오늘 모 회사로부터 이런 얘기 들었다’고 하면 ‘나한테는 그런 얘기 없었는데?’ 하면서, 서로 교차로 검증하면서 정보를 공유했 어요. 이걸 거의 한 달 동안 이어갔죠.
이 그럼 그게 처음 시작된 건 공지가 올라 오고 일주일 정도 지난 후였나요?
결이 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결국 이건 또 커뮤니티 문제로 흘러가는데 그걸 플 랫폼 측에 다 얘기할 수는 없고, 좌담회 로서 알맹이를 건져내려면 어떤 게 필요 할지가 좀 궁금하긴 해요. 작가들한테 커 뮤니티로 좀 모여 있어야 된다는 걸 권고 사항처럼 말할 순 없잖아요. 그냥 결과론 적으로 ‘아, 나 커뮤니티 안에 들어 있어 서 다행이었어’가 되는 거니까요.
A 그 공지 터지고 나서 한 5일 후에 만화 이 그러니까, 만화문화연구소 소장의 입 가 총회가 있었던 걸로 기억해요. 그날 권혁주 작가님께 말씀을 드렸더니, ‘이 건 좀 문제가 있다. 웹툰 업계에 대한 신
도와주셨던 것 같아요.
B 그때도 방에 합류 못 하신 작가님들이 아주 많았고, 그냥 우왕좌왕하면서 혼자 떨고 계신 분들도 상당히 많았어요.
뢰도 문제다’ 하면서, 그때 1차 성명서를 C
장에선 ‘만화가협회에 모두 가입해 주세 요!’라고 말하고 싶은 거죠. (웃음)
실제로 말씀하신 대로 협회에 가입하라 고 얘기하면 ‘제가요? 왜요?’ 이렇게 나오 는 경우가 많죠. 그런데 이런 식으로 서비 스를 종료하는 플랫폼들에 대처하는 사례 가 협회 가입의 근거로 연결되면, 여러 가 지 면에서 윈윈이 될 수 있다고 봐요.
이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트위터를 하시 A 그래서 ‘우리가 이런 도움을 줬습니다’ 는 분들이면 그나마 연락이 닿을 수 있 죠. 소셜미디어 하시는 분들이야 닿을 수 있지만, 아예 안 하시는 분들도 계시잖아 요. 그런 분들은 방법이 없는 거죠.
C 보통 이런 종류의 문제가 생겼을 때 공 통적으로 흘러가는 방향을 보면요. ‘아
고요.
있고요.
하고 그걸 SNS에 올리면 좀 홍보가 되지 않을까, 협회 차원에서 그런 생각도 들었
C 연재 중인 작가를 쫙 한 번에 모을 수도
이래서 작가들끼리의 연락이라거나 직 김 그런데 이게, 그러니까 비단 만화가협 접 만나는 걸 플랫폼은 반기지 않는구나’ 하는 느낌이 들어요. 작가들이 모여 있는 어떤 공간이 있으면, 대부분 어떻게든 해
회나 웹툰작가협회가 일단 중심이 되는 게 맞는데, 저는 이게 중요하다고 생각 해요. 이런 데서 권리자 단체로서 협회 의 역할이 있는 거거든요. 협회가 뭐냐
고 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정말 이럴 때 구심점 역할을 개별 작가가 총대 메고는 못해요. 간혹 총대 메는 분들이 계시는 데, 이분들이 그걸 돈 받고 하냐고요. 제 가 그때 두 분 오셨을 때도 ‘총대를 누군 가가 메셔야 되는데 괜찮으시겠어요?’ 라고부터 시작했어요. 그때도 오셨을 때 ‘협회 도움받으세요’라고 얘기했던 게 그런 거였죠. 제가 한 10년간 이 협회랑 같이 일하면서, 그래도 집단 대응으로서 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단체가 있을 때 효과를 봤던 케이스가 코미카 사건이 있 었죠. 그다음에 위비툰, 그리고 그사이
어요. 이런 맥락일 때 보면 협회에서 관 계자들을 모아요. 그리고 당연히 권리자 들, 우리 창작자들, 저작자들 데리고 ‘무 슨 문제가 있었는지’ 공유하고. 그렇게 목소리를 모으다 보면 문체부 같은 데서 ‘이거 뭐예요? 좀 와보세요’ 하는 거죠. 이런 식으로 모이게끔 하는 구심점 역할 을 하니까, 거기서 어쨌든 대안을 제시 할 수 있는 나름대로의 힘들이 생기더라 고요. 그러니까 그 공간을 마련하는 데 있어서 작가들 개개인의 역량이나 희생 에 의존하는 방식은 안 돼요. 그렇다면,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 때 협회도 언제나 곤두세우고 있어야 되죠. 그런데 제가 협회 자문하는 입장에서 말하자면, 조금 더 협회가 역량을 갖춰서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 때 ‘피해 작가들, 협회로 제보 하세요. 모아서 1차 회의 이때 하겠습니 다’ 이런 식으로 행정력과 기획력이 뒷
에 레진, 그다음에 케이툰 사례가 있었 이
을 잘 못 해요.
받침되는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거든요. 그러려면 협회의 역량이 있어야 되고요. 역량이 당연히 지금도 있지만, 강화되려 면 회원들이 많아야겠죠.
이 이게 항상 돌아요. 쳇바퀴처럼 계속 돌죠.
김 그런데 지금까지 그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었어요, 아무래도. 그러니까, 소송 할 수 있죠. 소송할 수 있는데, 하려고 해 도 구심점이 있어야죠. 소송 한두 명 해 서 되는 문제가 아니거든요.
맞아요. 저도 거의 한 10년 가까이 옆 에 붙어 있으면서 보면, 협회가 붙고 난 다음에는 그다음에 찾아오는 사람이 달 라져요. 무슨 얘기냐면, 처음에는 안 만 나주다가 아예 협회가 나서서 성명서 내 고 ‘니네 조심해’라고 하면, 그다음에는 국회의원 보좌진이 오고요, 그다음에 문 체부에서 오고요, 그다음엔 국회의원이 직접 와요. 그렇게 해서 해결된 게 KT 때 였거든요. 그때 국회의원이 와서 ‘너네 악수하고 사과해’ 하니까 진짜로 그랬어 요. 악수하고 사과시켰어요. 보면서 ‘이 게 되긴 되는구나’ 싶었는데, 그런데 협 회가 ‘우리가 이런 거 했어요’라고 자랑
B 사실 그걸 잘 모르시는 분들이 더 많 아요. 대부분 모르실 것 같고요. 그래서 ‘가 입 안 해’ 이렇게 회피하게 되는 거 고요. 보통은 ‘가입하면 뭐가 좋은데?’ 이 얘기부터 나와요. 그래서 ‘협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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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도 하고 저런 일도 해요. 예전에 이런 사건도 있었어요’라고 기억나는 거 한두 개 이야기하면 ‘그런 것도 해?’ 이 렇게 되죠. 그제야 조금 찾아보기 시작 해요. 그런데 다음 장벽은 뭐냐면 ‘아니, 협회가 왜 이렇게 많아? 어디로 가야 되 는 거야?’예요. ‘어느 협회에 가야 네가 말한 걸 하는 데야? 다 ‘만화’자 붙어 있 는데 다 똑같은 거 아니야?’ 이게 그다 음 단계죠. 그러면 이제 ‘가장 작가들 이 많이 모이는 데가 여기랑 여기야’라 고 말하면, 또 ‘협회비가 있네?’ 이게 다 음 단계고요. 이렇게 장벽이 계속 있어 요. 그런데 궁극적으로 가장 큰 문제는, 웹툰 작가로 처음 데뷔하는 연령이 다 른 직업에 비해 굉장히 어리다는 점이에 요. 다른 데서 사회생활을 하다가 오신 분들이면 이야기가 빠른데, 정말 사회생 활 한 번도 안 해보고 바로 작가로 데뷔 한 분들은 이런 개념 자체를 설득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아예 알아볼 생각 자 체를 안 해요. ‘그냥 세상이 나를 어떻게 하겠지’ 하고 넘겨버리죠. 그러다 보니 이건 정말 학교에서 가르쳐줘야 하나 싶 은 생각도 들어요.
A 저도 예전에 웹툰 계약 과정에서, 계약 서를 주면서 제가 ‘이거 바꿔줄 수 있나 요?’ 하고 물어봤더니, ‘안 되는데요’ 하 고 바로 딱 잘라 말하더라고요. 그 계약 서는 일괄적으로 제공되는 거라 절대 바 꿀 수 없다고요. 그런데 만약 그때 만화 가협회가 제 뒤에 있었다면, ‘저희 변호
줬겠지만요.
사례가 정말 많거든요.
수 있었을 것 같긴 해요. 그래도 안 바꿔
B 대기업 플랫폼일수록 ‘계약서 한번 검 토해 보세요’라는 말이 그냥 형식적인 말 이에요. 실제로는 ‘싫으면 네가 나가든 가’가 깔려 있죠. 그리고 그건 작가와 회 사 사이뿐만 아니라, 회사 대 회사 관계 에서도 마찬가지예요. CP는 소규모 하청 이나 다름없으니까요. 몇 년 전 협회 행 사에서 우스갯소리로 했던 말인데요. ‘계 약이나 미팅할 때 보호자처럼 누가 따라 와 줬으면 좋겠다.’ 험상궂은 남자분이면 더 좋고요. 사회생활에 관한 상식이 부족 하고 순진한 분일수록, 자리에서 띄워주 면 띄워주는 대로 들떠서 도장 찍고 오는
김 그런데 개별 계약 하나하나에 대해 그렇 게 가드 역할을 다 해주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죠. 그래도 협회가 할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역할은, 계약의 최종 결재권자, 즉 플랫폼의 리더를 협회장이 직접 만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조직이라는 점이에 요. 만화가 입장에서는 사실상 약관처럼 짜인 계약서를 아무것도 고치지 않고 그 냥 사인하라고 하니까요. PD들이 그렇게 하잖아요. 그런데 ‘이건 좀 아니지 않습니 까?’라는 이야기를 그 윗선과 할 수 있는 주체가 협회예요. 협회 대 카카오웹툰, 협 회 대 네이버웹툰 같은 방식으로요. 이런 역할은 협회가 충분히 할 수 있어요.
사님이 이렇다는데요’ 하면서 이야기 할 B 그걸 리디 사건 때 회장님이 해주셔서
정말 깜짝 놀랐어요. 웹소설 사업부에서 구글 수수료 일부를 작가한테 전가하려 고 동의서를 받는 사례가 있었거든요. 한 달 가까이 지속됐어요. 물론 웹소설 이야 기지만, 웹소설과 웹툰 시장이 겹치는 부 분이 많다 보니 이게 성공적으로 정착되 면 웹툰 작가들에게도 전가될 가능성이 있어 보였죠. 이런 얘기가 웹소설 커뮤니 티에서 계속 돌고 있어서 ‘좀 알아봐 주 세요’ 하고 댓글을 남겼어요. 그랬더니 (협회에서) 바로 리디 쪽에 있는 높은 직 급의 분과 직통으로 전화 한 통 하시니까 그 일은 없던 일이 됐어요. 전화 한 통으 로요. 웹소설 쪽에서 일부 사람들에게 동 의서를 받았고 일부에게는 사인하라는 얘기가 오가고 있었는데, 마치 우리가 그 런 적 있냐는 듯이 싹 사라졌어요. 단체 의 힘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싶었죠.
C 리디 소속 작가님들은 정말 어리둥절했 겠네요. 갑자기 누군가가 문제를 해결해 주고는 사라진 셈이니까요. (웃음)
이 지금 플랫폼의 힘이 점점 강해지고 있 다는 게 문제인데, 그 얘기를 계속하다 보면 피너툰 같은 플랫폼도 ‘우리 플랫폼 인데, 니네 어쩔 건데?’ 하고 나와버리는 거잖아요. 그걸 막기 위해서라도 작가들 이 모여 있는 단체의 힘이 더 커질 필요 가 있어요. 반대급부로 커져야 하는 거예 요. 예를 들어 그런 경우가 있었죠. 신일 숙 회장님이 처음 취임하시면서부터 고 정적인 휴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씀 하셨어요. 지금 네이버나 카카오가 마치
니 생각을 해봐야겠죠.
자기들이 시혜를 베푸는 것처럼 ‘25회에 한 번씩 휴재하세요’라고 이야기하는 그 제도가, 사실은 그때 얘기했던 거예요. 이런 걸 만나서 멱살 잡고 협상할 수 있 는 건, ‘우리한테 작가가 이만큼 있어요. 우리 다 같이 모여서 앞에 한번 가볼까?’ 라고 얘기할 수 있는 힘이 생겼을 때죠. 결국 오늘 이야기하는 건, ‘철학’과 ‘연결 된 힘’에 관한 이야기로 귀결되는 것 같
C 실제로 이게 백서 형식으로 남는다고 치면요. 다음에도 이런 식으로 거품이 꺼 지듯 플랫폼이 서비스를 종료하는 사례 가 계속 생길 것 같거든요. 그때 이런 기 록이 남아 있으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협 회 쪽으로 작가들이 계속 들어오게 되는 근거는 될 것 같아요. 그렇게 되면 점차 더 많이 모이게 될 거고요.
이 그런 걸 홍보하는 것도 분명히 필요하 죠. 그런데 이건 번외로 말씀드리자면, 예전에는 ‘이건요, 저건요’ 하면서 협회 회원들을 너무 괴롭히는 사례들도 있었 어요. 그래서 ‘이거 너무 열심히 하면 안 되겠다’ 싶어서 소셜미디어 활동을 줄인 적도 있고요. 그런 상황을 어떻게 잘 활 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 봐야 할 것 같고, 저희 만화문화연구소도 싱크탱크 조직이
P 예전에 만화경에서 최연소 작가님이 중 학생이었어요. 그때 아버님이 타 플랫폼 의 웹툰 작가셨고, 따님이 만화경과 연락
상반기 ‘열린 좌담회’ - 플랫폼 종료 사태(피너툰 중심으로) 107
하게 되면서 첫 미팅 자리에 아버님이랑 같이 오셨어요. 같은 맥락이에요. 불안하 잖아요. 이 PD가 감언이설로 설득하는 건 아닌지 걱정되니까요. 중학생이니까 당연히 보호자가 같이 왔죠. 1시간 넘게 홍대에서 이야기를 나눴고, 그 작가님은 만화경에서 단편을 세 편 연재하셨어요. 그리고 지금은 대학생이 되셨고요. 이 말 씀을 드리는 이유는, 협회는 정말 좋아 요. 기능도 분명히 있고 역할도 할 수 있 어요. 그런데 심리적으로는 좀 거리가 있
다’고 생각했죠.
까 PD 한 명이 한 말이 순식간에 퍼지더 라고요. 그때 ‘우리가 하는 말 한마디 한 마디가 정말 중요하구나’라는 걸 깨달았 고, 플랫폼이 작가들이 모여 있는 공간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됐어요. 그 래서 강제할 수는 없지만, ‘이런 방이 있 으니 들어오실 분은 들어오세요’ 이런 톤 으로만 얘기하게 됐어요. 그 방이 퍼지는 걸 보면서, ‘적극적으로 나서면 안 되겠
어요. 작가 입장에선 협회를 찾는다는 C 겁이 나시죠? 제대로 관리 안 하면, 나 게, 뭔가 공론화할 정도로 문제라는 확신 이 있어야 하잖아요. 그런데 작가 스스로
쁜 것도 같이 커지니까요.
‘이게 확실한 문제야’라고 판단하기 어려 P 연재가 끝난 작가님들도 계속 그 방에 운 경우도 많고, 나만 유별난 거 아닌가 자기검열도 하게 되죠. 협회를 바로 찾아 가면 빨리 해결될 텐데, 심리적으로 거리 감이 있는 거죠. 그래서 오히려 만화경 같은 경우에는
용해지고요.
있어야 하고, 다른 플랫폼에서도 여전히 남아 있게 되죠. 적극적인 작가는 발언권 이 세지고, 소극적인 작가는 점점 더 조
그런 게 있었던 것 같아요. 저희가 본 C 그리고 운 나쁘게, 발언이 센 작가가 별 의 아니게 거의 매년 간담회를 했었거든 요. 코로나 시기 빼고는 매년 했어요. 그
로 건강하지 않은 경우엔….
걸 만든 이유는, 작가님이 골방에서 계 P 그렇죠. 여론이 만들어져요. 쓸데없는 속 작업을 하다 보면 네트워크가 좁아지 고 작품이 안 되거나 댓글로 상처를 받
걱정이 커지기도 하고요.
을 때 혼자 그걸 견뎌야 하는 상황이 생 C 공포를 계속 조장한다든가, 그런 경우 기잖아요. 그럴 때 비슷한 처지의 작가들 끼리 네트워크가 있으면 별일 아닌 것도 털어버릴 수 있고, 큰일이면 같이 고민 할 수도 있고요. 그런 네트워크가 있었으 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첫 간담회에서 카 톡방을 만들어드렸어요. 그런데 불과 몇 개월 후에 후회했어요. 그 방이 생기니
도 있어요.
P 이 플랫폼 오래 못 갈 것 같다고 누가 한마디만 하면, 바로 파장이 퍼지죠. 그 래서 저희는 더 이상 그 방을 강제하지 않았어요. 이 이야기를 좀 길게 하는 이 유는, 저희가 어느 시점에 그걸 멈췄기
때문이에요. 대신 간담회는 계속했어요. 이 나와 같은 입장이란 걸 인지하게 되는 거 코로나 때는 온라인으로도 했고요. 그 이 후에는 장소를 대관해서 오프라인으로 도 했고요. 그때는 카톡방을 따로 만들지 는 않았어요. 하지만 오프라인에서 직접 만나면, 그동안 작품으로만 알고 있던 사
죠. 이 사람들은 지금 이걸 처리해야 하는 입장이고, 내가 무작정 빨리 해결해달라고 요구할 대상이 아니라는 걸 알게 돼요. 이 사람들도 지금 힘든 상황이구나 하고.
람들이 실존하는 사람이 되잖아요. 서로 P 맞아요. PD 걱정을 해주시는 작가님들 ‘작품 잘 보고 있어요’ 하고, 명함이 있으 면 주고받고 연락처도 교환하고, 공연 같 이 보면서 밥도 같이 먹고. 그러다 보면
상한 기분이 들었어요.
을 그때 처음 봤어요. 저희도 굉장히 이
헤어질 때는 연락망이 다 구축돼 있는 거 이 저도 그때 취재하면서 느꼈어요. 보통 예요. 그런 식의 관계는 괜찮더라고요. 우리가 뭔가 적극적으로 묶는 건 조심 스러웠는데, 만화경 서비스 종료 공지가 나간 순간, 그 방이 정말 힘을 발휘하더 라고요. ‘우리 PD님이 이 말을 했어요’, ‘우리 PD님도요’ 같은 말들이 오가고, 저 희는 사전에 내보내야 할 말을 다 정리해 뒀었어요. 예상 질문들을 공통 문서로 만 들어서, ‘이 질문 오면 이렇게 답변드릴 게요’라고요. 그 문서는 지금도 있어요. 엑셀로 빽빽하게 정리돼 있었어요. 공통 질문에 공통 답변을 넣고, 작가님들께 미 리 안내해 드렸어요. 그래서 그 방에서 혼란이 없었어요. 대신 서로 위로하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의견을 주고받 는 정보 교환의 장이었어요. 돌이켜 보 면, 그런 게 있어서 작가님들이 덜 무섭 고 덜 혼란스러웠던 것 같아요.
이 그리고 PD들도 ‘아, 이 사람들도 그렇 게 들은 거구나’라는 걸 알게 되죠.
P 네, 그 방의 존재는 다 알고 있거든요.
이 들었어요.
플랫폼이 문 닫는다고 하면, 이 플랫폼이 이제 취재 어려워지겠다는 생각부터 했 거든요. 그런데 그날 오전 10시쯤 공지 가 나가고, 작가님들한테 연락이 막 오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취재를 하려고 배민 마케팅팀에 전화해서 확인해달라고 했더 니, ‘이미 알고 있던 게 맞는 것 같다’는 회신이 왔고, 그래서 기사를 썼어요. 그 리고 왜 이렇게 됐는지를 역추적해 봤는 데, 그게 이전 사례와 달랐어요. 작가님 들이 저한테 ‘우리 PD님 괜찮으신가요?’ 라고 물어보는 거예요. 그 말이 굉장히 생소했어요. 처음 들어보는 말이었어요. ‘아, 이건 좀 다르긴 다르구나’라는 생각
P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만화경 PD들 은 지금 웹툰계를 거의 다 떠났어요. 저 를 포함해서 한 5년 정도 있었던 분들 모두 다른 플랫폼에 가고 싶지 않았어 요. 물론 성격 차이도 있고, 다른 걸 해 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겠지만요. 결국 저를 포함해서 5명의 PD들이 지금은 다
상반기 ‘열린 좌담회’ - 플랫폼 종료 사태(피너툰 중심으로) 109
다른 일을 하고 있어요. 웹툰 쪽 일이 아 니에요.
A 웹툰 쪽이 좀 PD들도 많이 갈리고 그렇 죠. 그런데 만화경 얘기 듣다 보니까 너 무 행복하게 들려요. 차원이 다른 회사다 싶어요.
C 저런 사례는 앞으로도 나오기 힘들 거 예요. 여러 가지 ‘아다리’가 맞아야 가능 했던 거라서.
있어요.
는 커뮤니티 장이 있었나요?
예를 들어, 불합리한 계약서 조항이 있는 데, 작가 한 명이 ‘이건 문제 있는 것 같 은데요?’라고 하면, 안 고쳐줄 가능성이 커요. 그런데 그게 5명, 10명이 모여서 같은 얘기를 하면 내부 분위기가 바뀔 수
C PD님들도 ‘제가 맡은 작가님이 이런 얘 기하던데요?’라고 하면 다른 PD가 ‘제 작가님도 그런 얘기했어요’라고 공유되
P 맞아요. 저희도 그 시기를 되돌아보면 P 있으면 운 좋은 거고, 없으면 없는 거였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C 그런데 좌담회나 협회 입장에서는, 만 화경 사태를 일종의 기준점처럼 계속 인 지하고 있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거기 까지 못 가더라도 ‘저런 사례가 있었다’ 는 게 박혀 있어야 하방을 방어할 수 있 으니까요. 그런 측면에서 굉장히 좋은 사 례였어요.
이 그러면 실무를 하셨던 입장에서, 어떤
죠. 그런데 계약서는 계속해서 수정됐어 요. 왜냐하면 작가님들 중에 경력직 분들 이 오시면, 기존 계약서의 부족한 점이나 개선점을 지적하시거든요. 그러면 저희 가 그걸 바로 법무팀에 요청해요. 법무팀 이 그 논리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이건 충분히 고쳐도 됩니다’ 하면 수정해요. 그 피드백은 최대한 빠르게 처리했죠.
이 이것도 결국엔 오너의 철학이죠.
정책적인 도움이나 제도가 있어야 지금 P 그렇죠. 굉장히 중요해요. 저희는 대표 말씀하신 이런 형태를 유지하는 데 도움 이 될까요?
P 플랫폼이 ‘언론, 여론, 연합’ 같은 걸 굉 장히 무서워하거든요. 그걸 은연중에 보 여줄 수 있는 게 플랫폼 입장에서는 몸
부터 임원, 직원까지 다 ‘우리가 커버할 수 있고 해결할 수 있는 일을 문제로 만 들지 마’라는 기본 마인드가 있었어요. 문제가 뻔히 보이는데도 해결 안 하면 그 땐 내부에서 더 공격받는 분위기였죠.
을 더 사리게 만들고, 함부로 못 하게 하 이 결국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은, 작가 죠. 그리고 작가님 개인 입장에서는, PD 한 명이 커버할 수 있는 범위가 있어요.
들이 모여 있는 커뮤니티가 지속적으로 존재한다는 걸 보여주는 거네요.
P 네. 그게 은연중에 한 번씩 노출되는 것 A 굉장히 신뢰가 있어서 가능했죠. 도 좋다고 봐요.
B 저는 그때 당시 피너툰이 문 닫는다고 공지 나기 전에 이미 타 플랫폼 MD들이
C 그렇죠. 피너툰에서 연재 중이시던 분 들이 대략 몇 분이셨죠?
랑 미팅도 끝낸 상태였어요. 그런데 타 B 한 100명에서 120명? 연재 중이신 분 업체들이 상황을 궁금해하는 거예요. 그 래서 저희 지금 다 모여 있다고 전달했
놀랐어요. 저희가 원래는 30~40명이었 는데, 조금 지나니까 100명 가까이 됐어
고, 회사 담당자들이 그걸 듣고 굉장히 C
은 그렇게까지는 안 되셨던 것 같고요.
완결된 작가님들까지 포함해서. 그런데 지금 거의 100명 넘게 다 모이셨네요.
요. 거의 대부분 다 모였던 것 같아요. 그 이 이게 전시 상황, 말하자면 비상 상황이 리고 그 상태에서 다들 대책을 논의했어 요. 피너툰 측 계약서도 서로 공유해서 같이 보고, 회사들이 ‘지금 콘텐츠 싸게 넘겨달라’는 식의 시도를 할 수도 있으니 그 제안 조건도 다 까놓고 공유했어요. 어느 회사가 얼마를 제시했는지, 조건이 어떤지, 진짜로 다 공유했어요. 궁금해하 는 타 업체 측에 그런 상황을 이야기하 니까 여러 번 물어보시기도 하더라고요. ‘정말 그렇게 공유한다고요?’ 하고. 보통 작가들 사이에서 그런 얘기는 아무리 친 해도 잘 안 하는데 그 방에서는 진짜로 다 얘기했어요.
A 그때 변호사님이 피해액 산정 이야기하 셨잖아요. 그 비율이랑 MG 금액도 다 알 려주셨어요. 그래서 피해액을 다 산정해 서 언론사 인터뷰도 했었어요.
C 그렇게까지 공개하고 오픈할 수 있다는 게 정말 대단한 거예요.
긴 해요.
건 전혀 없었겠네요?
니까 그렇게 모일 수 있었다고 치더라도, 평시에 모일 수 있는 구조도 필요한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예전에 도움을 받았던 사람들이 다른 데서 뭔가 터졌을 때 같이 몰려갈 수 있다면, 그런 게 굉장히 중요 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B 사실 조금 소강상태가 되었을 때이방을 유지해야 하냐 마냐 얘기가 나오긴 했 었어요. 그런데 저도 그렇고 몇몇 분이 똑같은 얘기를 했죠. ‘우리가 여기에 모 여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들이 살짝 무 서워하는 게 보였다. 말조심하려고 하는 게 보였다. 그래서 우리가 아무 말안하고 잠수만 타도 이 방이 있다는 존재 자 체가 큰 의미가 있으니까, 이 방을 폭파 하지 말자’고 했고, 그대로 살아남아 있
이 그럼 지금까지의 경과는 어때요? 청산 은 된 거고, 그 뒤로 따로 연락 오거나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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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한 분 메일은 오셨어요. ‘타 플랫폼으로 이적했습니다. 여태 감사했습니다.’ 하 고. 그 PD님이 굉장히 인기가 많으셨거 든요. 업무 처리가 명확하고 정해진 업무 만 딱딱 하는 스타일이어서. 그랬던 분이 안부 메일을 보내셨더라고요. 작가들도 그분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다행이었죠.
만화가 생계 지원 및 복지 제도 개선 필요성
이 그럼 작가님들 입장에서 보시기엔 정책 이나 법적으로, 혹은 지원 제도나 가이드 면에서 있었으면 좋겠다 싶은 게 있었나 요? 이번 일을 겪으면서요.
갑작스러운 생계 위기가 생겼잖아요.
A
그런데 회사가 망하는 건 저희가 어쩔 수 없는 부분이고요. 이럴 때, 작품과 작품 사이에 정부가 수입을 지원해 주는 제도 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C 실업급여 얘기 나왔었잖아요. 딱 그 얘 기잖아요.
A 고용보험이 있긴 하거든요. 그런데 그 걸로 혜택 본 사람이 거의 없어요.
B 저도 받은 기억이 없는 게, 전업 작가가 오히려 드물어요. 첫 작품 하나만 하셨던
면, 그나마 소액이라도 실업급여 받을 구 석이 있죠. 그런데 작품이 여러 개 쌓이 고, 다들 프리랜서니까 강의나 다른 일도 같이 하거든요. 그래서 작품 소득이 없어 져도 다른 데서 소득이 조금이라도 있으 면, 실업급여는 거의 못 받아요. 그리고 실업급여 산정 기준이 MG 기준인데요, 제 주변에서 실업급여를 많이 받은 사례 는 노블코믹스 작가였어요. MG를 크게 받으셨고, 연재가 끝나면서 RS도 더 이 상 발생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최대치인 160만 원 정도를 매달 받으셨어요. 그런 데 저희처럼 오리지널 웹툰을 장기 연재 한 경우는 MG가 썩 높지 않았고, 저는 강의도 하니까 자격이 없었어요. 같은 팀 의 그림 작가도 있어서 MG를 나누니까 각각 최저 기준인 50만 원으로 신고됐 거든요. 그림 작가님의 경우 실업급여가 30만 원 나왔대요. ‘용돈이에요.’ 이러더 라고요. 그래서 자취하는 작가면 힘들겠 다는 생각이 들었죠. 30만 원은 받아도 문제고, 못 받아도 문제고…. 웹툰 작가 한테 과연 실효성 있는 제도인가 싶어요.
A 지원금 신청을 하려고 했는데, 고용보 험이 가입돼 있어서 못 받은 적도 있어 요. 제도끼리 충돌해요. 고용보험센터에 친구가 전화해 봤더니 ‘이상한 거 맞습니 다’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정비가 안 된 상태로 의무화가 되다 보니, 카카오나 네이버에서도 고용보험을 들긴 하는데, 그게 실제로 적용은 안 되는 거죠.
경우에는 그 작품이 끝나고 소득이 끊기 이 고용보험 만들어질 때, 예술인 고용보
험 관련해서 가장 많이 참석했던 게 저였 김 지금 말씀하신 부분은 정책적으로, 또 는데 가서 엄청 싸웠어요. 어시스턴트의 개념도 이해를 못 하더라고요. ‘2년, 3년 동안 같은 플랫폼에서, 같은 곳에서 작업 하는데 이게 고용이 아니라고요?’ 그걸 설득하는 데 진짜 오래 걸렸어요. 정말 이해를 못 해요, 아예.
B 그런데 올해부터 또 달라졌어요. 어시
A 꽤 많지 않나요?
중장기적으로 충분히 업계에서 정부에 요 구할 만한 의미 있는 얘기예요. 일방적인 상황 때문에 창작 활동 자체가 막히고, 생 계가 곤란해지는 사례들이 자주는 아니더 라도 반복적으로 생기고 있잖아요.
스턴트한테 비용을 지급하는 작가는 고 김 네, 앞으로도 더 많아질 수밖에 없는 산 용보험 대상자가 아니래요. 그래서 지원 받을 수 없고, 그에 대해서 소명을 하면 지금까지 낸 고용보험료 있잖아요. 매달 몇천 원씩 나갔던 거, 그걸 다시 환불해 준다고 하더라고요. 실제로 지난달에 환 불받으신 분 봤어요. 그리고 어시스턴트 비용을 세무적으로 처리하려면, 본인이 사업자를 내야 하거든요. 그런데 법이 또 바뀌어서 고용보험 혜택도 못 받고, 어시 지급하려면 소득이 있는 상태에서 사업 자까지 내야 하는 상황이라…. 지금은 이 중고예요. 진짜 너무 희한한 상황이에요.
그리고 대부분은 고용이 아니라 용역
A
계약서를 쓰니까요. 그래서 ‘이게 나한테 해당이 안 되는 것 같아’ 하면서 못 받는 사람들도 있고요.
B 그러면서 보험료는 계속 나가고요.
이 수많은 자문회의 때 하지 말라고 했던 걸, 어떻게 그렇게 정확히 골라서 했는지 모르겠네요.
업 구조로 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렇다 면 우리가 거기에 대비할 필요가 있는 거 죠. 예술인 고용보험을 포함해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려고 ‘예술인 복지법’이라 는 걸 만들었잖아요. 아직 ‘만화진흥법’ 에는 이런 내용이 없지만, 창작자들이 위 기에 봉착했을 때 국가가 예술인 지원 차 원에서 보장해 줄 수 있는 장치는 충분 히 근거법으로 존재하고요. 이를 집행하 고 실행할 기관도 있어요. 예술인복지재 단 같은 곳이죠. 그러니까 이런 피너툰 사태처럼 앞으로 이런 문제가 계속 생길 걸 대비해서, 우리 업계 쪽에서도 목소리 를 모아서 구체적인 제도적 대안이나 지 원책을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 정부 바뀌고 나서 예술인 기본소득 이야기도 나오고 있잖 아요. 저는 일리 있다고 봐요. 문화예술 이란 게 하루아침에 툭 튀어나오는 게 아 니잖아요. 먹고사는 문제를 어느 정도 해 결한 다음에야 거기서 문화도 나오고 예 술도 생기고 하는 거니까요. 그런 점에 서, 최소한의 기본 보장을 해주자는 정부
상반기 ‘열린 좌담회’ - 플랫폼 종료 사태(피너툰 중심으로) 113
기조에도 부합하는 제안이라 생각돼요.
이 비슷한 내용이 있어서 올해 3월에 찾아 봤는데요. 그때 문체부에서 예술인 공제 회를 만든다는 얘기가 있었거든요. 이 공 제회는 일종의 거대한 보험 단체라고 볼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일을 못 하게 됐을 때, 그동안 냈던 돈에 플러스해서 일시적 으로 이자 거의 없이 대출해 주거나, 적 은 돈이면 그냥 지급해 줄 수도 있어요.
김 맞아요. 기금을 바탕으로 보호해주는 거죠.
B 소상공인 노란우산 같은 거네요. (웃음)
이 네, 맞아요. 그런데 이건 법률 제정이 필요한 일이에요. 공제회를 설립하려면 관련 법이 필요하거든요. 그래서 내년에 문체부에 직접 밀어가지고 법률 제정하 고, 27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얘기를 하고 있어요.
김 만화계에 한정되지 않고, 그보다 더 큰 단위인 예술인 전체로 같이 묻어가는 거 죠. 그래야 기금 규모가 커지니까요.
이 그런데 문제는, ‘예술인 모아봤자 돈이 되겠냐’는 회의적인 시선도 있긴 해요. (웃음)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정부에서 먼저 돈을 써야 한다는 이야기도 하고 있 고요. 이런 얘기들을 같이 묶어서 이야기 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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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열린 좌담회’
웹툰불법유통문제
참여자
사회 이재민 (만화문화연구소장, 이하 이)
서충현 (네이버웹툰 실장, 이하 서)
기록 최윤주 (만화평론가) (좌담회 참여, 이하 최)
토론 문연주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 차장, 이하 문)
조경숙 (도토리랩스 대표, 만화평론가, 이하 조)
권영국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차장, 이하 권)
하반기 ‘열린 좌담회’ - 웹툰불법유통문제 117
이 저는 오늘 대담의 사회를 맡은 만화문 화연구소 이재민이라고 하고요. 소장을 맡고 있습니다. 오늘 좌담회는, 불법 웹 툰 문제 해결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가 공유되는 게 가장 우선이라고 생각해 서 기록과 공유를 목적으로 열린 자리입 니다. 각자의 이야기들을 모아서 정책을 만들 때나 뭔가를 제안할 때 상대에 대 한 이해가 있어야 대답을 할 수 있잖아 요. 그런 걸 위한 기반을 좀 만들어 보자 는 생각으로 시작을 해 봤습니다. 그러 니 이야기 나눌 때 가감 없이 편하게 말 씀해 주시면 됩니다.
문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에서 근무 하고 있는 문연주라고 합니다. 저작권 침해 대응팀에서 근무한 지는 사실 저도 한 1년 정도밖에 안 돼서 배우면서 하는 중이고요. 일하는 과정에서 힘들어 하시 는 부분들에 대해서 이야기는 많이 듣지 만 사실 저희가 그 니즈에 잘 못 따라가 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여기 오면서 조금 ‘어떡하지’ 걱정을 하고 왔 는데요. 오늘은 저희 위원회 활동에 대 해서 좀 더 설명을 드리고, 저희 나름대 로의 어떤 어려움과 고충도 말씀을 드리 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왔습니다.
조 네, 저는 조경숙 만화평론가라고 하고 요. 저는 지금 성균관대 과학수사학과에 서 석사 과정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원 래 현업에서는 개발자로 일을 하면서 불
습니다.
다. 잘 부탁드립니다.
법 성 착취물 대응 쪽을 했었어요. 성 착 취물 모니터링하거나 차단하는 일이에 요. 물론 제가 차단할 수는 없고 방심위 요청으로 차단을 하는 건데요, 그런 것들 을 자동화하는 것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사실 아까 말씀해 주신 것처럼 불법 웹툰 을 통해서 성 착취물로 들어오는 게 굉장 히 많다 보니까 저희도 그게 고민이거든 요. 한편으로는 도박으로도 연결되어 있 으니까요. 아무튼 불법 웹툰이 굉장히 큰 문이 되고 있는데 이걸 어떻게 대처하고 설득해야 할지 등이 굉장히 고민인 것 같
서 저는 네이버웹툰의 서충현입니다. 원 래 개발자 출신이고 지금도 개발하고 있어요. 지금 네이버웹툰의 AI 조직이 랑 안티 파이러시 조직의 겸직 리드를 맡고 있고요. 오늘 주제인 불법 웹툰 문 제를 중요하게 생각했던 이유가 있어 요. 저희가 2017년부터 기술적으로 차 단 조치를 시작을 했어요. 그 과정에서 2017년 겨울에 봤던 성과가 굉장히 임 팩트가 있었거든요. 그때 저희 네이버 웹툰이 불법 사이트에 올라가지 않았던 기간이 한 2주 정도 됐었는데, 그때 매 출의 제이 커브를 한번 본 적이 있었거 든요. 그런 걸 확인하니까 ‘이거는 진 짜 해야 되는 일이다’라는 생각이 들더 라고요. 그동안 얼마나 작가님들이 피 해를 많이 봤을까 싶고, 굉장한 사명감 도 느끼고 있어요. 어쨌든 불법 웹툰 문 제를 주력으로 회사에서 일하고 있습니
최 네 저는 만화평론가 최윤주고요. 오늘 서기를 맡았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불법 웹툰 문제의 현황
서 오늘 이런 자리가 많이 활성화되고, 작 가님들도 그렇고 플랫폼이나 정부도 서 로 간에 정보를 많이 아는 계기가 되면 좋을 것 같아요. 예컨대 소송 같은 경우 에서요. 이걸 문체부 입장에서 보면, 소 송하면 오히려 일본에서 자국 내 재판이 먼저 진행되기 때문에 송환이 안 돼요. 우리나라 정부에서 추진하고자 하는 건 일단 빠른 송환인데 그게 안 되는 거죠. 그런데 우리 작가님들께서는 그걸 모르 고 일단 소송을 하려고 하시는 거예요. 정부가 하고자 하는 목표와 작가분들께 서 하시는 목표는 궁극적으로 같은 건 데, 방법이 다르다 보니까 엇박자가 나 는 거죠. 이런 식으로 정부에서 하는 것 과 작가님들이 하시는 것에 대한 정보들 이 서로 잘 교류가 안 되고 알려지지 않 는 부분들이 좀 많았어요. 그동안 정부 에서 했던 건 주로 인식 개선 사업들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사실 인식 개선보 다 더 중요한 사업들도 많이 있고, 실질 적으로 제도 개선을 해야 하는 부분들도 많이 있어요. 문체부 측에서 하는 (인식 개선을 위한) 홍보는 홍보대로 하는 거 고, 저작권 보호는 또 다른 거고, 방심위 나 방미통위에서 하는 건 또 각각의 영 역인데 이게 시너지가 많이 일어나지 않
았거든요. 그동안에는 각각의 영역에서 따로 했던 거죠. 그렇지만 이번에는 좀 더 시너지가 일어나고 있어서요. 이런 것들이 많이 알려지고 서로 하는 것들이 협력이 잘 되면 올해 가시적인 성과가 일어나지 않을까 합니다. 올해 같은 경우 국회에서 저작권 보호 법 같은 것을 개정하려는 취지가 있어 요. 방미통위 권한들을 저작권 보호 위원 회 같은 곳으로 이관하는 것도 논의가 일 어나고 있고요. 그다음에 처벌 규정 같 은 것도 좀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 요. 어떤 방향이 맞는지는 아직 모르지 만 어쨌든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고 계시 는 거거든요. 저희가 불과 3년 전에 국회 토론회에 나갔을 땐 이게 사실 개인의 사 적 재산이기 때문에 약간 꺼리시는 분위 기가 있었어요. 왜냐하면 경찰이나 이런 분들의 리소스는 제한되어 있잖아요. 다 른 심각한 범죄들을 잡아야지, 불법 복제 는 어떻게 보면 재산권 문제니까요. 그래 서 그런 것들이 많이 후순위로 밀려 있는 분위기였어요. 하지만 요즘에는 분위기 가 많이 올라와서 이걸 같이 논의하고 대 책을 마련하는 분위기가 됐거든요. 그래 서 이런 자리가 아주 소중해요. 제가 말 씀드리고 싶은 건, 이런 것들을 많이 알 려주시면 좋을 것 같다는 거예요. 각 영 역에서 하는 것들이 결과적으로는 불법 웹툰을 차단하는 건데요. 사실 불법 웹툰 만 놓고 보면 정부도 응답이 없을 수 있 는데, 여기에 붙는 건 결국 성매매라든지 마약 같은 것들에 대한 광고잖아요. 그걸 이용하는 창구로 불법 웹툰을 이용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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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고요. 그런데 저희 플랫폼에서는 그냥 서 네, 기술적으로 유출자를 차단하는 거 저희 콘텐츠 자체를 많이 가져갔다, 불법 을 많이 이용했다는 그 측면에서만 보거 든요. 정부는 또 다른 측면을 보는 거고 요. 그래서 이런 것들을 이번 대담집에서 잘 엮어주셔서 많이 이야기해 주시면 좀 더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 말씀 드리려고 왔습니다. 업무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저희랑 카 카오엔터는 완전히 결이 같다고 볼 수 있어요. 저희 다 같이 하거든요. 연합체 를 구성해서 다 같이 대응하고 있는데, 다만 세부적으로 각각 대응하는 방식에 서는 좀 다른 측면이 있어서요. 카카오 엔터는 불법 웹툰 사이트 차단하는 거 하는 거고, 저희는 저희 자체 기술로 하 는 게 있는데 조금 일반적이지 않은 기 술이다 보니까요.
이 카카오엔터는 약간 탐정처럼 하시더라 고요. 불법 행위자를 직접 잡아서 경고 장을 발송하고, ‘너네 이거 안 내리면 큰 일 나’ 하면서 직접 집행하는 식으로 진 행하시고요. 예를 들어 동남아 쪽에 베 트남 같은 경우는, 그쪽 정보 투자 기관 이랑 같이 협력해서 진행하고 계시고요. 우리가 잡아놓은 불법 건에 대해 ‘이 건 인 것 같은데 너네가 한번 확인해 줄 수 있어?’ 하고 물어봐서 맞으면, 그쪽에서 직접 집행하는 방식으로 진행을 하고 계 십니다. 그러면 네이버웹툰은 기술 측면에서, 예전에 DRM 기술을 사용했던가요?
도록 하겠습니다.
위주로 좀 많이 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 씀하신 것처럼 오신트(OSINT, 공개적 으로 접근 가능한 정보를 수집 및 분석 해 정보를 도출하는 활동)는 기본적으 로 저희도 다 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다 만 차이가 나는 게, 저희는 오신트 하는 과정에서 기술적인 도움을 좀 많이 받고 있어요. 권 차장님 같은 경우는 정말 말 그대로 손발이 바쁘도록 열심히 하고 계 시는데요, 노하우가 있으세요. 거기서부 터 시작하는 게 맞고요. 저희 같은 경우 는 그것보다 효율을 좀 더 내기 위해서 저희가 상용으로 쓰는 오신트 전문 툴 이 있어요. 그것도 좀 비싼 건데, 어떻게 든 회사 설득해서 그걸 활용하고 있습니 다. 의지가 강해요. 그게 필요한 이유 또 한 가지가, 어차피 수사기관에 저희가 증거를 제출할 때 적합성이 있어야 하거 든요. 그냥 심증으로만 ‘얘가 얘일 거다’ 라고 하면 거기서 또 돈을 내고 검증을 해야 돼요. 비용이 더 나가기 때문에 저 희 선에서 이미 증거 적합성까지 다 맞 춘 자료를 수사기관에 다 보내는 거죠. 그러면 중간에서 저희도 비용을 줄일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더 빨리 진행할 수 있는 그런 노하우가 또 갖춰져 있고요. 기술적인 부분에 관해 더 자세한 건 이 따 질문이 나오면 구체적으로 말씀드리
이 웹툰 불법 유통이 왜 중요한지 좀 더 이야기해 보죠. 일단 매출상의 피해가 제일 궁금하실 것 같아요. 실제로 어느
정도라고 명확하게 파악하는 건 어렵겠 서 그러니까 아마 아시겠지만 웹툰이 불 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로 추산하고 계 시는지가 궁금해요.
서 네. 아마 보통은 한국콘텐츠진흥원에 서 나온 자료를 많이 인용하실 건데, 그 자료가 어느 정도 맞다고 저희도 보고 있고요. 저희도 자체적으로 공식이 있거 든요. 저희는 비율 추정 기반 모델이라 는 걸 활용을 하는데, 복잡한 공식은 아 니에요. 그걸로 저희가 매년 산정을 하 는데 거의 비슷하게 액수가 나와요. 국 내는 수천억 원 정도 피해 금액이 나오 고, 해외까지 포함하면 거의 수조 원대 예요. 이거는 단순히 유료 회차 열람에 대한 피해만 본 거고요. 얘네들이 우리 쪽에 방문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광 고 수입 피해나 이런 것들, 기타 부가 피 해까지 합치면 엄청나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 그러니까 흔히는 유료로 결제하는 것 만 생각하지만, 사실은 광고도 상당히 큰 매출을 차지하고 있는 거네요. 그 트 래픽을 끌어오는 것 자체가 사실 어떻게 보면 비용이고, 그걸 통해서 매출을 발 생시키는 게 지금 플랫폼 비즈니스의 핵 심인데 그게 유출되고 있는 거니 굉장히 크다고 보고 계시는 거고요. 아까 매출이 제이커브를 그렸다고 말 씀해 주셨는데, 그게 그러니까 계속 반 복적으로 관측이 되는 건가요? 아니면 일회성으로?
건가요?
법 사이트에 전혀 안 올라가 있던 기간 이 아마 한 달도 안 될 거예요, 수년 동 안. 한번, 네이버웹툰을 기준으로 보름 정도 그런 기간이 있었는데요. 그때 매 출의 제이 커브를 보면서 불법 사이트 가 막히면 저희 쪽으로 온다는 걸 확인 할 수 있었어요. 그런 걸 확인했기 때문 에 불법 웹툰 문제를 열심히 해결하려는 동력이 계속되고 있는 거고요. 지금은 불법 웹툰 사이트가 너무 많이 퍼져 있 고, 한국은 특히 뉴토끼 중심으로 되고 있는데요. 그래도 최근에 저희가 기술적 차단을 적극적으로 하다 보니까 올라가 는 속도가 예전 같지는 않아요. 그런 흐 름 속에서 우리의 매출 영향도가 어떻게 되는지 이런 것도 계속 트래킹하고 있 고요. 추이를 보면서 ‘더 세게 좀 해야겠 다’ 아니면 ‘다른 방식을 써야겠다’ 등의 전략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아, 지금은 사이트가 너무 많아져서 차 단했을 때 뚜렷하게 가시적인 성과가 나 오지는 않지만, 만약에 전부 일시에 셧 다운이 되면 매출이 제이커브를 그릴 수 있다는 걸 이미 확인하셨던 거군요.
불법 웹툰 차단 시스템의 한계와 개선 방향
조 저 궁금한데요. 사이트를 차단한다는
하반기 ‘열린 좌담회’ - 웹툰불법유통문제 121
서 여기서 말하는 차단은 웹툰을 유출하 는 사용자를 찾는 거예요, 계정을. 그러 니까 웹툰을 유출하는 사람을 유출자라 고 하는데 저희 쪽에서는 RP라고 전문 용어가 있어요. 로우 프로바이더(Raw
어떻게 생각하세요?
URL이 똑같았어요. 그러면 사실은 그 CDN 서버를 차단하면 되는 게 아닌가 하는, 그냥 단순한 생각을 해봤는데요.
Provider)라고. 걔네들이 소수예요. 그 서 클라우드플레어가 잘 말을 안 들어요. 렇게 많지는 않고요. 왜냐하면 기술이 좀 있어야 되거든요. 걔네가 시장에서 몸값이 좀 세요. 그 소수가 있고, 걔네 들이 웹툰 1회차를 퍼 간 다음에 그거를 각 해적 사이트에 판매를 하는데 단가가 한 몇 불 정도 돼요. 한 회차당 되게 낮 긴 한데 파는 사이트들이 워낙 많기 때 문에 금액이 꽤 되는 거죠. 생각해 보시 면 해적 사이트 50개가 한 회차를 판다 그러면 대략 2불만 쳐도 100불인데, 문 제는 하루에 저희가 쏟아내는 웹툰이 한 80개 넘거든요. 네이버웹툰만 해도 매 일 최신 회차 올라오는 게 상당해요. 거
긴 했어요.
솔직히 얘기하면 정부에서도 많이 노력 하시는데도 불구하고 미국 사기업이고, 쉽게 액션을 하지 않는 부분이 있어요. 그래서 저희도 어쩔 수 없는 면이 있죠. 예전에 기사가 나오기도 했는데, 소환장 조치 같은 것도 클라우드플레어 상대로 하고 있고요. 그렇게 해야 미국 법에 따 라 해적 사이트 정보를 받고 우리가 또 후속 조치하고 이렇게 가능하니까요. 그 래도 최근에는 정부에서 클라우드플레 어랑 소통이 좀 잘 되는 분위기라고 듣
기다 네이버웹툰만 있는 게 아니라 카카 문 소통이라기보다는 작년 2024년 1월 오웹툰, 레진, 리디 작품들을 다 뽑아서 얘네들이 판매한다. 그럼 또 어마무시한 소득을 올리는 거죠. 그러니까 이 시장 이 그쪽에서는 굉장히 군침 도는 시장인 거죠. 그래서 걔네들을 기술적으로 막는 게 굉장히 중요한 것 중에 하나다. 그런 입장입니다.
조 최근에 봤을 때는 불법 웹툰 사이트들 이 웹툰 이미지를 보면 CDN(Content Delivery Network, 콘텐츠 전송 네트 워크) 서버가 다 비슷하더라고요. 한 5 개 웹사이트가 있다고 하면 거기 이미지
에 법이 통과됐어요. 심의위원회는 불법 정보에 대해서는 ISP(Internet Service Provider, 인터넷서비스제공자) 사업자 들에게 접속차단이라는 시정 요구를 하 고, ISP 사업자들은 불법 정보가 국내에 유통되지 않도록 차단을 해왔어요. 문제 는 CDN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전 세계 각지에 분산된 캐시 서버를 이용해서 콘 텐츠를 전송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되다 보니까 저희가 ISP 사업자한테 보내는 불법 정보 URL이 다 무효가 되는 거예 요. 기술적으로 그러다 보니까 불법 정 보가 더 확산하는 문제가 있었어요. 이
문제에 대해서 국회 과방위에서 지적을 쭉 해 주셨고요. 그래서 2024년에 정보통신망법에 새 로운 조항이 신설되면서 CDN 사업자 에게도 그런 불법 정보의 유통을 막는 기술적 조치를 해야 한다는 의무 조항 이 만들어졌어요. 그런데 그걸 바로 실 행하기가 너무 어려웠었어요. 국내에서 CDN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 중에 포션이 큰 것은 해외 사업자이고, 그들 이 법이 통과되었다고 해서 바로 응해주 는 것은 아니니까요. 주무 부처인 방미 통위에서 실행계획서와 시행령을 만들 고 안내하고 설명하고 설득하는 작업을 올해 내내 하신 걸로 알고 있어요. 그리 고 얼마 전에 심의위원회에서 불법 정보 로 차단했던 목록을 일부 방미통위에 전 달한 걸로 알고 있어요. 방미통위가 그 걸 CDN 사업자에게 전달했고요. 그래 서 CDN 사업자들이 그중 자기가 관리 하고 있는 URL이 있는지 확인하고 조
은 기존에는 좀 만나기도 어려웠거든요. 그런데 저희가 자꾸 문을 두드렸죠. 작 년과 재작년에 몇 차례 방문을 했었고, 문제의식을 계속 이야기했었어요. 그렇 다고 해서 업무 협조까지는 사실 바라기 가 어려웠지만요. 그런데 어쨌든 CDN 사업은 국내에서 제가 알기로는 클라우 드플레어랑 아마존이 제일 크다고 합 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두 사업자가 이 CDN 관련해서 새로 만들어진 망법을 지키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인 건 맞아 요. 그 부분을 설득해 내는 게 어떻게 보 면 방미통위의 앞으로의 과제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어쨌든 한국에 지사를 갖고 있는 걸로 알고 있거든요. 아마존 하고 클라우드플레어 둘 다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사업 수행을 하기 위해서는 이 런 법을 준수해야 하는 건 기본인 것 같 아요. 해외 사업자라고 해서 예외를 둘 수는 없는 그런 상황일 겁니다.
치를 취하도록 했다고 들었어요. 그시조성 착취물 문제 관련해서는 그래도 꽤 범 사업을 올해 말까지 진행하고 있고 요. 내년부터 본격화되면 전보다는 제재 실효성이 좀 높아지지 않을까 하고 저도 굉장히 기대를 하고 있어요.
이 그런데 클라우드플레어는 지금은 말을 잘 듣고 협력하며 지낼 수도 있지만, 그간 해왔던 걸 보면 사실 믿음이 안 가요.
협조적인 편이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 런데 웹툰 쪽으로는 아니군요.
서 그래도 좀 나아진 게, 어쨌든 이번에 클라우드플레어에서 1년 만에 뉴토끼 최신 주소를 차단해서 숫자가 바뀌었어 요. 진짜 거의 1년 만에 468에서 469로 이 도메인 주소가 바뀐 거죠.
문 저희가 본사에도 몇 번 출장 가서 찾아 문 맞아요. 저희 쪽에도 이게 무슨 일이냐 보고 직접 이야기한 적도 있는데, 일단
고, 이게 왜 차단됐냐 이러시는 분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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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를 주셨어요(웃음). 저도 방미통위 쪽 이야기를 담당자로서 계속 듣고 있었 기 때문에 ‘드디어 차단이 됐나’ 그 생각 을 좀 했죠. ‘너무 잘 됐네’ 하고요.
서 번호 바뀌는 건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겠죠?
문 URL 변경 말씀이시죠? 저희 위원회에 서 그렇게 접속차단을 회피할 목적으로 URL을 변경하는 대체 사이트를 매일매 일 모니터링하고 있어요. 매일 이걸 모니 터를 하기 때문에 숫자 바뀌는 걸 바로 바로 캐치할 수가 있고, 저작권 침해 정 보는 현재 주 2회 심의 상정을 하거든요. 그런데 이것조차도 업계에서 느리다고 말씀하고 계시기 때문에, 지금 추진하고 있는 게 있어요. 성 착취물에 대해서는
하고 있습니다.
문에 안 되는 거죠?
법 위반에 대해서도 주 5회 심의가 가능 하게 되거든요. 그러니까 심의가 전자 심 의로 바뀌고, 아까 말씀드린 그 CDN 사 업자 협력까지 합쳐지면 어느 정도의 실 효성은 좀 확보되지 않을까 하고 기대를
조 죄송해요, 궁금한 게 많아 가지고요(웃 음). 불법 웹사이트가 URL을 바꿀 때, 즉 숫자를 바꿀 때 패턴이 있잖아요. 어 떤 사이트는 자기 웹사이트에 이미 예 고를 해놔요, ‘우리 뭘로 바꿀 거다’라 고. 그런 식으로 예고는 되어 있지만 지 금 가면 그냥 빈 블랭크 사이트인 곳은 차단이 안 되는 거죠? 불법 정보를 아직 유통하지 않았으니까요. 근거가 없기 때
저희가 매일매일 심의를 하거든요. 그런 이 이게 방금 저도 같은 얘기를 하고 싶었 데 이런 불법 정보 관련해서는 주 1회 내 지는 2회 심의 상정을 해서 모자란다고, 너무 느리다고 하시니, 그럼 저희도 성 착취물 심의처럼 매일매일 전자 심의하 는 걸로 바꿔 달라고 말씀을 드리고 있는 중이에요. 지금과 같은 대면 심의가 아니 라요. 그 법이 원래는 올해 초에 통과될
던 걸로 알고 있어요.
는데, 결국에는 국가기관에서 차단을 직 접 하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랑 연관이 되어 있어서 힘든 거라고 저는 보거든 요. 그러니까 영국에서는 아예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이 직접 차단을 하게 했
뻔했는데, 올해 초에 많이 시끄러웠잖아 조 ISP가 차단한다는 말씀이시죠? 요. 여러 가지 국면 상 많이 시끄럽다 보 니까 그 법이 통과가 안 된 상태였어요. 이 네. ISP가 직접 차단을 해요. 17년인 그게 좀 너무 안타까웠는데, 현재 국회의 원 여러분들께서 이 신속 심의 관련 법안 을 계속 올려주고 계세요. 전자 심의로 바꾸는 거를요. 이 법만 통과되면 저작권
가 18년에 백서가 나왔었는데, 그 백서 의 내용을 보면 정부는 개입을 안 해요. 그러니까 저작권 권리사나 이런 곳에서 자기들이 갖고 있는 정보들을 제공해주
면 ISP가 직접 차단할 수 있게 만드는 걸로 알고 있어요. 그리고 그 정보를 가 지고 국가는 수사만 하고요. 그렇게 나 와 있는데, 우리는 제도상 그게 안 되니 매일매일 심의를 해서 최대한 빠르게 하 겠다고 말씀을 하셨지만 이래도 느리다 고 할 거예요. 이거는 당연할 수 있어요. 왜냐하면 이걸 딸깍해서 바꾸는 속도, 다음 번호가 나오는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에요. 얘네들이 예고한 그 번호를 차단하지 않는 이상은 힘들어요. 이거는 제도상으로는 방법이 없는 거죠.
조 그래서 고민을 많이 했는데, 저희 성 착취물 쪽에서도 그게 방심위법 안에 국 보법 정보랑 같이 연결되어 있잖아요. 그 불법 정보라 하면 1항, 2항, 3항, 4 항… 10항까지 있는데, 그게 저작권 위 반, 불법 성 착취, 국보법 위반 사항 이 렇게 다 있잖아요. 그러면 국보법 위반 사안은 좀 빼면 안 되나요? 그거는 심의 를 하게 하고, 성 착취나 저작권 관련 항 목은 또 따로 빼서 걔네는 ISP에서 바로 차단 가능하게 한다든지요. 피해자가 있 는 것들은 구제가 시급하니까요. 그러면 일단은 선 차단 후 심의해도 되지 않을 지에 대해서, 바꿔 달라고 요구하는 건 어려울까요?
문 아무래도 현행 심의 제도상으로는 불 가능하고요. 일단 명백하게 불법이라는
그런데 저희가 심의라고 얘기하지만 사
게 증명이 돼야 차단을 하는 거잖아요. 조 작가님한테요.
법이라는 걸 확인하는 과정이에요. 그 확인하는 과정을 저희가 심의라고 표현 할 뿐이거든요. 그런데 그 심의가 그동 안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확인하고 회 의를 거치고, 이런 것들이 너무 행정 절 차가 길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 ‘명 확한 불법이니까 빨리빨리 가야지’라고 말씀하시는 거고요. 저희도 그 문제를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한 빨리 신속하게 하는 차원에서 지금 전자 심의 까지 추진하고 있는 거예요.
조 그런데 지금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하 면 경찰에서 ISP 사업자에게 요청하는 프로세스가 생겼잖아요. 딥페이크 3법 때문에요. 그게 생기긴 생겼는데 실효성 이 있는지 모르겠어요. 진짜로 했다는 소 문은 아직 못 듣긴 했거든요. 딥페이크 성 착취물에 대해서 경찰의 수사기관이 ISP에 직접 요청할 수 있는 창구가 법적 으로는 생겼는데, 그게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에요. 그렇지만 최소한, 어쨌든 방 심위를 통하지 않고 콘텐츠를 차단할 수 있는 어떤 새 길이 생긴 거라고 볼 수 있 겠는데, 그럼 저작권 건에 관해서도 가능 하지 않을지 생각해 보게 되네요.
이 저작권 침해는 친고죄가 아니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동의를 받아야 되는 거여 서 위임장 다 받아야 하죠.
실은 불법 정보에 대해서는 명백하게 불 이 그렇게 해야 될 텐데, 이쪽에 행정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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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넣을 가능성이 있어서요.
조 그 정도 행정은 감당하실 수 있잖아요. 신속 차단만 된다면요.
서 네, 그런데 다른 얘기긴 한데요. 작가님 들이랑도 그런 일을 하다 보면 이런 절차 를 잘 이해 못하시는 분들도 꽤 많거든
서는 ‘권리 증빙 어디서 받아요?’ 이런 식의 반응을 보이시는 경우도 있는 거 죠. 저작권 침해에 대해서 문제 제기를 할 때 이런 부분에 대한 인지를 하시고 신고를 하시면 정말 바로바로 갈 수가 있거든요. 그런 부분이 좀 실제로 심의 하면서 좀 아쉬운 부분이더라고요.
요. 작품에 집중하다 보니까요. 그러니 이 어디였죠? 문체부에서 운영하는 거였 까 저희가 작가님 사무실까지 가고, 지방 까지 내려가서 서명 받아오고…. 그런 어 려움도 많긴 해요. 그래서 최대한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이걸 처리할 수 있을까, 이런 것도 많이 고민하고 있고요.
이 이게 저작권과 위임장이 붙어 있다 보 니까 일단 여기서 거부 반응을 보이시는 이 분들 되게 많아요.
문 그런데 이게 제가 생각할 때는, 나중에 도 이 부분을 좀 강조하고 싶었는데요. 심의위원회 입장에서는 저희들이 잘못 차단하면 안 되는 부분이나 과도하게 차 단해선 안 되는 부분이 있고, 여러 가지 고려 사항이 있다 보니까 반드시 확인해 야 되는 최소 요건들이 있는데요. 그중 에 제일 기본이 되는 게 저작권 권리자 의 권리 증빙이거든요. 그러면 URL 신 고해 주시고 권리 증빙 주시면 저희가 채증해서 바로바로 심의에 올릴 수가 있 는데, 일단 화가 나셔서 그러는지 그냥 URL만 주시고 ‘무조건 이거 막아달라’ 이렇게 하세요. 그래서 ‘권리 증빙이 필 요합니다’라고 얘기하면 작가분들 중에
은데요.
나요? 거기서 신고할 때 저작권 증빙 엄 청 빠르게 받을 수 있는 게 있었던 것 같
서 홍보도 한 적이 있었어요. 맞아요. 책 자도 만들고요.
그런데 이게 구글 때문에 그런 것 같아 요. 구글이 권리 증명을 정말 안 해줘요. 직접 계약서 사본까지 보내도 안 해줘요. 그런 경우도 있었어요. 그러니까 이게 구 글이랑 메타가 구글에서 검색해서 걸리 는 거 빼달라고 하려면 구글에다가 내가 이 권리자임을 증빙해야 하잖아요. 그런 데 그걸 구글이 직접 해요. 그래서 ‘내가 권리자임을 당신이 증명해 보세요’라고 요구하거든요. 이게 상당히 불쾌한 경험 이고 정말로 오래 걸리거든요. 서류를 보 내면 바로 ‘됩니다. 안 됩니다’ 나오는 게 아니라 한 일주일 있다가 ‘안 됩니다’라 고 답이 와요. 뭐가 없는지도 말 안 해주 고요. 이런 경험을 했으니까 아마 거기서 ‘똑같은 걸 또 하나’라는 생각이 드시는 것 같아요. 사실은 다른 건데요.
조 그런데 지난번에 권 차장님 얘기 듣기 로는, 네이버웹툰과 엔터에는 구글 검색 결과는 바로 빼주는 솔루션이 있다고 그 러시던데요.
어와 있는데’라고요.
사업 사장님 오시는데, 그런 질문도 해 볼 필요는 있지 않을까요? ‘왜 계속 상 위에 노출되냐, 신고가 그렇게 많이 들
그거는 TCRP(Trusted Copyright 이 그러니까 결국에는 온라인 얘기를 하
Removal Platform)라고 권한이 있어 요. 구글에 대량으로 신고하고 삭제하 는 그 자격을 부여하거든요. 그 사업하 는 벤더사들이 있고, 그래서 저희도 그 런 벤더사랑 계약 맺고 저희 침해한 검 색 결과 삭제하게끔 조치가 있고요. 그 거는 잘 되고 있긴 한데 문제는 이거예 요. 구글이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방식 이요. 예를 들어 어떤 특정 해적 사이트 가 신고를 많이 받아요. 그러면 기본적 으로 걔는 나중에 새로운 콘텐츠가 올라 와도 항상 검색 결과 하위에 노출되게끔 알고리즘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 게 지금 제대로 작동이 안 돼요. 그래서 신고 많이 받은 사이트가 나중에 또 상 위에 올라가 있어요. 이것도 저희뿐만 아니라 해외에 안티 파이러시 여러 기관 에서도 많이 지적하는 부분이에요. 신고 를 그렇게 받았는데도 이 사이트는 검색 결과 상위에 왜 이렇게 계속 노출이 되 냐, 하고요.
조 클릭을 많이 해서 그런 거 아닐까요?
서 알고리즘상 그렇더라도 신고 많이 받 으면 그걸 하위로 빼야 하거든요. 그런 데 그게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거예요. 모르겠어요. 나중에 국감에서 구글 한국
씀을 드렸고요.
다 보면 구글 얘기를 안 할 수가 없고요. 저희가 아무리 노력을 해봤자 구글이 안 하면 방법이 없어요. 지금 국감에서 불 러도 나와서 아무 소리나 하고서 그냥 끝내버리는데, 이걸 몇 번 봤잖아요. 그 러니까 이거는 국내에 있는 모든 IT 업 계와 웹툰 업계를 포함해서, 그리고 정 부 기관들도 다 같이 힘을 모아야 되는 부분인 것 같아요. 제가 전에 진행했던 연구가 불법 웹툰 광고 관련이거든요. 만나서 얘기를 들어보면, 결국 구글과 메타가 협상 테이블에 앉으면 끝나는 문 제예요. 그런데 얘네가 안 나와요. 나올 이유가 없죠. 왜냐하면 ‘결국 너희들이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는데’ 같은, 정말 그런 식의 태도거든요. 이런 태도가 계 속 반복되고 있는 걸 보면 결국에는 아 까 말씀하신 대로 ‘한국에서 사업을 하 고 있지 않느냐’가 핵심이 돼야 할 것 같 아요. 그러면 이 민원들을 모아야 하는 데요. 사실 개별 기업은 구글에 민원 제 기를 하는 게, ‘그랬다가 우리 파트너십 끊기면 어떡하지’라는 생각할 거거든요. 이런 걱정 안 할 수 있게 다 같이 모여서 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 다. 하나하나 이미 한 얘기긴 하지만, 그 래도 기록에는 남겨야 될 것 같아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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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방금 말씀을 듣다가 ‘이거 이렇 게 되면 어떡하지’라고 불안한 생각이 들었던 게, 불법 웹툰 사이트 자체가 내 려가는 거잖아요. 그런데 그 안에 순수 창작물을 자기가 끼워 넣으면 어떻게 되 는 거예요? 내 거를 직접 끼워 넣어요. 그다음에 사이트가 내려갔어요. 그거에 대해 ‘내 걸 국가에서 임의로 차단했다’ 라고 얘가 주장하는 거예요. 그럼 어떻 게 돼요?
서 그 케이스가 현실적으로 흔치는 않을 건데, 그런 케이스가 있을 수도 있겠죠. 그런데 국가별로 좀 다르긴 한데, 무조 건 100% 다 저작권 위반 콘텐츠가 올라 가야 폐쇄가 된다는 기준보다는 몇 퍼센 트 이상 저작권 위반 콘텐츠가 올라가 있 으면 얘는 그냥 전체 폐쇄 가능한 대상이 다, 그렇게 하는 국가가 있어요. 특히 동 남아에서도 한 절반 정도 이상만 저작권 침해 게시물이 올라와 있다, 그러면 아예 사이트가 폐쇄되는 제도가 있고요.
문 사실 그게 정량화가 어려워요. 그런데 여러 사이트를 보다 보면 위에는 도박 배너가 쭉 있고 아래에 웹툰들이 쫙 있 는데, 웹툰은 네이버웹툰이나 카카오웹 툰이 대부분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순수 창작물, 개인의 것들이 올라가거나 그 런 케이스는 저는 아직 본 적은 없어요. 다만 웹툰과 함께 그 밑에 커뮤니티들 이 있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 커뮤니티 들은 합법적인 영역 안의 소통 창구들인 거죠. 그러다 보면 불법 웹툰과 정상적
단이 좀 어려운 부분이죠.
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부분이 섞여 있 기 때문에 전체를 차단하기가 어려워지 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사이트 전체 차단이 안 되고 특정 URL 단위로 차단 을 하게 되거든요. 그 부분은 매번 판단 하기가 좀 어려워요. 그러니까 내부적으 로는 ‘불법성 70% 이상’ 이런 게 관행적 으로 있긴 하지만, 그 70%도 관행일 뿐 법적으로 인정받은 건 아니기 때문에 판
서 그나마 다행인 거는 대다수가 다 저작 권 침해 콘텐츠를 올리고 있기 때문에 그냥 올리면 통 차단 되는 거고요.
글로벌 대응의 현실적 어려움
이 그러면 현재의 시스템 안에서, 현장에 서 느끼시기에 가장 어렵다고 보시는 지 점이 있을까요? 민원이 들어오고 모니터 링을 직접 하시고 차단 심의까지 가는 과 정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요. 이를테면 민원인들이 기대하는 바와 방심위의 역 할 사이의 괴리 같은 이야기도 좋습니다.
문 네. 아까 대체 사이트 차단이 어려운 기술적인 문제라든가 제도적인 어려움 은 기본적으로 말씀드렸는데요. 저작권 주무 부처가 문체부예요. 문체부 산하 에 있는 저작권위원회에서 국내에서 유 통되는 것들은 다 담당을 해주고 계시고 요. 심의위원회가 담당하는 것은 해외
서버를 통해서 유통되는 저작권 침해 정 보인데, 해외 서버를 통하는 경우에는 그냥 문만 막는 거잖아요. 접속 차단이 라고 하는 게 불법 콘텐츠 자체를 없애 는 게 아니에요. 저희가 해외 서버를 통 해서 유통되는 불법 사이트들만을 대상 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만약에 원천적 으로 삭제를 하거나 차단의 실효성을 높 이려면 해외 플랫폼 사업자와의 협력 관 계가 굉장히 중요해요. 그래서 저희가 나름대로 하고 있는 게 구글, 유튜브, 페 이스북, 인스타그램, X 등 한국에 지사 를 갖고 있는 사업자들이랑 협력 관계를 맺는 거예요. 심의를 해서 ISP 사업자한 테 접속 차단을 요청하는 한편, 그 사업 자들에게도 그 목록을 개별로 보내요. ‘너희 플랫폼에서 이런 불법 콘텐츠가
해라’였어요.
게 검토했던 모양이에요. 그전에는 연락 처도 알 수 없었던 텔레그램 측에서 저 희한테 먼저 연락을 줬어요. 당시 텔레 그램을 통해 유통되는 성 착취물 문제가 굉장히 컸거든요. 그걸 자기들이 협력하 겠다고 해준 적이 있었고, 아주 이례적 인 일이었죠. 저희 내부에서도 ‘이게 무 슨 일이지?’ 했거든요. 텔레그램이 올해 도 저희 위원회에 방문하기도 하면서 관 계가 이전보다 많이 개선됐는데요. 그러 면 성 착취물뿐만 아니라 다른 불법 정 보도 같이 해주면 좋겠다고 해서 저희가 2024년 말에 저작권 정보도 보냈어요. 티비위키를 보냈거든요. 그런데 그쪽에 서 한 대답이 ‘모든 권리 증빙을 다 제출
유통되었으니 이거를 보고 너희 기준에 이 각 콘텐츠마다요? 사실상 안 해주겠다 맞춰서 판단해서 삭제가 필요하면 삭제 해 달라’고 시정 요청을 따로 보내는 거
는 거 아닌가요.
죠. 그런데 이거는 그들의 법적 의무가 문 티비위키는 영상 스트리밍 불법 사이 아니에요. 그냥 협력을 요청하는 거라서 최종적으로는 그들의 판단이기 때문에 큰 기대를 하기가 좀 어려워요.
이 아, 그들의 도덕성을 믿는 수밖에 없는 거군요.
문 저작권 관련해서 사례를 하나 말씀드 리면, 2024년에 텔레그램 운영자가 프 랑스에서 체포됐잖아요. 그때 텔레그램 내부에서도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텔레 그램을 통해 유통되는 불법 콘텐츠에 대 한 문제 제기를 내부적으로 좀 진지하
트이기 때문에 여러 방송사라든가 제작 사들의 IP가 다 유통되는 거잖아요. 그 걸 다 제출하라고 하니 저희가 ‘그건 어 렵다. 왜냐하면 사업자가 너무 많고 권리 자가 너무 많아서 어렵다. 다만 티비위키 는 우리가 운영자를 검거했고 문체부에 서 검거한 기사를 증빙 자료로 보냈다’고 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책상 권 리자가 직접 신고해야 된다는 부분을 강 조하면서 권리자의 권리 증빙, 그리고 두 번째는 해당 사이트에 올라갔던 게시물 에 대한 번역본, 그다음에 법원 또는 경 찰의 불법 확인서, 이걸 함께 보내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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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들이 검토하겠다고 한 거예요.
이 거의 국가기관 위에 있는 것처럼 행동 하네요.
문 그런데 그건 저희 입장에서도 좀 곤란 했던 게, 저희 위원회가 국가 행정기관은
었어요. 이게 앞으로도 과제가 되지 않을 까 생각하거든요. 왜냐하면 주로 해외 플 랫폼을 통해서 유통되고 있는데, 해외 플 랫폼에서 협조를 안 해주시면 차단 효과 를 얻기가 좀 어렵잖아요. 그래서 이 부 분이 좀 과제가 아닌가 싶어요.
아니지만 어쨌든 한국 사회의 콘텐츠 심 이 그러면 지금 텔레그램 얘기만 나왔는 의를 총괄하고 있는 공공기관이잖아요. 이 공공기관을 신뢰해 주지 않으면 사실 좀 힘든 거거든요. 그래서 텔레그램 측에 계속 요청했어요. 그랬는데도 최종적으
이 들어서요.
데, 혹시 디스코드도 지금 보고 계신 거 예요? 디스코드가 좀 시급하다는 생각
로는 ‘저작권은 어렵다’는 게 결론이었고 문 디스코드는 저희 협력 대상 업체는 아 요. 한 건 정도 겨우 성사시킨 적은 있었 는데, 콘텐츠는 아니고 기술적 차단 조치 를 무효화시키는 방법에 대해 저희가 상 당한 공을 들여 소개하고 설명해서 받아
직 아닌데요. 신고는 많이 받았어요. 그래 서 URL 단위로 차단을 하고 있는데, 차단 효과가 있는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낸 적이 있어요. 그 외에는 통하지 않았 서 그렇죠. 디스코드는 현재 신고 삭제 어요.
서 개별 한 건이 이렇게 힘든데, 지금 거 의 수천수만 개의 해적판에 대응하려면 막막하네요.
문 게다가 이쪽은 언어잖아요. 물론 웹툰 은 좀 언어적 표현이 아니라 그림 이런 게 있긴 하지만, 저작권이라는 것이 기본 적으로는 언어에 대한 거기 때문에 유통 되고 있는 것이 원저작물과 동일하다는 것을 다 번역해서 보내야 되는데요. 그건
만 하고 있는 거예요.
절차는 마련돼 있고, 저희도 벤더사나 COA 같은 협회 단체를 통해서 신고 삭 제에 들어가는데, 그것도 약간 조건이 있어요. 실제 디스코드 서버의 채널, 그 러니까 게시판이거든요. 그 안에 해당 링크가 게시판에 확실히 올라와 있어야 돼요. 그러면 그 채널을 삭제할 수 있어 요. 그런데 링크가 없으면 삭제가 안 돼 요. 그러니까 약간 꼼수가 생기는 거죠. 그들은 링크 공유는 안 하고 계속 소개
저희 공공기관에서도 해드릴 수 없는 부 권 어차피 디스코드는 사이트에 부가적으 분인 거죠. 결국 해외 사업자들에게 이 저작권 침해 정보에 대한 심의위원회 역 할 같은 것들에 대해서 설득하기가 힘들
로 붙어 있는 커뮤니티 역할이니까, 디 스코드를 통해서 사이트 접속을 원활하 게 하는 건 아니거든요. 이미 사이트를
알고 있고 이용하면서 커뮤니티에 참여 하기 위해서 이걸 이용하는 거라, 업로 드 알림 같은 거 정도 받는 정도예요. 어
까요. 그분들도 노력 꽤 하고 계시는데 결국에는 텔레그램이 문제예요.
디 올라와 있는지도 이미 다 알고 있고, 이 그리고 이게 지금 글로벌화됐고요. 사 어떤 조건으로 삭제가 되는지도 알아요. 이미지는 올리면 안 되고, 뭐 하면 안 되 고 하는 것들을요.
이 그러고 보니, 불법 웹툰 유통에 활용되 는 메신저 기반의 유통 채널들이요. 말 씀하신 대로 ‘증빙해 오라’라는 한마디 에 그냥 방법이 없어지는 거잖아요. 그 렇다면 이건 언론들도 좀 반성을 해야겠 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운영하고
는 되게 쉬워요. 그런데 사실은 노력을
져 있나요?
있는 입장이지만, 정부한테 뭐라고 하기 서
실 글로벌화라는 말도 이젠 안 써도 될 것 같아요. 왜냐하면 기본이 글로벌이고 한국은 되게 지역적인 시장이죠. 아주 크게 돌아가고 있는 글로벌 판에서 협력 을 구하는 걸 국가 단위로 해야 하는데, 현재는 대응이 쪼개져 있는 거잖아요. 아니면 혹시 글로벌 단위로 협력을 구하 고 대응할 수 있는 체계가 지금 만들어
잘 아시겠지만, 체계가 아직은 부족하죠.
했는데도 텔레그램의 증빙해 오라는 한 권 사실 기준이 되는 거는 미국 법이긴 해 마디에 막혀버렸다는 거는 모르는 거잖 아요. 이런 것들이 좀 공유가 되면 좋겠 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러면 텔레그 램을 타깃으로 잡으면 되고, 언론사에서 ‘아니, 한국의 웹툰 저작물이 텔레그램 에 의해서 차단됐다. 차단해달라는 요구 가 걔네로 인해 막혔다’라는 게 알려지 니까요. 그런 것들이 더 많이 공유가 됐 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서 기본적으로 이런 해적판 운영하는 애 들이 텔레그램을 통해서 많이 소통하니 까, 거기서 정보를 얻는 게 가장 중요한 데요. 저희도 몇 번 고소하고 수사기관 이랑 협력하다 보면, 항상 막히는 부분 이 거기였어요. 운영자도 분명히 텔레그 램에서 소통하고 있는데 정보를 안 주니
요. DMCA라고 하는 98년도에 제정된 법에 따라서, 예를 들어 호스팅 서버가 유럽에 있다고 하더라도 DMCA에 의거 해서 정보 공개 청구라든지 아니면 신 고라든지 이런 게 진행은 되는데요. 문 제는 100% 들어주는 게 아니라는 거죠. 걔네 입장에서야 미국이 되게 큰 사업 시장이니 미국 법에 따라서 들어주는 거 지, 꼭 따를 필요는 없거든요. 그러다 보 니까 일례로 불법 사이트에 계속 CDN 이나 호스팅 서버에다가 경고장을 막 날 려서 삭제가 되고 그러니까, 자기 불법 하는 애들끼리 모여 있는 커뮤니티가 또 있어요. 걔네는 거기서 모여서 정보 공 유를 하는데요. 어떤 정보 공유를 하냐 면 ‘방탄 호스팅’이라는 단어를 쓰거든 요. 불릿프루프(Bulletproof) 호스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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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방탄 호스팅 또는 DMCA 이그노어 드(ignored) 호스팅, 뭐 이런 식의 표현 을 쓰는데, 이게 다 대부분 네덜란드라 든지 파나마, 그런 곳이에요.
서 유럽 쪽에 많이 있죠.
권 네, 유럽인데 네덜란드가 참 큰 호스팅 사들이 좀 있고요. 그거를 또 뭐라고 하 죠? 토르(Tor) 브라우저 써서 쓰는 딥웹 이나 아니면 다크웹 같은 데, 그런 불법 사이트 운영하는 애들끼리 그런 정보를 공유하는 또 사이트가 있어요. 그러면 거기 가서 ‘이 호스팅 쓰고 사설 CDN 쓰고 뭘 쓰면 내가 완벽하게 익명을 유 지하고 저런 DMCA도 무시하면서 운영 할 수 있구나. 그리고 또 광고 수주도, 이런 광고 네트워크는 어차피 얘네도 불 법 광고를 받으니까 수익은 만들어주면 서 자르지 않는구나’ 뭐 이런 정보들이 막 공유가 돼요. 그래서 참 그런 부분에 서 좀 답답하죠. 그렇다고 저희가 네덜 란드 법원까지 가서 그 호스팅 사를 상 대로 뭔가 고소를 하면, 할 수야 있겠지 만 법적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듭니다.
이 그거 여쭤보려고 그랬어요. 그거는 사 실 입법이나 이런 것까지 필요한 사항 이겠죠, 그쪽 나라에서요. 그러니까 방 금 말씀해 주신 게 이게 정의를 실현하 고 뭐 다 좋은데, 회사 입장에서 딱 보자 면 어쨌든 비용이 문제죠. 해외에 있는 범죄자를 추적해서 신고를 한다 그러면 소송을 해야 될 건데, 변호사 비용은 누
된 게 있는지 궁금해요.
려움이 좀 많이 있고요.
가 내느냐가 될 것 같거든요. 실제 비용 은 어느 정도 드는지와, 법적 대응에 따 르는 어떤 부대 비용 같은 것들이 추산
정확하게는 케이스별로 비용이 다 다 르긴 해요. 그런데 작은 돈은 아니죠. 작가분들을 대신해서 해 드리는 부분 도 있고요, 저희가 당연히 해야 되는 의 무라고 생각하는 부분도 있어요. 그래 서 투자를 좀 많이 하고 있고요. 지금 저 희가 진행하고 있는 게 동남아 쪽도 있 고, 그다음에 중남미 쪽도 있고, 유럽 쪽 도 있어요. 다양하게 있는데 각각 비용 이 좀 많이 차이가 나요. 특히 이게 거 의 수천만 원에서 억 원대 이상 넘어갔 어요. 건당으로요. 그러니까 이게 지금 그래서 저희도 처음에 이걸 진행할 때 ROI(Return on Investment, 투자 수 익률)를 따질 수밖에 없어요. 그러니까 아무 타깃이나 잡으면 안 되고 제대로, 확실한 효과가 있는 애들 하나를 선별해 서 진행해야 돼요. 왜냐하면 또안될수도 있잖아요. 돈만 날리고요. 그런 좀 어
권 이게 국가별로도 법무 비용이 좀 차이 가 있는데, 그 특정 국가 내에서도 예를 들어 ACE라고 하는 북미의 MPA 산하 의 저작권 대응하는 집단이 있는데, 그 쪽이 뚫어놓은 네트워크가 되게 세거든 요. 만약에 ACE 쪽 해서 좀 결과를 이끌 어 냈던 경험이 있는 잘하는 법무법인이 다 하면, 비용이 엄청나게 올라갑니다.
그냥 로컬 로펌, 진짜 소규모 이런 데 가 면 천만 원, 이천만 원에도 할 수가 있 죠. 당연히요. 그런데 동남아 특성상 ‘꽌 시’도 있어야 되고 그런데, 그런 것도 없 을뿐더러 이게 우선 법리를 못 만들어
자체도 없고요. 그러니까 저희는 무조건 결과를 내야 되니까 울며 겨자 먹기로 잘하거나 경험이 있는 비싼 로펌을 찾아 갈 수밖에 없는 입장인 거죠. 그런데 이 게 회수 가능한 비용이냐가 첫 번째 챌 린지로 들어와요. 형사, 민사를 같이 걸 면 얘가 불법적으로 쌓아놓은 수익을 받 을 수 있는 돈이라고 회사에서는 생각을 하잖아요. 그런데 막상 우리 법원에서 인정받기도 어려울뿐더러, 인정이 되더 라도 당연히 비트코인이랑 이런 걸로 다 돌려놓으니까 회수 거의 불가능하거든 요. 그래서 참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1년에 딱 대표적인 케이스
이 있어요.
요. 어떻게 해야 승소할지에 대한 경험 이
될 텐데, 당장 내년에 어떤 일을 할지가 올해 9월, 10월이 돼야지 내년 예산안 이 나오니까요. 좀 그런 불안한 상황들
그리고 이게 보안이랑 비슷하게 성과 가 눈에 보이는 게 아니잖아요. 안 하고 있으면 티가 나는데 하고 있으면 티가 안 나요. 그러니까 이게 열심히 하면 할수 록 회사 입장에서는 ‘저거 왜 돈을 저렇 게 쓰는 거야’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 을 거고, 정부 입장에서도 ‘저거 왜 저렇 게 돈을 쓰는 거야’가 되기 너무 쉬운 사 업이어서요. 그러니 말씀 주신 대로 정 책 입안자들이나 예산을 심의하는 분들, 국회나 이런 데 가서 설득을 하는 작업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되는 거고요. 그런데 그러자면 정작 이 일을 또 못 하게 되는 거죠. 이게 계속 돌아가는 거네요.
몇 개만을 하는 거죠. 또는 각 사에서 개 조 저 궁금한 게 있는데, 혹시 네이버웹툰 별 부담하기가 힘드니 COA라고 하는 협력 단체를 통해서 대응해서 케이스를 계속 만들어가는 걸 목표로 하고 있는 데요. 여기서 또 한 가지 문제는 COA
트를 통해서요.
이랑 카카오엔터에서는 불법 웹사이트 자체도 신고를 하시나요? 방심위 사이
도 각 사가 회비를 내서 운영이 되는 집 권 아니, 신고를 따로 하지는 않아요. 예전 단이긴 하지만 국가 보조가 좀 들어가는 협회거든요. 그런데 예를 들어 문체부에 서 ‘예산 잘라, 예산 20%, 5% 깎아’ 이 거를 너무 쉽게 얘기하는 거예요. 그런 데 그렇게 되면 사업이 한 4분의 1씩 날 아가거든요, 할 수 있는 사업이요. 아니, 어느 정도 재정이 좀 안정적으로 마련이 돼야 내년에 어떤 일들을 할지 빌드업이
에 국내 사이트 같은 경우는 접속 차단 관련된 신고를 좀 하긴 했었는데, 국내 사이트는 신규가 거의 없고요. 해외 사이 트도 신규가 거의 없고, 기존에 넘버링만 계속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라서요.
서 해외 사이트는 솔직히 차단할 필요는 없 어요. 국내에서 보지도 않는 거고요. 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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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긴 거는 저희가 신고를 하긴 해요.
권 네, ‘이거 못 봤던 사이트다’ 하는 곳이 새로 보이면 그 사이트는 신고하죠. 소 통 창구가 있어서 메일로 신고합니다.
조 저작권이랑 좀 다른 얘기긴 한데요. 성 착취물 쪽은 계속 신고를 하긴 해 요.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인증해서 이 렇게 캡처해서 하는데, 인증된 기관이 면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특정 프로그램이나 서비스 가 제공하는 기능을 다른 프로그램이 이 용할 수 있도록 연결해 주는 통신 창구 이자 규약)로 아예 신고를 열어주시면 어떨까 이런 생각도 좀 해보긴 했었거든 요. 인증된 기관의 한정된 IP로 신고를 할 때는 자동화할 수 있게 해주시면 너 무 좋겠다는 얘기를 방심위 분을 만나면 언젠가 꼭 하고 싶었어요.
저희도 권리사들하고 작년쯤 한 번 회
문
의하면서 ‘좀 더 신속하게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걸 마련하자’, 이런 이야기를 했 던 걸로 알고 있는데요. 지난번에 브라
영화 관련 분이시긴 했는데 저작권 이슈 로 오셔서요. 자기네들은 권리사로부터 직접 신고를 받고 있어서 권리 증빙 같 은 것들을 굉장히 신속하게 받아낼 수 있대요. 자기들이 우리처럼 심의하는 공 공기관은 아니지만 어쨌든 바로바로 신 고를 받고 ISP에 요청해서 차단하는 걸 하고 있어서 굉장히 빠르다, 그런 얘기
었거든요.
이 계속 들더라고요.
질에서 저작권 관련된 분들이 오셨어요. 서
를 하시더라고요. 얘기 들으면서 저도 생각했어요. 지금 저희도 새로운 사이트 를 발견했을 경우에 주요 권리사에게 가 능한 한 빨리 이메일 보내서 권리관계를 확인받고는 있는데, 어쨌든 소통 창구를 조금 더 빠르게 만들 필요가 있지 않나 싶어요. 주요 권리사들하고 관계를 좀 더 긴밀하게 가져가야겠다는 생각을 했
사실은 특히 저작권 같은 경우에는요, 올해 문체부에서 2만 건에 가까운 신고 를 하셨어요. 저희 위원회에 심의를 신 청하셨는데, 저희가 애초에 ‘권리 증빙 이 필요하지만 문체부에서 보증하는 거 니까 권리 증빙을 조금 간략화해서, 문 체부에서 확인해 주는 것에 대해서는 믿 고 하겠다’라고 했거든요. 그래서인지 권리사들도 ‘그거는 문체부에 안 맡기고 본인들이 직접 신고하겠다’ 이렇게 하 시면서 직접 신고하시는 분들도 계셨어 요. 그럼 차라리 권리사 분들이 직접 신 고를 하시면 증빙도 좀 빨리빨리 받아볼 수 있고, 그렇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
그래서 보통 작가분들한테도 저희가 얘기해요. ‘정부 쪽에 신고 조치를 할 수 도 있는데 그냥 저희한테 전달하세요’라 고요. 저희도 자체 신고 채널이 있기 때 문에요. 그래서 많은 작가분들이나 사용 자분들한테 저작권 침해 신고를 받으면 저희가 대신 신고해요. 또 SNS에 올라 온 거 다 삭제해 드리는 회사도 있거든 요. 아마 저희가 방미통위에 직접 신고
들어가는 건 거의 몇 건 없을 거예요. 신 생 해적판 사이트가 생기지 않는 한요. 이런 플랫폼 업체들한테 얘기를 하면 다 신고 채널이 있잖아요.
능한 일이잖아요.
는 말은 당위도 좋고 다 좋은데, 그렇게 하려면 필요한 게 뭐가 있을까요? 회사 에서 직접 혼자서 하는 거는 사실 불가
권 아니면 직접 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또 서 너무 많아서요. 솔직히 우선은 인력이 다른 카테고리니까 성 착취물이나 이런 거는 약간 다른 문제죠. 저희도 부러운 게, 아니 부럽다고 하기는 조금 애매하 지만요. 그러니까 이와 관련된 거는 약 간 다른 방식이 필요한데요. 이게 구글 같은 데는 성 착취물이나 저작권 링크 신고 시스템이 있는데, 저희는 신고 폼 에서 하나하나 URL 검수해서 날려주는 형태다 보니까 안 날아가는 경우도 있어 요. 담당자가 봤을 때 ‘이건 저작권 침해 아닌데’ 싶으면 안 날려주거든요. 그래 서 계속 재신고하게 되고요.
다른 얘기지만, 트위터 코리아가 있을
조
때는 여성단체랑 핫라인이 있어서 아동 성 착취물을 올리는 운영자들의 개인 정보를 정기적으로 줬어요. 신고하라고 비공식적으로요. 그래서 저희는 그렇게 민사 소송 진행하기도 했었거든요. 그
필요하죠.
권 회사가 직접 뽑는 인재 말고요. 외부에 맡기더라도 할 수 있는 회사들이 있어야 되는데, 사실 내부가 노하우가 제일 많아 요. 리소스가 안 되니까 외부에 맡기는 게 많거든요. 특히 우리나라 같은 경우가 모니터링 업체라고 해봤자 한 3개 정도 있어요. 그런데 셋 다 만족하냐 물어보 면, 글로벌 스탠다드에는 한참 못 미치지 만 어쩔 수 없이 쓰게 되는 케이스예요. 그건 모니터링 업체고, 또 예를 들어 운 영자를 조사하는 업체가 글로벌에는 그 래도 꽤 있거든요. 그런데 국내에는 전혀 없습니다. 단 하나도 없어요. 이 원인은 사실 교육 기관이나 인재 양성 부분에 투 자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그런 문제가 발 생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런데 저작권 쪽은 당연히 그렇게 안 해 서 그래서 카카오엔터나 네이버웹툰 같은 주시겠죠.
그런데 간혹 내부 고발은 있긴 해요.
서
직접 플랫폼한테 신고하는 게 외국에서 도 막 들어와요. 그래서 도움받은 적도 있고요. 극소수이긴 합니다.
이 그런데 글로벌 차원에서 대응을 한다
경우에도 자체적으로 오신트 역량을 키 워서 어느 정도 증거 확보를 하고, 그다 음 법무적인 조치에 들어가는데 거기서 부터가 정부 도움이 상당히 많이 필요하 거든요. 아까 말씀드렸듯이 국가별로 법 체계가 다 다르고, 어느 법무법인이 잘 하는지 모르고요. 이런 것들을 도움받고 어떤 루트로 가는 게 효율적인가,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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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들을 정부에서 가이드라도 잘 해주는 방향, 그리고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가이드에 더해서 행정적인 부분에서
권
받아서 가야 되는 것들이 있어요. 예를 들어 저작권 인증이나 사용 허락 인증 같 은 공문서들 발급받아서 영사 공증이나 아포스티유로 넘어가야 되는데, 일례로 지금은 중국이 아포스티유 협약국이 돼 서 조금 간소화되긴 했어요. 그런데 그 전에 진행했던 사례를 보면, 몇백 작품 이 올라가 있는 중국 사이트에 대해서 법 무법인이 ‘저작권 인증을 받아 와라’라고 해서 저작권 인증을 받으려고 보니까 최 소 반년씩 걸리는 거예요. 번역 공증해서 영사 공증까지 받으려면 반년이나 걸리 는데, 인증을 받는 데도 비용이 들고 번 역하는 데도 비용이 들고 영사 공증하는 데도 비용이 들어요. 그래서 제일 잘 나 가는 세 작품만 뽑아서 가자 해서 세 작 품 하는 데 7개월 걸렸거든요.
서 국가별로 이런 프로세스를 정립해 줬 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예를 들어서 태 국에 형사 조치를 들어간다 했을 때, 정 부에서 ‘이러이러한 절차가 필요하고 이 런 서류가 미리 준비돼야 된다’, 이런 템 플릿화가 돼 있으면 좋겠어요.
권 이런 법무법인이 잘한다, ‘우리가 해봤 더니 잘하더라’ 이런 가이드 같은 게 있 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이 가이드는 한 2020년부터 계속 요청을 했어요. 어떤
없거든요.
나라에서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연구 조 사도 하고 COA에서 국내 조사기관 통 해서 보고서도 내고 했는데, 허탈하더라 고요. 그냥 법령에 ‘여기는 저작권법 침 해하면 민사는 얼마, 형사는 몇 년 정도 있으니 고소하시면 된다’ 이런 수준인 거예요. 그런데 실제로 열면 이게 너무 나 많은 장벽에 부딪혀요, 모든 단계에 서. 게다가 그 나라의 국내 사건이면 그 래도 하는 척이라도 할 텐데, 외국 권리 사들을 위해서 그쪽 행정기관이나 법원 이 적극적으로 해주는 나라는 진짜 거의
서 실제로 저희가 최근에 인도네시아 대 응하고 있는데요. 어느 정도냐면 이 프 로세스가, 물론 저희도 처음이긴 하지 만, 이 준비 과정에서 담당하시는 법무 팀 분이 거의 ‘회사 생활하면서 최대 위 기였다’ 할 정도로 이 절차가 너무 힘든 거예요. 그 정도거든요. 그래서 이런 것 들이 정부에서 잘 서포트가 되면 좋겠어 요. 그런데 제가 봤을 때 이런 거 적극적 으로 해주게 하려면 동기부여가 돼야 할 것 같아요. 저작권 보호 관련된 수사기 관이든 뭐든 간에, 이걸 정부에서 실제 로 담당하는 실무자분들이 있을 거잖아 요. 그분들에 대한 보상 체계가 컸으면 좋겠어요. 경찰 일선 경찰분들도 저희가 고소 고발하면 열심히 해주는데, 솔직히 이런 얘기 많이 하거든요. 다른 범죄에 비해서 이거 해봤자 별일 없다고요. 진 급될 일도 없고 보상이 없으니까요. 특 진이라도, 아니면 다른 보상이라도 있으
면 좋겠어요. 그러면 분명히 열심히 뛰 어주실 텐데요.
권 실제로 밤토끼 때는 특진을 하셨습니 다. 부산청에서 반장님이요.
이 지금 말씀하신 부분을 해결해 줄수있는 부처가 저작권보호원인데요.
서 문체부도 있고요. 저작권보호원도 있 고, 그다음에 경찰 수사기관도 있고요.
해외가 또 다르죠. 제가 알기로는 저작
이
권보호원 같은 경우는 해외 사무소가 있 는데요. 어떻게 보면 말씀하신 부분들을 가장 빠르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은 데, 어필을 하셨던 거죠?
권 저는 베트남은 실제로 휴가를 쓰고 가 서 미팅도 했어요. 베트남 하노이 사무 실도 가고 제가 요청해서 소장님들 모 두 소집해서 보호원에서 간담회도 하고 요. 그런데 문제는 현지 시장을 아는 분 이 계셔야 된다는 거예요. 그냥 이게 저 작권보호원 부장급에 있던 분이 보통 나 가세요. 거기서 2년, 3년 현지에 계시다 가 돌아오고요. 열심히 하세요. 그런데
첫 번째 문제고요.
이 부족해요.
지 시장을 파악하는 게 ‘2+1’이에요. 2 년 발령이었다가 연장 신청하면 1년 더 해서 최대로 3년을 있을 수 있는데, 가 서 시장에 대해서 대강 어떻게 돌아가는 지 알 것 같다 싶을 때까지 1년이 걸려 요. 정부 부처 또는 베트남을 예로 들면, 수사기관과 라인을 만드는 데 반년에서 10개월이 걸리고, 그러고 나면 한 2개 월 후에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 되는 거 예요. 그러면 이게 인수인계가 잘 되냐? 안 되죠. 왜냐하면 직접 경험을 해서 배 워야 되는 측면들이 있으니까요. 이게
두 번째는 베트남 미팅하면서 조금 화 가 났던 부분인데, 그때 그 연도 예산이 베트남 사무소가 4억이었어요. 4억이었 는데, 우선 소장 체류비랑 월급 인건비 로 한 2억 나가요. 그리고 두 번 캠페인 부스 여는 거에 1억 써요. 그러면 잔여 금액이 천, 이천 남아요. 이거 가지고 뭘 해요? 예를 들어 현지에서 불법 사이트 크롤링해서 정기적으로 전달해 주는 체 계나, 또는 우리가 여기서 법적 대응으 로 소를 열었을 때 서포트가 되거나 하 는 게 있었으면 좋겠는데, 예산이 턱없
문제는 이거예요. 첫 번째 사무소가 처 이 실질적인 도움이 아니라 거기 가서도 음 저작권위원회에서 생겼을 때 현지 채 용을 했어요. 그런데 얘네가 우리나라 공기관의 특성을 이해 못 하고 자기 사 업을 또 하고 있고 막 했거든요. 동남아 에서는 그게 일반적인 일이지만, 그렇 게 병행하다 보니까 일이 안 된 거죠. 현
일들을 하시는 거네요.
결국 언제 결과가 나올지 모르는 그런
권 그렇죠. 채널 정도의 역할을 하세요. 그리고 현지의 모니터링 요원들이 그래 도 몇 명씩은 사무실에 붙어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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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모니터링을 하는데 문제는 저 희가….
서 저희 눈높이랑 좀 안 맞는 거죠. 기대 치가요.
이 어떻게 보면 현지 실정에 밝은 분들은 해외 사무소에 2년마다, 3년마다 가는 분들이 아니라 대사관에 있는 분들 아닌 가요? 그분들이 훨씬 더 현지 실정에 밝 으실 테니까요.
권 그런데 실정은 밝아도 또 저작권에 특 화된 분이 있어야 하니까요.
권
예요. 충돌하니까요.
가 계속 달라질 수밖에 없거든요. 그러 니까 대사관에서 거기에 최소한 5년은 있을 사람, 이런 식으로 가서 확정을 지 어놓고 그 사람을 통해 허브가 되는 나 라들이 몇 개 있어야 될 것 같아요. 이건 정책 입안을 할 때 제안해야 되는 부분 이고, 문체부에서도 해결을 해 줘야 되 는 부분인 것 같아요. 문체부가 정부 부 처니까 대사관에 파견을 보낼 수 있거든 요. 그 국가들을 뽑아서 우리가 파견을 보내겠다고 대사관에 얘기를 해야 하는 부분인 것 같다는 생각이 좀 드네요.
그런데 그러면 보호원에서 싫어할 거
이 그렇군요. 만약에 정책을 입안한다면 주요국 몇 개를 뽑아서 그쪽을 먼저 하 이 지금 문득 든 생각인데요. 이번에 특허 는 게 어떨까 싶네요. 전부 다 보낼 수는 없으니까요. 예를 들어 방금 말씀해 주 신 대로 가장 힘든 나라가 베트남이라고 치면, 베트남에서 저작권을 전문으로 하 는 분을 대사관에 파견한다거나 하는 식 으로 몇 개국을 먼저 해소하는 거죠. 그 다음에 거기서의 노하우를 가지고 그다 음에 2차 국가, 3차 국가까지 늘려가는 게 맞을 것 같은데요.
생각하세요?
청이 지식재산청으로 승격해서 왔더라 고요. 생각해 보니까 소송 경위나 이런 거는 그쪽이 훨씬 더 많을 거잖아요. 제 가 알기로는 지식재산청에서도 이쪽 저 작권 문제에 되게 관심이 많거든요. 그 분들도 뭔가 협력할 게 있으면 얘기를 하자고 하시더라고요. 이 부분은 어떻게
지금도 해외 사무소가 그렇게 많지는 권 기관을 흡수하든지 해야 하는데, 그러 않으니까, 해외 사무소와는 별개의 문제 로 해결해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 어요. 왜냐하면 방금 말씀해 주신 대로 저작권보호원에 해외 사무소로 보내면 이 사람은 2년 뒤에 돌아와야 하는 사람 이어서 아무리 좋은 시스템을 만들어 놔 도 결국 담당하는 사람에 따라서 성과
면 그 부처가 달라지는 문제가 좀 생겨 서요. 그리고 또, 특허라든지 상표랑은 약간 다르게 접근해야 해요. 저희가 지 금 역풍을 좀 맞고 있는 상황이에요. 너 무 세게 압박을 하면 오히려 다른 식의 비난 같은 걸 받아요. 이게 특허나 상표 같은 경우는 기업 대 기업이나 기업 대
개인 문제로, 명확하게 재산적인 피해고 부작용이 없잖아요. 그런데 문화 콘텐츠 같은 경우는, 예를 들어 아이돌로 예를 들어볼게요. 그러면 그쪽 나라에서 아이 돌 굿즈를 만들어서 자기네들이 판매하 는 거를 기획사가 고소를 해서 ‘이건 이 차적 저작물 침해야’라고 해서 배상 판 결을 만약에 받았다고 치면, 그쪽 나라 의 모든 팬덤이 등 돌릴 거예요. 그래서 섬세하게, 팬덤 아니면 문화 쪽 시장의 흐름 같은 것들을 알고 핀포인트로 딱 찍거나 해야 하는 거죠. 그런 걸 고려하 지 않고 무차별로 날리다 보면 무척 곤 란해질 거예요. 그런데 얘네들이 그게 참 인지 체계가 좀 이상한 게, 저희가 일종의 퍼블리셔 역할을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퍼블리셔 이자, 우리 유통권을 침해당했기 때문에 대응을 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퍼블리싱 을 하는 주체와 단속을 하는 주체가 같 다는 걸 인지를 못 해요. ‘카카오가 없어 져야 된다’ 이래요. 왜냐하면 자기가 좋 아하는 사이트를 폐쇄시켰으니까요. ‘독 점은 없어져야 된다’고 해요.
이 그게 불법이라는 걸 알면서도요? 자본주 의에 대항하는 투사라고 생각하는 걸까요.
권 로빈 후드가 다 되고 싶어 해요. 굉장 히 이상한데요. 너희가 좋아하는 그 작 품이 우리가 투자해서 만든 작품이란 걸 인지를 못 해요. 그래서 일본 출판사 도 다 망했으면 좋겠대요. 원피스 작가 가 그냥 개인 출판을 했으면 좋겠대요.
왜냐하면 그 사람은 공식적으로 이 불법 사이트에 대한 대응을 한 적이 없거든 요. 이게 참 아이러니한 거예요. 아무튼, 4억 가지고 사업하려면 진짜 힘들 것 같긴 해요. 권리사가 저희만 요 청하는 것도 아니고 여러 군데에서 요청 하니까 대략 한 1억 내외에서 사업을 1 년 동안 해야 되는데 이게 쉽지 않죠.
웹툰의 접근성 확대와 인식 개선을 위한 방안
이 일단 글로벌에 관한 이야기는 이 정도 로 정리를 하고요. 국내로 좀 돌아와서 말씀을 드려보면, 캠페인을 해야 한다는 얘기는 많이는 안 나오는데, 저는 그 생 각이 들었거든요. 조카들이 지금 딱 초 등학교 고학년에서 중학교 나이 또래인 데 물어보면 불법으로 보는 게 나쁘다는 건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어요. 이게 교 육에서 확실하게 먹히고 있거든요. 그 런데 이 친구들의 그 욕망은 뭐냐면 ‘내 가 지금 돈이 없어. 그런데 최신화를 빨 리 보고 싶어.’ 이 욕망이 있는 거예요. 그리고 그 완결 난 옛날 작품들을 보고 싶은데 ‘내가 엄마가 결제를 안 해줘. 내 용돈으로는 결제가 힘들어.’ 그런 식이 거든요. 그래서 생각이 들었던 게 있어 요. 학생들이나 청소년층을 대상으로, 예를 들어 공공도서관에서 서비스하는 등의 경우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좀 궁 금했어요. 학생들을 대상으로 공공도서 관에서 최신화까지는 무리더라도 옛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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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들이나 어떤 작품들을 무료로 볼 수 있게 서비스를 한다고 하면 어떨까요? 아까 말씀해 주신 것처럼 특정 IP에서는 볼 수 있게 해준다거나 이런 부류의 서 비스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가 궁금해 요. 그럼 ‘너희들 여기서 볼 수 있어. 그 러니 불법으로는 보지 마’ 그 말을 할 수 가 있으니까요.
조 생각하시는 동안 잠깐 말씀드리면, 저 는 불법 성 착취물 관련해서 강의를 나 가면 항상 그 얘기 하거든요. ‘불법 웹 툰, 불법 도박, 불법 성 착취물 다 운영 진 똑같은 사람들이니까 너희가 불법 웹 툰을 보면 불법 성 착취물을 소비하는 것과 똑같다.’ 이 얘기를 꼭 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저작권 대응도 너무 중요하 고 성 착취물에 대한 각각의 대응도 중 요한데, 캠페인을 같이 만들었으면 좋겠 다는 생각이 늘 있어요. 물론 대응은 여 성 단체와 기업은 서로 이해관계가 다르 니까 실질적인 대응은 따로 할 수밖에 없겠지만요. 그래도 최소한 어떤 인식 체계를 만드는 캠페인에서만큼은 같이 했으면 좋겠는 거죠. ‘불법 웹툰 소비하 지 마세요. 불법 드라마 보지 마세요.’보 다는 함께 엮어서 ‘이거는 불법 범죄 생 태계다’ 같은 식으로 캠페인을 협력해서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혹시 그런 게 가능한 협의체 같은 게 없을까요?
서 교육적인 측면에서는 말씀하신 거랑 거의 결을 같이 하고 있어요. 다 아시는 대로, 웹툰을 불법으로 보는 것도 문제지
지만요.
기를 계속하세요.
있게끔요.
만 결국 파생되는 거는 어린 나이에 도박 사이트, 성인 사이트를 접하는 거거든요. 이거는 큰 사회 문제가 되는 거고요. 그 러니까 이렇게 스토리라인을 잡아서 캠 페인을 끌고 가는 게 좋을 거고요. 또 이재민 소장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공공 쪽에서 완결된 웹툰 작품이나 이런 거를 어린 친구들이 돈 들이지 않고 볼 수 있는 방안 같은 거는 괜찮은 것 같아 요. 다만 이거를 작가님뿐만 아니라 플 랫폼들도 얼마만큼 동의를 하고 추진할 수 있는 의지가 있을까. 이거는 약간 물 음표인 것 같아요. 있으면 굉장히 좋겠
이 이걸 통과하더라도 도서관에서의 저항 이 만만치 않을 거예요. 민원이 들어올 수도 있고요. 사서 분들의 민원보다는 학부모들의 민원이 있을 수 있을 것 같 아요. ‘애들이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양 서를 읽는 게 아니고 만화나 보게 만드 는 게 뭐냐’라는 얘기가 있을 거예요. 제 가 송파도서관에 자문위원으로 들어가 있는데, 거기가 특화 도서관이거든요. 도서관에서는 웹툰을 전자로 제공하는 걸 굉장히 하고 싶어 해요. 만화책을 갖 다 놨더니 파손돼서 이걸 매달 사야 되 는 거예요. 차라리 웹툰이 있으면 웹툰 을 보여주면 되는데 그게 안 된다는 얘
서 거기서 웹툰 볼 때는 무료로 좀 볼 수
이 네. 예를 들어서 거기서 도서관 아이디 로 접속하면 무료로 볼 수 있게 해주는 거죠. 그런 특화 도서관들은 학부모들의 민원이 없어요. 거기는 알고 들어오거든 요. 아예 분리되어 있고요. 그런 것들을 좀 살릴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이 들어요. 다만 이용료에 관해 의견이 분분할 수 있는데요. 책 같은 경우에도 도서관 이 용료를 받아야 하다고 계속 이야기가 나 오고 있거든요. 요즘 웬만하면 책을 안 사고 다 빌려보거나 가서 봐서요. 그게 실제 시장에도 영향을 주고요. 그래서 도서관에서 비용을 지불하는 한편으로, 장기적으로 설득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서 그런데 한편으로는요. 말씀하신 게 이 상적이긴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편하게 볼 수 있는 해적 사이트가 있잖아요. 거 기 다 모아져 있고요. 그래서 결국 이 문제의 처음과 끝은 다 그 해적 사이트 이고, 얘네들 없애는 게 결국 가장 중요 한 거죠.
이 그걸 잡아도 얘네들의 처벌이 약하다는 지적이 있는데요. 그걸 어떻게 보세요?
문 저희 부서가 이름이 저작권 침해 대응 팀이에요. 지식재산권 쪽을 다루고 있어 서 상표권도 다루고 있어요. 그래서 유 명 브랜드의 짝퉁 판매사이트도 같이 심 의를 하는데, 하면서 느꼈던 게 한국의 지식재산권에 대한 인식 자체가 굉장히
낮아요. 본인들이 불법이라고 인지를 안 하는 경우도 많고, 사는 사람도 ‘짝퉁을 사도 괜찮다’라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거 든요. 그런데 저작권 쪽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불법으로 유통되는 만화를 보는 게 오히려 이득이지, 그거를 돈 내 고 보는 거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인식이 아직 한국 사회 안에 있는 것 같아요. 이 부분이 어려운 게 아닐까요. 그래서 저 도 콘텐츠를 무료로 보는 거에 대해서는 조금 반대하는 입장이에요. 어쨌든 누군 가의 크리에이티브가 들어가 있는 저작 물을 이렇게 공짜로 보는 것에 대해서, 우리 한국 사회는 인식이 좀 개선돼야 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이번에 이 회의에 참여하게 되면 서 국내법이랑 해외법을 잠깐 살펴봤는 데요. 가까이 있는 일본과 비교해서도, 법을 살펴보면 한국의 벌금이 좀 낮은 편이긴 하더라고요. 한국이 징역 5년, 벌금 5천만 원 이하 이렇게 되어 있는데 일본은 그게 배예요. 10년, 그다음에 1 억 정도 되거든요. 제가 사례를 찾아보 니까 일본의 망가무라 사례가 있더라고 요. 그 망가무라 운영자가 검거됐을 때 일단 형사처벌을 받아서 징역을 살았는 데요, 이게 형사처벌만 하기엔 부족하다 고 생각한 것 같아요. 그래서 만화 출판 업계에서 손해배상을 청구했잖아요. 19 억(엔)을 요청했고 법원에서는 17억(엔) 정도로 판결을 내렸죠. 그랬을 때 출판 업자들이 그때 했던 얘기가 ‘이게 뿌리 뽑는 건 아니지만 하나의 경고다, 유사 한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불법 유통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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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자들에 대한 경고성으로 소송을 했다’ 이렇게 얘기를 했고요. 그런데 그 기사 보면서 제일 좀 안타까웠던 거는 그 범 죄를 저지른 운영자가 재판에서 했던 얘 기가 너무 어이가 없었어요. 자기는 돈 낼 능력도 없고 경제 능력도 없고, 이런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키는 캠페인이 필요할 것 같아요. 그러 니까 ‘저런 사고방식이 정상이냐? 이게 말이 되는 거냐?’라는 얘기를, 캠페인을 통해서 이 주변 사람들한테 얘기를 해줄
소송해 봐야 다 퍼포먼스 아니냐고 그러 권 경험을 좀 말씀드리면, 오픈 채팅방 같 더라고요.
권 그걸로 자서전 쓰고 있대요.
문 네. 자신이 한 일에 대한 후회가 없대 요. 왜냐하면 ‘자기는 보통 사람들이 더 많은 정보와 지식을 얻게 도왔다’, 이런 식으로 법정에서 얘기한 거죠. 그걸 보고 이런 기본적인 인식 문제가 우리가 맞닥 뜨린 가장 큰 문제 아닌가 생각해요.
서 해외 운영자분들은 다 이렇게 생각하 고 있을 거예요. 스스로를 거의 로빈 후 드처럼 생각하는 거죠.
권 그러니까요. 자기네들이 없었으면 <나 혼자만 레벨업>이 애니메이션화가 안 됐을 거라고 그러더라고요. 대단해요.
이 그런데 그런 것까지 저희가 생각해 줄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그런 이들이 있 다는 자각은 분명 필요하지만요. 그런 사람들을 대상으로 캠페인을 한다고 해 서 그런 사람들이 바뀌진 않을 것 같아 요. 그렇다고 그 사람들을 놔둘 거냐? 그 사람들은 아니어도, 다른 사람들에게 는 불법 웹툰이 나쁘다는 거를 인지시
은 곳을 들어가 보면요. 사람들이 사담하 다가 ‘웹툰 이거 재밌더라’라고 웹툰 링 크를 공유하는데 불법 사이트 링크인 거 예요. 그래서 제가 거기서 ‘아니 지금 때 가 어느 때인데 혼자 보지, 뭐 링크까지 공유를 하고 앉았냐’ 그랬는데요. 오히 려 제가 이상한 사람이 되는 거예요. ‘이 거 뭐 심각한 거라고.’ 그러니까 익명성 이 있는 환경에서는 사람들이 이게 그다 지 잘못됐다는 걸 인지를 못 하는 것 같 아요. 그리고 또 한 가지, 예전에 설문조 사 같은 걸 해보면 ‘어디서 불법 사이트 를 가장 많이 이용을 하십니까’라고 물 어봤을 때 첫 번째가 자기 전, 두 번째가 대중교통이거든요. 이건 웹툰 이용 패턴 이랑 똑같은데요. 그래서 출퇴근하는 분 들 얘기 들어보면 지하철에서 불법 사이 트 보고 있었다는 얘기를 엄청 많이 들어 요. 문제는 옆 사람들이 다 얘가 불법 사 이트를 보는지 알 텐데도 본다는 거잖아 요. 집에서 혼자 보는 거야 뭐 어쩔 수 없 는 영역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공공장소 에서까지 그렇게 보는 거는 엄청 문제가 있다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저는 지하철 광고를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이 아까 말씀해 주신 대로, 다른 범죄랑
연결되어 있다는 걸 혼내라는 얘기로 이 조 그것보다는 경제적 수익 아니에요? 왜 어질 수 있어요. 그런데 거기서 그치지 않고 판결로 이어져야 된다고 저는 생각 해요. 그러니까 방금 말씀해 주신 캠페 인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라도요. 무슨 얘기냐면 일본에서 호시노(망가무라 운 영자)한테 그렇게 높은 손해배상을 요구 할 수 있었던 이유 중의 하나가 이거를
권 국내는 100% 수익입니다.
냐하면 저희 가디언즈가 수익을 안 받았 어요. 그래서 조직범죄가 인정이 안 됐 거든요. 그런데 여기 저작권에서도 수익 을 안 보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단독 범죄나 개인의 일탈로 보지 않고 조 그런데 국외는 수익을 안 보기도 하잖 조직범죄로 봤기 때문이에요. 그러면서 이게 형량이 높아졌거든요. 그런데 우리
냥 개인의 일탈인 거예요. 그러니까 이 지점이 제일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성 착취물은 예를 들어 조주빈 같은 경우에 는 조직범죄로 처벌받았거든요.
조 조직범죄로 가중은 못 받았어요. 그러 니까 여기 성 착취물에서도 조직범죄는 아주 까다롭게 다루거든요. 저작권은 당
나라에서는 이 조직범죄를 못 봐요. 그 권 유저들한테는 안 받죠.
고 그랬거든요.
조 그렇죠. 그러니까 그게 수익으로 인정 이 안 될걸요. 각각 또 다른 사람들한테 받았어요. 돈을요. 그런데 그걸 성 착취 물을 제공하는 대가로 받지 않았기 때문 에 그게 조직범죄로 인정이 안 된 거라
연히 안 될 것 같아요. 성 착취물도 안 이 그런데 불법 웹툰의 경우 수익은 될 수 되는데요.
권 그런데 사실 법리적으로 되기는 해요. 3명 이상 모였으니까요.
조 이쪽도 법리 적용은 돼요. 그런데….
이 폭력이 들어가 있느냐가 되게 커요. 이 걸 바꿔야 돼요. 그러니까 폭력이 들어 가 있느냐가 조직범죄를 가르는 가장 중 요한 판단 기준 중에 하나거든요. 그런 데 여기는 지능 범죄니까 안 들어가 있 는 경우가 진짜 많은 거예요.
를 못 해요.
도 있고 안 될 수도 있지만 폭력은 아예 안 들어가잖아요. 이게 되게 크다고 저 는 들었거든요. 애초에 조폭을 대상으로 만든 법이어서 폭력의 개입 여부가 문제 라고요. ‘조직성을 봐야지 왜 폭력을 보 냐’라는 얘기를 좀 해야 될 것 같고요. 이런 걸 생각할 때, 결국 캠페인 과정에 서 이용자뿐만 아니라 정책 입안자들을 대한 캠페인도 있어야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꼭 만나보고 싶은 게 판사 들이거든요. 판사에 대한 교육도 필요해 요. 판사들이 이게 심각하다는 걸 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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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아니, 그런데 그거는 약간 두 가지 측 면일 텐데요. 지금 처벌이 5년까지로 되 어 있다 하더라도 양형 기준표를 보면 정말 잘 나왔을 때가 3년이고요. 2년 주 면 정말 잘 준 거고, 정말 반복으로 아주 크게 했을 때 2년 6개월 정도 나오는 게 최선이에요. 5년을 선고한 사례가 없습 니다. 저작권 문제로요.
이 네. 그러니까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 계 이 속해서, 유저 대상으로 캠페인을 하는 동시에 이쪽에서도 캠페인이 있어야 된 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걸 좀 기록으로 남겨보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조 맞네요. 판사들도 연구회가 있던데, 연 구회에서 이렇게 현업 계신 분들 초대해 서 특강하고 그러더라고요. 성범죄 쪽은 그래요.
이 만화 저작권 쪽은 전혀요. 케이팝이나 게임 쪽은 좀 있는데 만화 쪽은 아예 없 어요.
권 만화 쪽은 저도 못 본 것 같아요. 그런 데 저는 조직범죄로 푸는 것보다 특경 법(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 률)이라고 하나요? 이거는 횡령이나 이 런 쪽인데, 이런 식으로 업계에 끼친 피 해에 따라서 가중이 돼야 된다고 생각을 해요. 얼마를 번 거랑은 상관없이 피해 를 기준으로 논하는 거죠. 피해 입증만 되면 사실 민사도 편해지거든요. 왜냐하 면 ‘이 정도 피해를 업계에 발생시켰다’
있겠다’가 되는 거죠.
고요.
서 5년에서 7년으로요?
라는 게 법원에서 형사 처벌을 기준으로 딱 정립이 되면 나중에 민사 할 때도 그 자료를 참고할 수 있으니까요. 점유율로 나누든 뭐 이렇게 할 수가 있어요. 밤토 끼나 이런 곳은 누가 봐도 50억은 넘잖 아요. 얘네가 끼친 피해가요. 연도도 엄 청 길고요. 그러면 ‘두 배까지 때릴 수
법을 고치는 건 더 오래 걸리는 일이니 까 일단 있는 걸 쓰자는 거네요. 그러고 보니 형량을 강화하는 법안이 발의돼서, 정부에서도 상당히 의지가 강한 것 같아 요. 빨리 통과시키려고 하더라고요. 그 러면 연내에는 거의 통과되지 않을까 싶
이 7년에 1억이요. 그런데 그거는 그거 고, 저는 또 문제가 이용자들의 경각심 을 촉구하는 게 캠페인만으로는 안 될 것 같거든요. 지금은 어떤 식으로 하냐 면 걸리면 기소가 되거나 이런 게 아니 라 불기소를 해서 저작권위원회에 가 서 교육을 받아야 된대요. 교육을 무조 건 이수를 해야 하는 식이죠. 그런데 저 작권위원회에 예산이 별로 없어서 한 천 명이 교육을 받아야 되는데 그중에 한 200명만 소화하고 이런 수준이라고 해 요. 그것도 내년에는 좀 예산을 늘린다 고 하는데, 어쨌든 그런 사람들이 교육 을 받으러 와서 오히려 큰소리를 친대 요. ‘왜 바쁜데 부르냐’ 이런 식으로 너
무 어이없는 태도를 보이는 거예요. 인 식 자체가 너무 낮은 거죠. 그런 데서 교 육을 받는다고 이분들의 인식 전환이 될 지 좀 의문이 들고요. 차라리 협회나 기 업에 가서 당사자들한테 직접 교육을 받 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성매매 하면 이수 받는 곳이, 존 스쿨이 라고 하나요? 되게 치욕적으로 만들어 진다고 들었거든요. 그런 것처럼 거기 갔다 오게끔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서 그런데 그거는 이용자 대상이 아니라 운영자 대상의 교육이라는 거잖아요.
부분일 거예요.
서 공유자요. 그러니까 시청은 안 되잖아요.
권 이게 카페나 이런 곳에 ‘너네들만 봐’ 이렇게 올렸던, 그런 소규모 침해자들
권 이용자라는 게 이 토렌트 공유자가 대 권
줘야지 뭔가 좀 각인이 될 텐데요. 마약 이나 금연은 그 자체로도 사회적 합의가 있잖아요. 그런데 저작권만 가지고 하면 그 정도의 예산이 절대 안 나오고요. ‘여 기가 여러 범죄로 가는 입구야. 이걸 통 해 이게 마약이나 도박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까 이 입구부터 막아야 되는 거 아니냐’라는 설득을 해야 될 것 같아요.
서 아무튼 이 모든 것들 이전에 해적 사이 트가 너무 일상이 돼서요. 접근하기 쉽 게 주변에 널려 있고, 이게 범죄라는 건 전혀 인식 못 하고 있어요.
그 이용자들의 컴퓨터가 다 바이러스 에 한 번 감염이 돼 봐야 그런 학습이 돼 야 되는데… (웃음). 그런 게 사실 전혀 없잖아요. 사실 로그 확인하면 접속자 IP 다 나오는데, 기술적으론 가능해도 제재할 수 있는 방안이 없죠.
같은 경우가 저런 교육을 받는데요. 유 조 예전에 성 착취물 문제가 지금처럼 이 튜브 가면 변호사들이 팁으로 ‘합의하지 말라’고 얘기를 해요.
서 맞아요. 캠페인이나 교육이 필요하긴 한데, 현실적으로 그게 인식 전환이 될 리는 없다고 보는 거고요. 공범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그리고 돈을 너무 안 써요. 나라에서도 그런 캠페인에 돈을 정말 안 쓰죠. 최근 에 ‘노담 캠페인’은, 110억인가요? 상당 한 비용을 들였더라고요. 그 정도는 해
슈가 되지 않았을 때, 한 2014년쯤에 는 다 ‘포르노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 거든요. 그리고 P2P에서 많이 봤어요. 파일노리나 이런 사이트 이용권을 피시 방에서 나눠주고 그랬잖아요. 그때 여 성단체에서 했던 캠페인 중 하나가, 사 이트에 야동처럼 파일을 올리는 거예 요. 야동 이름으로 해서 올리는데, 그 걸 누르면 처음엔 야동인 것처럼 ‘FBI Warning’이 나오다가 뒤에 사람을 죽 이는 것 같은 자극적인 애니메이션이 나 오는 거예요. ‘넌 지금 한 여자를 죽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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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One click, Two victim.’ 이런 식 으로 해서 ‘너의 욕망은 다른 사람을 죽 일 수 있는 도구가 된다.’ 이런 식의 공 격적인 캠페인을 한 사례도 있습니다.
서 웹툰이 P2P로 유통되면 그렇게 가능 할 텐데요.
조 불법 사이트에 올릴 수는 없으니까요.
서 아무튼 없어져야 되는 게 그 부분이고 요. 일단 잡힌다는 걸 보여줘야 되거든요.
이 뉴토끼는 정부에서도 잡으려고 애쓰는 것 같은데 정말 쉽지가 않나 봐요. 만화 가협회가 일본 대사관에도 요구했잖아 요. 그런데 거기도 반응이 너무, 뭐라 해 야 될까요? 우리가 서명 명부 보냈을 때 ‘정치부에서 받았다.’ 그게 끝이에요. 그 리고 ‘더 연락하지 말아라.’ 그런데 위안 부 관련해서도 처리하는 방식이 비슷하 대요. 내년에 일본에 직접 가야 되나 그 런 생각도 했어요. ‘뉴토끼 내놓으라’고 요. 진짜 항의 방문을 한번 할 필요가 있 을 것 같습니다.
조금 덧붙이고 싶어서 말씀드려요. 이
최
번 좌담을 기획할 때 제가 이 도서관 얘 기를 꼭 했으면 좋겠다고 얘기를 했었거 든요. 몇 년 전에 웹툰을 불법 소비하는 것에 대해서 짧게 칼럼을 쓴 적이 있었 는데요. 그때 관련해서 만화영상진흥원 의 보고서를 참고했어요. 그랬을 때 청소
생각이 들어요.
년 이용자들의 비중이 컸고, 그리고 저소 득인 분들의 이용률이 높았거든요. 물론 이게 표본이 아주 작긴 했지만요. 그래 도 그런 걸 봤을 때, 불법 웹툰에 관한 논 의에 시사점이 있다고 생각됐어요. 종종 트위터나 이런 데에서도 저작권이나 불 법 웹툰 문제가 얘기되는데요, 그때마다 결론은 ‘돈이 없으면 소비하지 말아야지’ 라고 해버리는 거예요. 그런데 저는 그런 결론 자체가 만화가 아직 공공의 영역에 서 충분히 누려야 할 문화적인 권리로 인 정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거라 고 생각해요. 도서관에서 무료로 보는 것 이 우려된다는 말씀이 나왔는데요. 사실 만화를 무료로 본다는 인식은 당연히 바 뀌어야 하지만, 도서관이라는 건 만화를 무료로 주는 게 아니라 사회가 그 비용을 대신해서 부담하는 거잖아요. 그런 식으 로 얘기가 가야 하는데 그렇게 되지가 않 은 게 너무 아쉬워서요. 그 당시에 문화 권을 보장하기 위해서 저소득층을 어떻 게 지원하는지도 좀 살펴봤었는데요. 예 를 들어서 서적은 일단 도서관도 잘 돼 있지만 교보문고라든지 접근할 수 있는 곳이 많아요. 상품권 같은 걸 많이 지원 해 주고요. 만화는 네이버웹툰의 쿠키를 주는 것 정도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거예 요. 그러니까 그런 차원의 논의가 좀 필 요하지 않을까요? 지금까지는 어떤 불법 적인 거를 처벌하고 문제를 해소하고 이 런 얘기가 있었지만, 좀 더 장기적인 환 경을 조성하는 것도 너무 필요하겠다는
권 문화 바우처 같은 게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 문화 바우처를 네이버웹툰 쿠키랑 카카오웹툰 캐시로 지급을 하는 창구를 주는 게 더 낫지 않을까요?
최 제 기억에는 그때 네이버웹툰 쿠키까 지는 문화 바우처로 가능했는데요. 네이 버웹툰은 그래도 무료로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이잖아요. 정작 유료 플랫폼들은 전혀 접근이 또 안 되니까요.
권 그러면 차라리 그걸 전환해 주는, 중간 게이트웨이 역할을 하는 체계를 만들면 될 것 같거든요. 어떤 모양새든 간에 결
바꿔주기만 하면 되니까요. 예를 들어 사이버머니로 전환했을 때 추가로 더 준 다든지 하는 것들을 고려해 볼 수는 있 겠죠. 만약에 만 원을 전환했다 그러면 2만 원을 (지원해) 준다든지요. 물론 홍 보마케팅팀이나, 여러 차원의 다 합의가 돼야 하는 부분이긴 하겠지만, 기업의 사회 공헌 차원에서 가능할 것 같아요. 공공도서관보다는 그쪽이 나을 것 같아 요. 왜냐하면 그게 어떤 느낌이냐면요. 저희가 남미 브라질에서 1, 2위 하는 불 법 사이트를 폐쇄시켰어요. 고소를 통해 서요. 그런데 걔네가 서명 운동을 했거 든요. 정부 입법하는 서명 운동을 한 게 ‘문화권을 보장하라’였어요. 걔네가 했 던 이야기가 ‘우선 브라질의 경제 수준 이 그다지 좋지 않았고, 책을 사자니 돈 이 너무 많이 든다. 또 브라질 포르투갈 어로 제공되는 한일 만화가 정식은 거
조 좋은 것 같아요.
국 실제 오프라인의 돈을 사이버머니로 최
의 없다. 우리는 너희 작품들을 홍보하 는 역할을 하는 거다. 동아시아 만화 콘 텐츠를 향유할 수 있는 문화권을 보장하 라.’ 이런 게 걔네의 표어였거든요. 그래 서 아예 무료로 풀기보다는 바우처를 제 공하는 정식 창구를 통하는 형태가 오히 려 논의해 봄 직한 영역이지 않을까요?
이 이거 해외에 있는 공공도서관들 있잖 아요. 거기에서 캠페인 하기도 되게 좋 은 아이템일 것 같은데요.
말씀하신 바우처는 사실 너무 좋은 제 안이긴 한데, 그거는 사실 저소득층을 위한 좀 선별적인 방식이잖아요. 저는 좀 더 보통의 시민들이 전체적으로 접근 할 수 있는 것도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 하는 입장인데요. 예를 들어, 전자도서 관도 몇 년 전보다 지금 훨씬 더 구축이 잘 돼 있어요. 들어가 보면 무제한으로 그걸 열람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전자인 데도 3권에서 5권 정도를 도서관이 구 매해서 제한적으로 열람이 가능하다든 지 해요. 그래서 그건 제공을 어떤 방식 으로 할 것인가에 관한 문제인 것 같아 요. 또 사실 이미 서적으로 납품되는 도 서들도 작가분들이 고민이 많더라고요. 아까 말씀하신 대로 한 번 구매되면 무 한으로 시민들이 보니까요. 그래서 국가 마다 열람하는 그 빈도에 따라서 추가적 인 저작권료를 지불한다든지, 그런 식으 로 사후적으로 좀 추가해서 할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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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안이 많아요. 도서관에 만화가 어떻게 진입할 수 있을지는 또 다각도에서 고민 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회사 내의 그런 압박들이 있어서요.
서 작가분들도 결국 돈을 벌어야 하니까요.
이 일반인들을 위한 지원도 말씀하신 것 권 그래서 잘 버는 작가님들이 싫어해요. 처럼 필요할 것 같긴 한데, 영화 같은 경 우에는 바우처 지원하잖아요. 그래서 누 구나 쿠폰 다운받으면 한 달에 한번정도 무료로 볼 수 있고, 혹은 할인을 받죠.
권 조조할인이랑 이런 거 막 섞어서요.
이 ‘왜 영화는 그렇게 해주면서 웹툰은 왜 그런 거 지원 안 해줘요?’ 해달라고 할 수 있잖아요. 비슷한 방식으로요.
최 어렵네요. 여전히 만화는 좀 잉여적인, 그냥 봐도 그만 안 봐도 그만인 거라는 인식이 좀 있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조 아니, 사실은 무료 분이 좀 있기 때문 에 그런 것 같아요. 제 생각에는요. 이미
워지는 거죠.
훨씬 높나요?
본인의 정산금에 약간 타격이 있을 만한 가능성이 있다. 만약에 그랬을 때 어려
조 그리고 저 궁금한 게요. 불법 웹사이트 에 완결된 작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요? 아니면 지금 연재 중인 작품에 대한 게
권 완결작과 연재 중인 작품 간에 차이가 있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그냥 다 있고, 이쪽에서 인기 있으면 그쪽에서도 인기 있습니다. 그리고 성인 작품이 조금 더 많이 소비가 되는 것 같고요. 일반적으 로는요. 편의성 때문에 사용한다는 사람 들도 있는데, 저는 그건 핑계라고 봐요.
네이버웹툰은 무료 분이 있고 유료 분은 이 맞아요. 저도 핑계라고 생각해요. 자기 사실은 미리 보기인 거고, 카카오웹툰도 어쨌든 무료 웹툰도 있고 미리 보기 회 차도 있기 때문에 사실은 개념이 영화랑 책이랑 완전 똑같진 않아요..
권 그게 BM에 대한 설계가 들어가다 보 니까 저희가 함부로 지금 얘기를 못 하 는 면도 있는데요. 저희도 BM을 다양화 하면 정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은 해요. 그런데 경영적 판단이 들어갔을 때 매출 이 떨어지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에 대한
는 거는….
가 정말 좋아서 보는 거면 그럴 수 있을 까요? 최소한의 노력도 안 하면서 본다
권 걔네는 그렇게 얘기할 수 있죠. 그러니까 실제로 편할 수는 있는데, 플랫폼을 찾아 가서 보는 게 불편한가요? 그 정도로요?
서 결국 모든 게 해적 사이트가 있기 때문 에 생기는 문제라서요. 그걸 없애는 게 급선무고, 제가 봤을 때는 그걸 없애지
않는 한 지금은 진짜 뭘 해도 좋은 방안 이 안 나올 수 있어요.
권 그러니까요. 지하철에서 보는 사람도 엄청 많던데요. 그렇게 보는 사람들 찍어 서 제보하는 채널을 한번 뚫어볼까도 했 는데, 몰카 이슈가 있어서 고소당할 수 있어서 참았어요. 지하철에서 볼 때마다 막 너무 화가 나거든요. 쪽팔린 줄도 모 른다는 게 너무 화가 나요. ‘배드 리더스’ 캠페인 같은 걸 해야 해요. 회사 분들하 고 밥 먹을 때마다 하는 얘기예요. 지하
목적이에요.
봤을 때는 좀 아니에요.
일본의 ABJ라고 하는 출판사끼리 모 여 있는 협회가 있거든요. 거기 이끌고 계신 분이 슈에이샤 쪽에 계신 분인데, 일본은 네거티브 캠페인을 절대 안 해 요. 그래서 긍정 캠페인으로 ‘봐줘서 고 마워요’ 캠페인을 했어요. <원피스>의 루피가 막 무릎 꿇고 ‘고맙다’고 하는 걸 신문 전면 광고로 내고요. 그게 상당히 잘된 캠페인으로 인정을 받았는데, 제가
철에서 많이 보니까, 불법 사이트의 번쩍 서 당연한 걸 고맙다고 하는 게 약간 굴욕 번쩍하는 불법 도박 광고 있잖아요. ‘이 런 광고가 주변에 보이면 이 사람은 불법
적인 것 같아요.
의 공범이다. 성 착취, 마약, 도박의 공범 이 그러네요. 그러면 캠페인까지는 아니 이다’ 이런 식으로 알리는 거죠.
이 만화가협회에서 할까요?
권 협회에서요? 너무 좋습니다.
이 그런데 ‘배드 리더’라고 하면 너무 네 거티브해 보이려나요. ‘굿 리더를 찾아 서’는 어떤가요?
요?
가 울리는 거죠.
고 개인을 통해 제보를 받는 건 어떤가
권 별로 효과가 없어요. 오히려 개인 정보 제보는 조금 위험할 수도 있어서요. 저 도 지하철 광고 캠페인 같은 걸 생각해 보긴 했거든요. 불법 웹툰 사이트에 들 어가면 번쩍거리는 불법 광고 같은 게 보이잖아요. 그런 사람을 발견하면 뭔가
권 저작권보호원 간담회 같은 곳에서 민 간 권리사들은 항상 ‘네거티브 캠페인을 이 네, 이야기를 듣다 보니 결국 불법 웹툰 해보자’는 얘기를 드리곤 하는데요. 보 호원은 그런 네거티브 캠페인을 절대 못 하지만, 네거티브로 해야 돼요. 굿 리더 를 찾아서 칭찬해 주자가 아니고 ‘이놈 들 나쁜 놈들이에요.’ 이렇게 네거티브 로 가야 돼요. 얘네한테 창피를 주는 게
을 소비하지 않는 게 선택이 아니라 의무 이기 때문에 네거티브 캠페인이 필요한 것 같네요. 예를 들어 ‘노담’ 캠페인은 안 하는 거를 칭찬해 주는 거잖아요. 담배는 피우고 안 피우고가 선택이니까요. 그런 데 불법 웹툰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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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칭찬할 일이 아니네요.
문 관심 없는 분들은 불법 사이트인 거 모 를 수도 있어요.
이 네. ‘저게 불법이구나’라고 알려주는 것도 필요하겠어요. 주변에서 봤을 때 ‘보면 안 되는 거구나’ 하고 알 수 있게 알려줘야 되는 거죠. 그런데 사실은 협 회에서 저작권보호원하고 한 3년 정도 계속 캠페인을 하고 있는데요. 효과가 너무 없어서 사기가 많이 저하되셨어요. 협회도 나름대로 애쓰고 참여하는 작가 님들도 정말 좋은 마음으로 해 주시는데 그에 비해서 효과가 너무 없어서 ‘이거 계속 해야 되나’ 그런 의문이 든다고 하 시더라고요.
서 어려운 분야예요. 솔직히 캠페인은 상 대방의 정치 성향이나 종교를 바꾸는 수 준의 노력이라고 생각해요. 그 종교를 바꿔야죠. 노력하는 거에 비해 파장이 정말 없는 편이에요.
그런데 아까 말씀하신 존 스쿨이 조금
조
더 나은 것 같긴 해요. 제가 성매매 문제 관련해서도 활동을 하는데요. 성 구매 자들도 성 구매가 불법인 거 알지만 ‘아, 남자는 할 수 있지’, 이런 분위기들이 있 어서 이루어지는 문화인 거잖아요. 그런 데 존 스쿨에 가면 진짜 많이 수치스러 워하신다고 하더라고요. 그게 아마 주 5 일을 가야 되는데, 그걸 회사에 사유서
었던 것 같아요.
볼 거예요.
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를 제출해야 되잖아요. 그래서 그것 때 문에 엄청 수치스러워한다는 얘기를 들
권 그런데 그 불법 웹툰 이용자들을 몇 시 간씩 불러낼 수 있는 조항이 토렌트나 웹하드 말고는 없거든요. 개인의 단순 시청으로는 처벌이 안 되니까요. 공유를 적극적으로 해야 되는데 사실 그거를 적 발하기 쉽지 않죠. 그래서 아까 논의에 서 이어서 이야기를 하면요. 어차피 집 에서 보는 건 막을 수 없다면 적어도 대 중교통에서만큼은 보지 말자는 걸로 가 는 거죠. 불법 웹툰 클린 구역이라든지. ‘불법 웹툰 잠시만 꺼달라. 보지 말아달 라.’ 적어도 지하철에서만이라도요.
서 저는 비슷한 것 같아요. 이거는 또 선 택의 문제가 되니까요. 여기서만 안 보 면 불법 아닌 거냐 하고 다른 데서 그냥
저는 정말 필요한 것 같아요. 불법 웹 툰을 보는 당사자들까지는 막지 못하더 라도, 그 바깥의 사람들이라도 알게 할 수는 있는 거니까요. ‘저 사람이 잘못된 행동을 하고 있다.’ 이런 인식을 공유하 게 하는 건 중요하고, 어느 정도 가능한
불법 웹툰 문제 해결을 위한 마무리 제언
이 이제 마칠 시간이 됐는데요. 마지막으 로 혹시 민관 협조 관해서나, 아니면 각 사의 운영 과정에서 가장 애로사항이라 느끼시는 것 중 더 이야기하실 부분이 있으실까요?
권 우선 회사에서 제 자리를 보장해 주는 것만으로도 사실 아주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하고요. 다만 공공기관에서 직접 저
차 없이 자르면 되고요.
이러면서 엄청나게 부각해 이야기하잖 아요. 그런데 민간 방송사와 게임사, 웹 툰 회사들이 전부 모여 있는 COA라는 대표적인 민간 협회에 정부 지원이 십몇 억 정도 수준이고, 그마저도 줄인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요.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직접 지원을 꼭 늘려줬으면 좋겠어요. 대신 나중에 평가를 엄격하게 해서 그 평가가 유효했다 하면 나중에 더 주면 되잖아요. 효과가 없었다면 가
작권 침해 대응을 하기보단 민간의 저 서 저도 비슷한 생각이에요. 말씀하신 대 작권보호 활동에 대한 직접 지원을 보 다 늘려줬으면 좋겠어요. 그러니까 바우 처라든지 아니면 협력 단체에 대한 지원 이라든지, 이게 리밋이 딱 걸려 있거든 요. 예를 들어 1년에 받을 수 있는 바우 처가, 저희가 대기업에 들어가서 5천만 원을 받아요. 그런데 저희가 모니터링에 쓰는 돈이 얼만데요? 5천만 원 가지고 는 택도 없거든요. 상한을 좀 늘려주거 나, 아니면 국내 방송사와 웹툰 플랫폼 사, 그리고 게임사 등이 함께 저작권보 호 목적으로 설립한 해외저작권진흥협 회(COA)라는 곳이 있는데요. 거기 예산 을 늘려주셨으면 해요. 일본에 거의 똑 같은 성격의 CODA라는 데가 있어요. 1 년 예산이 100억이거든요. 반면에 저희 가 가입된 COA의 1년 예산이 18억, 19 억 정도 돼요. 5분의 1인 거예요. 그런 데 사실 일본이, 지금 만화나 애니메이 션은 아직도 강자지만 다른 콘텐츠는 확 죽었거든요. 한국은 케이팝, 케이드라마
받았으면 해요.
로 COA라든지, 잘하고 있는 기관들의 지원을 늘려줬으면 좋겠어요. 예산을 좀 많이 할당해 주는 것도 필요할 것 같고 요. 그리고 또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국 가별 대응을 어떻게 잘할 수 있는가에 대한 가이드 같은 것들이 제시되면 좋겠 어요. 국가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개입 해 주는 것도 필요하고요. 민간이 다 끌 고 가기가 너무 힘들거든요. 당연히 작 가분들도 고소 고발하는 데 너무 힘드시 고요. 그리고 수사기관을 위한 보상 체 계가 확실히 강화됐으면 좋겠어요. 마지 막으로는, 콘텐츠 보호책임을 의무적으 로 할 수 있게 하는 법적인 장치가 필요 하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IP를 유통하는 저희 같은 플랫폼 사들은 기본적으로 개 인 정보 보호 책임이라든지 여러 의무가 있거든요. 그런 식으로 특정 회사들이 콘텐츠를 보호할 책임을 법적으로 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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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그런데 이거는 사실 조금 민감한 게, 조 혹시 학계에서 저작권 인텔리전스 관 규제를 해달라고 하는 거잖아요.
서 그래서 저도 고민인데요. 그렇지만 이
런 생각은 안 하시나요?
련한 전문 학생들이 양성되어야 된다 이
런 의무라도 부과한다면 플랫폼이 적극 권 그런데 그러려면 시장에서 채용이 열 적으로 나올 테니까요. 그러면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이 훨씬 많아질 거라고 생 각해요. 사실 권 차장님도 할 수 있는 게 참 많으신데 내부적으로 설득하는 데도 많은 에너지를 소요하고 계시니까요.
권 이를테면 일정 매출 이상의 특정 플랫 폼 사 등에 한해서 시도해 볼 수는 있겠 네요. 콘텐츠 보호 인증 체계를 주고 인 증에 통과하면 세제 혜택 같은 걸 제공하 는 거예요. 이런 식으로 메리트가 있어 야 플랫폼이 감수하려 할 테니까요. 그냥 ‘콘텐츠 보호 책임자를 선임해’, 이러면 진짜 아무나 세울 거거든요. 인증 체계 를 엄격하게 해서 등급을 나누고, 그 등
런 자리가 있으세요?
려야 되는데, 지금 투자가 더 필요하고 가능한 회사가 네이버웹툰이랑 저희(카 카오엔터) 정도 되니까요. 저희 쪽에서 한 3~4명 이렇게 운영이 되고, 다른 데 서는 전혀 여력이 없을 겁니다.
이 알겠습니다. 혹시 오늘 여기서 나눈 이 야기들이 정부 부처 쪽에도 잘 전달이 되나요? 보호 협의체에 오늘처럼 두 분 이 가셔서 말씀을 해주시면 좋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당사자 입장을 공유해 주실 수 있으니까요. 보호원을 통해서 말고, 이렇게 따로 소통하실 수 있는 그
급에 따라서 세제 혜택을 주든 아니면 보 서 문체부랑도 직접 얘기하는 자리도 있 호 예산을 지원하든 하는 거죠. 신청하면 다 주는 로고 같은 건 필요 없고요. 명예 가 필요한 게 아니거든요. 실제로 테스트 를 하고 우리가 보완할 것들은 보완하고, 실질적인 성과를 근거로 더 좋은 그레이 드를 받고 그걸로 지원을 받으면 좋을 것 같아요. 회사에서도 투자 대비 효과가 나 오면 투자를 할 거거든요.
서 솔직히 저희도 클라우드플레어 같은 중개업자들한테 요청할 일이 많은데, 법 적으로라도 의무가 부여되어 있으면 훨 씬 수월할 것 같아요.
오래 걸리는 거예요.
긴 하고요. 그다음에 방미통위나 방심위 랑도 소통은 다 하고 있긴 해요. 그런데 문제는 많은 얘기를 하고 있지만 결국 얼마나 전략을 잘 세워서 실행으로까지 가느냐는 정부의 몫이잖아요.
이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엔터가 불법 웹툰 건으로 긴밀히 교류하고 계신다고 들었 어요. 정리하면 민간 차원에서는 대응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데 정부랑 같이 대 응할 때 어려움이 큰 거네요. 문체부 따 로 만나고 경찰 따로 만나고 다 따로 만 나니까 힘들어요. 이걸 모으는 데 너무
서 그러니까 솔직히 컨트롤 타워라고 하 는 게 지금 애매하잖아요. 저도 문제가 발생했을 때마다 ‘어디다 얘기하는 게 더 효율적이야’ 이런 것도 좀 모르겠고요.
이 네, 정리가 필요할 것 같아요. 그리고 아까 말씀 주셨던 제도가 바뀌면 충분 히 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는 말도 중요 한 것 같습니다. 구글이나 클라우드플레 어 등 관련 기업들의 더 적극적인 협조 도 꼭 필요하고요. 오늘 긴 시간 수고 많 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하반기 ‘열린 좌담회’ - 웹툰불법유통문제 153
발행일 2025.12.29 발행인 (사)한국만화가협회 지은이 (사)한국만화가협회 기획 (사)한국만화가협회 부설 만화문화연구소 주소 서울특별시 마포구 월드컵북로4길 30 전화 02-757-8485 사이트 https://www.cartoon.or.kr 디자인 Sid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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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열린 좌담회’ - 웹툰불법유통문제 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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