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문화놀이매거진 POT 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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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OPEN
TALK
문화로 같이 즐기다
문화로 마음을 활짝 열다 문화로 함께 이야기하다
POT
춘천문화
POT이 이야기하는 춘천문화란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예술적 감
POT에는 ‘(다양한 것을 담는)그릇, 솥’이라
수성이 풍부한 춘천 시민의 삶 속에서 엿볼 수 있는 일상의 모습
는 의미가 있습니다. 춘천문화매거진 팟은
그 안에 담긴 보석 같은 이야기를 뜻합니다.
문화로 다 같이 즐기고 소통할 수 있도록
오랫동안 많은 예술가와 청춘들에게 영감을 주는 아지트로 자리
지역의 다양한 문화 콘텐츠와 트렌드, 지금
매김해 온 춘천. POT은 춘천이라는 멋진 지역을 춘천 시민과 춘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이슈 등 생동하는 춘
천을 찾은 사람들이 보다 즐겁게 향유할 수 있도록 다채롭게 펼쳐
천의 문화예술을 한데 담아내는 그릇이 되
보이겠습니다.
겠습니다.
N.18
발행 (재)춘천시문화재단 발행인 최돈선
포토그래퍼 이종희 사진관, 여인우, 이원일
환경 2019
총괄 정책기획팀 신정호, 최수현
일러스트레이터 이은실, 최하늘
기획 ㈜알플레이
디자인 박소언 편집위원 목선혜, 손영일, 이원섭, 최정오 인쇄 강원일보사
[24336] 강원도 춘천시 효자상길 5번길 13(효자동) / 033 259 5800
춘천시문화재단 POT에 실린 글의 내용은 (재)춘천시문화재단의 공식 의견과 다를 수 있으며, 글과 사진은 허가 없이 무단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에디터 나래, 김형철, 김성현, 최성각, 김예진, 여인우
COVER STORY
앞표지 PATINA 130.3x162.2 Mixed media on Canvas 2015-2017 뒷표지 PATINA 50x50 Muk on Canvas 2017
ARTIST 이구하李龜河
LEE, KOO HA
popartist02.wixsite.com/kooha
국립강원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 졸업 / 서양화전공
渡佛 FRANCE Paris에서 작품활동
ARTCOVER.COM 추천작가선정 / 프랑스미술전문포털
국립강원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 미술교육학 석사
박수근미술관 입주작가
서울문화투데이 문화대상 젊은작가상 수상
PATINA
보통의 작가들이 시각적인 완성을 보여주는 그 행위를 ‘작품’이라 일컫는데, 이구하의 ‘patina’는 미완성이거나 시간과 공간의 개념을 넘어설 수 있는 상태, 즉 작품을 ‘흔 적’으로 보는 행위로 계속 진행 중일지도 모른다는 물음을 제시한다. 보통의 관람자는 본인이 지닌 생애 이슈로 그림을 들여다보게 되는데 이구하의 작품은 시작도 안 했거 나 또는 이미 진행 중이거나 완성되었거나 이 모두를 관람자의 몫으로 남겨둔다. 이것 이 그가 말하는 ‘patina’다.
POT THEMA
N. 18 춘천의 문화적 환경
서현종 화가
PEOPLE
N. 18 CONTENTS
NOW
INSIDE CCCF
REVIEW & PREVIEW
01 음악 나들이, 작은 소풍, 공감의 조건 춘천시립예술단 공연 02 일상의 문화, 행복의 조건
리뷰와 프리뷰
CREATE
ARTIST LIFE
STAGE
가장 따뜻한 색, 춘천의 블루
춘천마임축제 들여다보기
PLAY
COMMUNITY
우리의 밤은 아름답다
김유정 문학의 가치를 빛내는 사람들
DJ BONE 권두진
CCCF REPORT
CCCF NEWS
예술인의 사회적, 직업적 지위 보장을 위한 예술인복지
춘천시문화재단의 다양한 뉴스
창조적 영감을 주는 도시, 춘천의 문화 예술 가이드
GALLERY
BOOKS
견뎌야 하는 기다림 관찰기
최성각의 매콤시큼한 冊‘썰’
화가 한선주
일과 놀이가 어우러진 춘천시민의 일상을 통해 전하는 춘천의 감성
PLACE
HARMONY
문화예술을 품은 공간
춘천의 생활문화 환경을 말하다
‘통통창의력발전소’와 ‘예술밭사이로’
지금 주목해야 할 이야기, 춘천시문화재단의 다양한 소식
CCCF CALENDAR
POT COMMENT
한눈에 보는 공연 및 축제 캘린더
POT 독자들의 코멘트
POT THEMA
환경
2015년 첫선을 보인 지 벌써 5년 차에 접어든 춘천문화매거진 POT이 18호 부터 새 옷을 갈아입었습니다. 독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전하고자 했던 POT만 의 특별한 감성과 더불어 전문적인 문화 콘텐츠, 창의적인 춘천시민들의 이 야기와 그 일상에서 탄생한 춘천의 트렌드와 이슈를 더해 변화를 주기로 했 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각호마다 모든 콘텐츠를 연결해주는 핵심 테마를 정하기로 했 는데요. 이번 호에서 독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테마는 지금 우리를 둘러싼 ‘환 경’입니다. 춘천이라는 도시가 예술가에게는 어떤 ‘창작 환경’인지, 시민의 ‘문화 향유 환경’은 어떠한지, 주 52시간 근로시대에 대두된 ‘생활문화’는 우 리 지역에서 어떤 의미인지 다양한 분야의 단체와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습니다.
문화적 환경, 문화 생태계를 주제로 정하고 나니 문득 떠오르는 아티스트가 있었어요. 바로 화가이자 건축가, 환경운동가였던 아티스트 ‘훈데르트 바서’ 입니다. 그는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적 환경을 다섯 개의 피부라는 개념으로 설명했죠. 첫 번째 피부는 사람의 살갗이고 두 번째는 의복, 세 번째는 집, 네 번째는 사회적 환경과 정체성, 다섯 번째 피부는 지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개념처럼 평생을 자연과 인간의 평화로운 공존을 실현하고자 노력했 으며, 많은 이들에게 큰 울림을 주는 명언을 전하기도 했답니다.
"나 혼자 꿈을 꾸면 그건 한갓 꿈일 뿐이다. 하지만 우리가 모두 함께 꿈을 꾸 면 그것은 새로운 현실의 출발이 된다."
춘천이 꾸는 꿈이 새로운 현실의 출발이 될 수 있도록 이번 호에서 다루는 ‘춘천의 문화적 환경’에 대하여 POT 독자 여러분도 함께 고민해 보았으면 좋 겠습니다.
글 POT 편집부 일러스트 슷카이
create
창조적 영감을 주는 도시, 춘천의 문화 예술 가이드
Artist Life
stage
Gallery
books
the warmest color
blue
가장 따뜻한 색, 춘천의 블루
화가 서현종
글 김예진 사진 김형철·김예진
<춘천 블루스 展-엄마의 꽃밭> 전시장에서 서현종 작가를 만났다. 아들 이 그린 춘천의 밤풍경과 팔순 노모가 그린 환한 꽃밭 그림은 대조적인 색감과 밤과 낮의 극명한 대비에도 아이러니하게 잘 어울리고 따사로웠 다. 익숙한 골목의 포장마차와 선술집, 달이 뜬 봉의산의 정겨움과 옆집 마당에 피어 있을 채송화가 특별할 것 없는 일상에서 주는 평화로움과 위안을 느끼게 한다.
춘천의 달 2 SUPER MOON 2019, 아크릴
서 작가의 그림은 깊은 밤의 미드나잇 블루midnight blue가 주를 이루는 밤풍경이 대부분이다. 그 래서 첫 느낌은 어둡고 알 수 없는 슬픔으로 다가왔다가도 익숙한 풍경 속을 한참 들여다보면 내가 풍경 속으로 들어가 작중인물이 되어 춘천의 골목을 걷거나 선술집에 앉아 있는 나를 발견하고는 온기를 느끼게 된다. 작가의 그림이 따뜻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풍경 밖에서 멀리서 바라만 보는 관찰자가 아니라 어느새 주인공이 되어 누군가와 술을 한 잔 기울이며 외로움을 달래 고 있다. 고단한 지붕 위의 그윽한 달빛과 귀갓길을 지켜보는 가로등, 희미하게 새어 나오는 불빛 은 서 작가의 서툰 따뜻함일지도 모른다.
“가장 어두울 때 그 한 점의 빛, 외롭고 삶이 힘들다고 느끼는 순간의 내밀어주는 손 하나 가 가장 따뜻한 순간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위안이 되고 또 살아가는 용기를 얻는 거죠. 세상이 버겁고 힘들어도 누군가 한 사람만 있어 술잔을 기울이며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 다면 행복하잖아요.”
서 작가는 거칠고, 무겁고 어두운 화폭에서도 따뜻한 메시지를 잊지 않는다. 어쩌면 작가에게도 간 절한 순간들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지난날이 궁금했다. 철원 육단리 어느 골방에서 태어났다는 그는 아장아장 걸을 무렵부터 줄곧 춘천에서 살았다. 약사 동에서 40년을 살다 재개발지역이 되어 교동 주택가로 이사했다. 가난한 살림에 5남매 중 막내였 던 그는 미술시간이 달갑지 않았다. 5남매가 돌려가며 쓰는 크레파스는 늘 짤막해서 창피했고 사 달라고 조를 만한 배짱도 없었다. 부모님은 일터에 계시니 막내의 응석은 받아줄 사람이 없었고, 소심했던 아이는 친구도 많지 않아 밖에서 노는 일보다는 집에서 형이나 누나의 졸병 역할을 했다. 심부름은 싫었지만 기르던 개, 닭, 토끼들과 텃밭에서 앵두를 따 먹는 재미는 좋았다.
“저는 트리플 A형이에요. 그래서 잘 삐치기도 해요. (웃음) 어린 시절 속상했던 기억 중 하 나는 길 가다 동네 어른을 마주치며 인사를 했는데, 저를 몰라보고 ‘누구지?’하는 표정으 로 그냥 지나치시는 거예요.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민망하고 괜히 얼굴이 달아올라요. 그래서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게 힘들 때가 많아요. 활동적이지도 않고 말주변도 없 어서 표현이 서투르니 제대로 제 뜻이 전해지지 않는 것 같아 어릴 때부터 대인관계가 좋 은 편은 아니었어요. 라디오를 들으며 감상적이 되거나 별을 보며 나를 능력자로 만들어 줄 우주인이 있을 거라며 몽상에 빠지는 일도 많았죠. 사람을 피하는 일이 많았고 혼자 놀 기를 좋아했어요.”
중·고등학교 시절에도 미술시간을 제외하면 특별히 의욕적이거나 재미난 일은 없었다. 중학교 때 선생님의 곤봉에 유명브랜드 마크를 빼곡하게 그려 준 적이 있었는데 그때부터 디자인에 관심이 갔다. 고등학교 때 선 생님의 미술반 권유도 있었지만, 선뜻 가입하지도 못했다. 주로 마크나 로고 같은 디자인적인 그림이나 자 화상을 일기장과 노트에 낙서하듯 그렸다. 대학진학을 앞두고는 미래에 대한 막연한 걱정과 늘 혼자라는 외 로움은 생生과 사死를 비관적이게 받아들이게 했다. 시각디자인학과에 진학하고는 그 전의 내성적이고 소심한 자신이 싫어서 부러 외향적인 것처럼 행동했다. 대학 시절엔 TV나 신문광고 일을 선망해서 공모전에도 여러 번 출품했다. 하지만 본디 성정을 바꾸기란 쉽 지 않았다. 자기 내면에서 에너지를 얻는 사람은 외부 자극이 많아져 감당하기 어려우면 민감해서 불안하거 나 무기력해진다. 대학 3년 차에 주변 사람들과 세상이 다 싫어졌다. 출석도 하지 않고, 시험도 치르지 않아 전과목 F를 받았다. 철저히 홀로라는 생각에 군대를 택했다. 인지하지는 못했을지 모르지만, 내면의 소리에 집중하는 시기였으리라. 돌아와서는 새로운 선택을 하겠노라 마음을 다잡았다.
“당시에는 상처를 받으니 사람이 싫어지고, 춘천이 답답하고 고루하다고 생각했죠. 디자인에 대 한 정보도 시스템도 열악한 것이 현실이니 저를 알아주는 넓은 세상을 향한 막연한 포부가 등을 밀었죠. 하지만 실은 도피였어요. 나약함에 대한 변명인 거죠. 제대하기가 두려웠거든요.”
서 작가가 꿈꾸던 디자인 세계는 환경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졸업 후, 강사로 활동하거나 작은 갤러리를 내 어 경제활동을 하며 꿈꾸었던 넓은 세계는 춘천의 골목으로 향했다. 초기 작업은 지금보다 훨씬 더 거칠고 어두웠다. 크레파스로도 작업했는데 거친 듯 부드러운 재질과 색감이 맘에 들었다. 작업을 하면서도 20년 동안 학생을 지도했는데 그림에 집중할 수 없어 늘 갈증이 심했다.
“그림을 그리지 않는 나는 백수라는 생각이 들어요. 2006년부터는 그림만 그렸어요. 1년에 한번은꼭 전시를 하겠다는 스스로의 약속도 지켰어요. 가난하지만 행복해지더라고요. 그래서인지 지 인들은 제 그림이 부드러워졌다고 말을 해요.”
<1989 효자동> 시리즈는 대학 시절 선배 자취방 근처를 그린 그림이다. 자정도 넘긴 시각, 포장마차의 불빛 은 측은하고 효자동 골목을 걸어가는 취객 뒤로 그믐달이 따라간다. 서 작가는 눈을 감으면 춘천의 골목 지 도가 그려진다고 했다. 사라진 지 오래된 길 끝의 나무도 담벼락도 그에게는 선명하게 남아 아직도 그려야 할 춘천의 골목이 많다. 구불구불한 골목 집들은 변화무쌍하다. 그래서 매력적이다. 눈에 볼 수 없는 풍경은 모퉁이를 돌 때마다 풍경이 새롭고 길 끝이 궁금해진다. 담장 너머 보이는 마당의 살림살이를 보는 재미도 좋다. 어느 집 하나, 같은 풍경이 없다. 호기심은 두리번거리며 천천히 걷게 되고 좁은 길을 오르내리며 자주 보이던 이가 안 보이면 궁금해진다. 서 작가가 기억하는 골목에는 사람이 많지 않아도 사람 냄새가 짙다.
“앞으로도 작업할 곳이 너무 많아요. 약사동에 있던 춘천교도소 담벼락 위로 공만 떠다니던 모습 을 봤던 어린 시절의 골목들과 왁자지껄 떠들며 여기저기 사람들이 모여 있는 동네를 대작으로 만 들고 싶어요.”
어릴 적 어머니와 함께 찍은 사진
1989 효자동 2, 아크릴
1989 효자동, 아크릴
자작나무 2, 아크릴
서 작가는 올해는 블루blue에 대하여 연구를 하고 있다. 블루blue는 색감을 지칭하는 말이지만 우울한 감정을 드러내는 형용사이기도 하다. 블루는 1789년, 영국의 극작가 조지 콜맨이 쓴 단막극 희곡 <Blue Devils>(우울증) 라는 작품에서 처음으로 ‘우울하다’라는 의미로 쓰였다고 한다. 아프리카에서 시작되었다는 독특한 리듬은 미국 남부로 끌려온 노예들 이 혹독한 노동을 이겨내고 그들의 결속을 다지며 블루스라는 장르를 만들어냈다. 스스로를 위로하던 영가였다. 블루스 는 블루에서 파생된 말이다. 삶의 애환을 위로해온 노래처럼 <춘천 블루스 展>의 밤하늘에도 짙은 블루가 깊은 강이 되 어 흐른다. 블루에도 종류가 많은데 그가 특별히 좋아하는 블루가 있을까?
“믿지 않겠지만 백일 때 덮었던 체크무늬 이불의 파란색이 기억나요. 한때 떠나고 싶었던 춘천이었지만, 이 제 춘천의 블루는 다 좋아요.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의 블루라면 다 좋아요.”
인터뷰하는 동안 맥주를 마시던 서 작가의 얼굴이 조금 발그레해지더니 환하게 웃었다. 어린아이 같았다. 몇 년 전 심리 테스트를 한 결과 미성숙한 사람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그리고는 또 웃는다. 이제는 스스로 ‘내성적이고 소심한 사 람이라 나 삐질지도 몰라요.’라고 자신의 단점을 우스개로 먼저 말해버리곤 한다. 상처받는 것이 두려워서 미리 방어한 다. 외향적인 사람이 사회성이 좋다는 편견이 있는 우리 사회에서 서 작가는 외로웠다. 그렇지만 외로운 사람이야말로 섬세하고 공감 능력이 뛰어나다고 한다. 외롭기 때문에 함께 있고 싶고 작은 관심과 사랑에도 마음이 움직인다. 자신의 작업이 아직도 초반전이라고 말하는 서 작가는 재료에 대한 아쉬움을 미성숙이라 표현했다. 작업실이 따로 없이 작업하
이모집, 아크릴
다 보니 저렴하고 공간이 협소해도 작업이 용이한 아크릴을 사용한다. 젯소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좀 더 은은한 빛의 푸 근함을 담고 싶지만 한계도 많다. 상반기에는 그 한계 많은 작은 방에서 어머니와 그림을 그렸다.
“뿌리가 없는 나무가 어디 있냐? 우리 눈에 보이지 않지만 아주 중요해.”
언젠가 받아쓰기 100점 받은 선물로 어머니는 그림을 그려 주었다. 뿌리까지 다 그린 꽃 그림을 처음 보는 아들은 이상 했다. 어머니의 그림은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그리고 팔순을 넘긴 작년 붓을 들었다. 칙칙한 아들의 그림이 못마땅해서 배운 적도 없는 자수 같은 꽃 그림을 쓱쓱 그렸다. 채송화 꽃밭에는 나비가 날아들고 작은 쥐도 그려 넣었다. 뿌리도 그 렸다. 노모와의 전시는 흐뭇하고 고무적이다. 노모의 작업도 계속되기를 바라며 서 작가의 소망도 물었다.
“무한한 깊이의 공간, 그곳이 하늘이든 우주든, 아무것도 그리지 않고 가득한 그런 그림을 그리고 싶어요.”
긴 시간의 인터뷰를 마치며 다 털어놓고 얘기를 하다 보니 마치 심리치료를 받는 것 같았다고 했다. 오늘도 서 작가는 ‘이모집’에 앉아 춘천의 블루를 이야기할 것 같다.
mime festival
춘천마임축제 들여다보기
photo essay
포토 에세이
글·사진 여인우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하였으며 춘천시민으로 산 지 10년이 되었다. 현재 건축사진가로 활동 중이 다. 다수의 건축, 인테리어 사무실과 작업을 하고 있으며 월간 데코저널 사진팀장, 한국건축사진가 회 정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춘천을 기록하는 일 을 도모하고 싶다.
공기가 썩 좋지 않았던 주말, 산책 삼아 찾은 상상마당 농부들이 직접 기르고 만든 것을 팔고 있었고 무대에서는 마임공연이 한창이었다. 햇살이 강했지만 불이 있었고 즐거움이 있었다.
묘한 긴장감마저 들었다. 쿵작거리는 음악에 더 그러하였다. 작렬하는 태양빛과 함께 물이 튀어 올랐고 물감이 거리에 던져졌다. 부딪힌 물은 햇살에 방향 없이 튀었고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그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늘어선 푸드트럭에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을 정도였고 멀리 무대에서 들려오는 강렬한 소리는 "여기서 우리가 놀고 있구나" 하였다. 이쪽저쪽 할 것 없이 이어지는 공연에선 불이 있었고 정신없는 시간이 있었다. 식어버린 공기는 사라졌고 밤늦도록 축제는 계속되었다.
우선 미안하였다. 춘천 사람으로 알면서도 모르는 척했던 것인지 알고 싶지 않았던 것인지 축제였다. 오월의 춘천은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도시 그곳에 계속되는 공연들이 있었고, 시청 앞에서는 한바탕 물놀이가 있었고 송암에서는 선선한 공기와 뜨거운 불놀이가 있었다.
mimecitizen
마임시티즌
는 축제의 현장으로 기억될 것이다.
글·사진 POT 편집부
올해 31회를 맞는 춘천의 대표 문화예술축제 ‘2019 춘천마임축제’에는 전문 배우들과 시민 퍼포머가 함께 특별한 공연을 펼쳤다. ‘이야기-소통-공감’을 중심으로 배우와 시민들이 함께 즐기며 교감할 수 있는 ‘축제 형 작품’을 선보이는 프로젝트팀인 ‘마임시티즌’이다. 이들은 지난 5월부터 ‘마임아카데미 워크숍’의 시민과 정과 몸짓배우 과정을 통해 동작을 익히고, 축제현장의 공연자로 직접 참여했다. 마임시티즌은 개막 프로그 램인 ‘물의도시;아!水라장’과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밤샘 축제 ‘불의도시;도깨비난장’에서 그동안 열심히 갈 고 닦은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친밀감을 높일 수 있는 댄스 타임인 ‘쉘 위 댄스’, 마임 특유의 무표정한 얼굴 로 춤을 추는 ‘슈트맨’, 시민과 전문가가 공동으로 제작한 ‘건배-Viva La Vida’ 공연은 마임 축제장을 찾은 관객과 물리적, 심리적 거리를 좁혀주기에 충분했다. 약 350여명의 시민이 직접 공연에 참여한 ‘2019 춘천마임축제’는 시민이 진정한 주인공이 되었던 의미 있
about waiting
견뎌야 하는 기다림 관찰기
화가 한선주
기다림에대한습작 아이패드로 그린 스케치, 2019
글 한선주
기다림도 저마다 다른 얼굴을 가졌다. 체념한 채 그저 시간이 지나감을 응시할 때가 있는 가 하면, 기다림의 순간을 아로새기며 견뎌야 할 때도 있다. 삶이라는 거대한 시간에서 그 러나 때로는 너무나 조그만 순간에서, 결론을 설정하지 않은 기다림은 무엇일까? 기다림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철학적 사유와 삶의 내용을 담고 있는 한선주의 작품을 감상해 보자.
이 지점에서 기다림은 시작된다.
속에 처한 연구자의 실존이다.
기다림
기다림 석등1 화선지에 수묵채색, 55.0x40.0cm, 2019
부림이 있다. 투쟁적 기다림이다.
고통은 실존을 경험케 한다. 평소에 의식되지 않던 손이 칼에 베였을 때 인식되는 존재로 드러나듯이 말이다. 고통을 논 함에 있어 중요한 것은 어떤 사건을 겪었는가가 아니라, 실체로 드러난 자신의 존재를 실존으로 느꼈는가에 있다. 바로
기다림 한 가운데 있는 사람은 전형적인 실존의 곤경에 처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기다림 은 잠시 통과해 지나가는 시간의 통로가 아니다. 그것은 정체하는 느낌의 시간으로 거쳐 가는 것이 아니라 견뎌야 하는 기다림이다. 피안에 있는 타자는 마치 사뮈엘 베케트의 고도1처럼 언제 어떻게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지 모르기 때문이 며, 그 기다림의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어떤 능력도 자신에게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기다림 속에서 자신의 유한성을 발견함은, 나의 욕망에 따라 시간과 상황을 원하는 모양대로 다룰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데에 있다. 작가는 이 머나먼 여정의 끝, 기다림의 결론이 아니라 고통과 비움 사이, 비움과 실천적 사랑 사이, 이 사이사이 기다림
1. 사뮈엘 베케트의 작품 『고도를 기다리며』 에서 주인공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이 일평생 기다리는 정체모를 대상
기다림 석등2 화선지에 수묵채색, 55.0x40.0cm, 2019
두 작품은 모두 견뎌냄으로써의 기다림과 지속의 시간 속에 있는 내면의 역동성을 드러낸다. 자신의 자리에 서서 고통과 환난에 대하여 회피하거나 저돌적으로 돌진하지 않는다. 그저 그 시간을 온전히 통과하고 그 시간과 하나되는, 그 시간 자체가 되는 작가의 삶과 고통을 대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겉으로 드러남 없고 소리도 없다. 그러나 그 안에는 격렬한 몸
GALLERY ㅣ
밤에 온 해밀 한지에 채색, 22.7x15.8cm, 2016
저녁의 나머지 한지에 채색, 53.0x45.0cm, 2017
Before 2019
한선주
bonjour153@naver.com
2015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동양화과 졸업 2012 홍익대학교 프로덕트디자인과 졸업
도보여행전 / 갤러리 툰 춘천 아트레시피전 / 춘천문화예술회관
기와집골 릴레이전 / 문화공간100, 춘천
홍익대학교 석사학위 청구전 /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도술, 축지법과 비행술전 /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2019년 이전 작업은 견디는 기다림으로서의 성격을 보이기보다 낭만적 기다림에 더 가까웠다. 비 온 뒤 맑게 갠 하늘을 우리말로 해밀이라고 한다. 해가 저물기 전에 찾아오는 해밀은 어두운 구름 뒤로 쨍한 하늘색을 볼 때 감격이 더해진다. 그런데 해밀은 해가 진 밤에도 찾아온다. 푸른 하늘빛은 보이지 않지만, 신선한 공기와 땅 위에 고인 물이 비추는 밤하늘과 가로등, 별빛 등으로 우리는 밤에 찾아온 해밀을 느낄 수 있다. 우리의 기다리 는 대상은 우리가 원하는 모양과 형상대로 찾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대상의 본질은 변함이 없다.
어린 시절 놀이터에서 한참을 놀고 있을 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해가 느릿느릿 떠나 아이들도 한두 명씩 사라 질 즈음엔 삽살개 주인아저씨가 사는 집에서부터 조그만 아파트 네모 칸으로 하나둘 불이 들어왔다. 나는 기다 렸다는 듯이 엄마와 할머니가 밥을 짓고 있을 집으로 뛰어갔다. 사람의 생이 일곱 살 꼬맹이의 하루와 몹시 비슷하다고 느낀다. 분주한 한낮에 무엇을 기다리며 사는지 모르지 만, 해가 지고 가로등에 불이 켜지면 무엇을 기다렸는지를 알며 가야 할 곳으로 돌아갈 것을 깨닫는 것이라고.
gallery ㅣ
최성각
가끔 서평을 쓰다 보니 ‘출판평론가’라고도 불린다.
the book story
최성각의 매콤시큼한 冊‘썰’
글 최성각 사진 김형철
冊‘썰’을 시작하면서 드리는 인삿말
안녕하세요. 새로이 POT에서 책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책을 왜 읽어야 하는가”, “어떤 책을 어떻 게 읽어야 하는가”, 하는 ‘썰’(說)들은 장강처럼 도도하게 흐르고 오대산의 소나무처럼 많습니다. 전에는 주로 생태 환경문제를 다룬 책들의 서평을 썼습니다. 이곳에서는 생명에 관한 책도 다루겠지만, 이런저 런 책들을 다양하게 소개할 생각입니다. 책에 관해서뿐 아니라 책을 읽는 사람들이나 세상 이야기도 하 게 되겠지요. 이를테면, “베스트셀러 같은 것은 읽지 마시라, 시간이 그렇게 많으신가?”, 하는 당부와 반 문들. 혹은 “책 읽기를 너무 쉽게 생각지 마시라, 전력을 다해 읽어야 한다” 같은 고리타분하지만 필요한 이야기도 나누게 될 것입니다. 꼭지명을 ‘매콤시큼한 冊썰’이라고 한 이유는 책 이야기가 곧 우리가 살아 가는 이야기일진대 말랑말랑한 이야기는 달지만 해로울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맵고 신 이야기들 을 외면하지 않겠다는 의지입니다. 인사말은 이쯤에서 그치겠습니다. 좋은 책 읽으면서 경이롭지만 한편 슬프고 힘겨운 이 눈물바다를 같이 헤엄쳐 나갑시다.
작가, 서면 툇골에서 쌈 채소나 가꾸는 게으른 글쟁이. 쓰기보다 읽기를 더 좋아하는데, 3만여 권의 장서 속에 파묻혀 그곳을 천국인 양 착각한다. <쫓 기는 새>, <달려라 냇물아>, <나는 오늘도 책을 읽었다> 등의 책을 펴냈다.
나를 알면 남들에 대해서도 알게 된다
몽테뉴의 <수상록>
이 책은 흔히 ‘인간에 대한 위대한 통찰’로 설명됩니다. 인류가 문자 활동을 한 이래, 이 책은 서양의 경우 <성서>만 큼, 동양의 경우에는 <논어>만큼이나 많은 이들에게 오랜 시간 동안 줄기찬 사랑을 받으면서 읽히고, 또 영향을 끼 친 책들 중의 하나입니다. 흔히들 그런 책을 고전이라 하는데, 이 책 또한 당연히 고전입니다. 변덕스럽고 가차 없는 시간의 담금질을 이겨내고 살아남아 여전히 읽힌다는 이야기지요. 그런 책에는 반드시 그럴 만한 이유가 있겠지요. 흔히들 한 저작을 이야기할 때에는 저자의 생애와 사상, 그리고 그 책의 영향력을 순서대로 잘 밝혀 이해를 돕곤 하 지요. 하지만 이 지면은 학술잡지가 아니고, 저 또한 규격화된 관습적인 글쓰기를 재미없어하는 사람인지라 한 권 의 책을 요약해 소개하거나 그런 따분한 짓은 사양하겠습니다. 누가 무슨 말을 꺼내기 바쁘게 궁금하면 곧바로 스마 트폰으로 검색하는 시대인지라 ‘몽테뉴’를 검색해보면 그의 생몰연대와 그가 쓴 저작의 특성이 순식간에 잘 요약되 어 나올 것입니다. 이번에 소개해 드리는 몽테뉴의 <수상록>은 너무나 유명한 책이라 어디에서부터 이 책 이야기를 전개해야 할지 난감할 지경입니다 몽테뉴는 1533년에 프랑스 보르도 근처에 있는 몽테뉴성城에서 태어납니다. 몽테뉴성은 증조부가 포도주와 염건 어鹽乾魚 장사로 엄청난 치부를 해서 매입한 성인데, 그런 덕택에 몽테뉴는 어려서부터 라틴어에 정통하게 됩니다. 말하자면, 몽테뉴는 부잣집에서 태어났지만 어디 룸살롱에서 마약이나 하다가 잡혀가고 그러지 않았다는 이야기입 니다. 이후 어지럽고 복잡하던 중세 신규 교의 쌈박질 속에서 작은 벼슬도 하지만, 몽테뉴의 관심사는 언제나 ‘인간’ 이었다고 합니다. 재판소의 심사관으로 일하던 시절에 만난 보에티라는 친구와의 독특하고 신비로운 방법으로 맺 어진 우정은 친구의 이른 죽음으로 몽테뉴에게 큰 충격을 주었고, 그런 계기로 자신에 대한 연구가 곧 인간에 대한 연구라는 생각으로 몽테뉴는 자기 자신을 소재로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 자기 자신이 곧 글의 유일한 소재가 되어 쓰여진 그 책의 제목이 바로 ‘엣세Les Essais’. 원의는 ‘시도’라는 뜻인데, 어쨌거나 그 후 우리가 지금 ‘에세이’라고 부르는 장르가 바로 몽테뉴의 책 제목에서 비롯됩니다. 그러나 흔히 그의 <엣세>는 <수상록>으로 번역되어 있습니 다. ‘나는 무엇을 아는가?’라는 이 책의 명제가 곧 몽테뉴의 좌우명이 됩니다. “나를 제대로 알면 다른 인간도 알게 되
의 핵심입니다.
고, 따라서 나 자신에 대한 탐구야말로 나의 의무다”, 대충 그런 논법으로 몽테뉴의 작업이 전개되는데, 몽테뉴는 < 수상록>을 20여 년간 집필합니다. 그 사이에 페스트가 창궐하고, 온 사방에서 사람들이 죽어 나갈 때 몽테뉴 또한 서재에서 조용히 자신의 차례가 오기를 기다렸다고 하지요. 죽음, 질병, 금욕주의, 다른 종교(생각)에 대한 불관용 등을 성찰하면서 몽테뉴는 침착하게 인간의 진짜 행복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모색합니다. 결국 “내가 아는 것은 아 무것도 없다, 하지만 행복이나 불행은 오로지 나 자신에게 달려 있다”, 그런 생각에 도달하는데, 그것이 곧 수상록
고통이나 죽음도 피하려고만 들 일이 아니라 다 그런 게 인생에 닥칠 이유가 있고, 거기에도 의미가 있다는 관조에 들어가지요. 몽테뉴 또한 다른 현자들처럼 어떤 사람이 잘 살았느냐는 그가 어떻게 죽음을 맞이했는가를 통해 알 수 있다고 생각했지요. 죽을 때까지 고치고 또 고친 그의 <수상록>은 너무나 방대해서 끝까지 읽는 데에는 인내심이 필 요합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책방에 가면 명예와 책임감을 잊지 않고 있는 훌륭한 편자들에 의해 <수상록>의 핵 심만 잘 간추려놓은 책들이 적잖이 있습니다. 어떤 책을 찾아 읽든지, 죽기 전에 몽테뉴의 <수상록>은 한번쯤은 접 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런 발췌본으로 성이 안 차는 이들은 완역된 <수상록>에 달려들어도 되겠지만, 지금 우리가 몰라도 괜찮은 내용들이 너무 많아서 어떤 <수상록>을 택할지는 각자 판단할 일이긴 합니다. 몽테뉴의 <수상록>과 비슷한 책들로는 우리가 너무나 잘 있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키케로나 세네카 의 책들이 있습니다. 30년쯤 전에 국내 독서계에 공전의 히트를 친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책들도 인간에 대한 비관 주의와 처세 책으로 읽히긴 하지만, 그것 또한 인간에 대한 가차 없는 성찰의 책들이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이런 책들은 우리에게 무엇을 주는가?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우리를 순식간에 매우 천박하게 만들기 쉬운 물질주의 에 휩싸여 있지만, 인간 내부 속에 위대함과 고귀함에 대한 흥분과 선망이 있다는 것, 어떤 경우라도 인간의 품위를 잃지 않아야 한다는 다짐 같은 것을 하게 만들지요. “잘 살고 잘 죽기 위해 나는 공부한다”라고 확신한 몽테뉴, 그래서 공부 중의 공부는 곧 ‘나’를 탐구하는 것이라고 믿었던 몽테뉴는 핵심을 바로 짚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을 탐구대상으로 삼은 몽테뉴를 그래서 혹자는 ‘최초 의 근대인’이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축복과 재앙을 같이 몰고 온 말썽 많은 ‘근대’, 말입니다.
을유문화사에서 나온 몽테뉴 수상록. 비록 지금은 절판되었으나, 국내 최초인 1965년에 총 3권으로 완역한 걸작으로 꼽힌다.
play
일과 놀이가 어우러진 춘천시민의 일상을 통해 전하는 춘천의 감성
People
Community
place
Harmony
춘천 명동 브라운 5번가 인근에 새로 열린 뮤직 아지트 ‘루트나인root nin9’을 운영 하는 권두진은 ‘DJ BONE’으로 활동 중인 이른바 전자음악 장르 DJ다. 주로 전자음악을 전문적으로 다루긴 하지만, 루트나인에서 보고 들을 수 있는 음악 은 한 장르에 국한되지 않는다. Folk, Jazz, Rock&Roll, Blues 등 모든 사람이 듣 고 공감할 수 있는 ‘올카인드 뮤직’을 버무려 공간에 담아낸다. 다채로운 음악을 매개로 각박한 세상 속에서 소통하는 공간, 나아가 로컬 디제이 크루와 함께 성장하는 환경을 만들고 싶은 권두진의 일상을 들여다보았다.
our beautiful
nights
우리의 밤은 아름답다
DJ BONE 권두진
글 나래 사진 이종희
장르와 세대를 넘어 음악으로 교감하는 공간을 열다
권두진은 올 초부터 상당히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Folk & Tech, Drink’라는 정체성을 앞세운 음악 공간 루트나인을 직접 고치고, 꾸며서 2월 22일에 정식 오픈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이곳에 서 크고 작은 공연들을 정기적으로 진행하며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얼마 전에는 블루스와 포크 음악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밴드 죠’와 포크송 ‘사랑과 평화’를 부른 유지연의 공연을 마쳤고, 녹우 김성호, 블루코드 박현식, 기타리스트 엄태환, 색소포니스트 길영우, 아이보리코스트, 훈남스, 직 시밴드 등 춘천에서 유명한 뮤지션들이 수시로 공간을 매력적인 음악으로 채운다. 그뿐 아니라 DJ Dr. Groove, PSYPER, Redsun, J Kill 등 춘천 안팎에서 활동하는 동료 디제이가 화려한 테크닉 을 뽐내기도 한다. 문을 연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공연을 하고 싶은 뮤지션과 좋은 음악을 더 가까 이서 듣고 싶은 리스너의 목마름을 일부 해결해 줄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과거에도 일렉트로닉 장르의 클럽을 운영했지만, 루트나인이라는 도전이 그에게 더욱 특별한 이유 는 그 동안 생소한 장르였던 포크 음악을 접목했다는 점이다. 이곳에서는 음악으로 세대를 구분 짓 거나, 장르로 경계를 긋는 행위가 무의미할 수 있다. 적어도 루트나인에서 연주하는 포크 음악은 7080세대의 고루한 음악이 아니며, 디제이가 믹싱한 음악 역시 그저 흥을 돋우기 위한 배경 음악 으로 치부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다른 음악에 대한 인정과 존중이 있는 공간, 권두진이 루트나인 에 최종적으로 채우고 싶은 콘텐츠 또한 그와 비슷하다. 나이가 어린 학생이든 연세가 지긋한 어르 신이든 자유롭게 와서 서로가 좋아하는 음악을 통해 교감할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 그러고 보면 모든 소통의 시작은 다른 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고, 타인의 취향을 오롯이 느 껴보는 것에서 비롯하지 않는가. 하지만 어쿠스틱 장르와 전자음악의 조합은 좀처럼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궁금해졌다. 어째서 그런 어려운 도전을 하는지 말이다. 지금껏 아무도 시도해본 적 없는 포크와 테크의 접목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질까?
“포크와 테크(일렉트로닉) 장르를 접목한다고 말하기는 제가 아직 부족하죠. 사실 어려운 일이기도 하고요. 다만 지금은 서로 다른 두 장르를 한 공간에서 연결하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해요. 비록 1부와 2부로 나누어 다른 공연을 하더라도 연결하려는 시도와 과정을 즐 기고 있습니다. 기술이 발달하며 좀 더 세분화된 음악과 테크닉이 새롭게 탄생하고 있어 요. 전자음악 쪽은 더욱더 그렇죠. 그렇기 때문에 최근에는 악기를 연주하거나 다른 장르 의 뮤지션과 호흡하는 디제이도 많아졌습니다. 저 역시 아직 기타를 연주할 정도의 실력 은 되지 않지만, 다양한 악기 세션과 공연을 펼치고 싶은 음악적 목표를 갖고 있어요.”
도전과 시련, 그래도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도와준 사람들
어쩌다 보니 루트나인은 그가 춘천에서 세 번째로 운영하게 된 뮤직 클럽이 되었다. 첫 번째는 2004년에 친형의 친 구가 운영하던 클럽 ‘라바’와 ‘샴’ 중 ‘샴’이라는 공간을 새롭게 꾸며 만든 음악 바였다. 고등학교 시절 전국연합 체 육대회 댄스 경연에서 강원고등학교 대표로 출전해 대상을 받을 정도로 춤 실력이 뛰어났고, 누구보다 음악을 좋아 했기에 춤과 음악이 있는 공간은 그에게 아주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강원대학교 앞에 위치한 샴을 운영하면서부 터 권두진은 올드스쿨 힙합으로 디제이를 시작하게 되었다. 춘천의 클럽 1세대라 불리던 호시절이었다. 그렇게 샴 을 1년 정도 운영하고 라바 클럽을 인수해 2007년까지 경영하게 된다. 젊은 나이에 많은 돈을 벌었지만, 오래 가지 못하고 시련이 닥쳤다. 믿었던 사람에게 사기를 당해 큰 손해를 보게 된 것이다. 음악 클럽을 그만두고 무작정 태백 으로 간 권두진은 1년 동안 칩거하며 아무도 만나지 않았다. 대인기피증마저 생겼고, 춘천은 도무지 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래도 언젠가는 가족이 있는 춘천으로 돌아와야 했다. 오랜 방황을 마치고 돌아온 춘천에서 클럽 라바의 단골이 었던 선배 홍하영을 만났다. 홍하영은 현재 루트나인 자리에 있는 호텔을 운영 중이었는데, 그의 도움으로 호텔 청 소부터 카운터 알바, 호텔 매니저로 5년간 일할 수 있었다. 그리고 2012년에 다시 강원대학교 앞에서 홍하영과 함 께 두 번째 도전 ‘원러브’를 시작했다. 2층부터 4층 규모의 클럽 원러브에서 권두진은 본격적으로 일렉트로닉 음
악을 시작했다. 음악의 트렌드가 올드스쿨에서 테크 하우스, 프로그레시브 하우스, 트랜스와 같은 EDMElectronic Dance Music으로 넘어가고 있었고, 그간 응어리졌던 디제잉에 대한 갈망을 더해 음악적 변신을 꾀했던 것이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운영한 원러브를 정리한 후에도 먹고 살기 위해 여러 가지 일을 했지만, 디제이 활동만은 놓지 않았다. ‘주경야디’로 다른 일을 하면서 춘천의 음악 공간인 ‘비바체’에서 꾸준히 디제잉을 하고, 종종 다른 이 들을 가르치는 활동을 했다.
'B1 SOUND SPOT'에서 최영귀 선배와 함께
MUSIC AGIT '루트나인'
지치지 않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꿈꾼다
세 번째 도전하는 음악 공간인 루트나인은 녹우 김성호, 홍하영, 권두진 세 명의 사람이 함께 운영하고 있다. 공교롭 게도 3이라는 숫자가 여러 번 겹친다. 9(나인)의 제곱근은 3. 루트나인이라는 이름은 그렇게 탄생했는데, 지하에 위 치한 공간이라 많은 이들에게 음악적 뿌리(Root)가 되고 싶은 소망도 담았다. 특히 녹우 김성호는 권두진에게 새로 운 시야를 열어준 인생의 선배이기도 하다. 그를 만나기 전에는 좀처럼 포크 음악을 접할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우 연히 녹우의 목소리에서 진한 감동을 느꼈다. 녹우와 함께 많은 공연을 다니며 생각의 폭도 한층 넓어졌다. 특히 작 년 강촌 피암터널에서 열린 예술난민캠프에서 이틀간 디제이로 초청을 받았는데, 그때의 환경과 경험이 권두진의 삶에 터닝포인트를 만들어 주었다. 예술난민캠프와 같은 환경을 실내에서도 재현하고 싶다는 생각이 뮤직 아지트 루트나인을 낳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춘천에는 루트나인 외에도 다채로운 매력을 가진 음악 공간이 많다. 여러 뮤지션이 사랑하는 공간인 ‘비바체’, 공지 천의 ‘5note’, 명동의 ‘스토리’, 최근에 강원대 앞에 생긴 ‘B1 sound spot’, 후평동의 ‘카페 부싯돌’ 등 저마다의 개 성과 음악으로 공간을 채워나간다. 권두진은 이런 문화 공간들 그리고 로컬 디제이들과 함께 힘을 합쳐 재미난 일들 을 벌이고 싶다. 첫 시도로 ‘B1 sound spot’을 운영하는 선배 디제이 최영귀와 함께 번갈아 가며 서로의 공간에서 디제잉을 펼치고 있으며, 최근에 알게 된 카페 부싯돌과 B1 sound spot, 루트나인이 연합하여 춘천의 작은 클럽 데이를 만들기로 했다. 일명 ‘부비나인 - boob1 nin9’. 먹고 사는 일에 치여 일상에서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지나칠 수 있는데, 함께하면 분명히 실현 가능한 일들이 점점 더 많이 생기리라 믿는다.
왼쪽부터 신연주 총무회계팀장, 박지영 기획홍보팀장, 김금분 이사장, 권택삼 사무국장
memorial association for
kim, you-jung
김유정 문학의 가치를 빛내는 사람들
김유정 기념사업회를 만나다
글 김성현 사진 김형철
한국 근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김유정, 춘천의 자랑이자 대한민국의 자랑 인 김유정의 가치를 끊임없이 재발굴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김유정 기념 사업회’다. 강원도 춘천시 신동면 김유정로 일대 ‘김유정 문학촌’ 혹은 ‘실레 마을’이라 부르는 그곳에 ‘김유정 기념사업회’는 늘 김유정과 함께 그리고 그의 고향 춘천과 함께 호흡한다. 고즈넉한 문학촌의 전경과는 다르게, 사업 회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누구보다 더 활발하게 김유정 이야기의 가 치를 알린다. 그들은 교과서 안에서만 박제되었던 ‘김유정의 이야기’를 이웃 과 함께 하는 이야기로 재탄생시키고 있다. 이들이 만들어가는 새로운 ‘김유 정 이야기’를 들어 보자.
제공하기 시작했다.
‘김유정기념사업회’는 1968년 김유정 작가의 31주기를 맞아 문인비 건립을 계기로 만들어졌다. 김유정 문인비 건 립추진위원회가 김유정 기념사업회로 개편하면서 전국적으로, 나아가 세계적으로 그의 삶을 알리고자 했던 것이 다. 1994년 3월에 이르러 김유정 작가가 문체부 주관 ‘이달의 문화 인물’로 선정되고, 지역 문인들을 중심으로 기 념사업의 붐이 조성되면서 사업은 점점 더 활기를 띠게 된다. 이듬해에는 ‘제1회 김유정신인문학상’을 공모함으로 써, 문인양성 및 문학 부흥을 위해서도 크게 애썼다. 2002년 8월, 지금의 ‘김유정 문학촌’이 개관하면서 생가복원, 기념전시관 건립 등 다양한 콘텐츠들이 쏟아져 나왔다. 문학촌 일대를 ‘실레마을’이라 명명하여 살아있는 마을로 만 들었고,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장소와 모티브들을 직접 답사하며 구석구석 이름을 붙였다. 2004년에는 문학촌 부 근의 ‘신남역’을 ‘김유정역’으로 바꾸면서 대한민국 철도 역사에도 김유정을 아로새겼다. 더불어 2016년에 ‘김유정 이야기집’과 야외무대 등이 추가로 건립되어 춘천시민뿐만 아니라 춘천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김유정 기념사업회는 김유정 문학촌을 중심으로 크게 활동을 하는데, 사업회에서 선출된 이사장이 김유정 문학촌 장직을 맡게 된다. 촌장은 그 이하 사무국, 학예연구팀, 총무팀, 기술팀과 아울러 김유정 기념사업의 실무적인 일들 을 담당하게 된다. 모든 행사는 초기 기획 단계에서부터 이들에 의해 만들어진다. 하지만 틈틈이 변수가 발생하기 때문에 행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사업회는 꿈속에서까지 근무를 할 정도라고 한다. 그래서 사업회의 실무진들의 팀 워크는 눈짓과 몸짓만으로도 의사소통이 이루어질 정도로 매우 끈끈하게 짜여져 있다. 높은 수준의 팀워크를 바탕으로 이들의 삶은 늘 작가 김유정과 함께한다. 단순히 김유정을 기리는 단체가 아닌 김유 정과 관련된 문화 콘텐츠를 생산하는 단체에 가깝다. 고요하고 정적인 실레마을의 이미지와는 달리, 사업회 내부는 365일 쉴 틈이 없다. 지역 문인들의 끈끈한 연대를 통해 출판기념회 공간을 제공하기도 하고, 전국적으로는 ‘김유 정 문학상’을 만들어 한국 현대문학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문인들에게만이 아니라 춘천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도 열린 공간을 제공하는 데 소홀함이 없다. 청소년을 대상으 로 한 ‘청소년 문학제, 봄봄’과 ‘김유정 청소년 문학상’을 통해 전국의 청소년들에게 문학의 기쁨을 알리고 있다. 특 히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김유정 문학제’를 춘천의 마임 축제와 더불어 춘천을 알리는 대표적인 축제로 만들어 낸 것은 이들의 큰 자랑이다.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전 세계적으로 이야기꾼들의 행사가 활 발한 만큼, 김유정 기념사업회는 전국에서 가장 먼저 이야기 축제를 기획했던 것이다. 다양한 경연대회와 공연은 물 론 문학제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점순이 찾기 대회’ 또한 모두 기념사업회의 손에서 만들어졌다. 올해 8월부터 10월까지는 ‘문학창작대학’이라는 새로운 행사를 추진 중이다. 전상국 소설가와 최계선 시인이 지도 하는 문학 작법 수업으로, 새롭고 다채로운 문학을 경험하고 싶어 하는 춘천 시민들의 바람을 십분 반영했다. 김유정 기념 사업회는 춘천이라는 경계를 넘어, 현 대한민국의 문학 생태계까지 가꾸어 나가고 있다. 이사회 관계자 들은 ‘김유정 작품의 매력은 시대가 바뀌어도 공감할 수 있는 생생한 현장성과 탁월한 언어 감각, 의외의 전개성에 있다’ 고 입을 모은다. 이처럼 김유정이 전하고자 했던 살아있는 마을 이야기는 이제 김유정 기념사업회가 이어 나 가고 있다. 그렇게 그들은 춘천이라는 현장에서 그의 언어를 빌려 이 시대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중이다.
a nest for art
문화예술을 품은 공간
글·사진 김성현
춘천이 연인들의 도시가 될 수 있었던 대표적인 이유 중 하나는 아기자기하고 예쁜 카페들의 공이 컸다. 대도시의 것들과는 조금 다른, 자연 친화적이고 정감 있는 공간이 주는 여유와 낭만. 산과 호수를 벗삼는 춘천의 카페는 그래서 더 특 별하다. 먹고 마실 거리만 가득 찬 카페가 아닌 예술적 요소를 함께 불어넣음으 로써, 춘천시민들에게 다양한 문화적 본능을 채워 주었다. 그래서 어쩌면 춘천 의 카페는 ‘카페’라는 이름보다 ‘공간’이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린다. 다채로운 형 태의 갤러리 공간, 춘천 시민들이 최고의 낭만 시민이 될 수 있는 이유다.
place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add
천천히 바라보면 보이는 것들
/ 느린 시간
수다스럽고 바쁜 도심의 카페에서는 늘 시간이 빨리 흐른다. 카페에 앉은 대다수가 시계를 보며 “벌써?”라는 놀라 움을 가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느린 시간’에서만큼은 그와 반대다. 잊기 쉬운 것들을 애써 기억하는 오 미숙 대표 덕분이다. 강릉 출신인 오 대표는 대학에 들어가면서 처음으로 춘천과 인연을 맺었다. 최근 카페를 열기 전까지는 청소년들에게 독서 지도를 하기도 했는데, 지천명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일을 해보고 싶어 카페를 열었다. 마흔 무렵부터 대학원에서 ‘철학’을 공부했던 것이 인생의 방향을 바꾸는 큰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젊은 시절부터 해온 시민운동은 지역사회 시민으로서의 역할을 고민하게 했다. 덕분에 오 대표는 다수보다는 소수, 큰 것보다는 작 은 것, 빠른 것보다 느리게 흐르는 것에 주목하기 시작했고, 그림이 있는 카페를 열었다. 그림과 함께라면, 빠르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관계와 여유에 대해 다른 시각을 가지게 될 거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그림을 읽고, 관찰함으로 써 삶이 쉽게 놓치고 있는 부분들을 다시 한번 찾아보자는 바람도 포함되어 있다. 매달 다른 주제, 다른 작가들의 그림을 거는 까닭에 ‘느린 시간’ 그 내부의 초침은 매우 빠르게 움직인다. 작가 섭외, 작품 기획, 홍보 등 모든 과정을 이미숙 대표가 혼자 준비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춘천 작가들에게 공평한 기회의 형 평성까지 고려해야 하기에, 느린 시간의 시간은 늘 꽉 차 있다. 느린시간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 중에는 이 대표의 직업경력을 살린 청소년 북클럽 또한 눈에 띈다. 이뿐 아니라 글쓰기 강좌, 드로잉 강좌, 작은 음악회 등을 기획해 춘천시민과 활동가들이 마음 놓고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느린 시간은 지역 작가와 연계된 사회적 협동조합을 만들어, 시민들이 모바일로 조금 더 가깝게 그림의 세계를 접할
강원도 춘천시 동면 서부대성로 446-2
place
고즈넉한 한국의 멋
/ 멋 갤러리
카페로 들어가는 골목길이 매력적인 ‘멋 갤러리’는 좁은 골목을 지나면 포근한 느낌의 정원이 먼저 손님을 반겨 준다. 카 페에 들어서자 집기와 탁자, 손수 한땀한땀 놓은 규방 공예까지, 그 모든 것이 천상 ‘엄마 집’이다. 억지로 한국스럽게 보이려 힘을 실은 곳이 아닌, 그야말로 엄마와 할머니가 만든 듯한 따뜻한 공간이다. 이곳이 억지스럽지 않은 이유는 바 로 김홍순 대표가 이 공간을 직접 다 만들었기 때문이다. 전기나 건축과 같은 큰 공사를 빼놓고는 김홍순 대표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탁자는 딸과 함께 만들었고, 메뉴판을 비롯한 공간을 꾸민 이미지들은 아들과 함께 만들었 다. 손님을 반겨 주던 정원 또한 직접 관리한다. 평생을 주부로 살아왔던 김홍순 대표는 자신을 ‘손바느질하는 사람’이라 고 일컫는다. 하지만 정확하게는 ‘규방 공예’라고 불리는 우리나라 전통공예다. 주부로 살며 바느질을 좋아했고, 바느질 할수록 가게를 만들고 싶은 꿈은 커져만 갔다. 그렇게 가게를 오픈하기 위해 온 가족이 뛰어들었다. 가게를 만들면서 김 홍순 대표는 가족의 사랑과 잃어버렸던 자아를 재확인했고, 지금은 가족이 함께 만들어 준 이 가게 덕분에 하루하루가 행복하다. 이제는 자신의 공간을 빌려, 자신의 행복을 춘천시민들에게 나누어 주고 있다. 자신의 손바느질을 사람들에게 가르쳐 주고, 다양한 작품 활동을 통해 사람들에게 휴식 같은 공간을 제공한다. 작은 골목 안에 숨었지만, 춘천의 따스함이 고스란히 스며든 공간, 이 공간에서 특히 가족 같은 온화함을 느낄 수 있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쉽게 지나쳤던 숨은 행복과 사랑이 바로 가족에게 있듯, 내게 가장 편안함을 주는 공간 역시 우리가 스쳤던 골목 안에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add
강원도 춘천시 남춘로 55번길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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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ce
강원도 춘천시 서면 화악지암길 810
춘천의 아름다운 사계절이 녹아 있는
/ 오월에
춘천 토박이 부부 대표는 서울에서 살았다. 언론사에 근무했던 남편 박찬영 대표는 아이와 함께 더 많은 시간을 가지기 위해 다시 춘천으로 돌아왔다. 도심에 찌들었던 부부가 아이와 함께 살기에 적합한 곳을 찾다가 춘천시 서면 오월리에 정착했다. 마을 이름도 오월리, 가게가 오픈했던 달도 5월, 가장 예쁜 달도 5월, 그래서 ‘오월에’ 가 됐다. 남편은 마을 주민들과 함께하기 위해 동네 행사는 물론 마을방범대까지 참여했다. 덕분에 ‘오월에’는 오월리 공동체의 일원이자, ‘오 월리 명동’이라고 불릴 만큼 핫한 공간이 되었다. 초창기에는 펜션을 위주로 운영했다. 그러다 옆에 딸린 작은 건물이 5 월의 꽃잎과 함께 만든 아름다운 풍광에 카페로 만들어 보기로 했던 것. 회색의 텅 빈 건물뿐인 공간을 직접 꾸몄다. 리 모델링을 위해서 업체를 따로 부르지도 않았다. 나무와 조명, 심지어 바닥에 깔린 바닥 돌까지 여유가 될 때마다 한 장씩 깔았다. 갤러리 공간을 만들겠다는 결정은 우연한 계기 때문이었다. 지역 시인 한 분이 시화전 개최를 제안했고, 그때부 터 카페는 예술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이에 카페 전체의 콘셉트를 정하고, 일일이 인테리어를 하나씩 만들어 나갔다. 하지만 두 달에 한 번씩, 전시를 기획하는 일이 초보 갤러리 카페 사장 부부에겐 여전히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래서 우선 춘천 지역 화가를 중심으로 넓게는 강원 도 지역 화가들의 그림을 섭외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동네 이웃 중 미술계 사람을 알게 되면서 그 일이 조금씩 수월해 졌다. 지금에 이르기까지 수묵화, 유채화, 조각 등 다양한 미술계의 문화와 시간을 사람들과 함께 공유했다. 춘천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이라면 바로 산과 호수다. 그런 까닭에 춘천댐 상류에 위치한 ‘오월에’에서는 자연이 만들어 낸 풍광과 인간이 만들어 낸 ‘예술’의 조화가 더욱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부부 대표는 멋진 자연과 함께 그들의 카페가 지역 중심 문화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이에 음악회와 인형극 캠프 등 남녀노소 누구나가 즐길 수 있는 문화 기획을 계획 중이며, 8월과 10월에 걸쳐 장애우를 위한 캠프를 준비 중이다.
living and cultural environment
of chuncheon
춘천의 생활문화 환경을 말하다
‘통통창의력발전소’와 ‘예술밭사이로’의 만남
글 나래 사진 김형철
그 주인공.
춘천’으로 향했다.
통통창의력발전소
가 대화에 참여했다.
예술밭사이로
지역밀착형 생활문화 활성화 방안 모색 포럼 며칠 후에 의미 있는 만남이 이루어졌다. 포럼에는 참가했지 만, 서로의 존재나 활동은 모른 채 각자 발길을 돌려야 했던 단체 ‘통통창의력발전소’와 ‘예술밭사이로’가
설립 시기와 분야는 다르지만, 예술을 통해 시민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 서 이들은 일맥상통한다. 이제 막 담론이 형성되기 시작한 ‘생활문화’를 누구보다 가까이 체득하고 있기에 포럼에서 미처 다루지 못했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약속 장소인 ‘문화파출소
예술놀이 속에서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는 통합문화예술교육과 공연 기획, 창작하는 예비사회적기업이다. 2016년부 터 동면에 위치한 ‘문화파출소 춘천’을 운영하며 지역주민 대상의 문화예술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김정훈 대표와 정은경 연출가
작가와 기획자로 이루어진 시각예술기획 및 제작과 실행을 총괄하는 예술 업체이다. 예술과 일상의 영역을 좁히고자 하는 의도 로 올해 설립되었으며, 다양한 시각예술 프로젝트 진행과 아트워크숍 및 아트상품을 제작하는 등 다각도로 소통하는 예술생태 계를 꿈꾼다. 이번 인터뷰에는 김영훈 대표와 정현경 기획자가 대화에 참여했다.
생활문화 정착과 활성화를 위해 정부 및 각 지역에서 전국적으로 여러 형태의 정책이 제시되고 있다. 시민이 자발적 으로 참여하는 생활문화가 국가와 지역의 경쟁력이라는 인식이 자리잡으며 생활예술공간, 생활예술창작자, 동호회 위주의 지원사업도 성장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전문예술과 생활예술을 연결하는 사업들도 조금씩 생겨나는데, 통 통창의력발전소와 예술밭사이로는 그런 의미에서 전문예술과 생활예술을 잇는 매개체라 볼 수 있을 것 같다. 생활 예술 현장에서 느끼는 고민을 허심탄회하게 나눠 보자.
생각하기 1. 무료 생활문화교육, 활성화에 도움이 될까?
정은경 l 통통 행정복지센터, 문화센터, 도서관 등에서 무료 공연, 무료 전시, 무료 강연 등 수많은 무료 프로그램 이 진행된다. 간혹 벌어지는 이벤트가 아니라 지원금을 받아 상시로 열리는 생활문화 프로그램이다. 이러한 무 료 생활문화교육 프로그램이 시민들의 문화 향유나 생활문화 발전에 어떤 도움이 될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시점이다. 생활문화가 확장되고 뿌리가 깊어지면서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전문예술 공연장, 전시장을 찾아 감상할 수 있는 구조로 이어져야 바람직할 텐데, 무료 프로그램에 익숙해진 시민들이 공연장에 비용을 지불하 고 참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김정훈 l 통통 문화파출소 프로그램에는 별도의 참가비가 있다. 운영에 보탬이 되기 위함이 아니라. 시민들이 문화의 가치를 알고 배우길 바라기 때문이다. 문화센터에 가면 당연히 무료로 가르쳐 주는 교육, 프로그램의 이미지를 벗 어나야 한다. 다른 지역의 문화파출소와 간담회를 하다 보면 무료 운영 프로그램에 대한 고충을 많이 전해 듣는다. 처음에는 30명 정도 신청을 하는데, 시간이 지나면 꾸준히 오는 사람은 5명 내외라는 것. 무료기 때문에 가고 싶으 면 가고, 안 가고 싶으면 안 가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런 지원 형식이 생활문화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운영하는 문화파출소 춘천에는 생활문화 활동을 하찮게 여기거나 빠 지는 사람이 거의 없다. 선생님과 사람들과 예술로 어울리며 ‘내가 존재하고 있구나’, ‘나는 무언가를 할 줄 아는 사 람’이라는 자기인식을 하기도 한다. 그런 과정을 거치며 고립되어 있던 사람들, 우울증이 있던 사람들이 세상으로 나온다. 그 경우를 수치로 정확하게 표시할 수는 없지만, 그것이 생활문화가 이 사회에서 해야 할 역할이 아닐까? 김영훈 l 예술밭 정말 많이 경험한 사례다. 우리가 운영하는 워크숍 프로그램도 비용에 대한 고민이 많다. 생활문화 생태계가 무료 프로그램에 익숙해져 있어 걱정이다. 김정훈 l 통통 생활문화가 활성화되려면 예술가 그룹도 함께 활성화되어야 한다. 밸런스를 맞춰 시너지를 내야 하는 데, 생활문화 활성화가 우선된 형태에서 전문예술가들이 단순 강사로 전락해 본말이 전도되는 경우도 있다. 이 균 형을 어떻게 유지해 줄 수 있는지는 국가나 지자체에서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정현경 l 예술밭 생활문화 활성화를 논하기 이전에 전문예술 분야의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은 문화의 질적인 다 양성이 확보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직접 무언가를 배우고 만들어 내는 것만이 생활예술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즐 기는 문화를 형성하는 것도 생활예술이라고 생각한다. 일상에서 한 번쯤은 전시장에 가서 작품을 보고, 마음에 들 면 조그마한 지역작가의 작품을 살 수 있는 정도의 문화인을 양성하는 것 말이다. 그렇기에 지역에서 전문예술을 하는 예술가들의 기반도 안정적으로 형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는 염려도 있다.
정현경
생각하기 2. ‘생활문화’의 철학과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기
김정훈 l 통통 정책 담당자가 생활문화가 무언지, 어떤 가치관으로 추진해나갈 건지 제대로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문 화예술은 2~3년 단기적 안목으로 잠깐 지원하는 형식이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100년, 200년까지도 멀리 보아 육성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몇 년 후 정책의 변화에 따라 또 다른 형태의 ‘문화정책 붐’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
정현경 l 예술밭 문화예술은 단기간의 사업으로 달라지거나 발전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생애주기별 맞춤형 문화예 술교육을 수요자 중심으로 추진한다는 소식도 들었다. 유아부터 고령자까지 삶과 함께하는 문화예술교육이 그 필 요성만큼 잘 실현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정은경 l 통통 문화파출소 춘천은 이용자 간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나는 곳이다. 어떤 분은 2년 정도 프로그램 에 참여하면서 작가가 되기도 했다. 또 다른 분은 창업했는데, 다른 사람들이 그분에게 가서 또 무언가를 배우기도 한다. 문화파출소에서 저렴하게 많은 것들을 배웠기 때문에 다른 이들과 나누고 싶다는 사람들이 생겼고, 그런 사 람들로 인해 주변이 변화하는 모습을 본다. 이곳에 있으며 생활문화는 결국 “사람에 대한 것”이라는 사실을 느꼈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두려움이 많고 외로운 존재이기 때문에 나가서 누군가를 만나 무엇을 하고 싶은 욕망이 있다. 그것이 생활문화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문화를 교육하는 행위를 통해 음악을 들으러, 전시를 보러, 연극을 관람 하러 가는 자발적 문화향유자가 탄생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친구가 추천해서 우연히 전시장을 가고, 감동을 받 아 작품을 구입하는 행위는 자연스럽다. 진정한 생활문화의 정착과 활성화를 위해서는 생활문화에 대한 철학을 가 진 전문예술가, 매개자, 행정가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김정훈 l 통통 생활문화의 핵심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것에서 나온다. 커리큘럼은 달라질 수 있지만, 그 안에서 이 야기가 만들어진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결국 생활문화가 나아가야 하는 방향인 것 같다. 정현경 l 예술밭 다른 기관에서는 시민이 예술 활동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네트워킹해 주는 생활예술매개 자를 양성하는 사업도 있던데, 그런 활동들이 대두되고 있는 것을 보면 결국 네트워킹이 핵심이라는 생각이 든다. 김영훈 l 예술밭 2014년부터 노르웨이 오슬로에서는 ‘미래도서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100년간 매년 1명씩 작가 100명의 미공개 작품을 노르웨이 오슬로 외곽 숲에 100년간 심어둔 나무 1천 그루를 사용해 오는 2114년 출판하 는 공공예술 프로젝트다. 그곳에서 소설가 한강이 이곳에 미공개 소설을 흰 천으로 봉인해 숲에 선사하는 퍼포먼스
를 했다. 지금 당장 볼 수 없는 소설이지만, 그 행위 자체가 얼마나 많은 영감을 주는가? 백 년 후의 사람에게 혜택 을 주기 위함이 아닌 동시대의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것. 또 백 년 후에는 그게 얼마나 큰 문화자산으로 남을 수 있겠는가? 장기적인 안목으로 문화를 기획하고 그것을 실행할 수 있는 추진력이 있어야 한다. 정현경 l 예술밭 보조금에 의존하는 예술생태계가 형성되면 예술의 창의성이나 다양성이 확연히 줄 수밖에 없다. 남 들이 하지 않는 실험적인 것에 도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차단되니까. 기존의 행정적인 규율에 맞춰야 하고, 그 규율 에 맞출 수 있는 결과물을 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백 년 뒤를 위한 퍼포먼스를 한다면 보조금은 절대 신청할 수 없을 것이다. 다양성을 가진 생활문화의 정착을 위해서는 성과주의 예술지원은 지양해야 한다. 김정훈 l 통통 춘천은 생각보다 넓다. 생활문화센터 아르숲과 동면의 문화파출소가 있는 지역 외에도 권역별로 센터 를 두어 다양한 시민을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서면, 동내면, 신북읍 등 문화기반시설이 없는 지역의 시민들이 집 앞에서 쉽게 생활문화를 즐길 수 있는 형태가 된다면 더 좋을 것이다. 물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안을 채우는 콘텐츠를 어떻게 시민과 연결할 것인가이다.
정은경
김영훈
김정훈
생각하기 3. 전문예술가와 생활문화인들이 자연스레 소통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자
김영훈 l 예술밭 그동안 문화생태계가 어떻게 바뀌어야 생활문화가 정착할 수 있을지 나름대로 고민을 많이 했다. 그리고 춘천만의 독보적인 정책들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여타 지역에서 잘 되었으니 우리도 한번 해보자는 식의 짜깁기 정책은 안 된다. 왜냐하면 춘천이기 때문이다. 춘천의 지리·문화·환경적 요인들 을 배제한 정책이 과연 우리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까? 나는 오늘 김정훈 님과 정은경 님을 처음 뵈었다. 이 런 분들이 춘천에 있는 줄도 몰랐다. 문화예술인들끼리도 서로 네트워크 형성이 안 되어 있다. 이것은 누구 의 책임일까? 바로 내 책임이다. 내가 발 벗고 뛰어 만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약 어디에 어떤 예술가들이 활동한다는 데이터가 공유되고, 협의체나 예술인 공동체를 만들어 네트워킹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면 어떨까? 만나면 서로의 고충도 이야기하고,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또한, 지역 전문예술가들 이 일정 부분 작업실을 오픈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면 시민들이 방문해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도 있다. 작가 와 방문자 간의 느슨한 네트워크도 생기고, 그 안에서 자연스레 파생되는 것도 있을 것이다. 센터를 짓고 새 로운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보다 경제적일 수 있다. 김정훈 l 통통 맞다. 예술가와 시민을 동떨어진 존재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정현경 l 예술밭 좋은 예술가들이 춘천을 터전으로 자리하며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기를 꿈꾼다. 김영훈 l 예술밭 예술가들이 잘 살면 소문난다. 소문이 나면 시민도, 예술가도 춘천으로 오게 될 거다. 문화예 술을 계기로 춘천에 더 많은 인구가 유입된다면 자연스레 문화예술의 도시가 될 수 있다. 춘천에서 혜택과 영감을 얻은 예술가들은 받은 만큼 시민에게 나눌 수 있는 것을 고민하면 된다.
‘춘천의 생활문화 환경’이라는, 어찌 보면 크고 막연한 주제를 내놓았음에도 진정한 생활문화 정착과 활성화를 위해 꼭 필요한 이야기, 날 선 비판의 목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이들의 모습을 보니 춘천에 대한 애정이 사뭇 느 껴졌다. 도저히 처음 대면한 사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화기애애했던 두 단체의 수다와 아이디어를 지면에 다 담지 못해 아쉽다. 생활문화의 핵심인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야기’처럼 부디 이번 만남을 시발점으로 더욱 흥미 롭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생겨나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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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주목해야 할 춘천시문화재단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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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CCCF 01
small picnic with music
음악 나들이, 작은 소풍, 공감의 조건
글·사진 최수현 l 춘천시문화재단 정책기획팀
하나가 예술가라고들 하잖아요.”
듣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까요?”
의도는 그래서 더욱 빛난다.
춘천시립예술단의 ‘작은 소풍’에 동행하며 담당자와 연주자에게 그간 혼자 생각하고 있던 이야기를 꺼냈 다. 어쩌면 가까운 미래에, 그 어떤 연주자보다 완벽하게 악기를 연주할 수 있는 로봇이 생긴다면 어떨까 요? 그때 우리는 어떤 자세로 그 연주를 들어야 할까요? 몇 년 전 일본의 한 문학상 공모전에서 AI가 쓴 소 설이 일반 작가들의 소설과 겨뤄 1차 심사를 통과했던 사건이 있었다. 공학과 편리의 영역을 넘어 문화와 예술의 영역으로 기술이 침투한다면, 그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실없이 고민한 적 있었다.
“음악처럼 사람의 마음을 즉각적으로 움직이는 게 없어요. 오랜 시간이 지나도 사라질 수 없는 직업 중에
“기계가 악기를 연주한다면 실수는 하지 않을 수 있겠지만, 연주하는 사람의 감정을 담아낼 수 있을까요?
그 어떤 기술로도 만들어낼 수 없는 겹겹의 산과 구름이 창밖으로 빠르게 지나갔다.
1학년이 두 명뿐이라서 4학년과 합동수업을 진행한다는 지촌초등학교. 6학년은 4명, 5학년은 7명이다. 이 학교의 전 교생을 작은 강당에 띄엄띄엄 앉혀 놓아도 널찍한 공간이 남는다. “재작년엔 바이올린이랑 활 켜는 악기들이 왔었는데, 작년이랑 이번엔 부는 악기가 왔어요.” 올해로 4학년이 됐다는 아이가 환하게 웃으며 말한다. 2년간 찾아왔던 예술단의 연주회들을 전부 기억하고 있었던 것 이다. 열한 살짜리의 인생에서 일 년에 한 번씩 있었던 이 연주회는 나름대로의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 있었던 모양이다.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를 확대한다’는 거창한 목표보다도 매일 듣는 수업, 매일 같은 업무시간에 찾아와 잠깐 동안의 작은 변화를 선물하는 것이 이 연주회의 의미가 아닐까. 익숙한 공간이 새로운 사람과 음악으로 채워질 때의 두근거 림과 짜릿함 같은 것 말이다. 2019년부터 이 찾아가는 연주회에 ‘음악 나들이, 작은 소풍’이라는 이름을 새로 붙인
아이들은 솔직하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박수치지 않고, 지루하면 엉덩이를 쭉 빼고 하품을 한다. 그러나 단원들이 들고 온 목관 5중주 악기를 하나씩 소개하는 순간, 악기마다의 음색이 작은 강당 안에 채워지고 창밖의 풍경들이 춤 추는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 아이들의 눈빛은 바뀐다. 장난을 섞어 가며 곡에 얽힌 이야기를 설명해 주는 연주자는 ‘신이 나면 박수를 크게 쳐 주세요’, ‘따라 불러도 됩니다’ 말하며 계속해서 표현을 유도한다. 클래식 연주회라고 하 면 흔히 엄숙하고 진지한 분위기를 떠올리지만, 나도 모르게 친구를 따라 치는 박수에서, 박자에 따라 빨라지는 고 갯짓에서 아이들의 마음이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다.
목관 5중주
음악 나들이, 작은 소풍
지촌초등학교 전경
신나는 음악에 신나게 박수를 치는 것, 슬픈 이야기에는 슬픈 마음을 다해 공감하는 것, 아주 사소하고 당연해 보이 지만 점점 힘들고 어려워진다. 신나는 일도 슬픈 일도 일단은 숨겨 두고 지내야 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익숙 한 공간에 낯선 사람들이 찾아오는 것을 지켜본다. 의자에 앉아서 연주와 합창을 들으며 아주 잠깐 내가 느낀 감정 을 솔직하게 표현할 기회를 얻는다. 곡이 끝나면 박수를 치고 함성을 지르며 감동의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그런 감 정과 경험은 실수 없이 악보에 쓰인 대로 연주를 마친 로봇에게서는 얻을 수 없는 것이다. 어떤 아이는 오늘 처음 바순이라는 악기를 알게 되었을 것이다. 어떤 아이는 곡명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오늘 들은 음악을 흥얼거리다 잠들지도 모른다. 어떤 아이는 오늘 밤 처음 보는 악기들이 나오는 꿈을 꿀지도 모른다. 아이들 의 작은 경험이 그 어떤 기술로도 만들어낼 수 없는 강물 속에서 맑게 빛나는 조약돌로 남기를 잠깐 바라 본다.
<음악 나들이, 작은 소풍>은 클래식 음악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시민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선사하려는 의도로 2007년부터 꾸준히 진행해 온 춘천시립예술단의 찾아가는 음악회 프로그램이다. 2019년 춘천시립합창단과 교향악단은 4월 22일 추곡초등학교의 금관5중주 연주회를 시작으로 12월까지 20회 이상의 음악 나들이를 계획하고 있다. 병원, 읍·면·동사무소, 교도소, 병무청, 초·중·고등학교 등 선정단체와의 개 별 협의를 통해 공간적·관객적 특성을 고려, 기획한다. 춘천시립예술단은 시민들에게 ‘나들이’와 ‘소풍’처럼 신나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연주회를 선사하며 기존 클래식 공연의 문법을 깨는 새로운 형식을 계속해서 시도할 예정이다.
Inside CCCF 02
the condition of happiness
일상의 문화, 행복의 조건
제31차 지역과 문화포럼 지역 밀착형 생활문화 활성화 방안 모색
글 춘천시문화재단 정책기획팀 사진 이원일
면에 담아 보았다.
“춘천의 생활문화 현황 및 실태”가 진행되었다.
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5월 24일 아르숲 생활문화센터에서 제31차 지역과 문화포럼이 열렸다. 시민과 함께 만드는 문화도시로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 이번 포럼은 ‘지역 밀착형 생활문화 활성화 방안 모색’을 주제로 진행되었다. 생활문화의 사회적 의미, 중앙 정책의 방향, 춘천의 현황을 공유하며 다루어진 유의미한 이야기들을 지
1부에서는 아주대학교 사회학과 노명우 교수의 주제발표 “사회학적 관점으로 바라본 생활문화”, 지역문화진흥원 유 상진 문화사업부장의 사례발표 “중앙에서의 생활문화 정책 및 사업 동향”, 문화컨설팅 바라 권순석 대표의 사례발표
2부의 지정토론에서는 통통창의력 발전소 김정훈 대표, 춘천시음악협회 박종서 협회장, 예술밭사이로 정현경 기획 자가 함께 생활문화 관련 공간, 축제, 동호회 운영을 주제로 이야기했다.
시민에게 더 가까이, 아르숲 생활문화센터
아르숲 생활문화센터는 기존 지역작가 레지던시로 활용되었던 “창작공간 아르숲”에서 일상생활에서 문화를 즐기고 나누고자 하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복합문화 커뮤니티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아르숲 생활문화센터가 이번 포럼의 장소로 선정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지만, 참가자들 중에서는 변화한 아르숲의 모습을 아직 낯설 어 하는 이들도 있었다. 시민들이 생활문화 동호회와 문화예술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다양한 규모의 공간 을 선보였다는 점만으로도 이번 포럼은 큰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문화예술, 일상 속으로 걸어들어오다
“사회학적 관점으로 바라본 생활문화”를 주제로 발표한 아주대학교 사회학과 노명우 교수는 매우 포괄적인 개념인 ‘문화’를 정의내리는 일보다 우리들이 어떤 문화를 원하는가에 대해 고민하고 질문하는 행위가 더 중요하다고 역설했 다. 어떤 문화가 나의 일상을 변화시키고 윤택하게 만들 것인가? 하는 질문이 지금으로서는 더욱 유효하다는 것이다. 노명우 교수는 과거 신분제 사회의 문화예술이 특권적 현상에서 민주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보편화된 형태로 변화하였 음을 시사하며, 경제학자 ‘이스터린의 역설’을 소개했다. 돈과 행복은 깊은 상관관계가 있지만, 이스터린은 일정 소득 기준을 초과한 뒤에는 그 상관관계가 사라지며 행복해지기 위해서 돈 이외의 다른 조건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밝혀냈 다. 지금 한국 사회 역시 그 과도기에 접어들어 많은 사람들이 돈을 많이 번다고 해서 그다지 삶이 나아졌다고 느끼거 나 행복감을 더 크게 느끼지 않음에 주목했다. 이러한 현상이 우리에게 왜 문화예술이 필요한가?에 대한 간접적인 답
이에 따라 정책과 사업에서도 이제는 유지하는 삶에서 의미 있는 삶으로 가치관의 방향을 바꿀 때가 되었다는 결론이 도출되었다. 노명우 교수는 춘천이 문화예술의 행복과 일상의 즐거움에 대한 기능을 조명하고 논의하고 있기 때문에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독려와 함께 끝을 맺었다.
생활문화가 품은 무한한 가능성
이어 “중앙에서의 생활문화 정책 및 사업 동향”에 대해 발표한 지역문화진흥원 유상진 문화사업부장은 생활문화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면서 사람이 모이는 방법도 변화하기 시작했다고 이야기했다. 다양한 직업군을 가진 일반 시민들 이 관심사를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모여 즐거움을 나누고 함께 고민하는 자리를 통해 어떻게 더 나은 활동을 할 수 있 을까를 고민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유상진 부장에 의하면 생활문화 실태 조사 결과 경비, 공간, 교육 지원에 대한 수요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입장에서 공공재원으로 개인의 문화 활동을 지원하는 것이 자생성을 떨어뜨린다고 판단, 직접경비 지원을 지양하는 대신 공간과 교육에 대한 지원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했음을 설명했다. 전국 124개 생활문화센터 운영으로 동호회 회원들이 연습, 발표,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나가고 있으며, 동아리 교육지원을 통해 체계적이고 깊이 있는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음을 밝혔다. 생활문화의 시장성에 대해서도 시사했다. 활동하면서 필요한 물품, 기자재, 제반시설, 네트워킹 등에 비용이 수반되 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생활문화가 활성화된다면 지역 예술가의 역할과 기회 역시 더 많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유 상진 부장은 누구나 문화예술을 일상에서 쉽게 접하고, 이것이 사회적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모임과 활동으로 이어 진다면 문화생태계의 구성원들은 상호 호혜적 관계를 맺을 수 있음을 강조하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원이 필요함을 호소했다.
춘천을 꿈꾸어 본다.
춘천, 보다 넓고 깊은 시선으로 바라봐야 할 때
춘천의 생활문화 현황과 실태를 보다 현실적인 시선으로 바라본 문화컬선팅 바라 권순석 대표는 춘천의 문화공간이 나 규모가 다른 지역에 비해 뒤처지지 않지만, 생활문화 전문시설이라 할 수 있는 생활문화센터 등이 취약함을 지적 했다. 아르숲 생활문화센터와 동면의 문화파출소가 유일하다고 볼 수 있으며, 대부분의 생활문화활동이 주민센터의 문화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운영되는데, 형식과 유형이 유사해 다양성을 모색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것이다. 또한 권순석 대표는 전문예술을 우위에 두고 생활문화는 아마추어적이라고 생각하는 태도를 바꾸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직 장르중심, 강좌중심에 머물러 있는 춘천의 생활문화를 지적하며 이를 더 넓게 꽃피우기 위해서는 다 양성을 어떻게 확보하느냐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하고, 그 고민을 함께해 줄 것을 당부하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이후 지정토론은 실제 생활문화 동호회를 운영하고 있는 지역 내 전문가들의 사례를 들어 보는 자리로 마련됐다. 동 면 문화파출소를 운영하고 있는 통통창의력발전소 김정훈 대표는 공간의 접근성이 낮고 유료로 운영됨에도 많은 시 민이 찾아와 준 것은 프로그램의 질이 우수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기존 장르 중심의 프로그램에서 커뮤니티 중 심의 프로그램으로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안정적인 공간 운영을 위해서는 지자체의 관심과 지
춘1000인 음악회와 전국 관악경연대회를 운영하고 있는 춘천시 음악협회 박종서 협회장은 춘천 내 생활음악 동호 회 환경과 그간의 성과를 소개했다. 특히 소극적 관람 형태의 참여를 벗어나 직접 무대에서 악기를 연주해 볼 기회를 마련한 춘1000인 음악회의 목적성은 주목할 만했다. 동호회 중심 축제의 방향성과 부합해 호응을 얻은 사례를 조명 하며 춘천 생활문화의 발전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시각예술 기획 및 제작사인 예술밭사이로의 정현경 기획자는 전문예술인과 일반시민을 분리하지 말고 소통하자는 취지에서 시민들과 함께 운영했던 생활문화 동호회의 사례를 소개했다. 예술가로서 스스로 삶을 즐기고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업을 해 보자는 목적으로 시작했으나 시민들에게도 창작과 표현의 욕구가 많았다며 느낀 점을 이야기했 다. 또한 생활문화를 활성화하는 데는 공간의 역할이 크기 때문에 공간에 대한 발굴과 지원 정책이 많아지기를, 동시 에 문화 생산자와 소비자가 이분화되지 않고 서로 소통하는 문화가 형성되기를 바란다는 희망사항을 전했다.
이번 포럼의 가장 큰 소득이라면 열띤 발제와 토론에 예정을 훌쩍 넘긴 시간에도 꿋꿋이 자리를 지켜 준 시민들이다. 시민들이 스스로 정체성을 부여하고 연대할 수 있는 공통의 가치를 만들어나갈 가능성을 보았다는 것이다. 오늘의 방안 모색이 다른 날의 의제로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성찰과 함께 유의미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시민들의 문화도시
Review
2019년 춘천시립교향악단(이하 춘천시향)의 주요 테마는 “차이코프스키”다. 2019년 새로운 교향곡 전곡 시리즈의 주인공 으로 차이코프스키를 꼽았고, 이번 특별연주회 패밀리콘서트 2건 역시 차이코프스키의 발레곡인 “호두까기 인형”과 “백조 의 호수”를 선택했다. 춘천시향은 이렇게 경쾌한 방법으로 연주회 간의 유기성과 통일성을 유지하며 관객들과 함께 음악적 세계를 넓히고 깊이 있는 관심을 유도하고자 했다. 패밀리콘서트는 온가족이 함께하는 클래식 공연을 위해 지속적으로 개최해 온 춘천시향의 브랜드콘서트다. 패밀리콘서트 공연에서는 더 많은 가족 관객들이 함께할 수 있도록 입장연령을 만 5세 이상으로 낮추어 배려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보 답하듯 패밀리콘서트 시리즈는 올해 매회 전석 매진 기록을 세우며 춘천시민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2월 9일 패밀리콘서트I 『서울발레시어터와 호두까기 인형』
서울발레시어터 최진수 단장의 인사로 시작된 무대는 즐거운 크리스마스 파티의 모습을 1막에, 호두까기 인형과 클라라가 과자의 나라를 여행하는 모습을 2막에 담아냈다. 춘천시향의 섬세한 연주는 호소력 짙은 서울발레시어터 무용수들의 몸짓 언어와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관객들을 환상적인 동화 나라로 이끌었다. 춘천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발레 공연을 관객들에게 선사하기 위한 노력에 보답하듯,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의 마음까지 한 번에 사로잡은 첫 번째 패밀리콘서트는 긴 박수가 이 어지며 큰 호응을 얻었다.
5월 11일 패밀리콘서트II 『백조의 호수 - 극단 영과 함께하는 그림자극』
두 번째 패밀리콘서트에서는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를 그림자극으로 재해석한 <극단 영>의 활약이 돋보였다. 무대 양쪽의 여백을 살린 연출과 원근감, 색채감을 활용해 환상적인 그림자극을 선보였다. 익살스러운 배우들의 연기가 활력을 더하며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림자극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춘천시향의 연주와 객원지휘자 조상욱의 배려 넘치는 지휘 역시 돋보였다. 공연이 끝나고 무대 뒤에서 연기했던 그림자인형들과 함께 등장한 <극단 영>, 그리고 춘천시향에게 쏟 아진 박수와 환호성은 그 어느 때보다 문화예술회관을 크게 울렸다.
새롭게 만나는 차이코프스키
패밀리콘서트 I&II
글 춘천시립교향악단
보다 더욱 개성 있는 참가자들이 함께한다.
온 온기를 전해주는 세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대 대회, 온 세대 합창 페스티벌!
pReview 제4회 온 세대 합창 페스티벌, 성공적인 첫 단추를 끼우다
6월 1일 가족합창단 발대식 : 페스티벌 미리보기
글 춘천시립합창단
2019 제4회 온 세대 합창 페스티벌의 서막이자 첫 만남, 가족합창단 발대식이 6월 1일 춘천문화예술회관에서 진행됐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모인 가족합창단의 얼굴에는 기대가 가득했다. 춘천시민의 손으로 직접 만들어가는 단 하나의 축제, 온 세대 합창 페스티벌은 올해 총 14개팀, 458명이 참여한다. 작년에 이어 2년째 참가하는 가족들부터 할머니부터 손자손녀까지 다함께 참여하는 대가족, 다문화가정으로 이루어진 팀 등 작년
이번 발대식에서는 가족합창단을 지도하고 이끌어갈 멘토 14인의 소개와 팀 편성 발표, 팀을 대표할 티셔츠 색상과 지정곡, 공연 시간과 순서를 결정했다. 춘천시립합창단은 이 모든 과정도 단원들이 직접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하나의 축제로 꾸렸 다. 초등학생부터 60대 할머니가 함께하는 눈치게임, 노래 첫 소절만 듣고 제목 맞추기, ‘온세대’로 삼행시 만들기 등 여러 가지 활동을 통해 모두가 즐겁고 재미있는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자리가 되었다. 가족합창단은 오늘의 첫 만남을 시작으로 6월 3일 월요일부터 8월 마지막 주까지 팀원들과 매주 모여 연습을 진행한다. 두 달간의 쉼 없는 여정이 얼마나 아름다운 결실을 맺을지, 마지막 피날레 무대에선 얼마나 큰 울림이 될지 일찍부터 기대해도 좋다. 춘천 시내 곳곳에서 펼쳐지는 가족합창단의 버스킹 공연과 춘천인형극장에서 이틀간 펼쳐지는 가족합창단의 발표회. 그리고 8월 31일 토요일, 뜨거운 마지막을 장식할 온 세대 합창 페스티벌 피날레 무대까지. 모든 무대를 ‘기적의 하모니’로 채워나갈 가족합창단에게 많은 응원과 관심을 보내주길 바라 본다.
삼행시 대결에서 나온 '온세대' 베스트 삼행시
온 온 누리에 퍼져라 세 세상을 밝히는 노래 대 대한민국을 바꾸는 힘, 온 세대 합창 페스티벌
review & preview ㅣ
social welfare for artists
예술인의 사회적, 직업적 지위 보장을 위한 예술인복지
글 정희섭 l 한국예술인복지재단 대표 일러스트 이은실
작년 2월부터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서 일하고 있다. 주위의 지인들이 거기가 무슨 일을 하는 곳이 냐면서 묻는 경우가 있다. 제대로 설명하자면 길어질 것 같아 그저 ‘가난한 예술인들을 돕는 곳’이 란 정도로 대답한다. 그러면 대부분 알아듣는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마음속으로 적 지 않게 곤혹스럽다. 나는 예술인복지 정책은 가난이 아니라 예술(인)에 중점이 두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예술인 복지법상의 예술인은 “예술을 업業으로 하는 사람”을 말한다. (예술인복지법 제2조) 예술업 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예술인이 가난하다면 그 업 자체에 어떤 문제점이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우 선 예술은 이른바 ‘시장실패’라 하여 늘어나는 비용을 생산성 향상을 통해 절감할 수가 없다. 그렇 다고 가격 인상을 통해 수입을 보전하기도 어렵다. 또한, 예술업계 자체의 후진성으로 예술인의 직 업적 권익과 지위가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으며, #metoo 운동으로 드러났다시피 기본적인 인권마저도 소홀히 한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장르적 특성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 만 대부분의 예술인이 프리랜서 형태로 일하고 있기에 고용 관계를 바탕으로 마련된 여러 가지 사 회안전망으로부터 배제된 경우가 많다. 마지막으로 예술가 인력시장의 측면에서는 공급과잉의 양 상을 보이기 때문에 교섭력에서 열세에 놓여 있기도 하다. 예술인복지 정책은 이러한 현실에서 일차적으로 예술인의 직업적 특수성을 반영하여 사회적, 경제 적 지위와 권익을 보호하고 지원하기 위해 필요하다. 한편으로는 예술인을 어떤 특별한 존재로 보 고 그들을 위한 별도의 복지정책의 필요성을 말하는 경우도 있는데, 나는 그러한 ‘선별적 복지’가 아니라 직업적 특수성으로 인해 우리 사회의 노동기본권과 사회안전망으로부터 배제된 예술인들 을 보편적 복지로 끌어들이는 방향이 옳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예술인복지 정책은 2011년 예술인 복지법 제정을 계기로 해서 본격적인 국가 문화정책으 로 시행되고 있으며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서 주로 사업을 펼치 고 있다. 그동안 ‘창작준비금 지원’, ‘예술인 파견 사업 지원’, 등 주요 사업과 더불어 예술계 불공정 관행 개선과 예술인 권익 신장을 위한 예술인신문고를 운영해왔으며, 올해 하반기부터는 소액생활 자금 등의 융자를 지원하는 ‘예술인 생활안정자금 융자제도’가 시행된다. 그리고 법률적 근거가 확 보되는 대로 실업 상태에 놓이는 예술인이 최소한의 생활을 영위하며 지속적으로 창작활동에 종사 할 수 있도록 하는 예술인 고용보험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또한 국회에 계류 중인 「예술인의 지 위 및 권리보장에 관한 법률」이 통과되면 예술인의 노동과 복지 등 직업적 권리를 신장하며, 예술 인의 문화적·사회적·경제적·정치적 지위를 보장하는 데에 큰 진전이 이루어질 것이다.
cccf report ㅣ
chuncheon CULTURE NEWS
춘천시민과 함께 그리는 문화도시, 100인 원탁회의 성공적 개최
춘천시문화재단은 춘천 세종호텔에서 6월 11일(화) 14시부터 “문화도시 춘천, 그려봄”을 주제로 춘천시민 100 인 원탁회의를 개최했다. 2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군의 시민들이 이번 원탁회의에 참여해 유의미 한 의제를 제안했다. 춘천시문화재단은 ‘생활문화 활성화 방안 모색’, ‘문화도시 거버넌스’를 주제로 두 번의 문화 도시 관련 포럼을 진행한 바 있다. 이번 원탁회의를 통해서는 문화도시 조성방향에 대한 시민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자 자리를 마련했다. 원탁회의 현장에서는 시민의 삶이 그림이 되는 도시, 이웃과 함께하는 일상이 예술 이 되는 도시, 모든 세대가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가 있는 도시, 예술가가 살기 좋은 도시 등 시민들이 원하는 다양 한 도시이미지가 도출되었다. 시민들이 제안한 의견들은 6월 말 제출하는 춘천 문화도시 지정 신청 보고서에 반영 된다. 특히 이번 원탁회의에 참가한 시민들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재미있었고 보람찼다”, “평소에 만나기 힘든 새 로운 사람들을 만나 번호를 교환하고 소통하게 되었다”며 “세대간, 지역간 다양한 시민들이 이렇게 소통할 수 있는 원탁토론회가 더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고 소감과 더불어 다음 원탁회의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춘천시문화재단 은 이번 원탁회의가 일회성 행사가 되지 않도록 제안된 의견과 수렴 방향을 정리해 페이스북 페이지 “문화도시 춘 천” 등 SNS에 시민들과 공유했다. 또한 이번에 참여한 시민들이 문화도시의 주요한 구성원으로 자리하고, 지속성 을 가지며 추후 사업의 실질적 영역까지 함께할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연속적인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춘천시문화재단 소식
교과서 속 세상, 예술로 배우고 넓힌다
춘천시문화재단은 2019년부터 예술을 통해 교과목을 배우는 <학교 안 창의예술교육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5월 참여학교 공모를 통해 봄내초교와 성림초교가 선정됐으며, 봄내초교는 3학년 과학, 성림초교는 5학년 국어 과 목에 본 교육을 적용하기로 했다. <학교 안 창의예술교육사업>은 초등학교 정규 교과과정을 예술을 매개로 한 학습 으로 풀어내 흥미를 유도하고, 아이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증진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다. 이를 위해 춘천시문 화재단은 지난 2018년 10월 춘천시, 춘천교육지원청과 MOU를 맺고 상호간의 긴밀한 협력과 지원을 약속했다. 음악, 연극, 회화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인 강사가 학교별 2명씩 배치될 예정이며, 담임교사와 함께 통합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을 연구·개발한다. 2학기부터 공동 개발한 프로그램을 정규 교과시간에 편성하고, 예술인 강사가 아 이들과 함께 참여형 수업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춘천시문화재단은 이러한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자유롭게 사고하고 표현하는 시민을 육성하고자 한다. 또한 아이들이 기존 수업시간에 발견하지 못했던 잠재된 재 능과 적성을 탐색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술인 사회적 보장, 상생 위해 노력 지속하는 춘천시문화재단
춘천시문화재단에서는 실제로 예술 활동을 하고 있지만 활동증명을 완료하지 않은 예술인의 현황 파악을 계획하고 있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 따르면 춘천 내에서 활동증명이 완료된 예술인은 2018년 기준 281명이다. 또한 올 하반기 중 예술인을 대상으로 인식 개선이 필요한 분야에 대한 교육도 예정하고 있다. 예술인복지와 활동증명, 저 작권, 표준계약, 예술관련 법률 등 예술 활동에 필요한 제반을 교육해 예술인의 저작권 분쟁 및 불공정거래를 예방, 더 건강한 문화생태계를 구축하려는 목적이다. 해당 사업은 예술인의 창작 환경을 명확히 파악하고 필요사업의 수 요와 의견을 수렴해 추진과제를 도출, 추후 사업 방향을 설정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예술인의 창작 환 경과 복지를 위한 춘천시문화재단의 노력은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방향으로 앞으로도 지속될 예정이다.
춘천시 문화시설 운영조례 변경에 따른 대관비용 변동
2019년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춘천시 문화시설 설치 및 운영 조례』 개정안에 따라 춘천시문화재단이 운영하고 있는 춘천문화예술회관, 축제극장 몸짓의 대관료와 부대시설 사용료가 조정된다. 현 실정에 맞는 시설사용료 조정 으로 문화시설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함이다. 본 조례에 의거하여 춘천문화예술회관의 대관료와 부대사용료, 축제극장 몸짓의 대관료가 조정되며, 구간별 사용료의 오전, 오후, 야간, 심야 시간대 기준이 변경되었다. 자세한 내용은 춘천시문화재단 홈페이지(www.cccf.or.kr)의 ‘대관안내’에서 확인할 수 있다.
CCCF news ㅣ
2019 calendar
상기 일정은 변경될 수 있으니, 홈페이지www.cccf.or.kr를 참조바랍니다
문화캘린더
7 i JULY
7.11 / 19:30
7.12 / 19:00
기획공연 볼라레 정열, 여름밤을 날다 라이브 연주와 이혜정의 플라멩코
춘천시립청소년교향악단 특별연주회 교과서 콘서트II
T 033 259 5821 at 축제극장 몸짓
T 033 259 5874 at 춘천문화예술회관
7.24 / 19:30
기획공연 태혜신카르마프리무용단 FLOWERS in HEAVEN
T 033 259 5821 at 춘천문화예술회관
7.30 / 19:30
7.31 / 19:30
춘천시립교향악단 제148회 정기연주회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전곡 시리즈 3
문화가 있는 날 브라스마켓
T 033 259 5874 at 춘천문화예술회관
T 033 259 5831 at 춘천문화예술회관
8 i AUGUST
8.14 / 19:30
기획공연 볼라레 소리꾼, 무대를 날다 배우 김성녀의 1인극
T 033 259 5821 at 축제극장 몸짓
8.28 / 19:30
문화가 있는 날 기타그룹 피에스타
T 033 259 5831 at 춘천문화예술회관
8.29 / 19:30
춘천시립교향악단 제149회 정기연주회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전곡 시리즈 4
T 033 259 5874 at 춘천문화예술회관
춘천시립합창단 2019 제4회 온 세대 합창 페스티벌
T 033 259 5874 at 춘천일원 버스킹 공연, 춘천문화예술회관, KT&G상상마당 (일정별 상이)
CCCF calender ㅣ
POT COMMENT
‘POT Comment’에서는 SNS에 독자 여러분들이 올려주신 이야기들을 소개합니다. 이번 호에서 흥미롭게 읽은 기사, 마음에 들어온 책 속 한 줄, 좋았던 사진, 제안하고 싶은 의견 등 춘천문화매 거진 POT에 관련한 소소한 이야기들을 해시태그[#]로 전해주세요! 여러분의 소중한 이야기들은 더 좋은 매거진을 만들고 싶은 춘천시문화재단에 큰 힘이 됩니다.
Instagram @ yoon_._.q
호프에서 만난 팟 춘천의 재밌는 소식이 가득해서 짬내서 읽기 좋다. 이번 호도 빨리 나오면 좋겠다. 언넝요!!! #POT #춘천문화매거진 #팟 #daily
Instagram @ minkyung101
춘천에 놀러왔다가 #살롱드노마드 에서 본 #춘천문화매거진POT 티비에서 봤던 #육림고개 정보도 보이고, 오랜만에 요절한 천재 시인 #진이정 의 작품도 만 나서 반가웠다~!
Instagram @ keunj7
그림책으로도 활용하는 팟. 춘천살이 6년차인데 아직 가보지 못한 청평사. 봄되면 애들 손 잡고 함께 가봐야지 !
#춘천여행 #청평사 #POT
#춘천시문화재단 #춘천문화매거진 #매거진POT #문화매거진팟 #춘천문화매거진 #화이팅
Subscriptions 정기구독 소식을 널리 알려주세요 소중한 당신과 춘천의 문화를 함께 공유하고 싶은 이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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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에 한 번씩 춘천의 다채로운 문화가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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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을 그리지 않는 나는 백수라는 생각이 들어요. 2006년부터는 그림만 그렸어요. 1년에 한 번은 꼭 전시를 하겠다는 스스로의 약속도 지켰어요. 가난하지만 행복해지더라고요. 그래서인지 지인들은 제 그림이 부드러워졌다고 말을 해요.
”
Artist Life 서현종 작가와의 인터뷰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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