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문화놀이매거진 POT 2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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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문화매거진
N.25
‹Breaktime› 80.3×116.8cm. Acrylic on canvas. 2018
2020 겨울
걷다가 문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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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로 같이 즐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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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로 마음을 활짝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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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로 함께 이야기하다
POT에는 ‘(다양한 것을 담는)그릇, 솥’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춘천문화매거진 팟은 문화로 다 같이 즐기고 소통할 수 있도록 지역의 다양한 문화 콘텐츠와 트렌드, 지금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이슈 등 생동하는 춘천의 문화예술을 한 데 담아내는 그릇이 되겠습니다.
POT이 이야기하는 춘천문화란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예술적 감수성이 풍부한 춘천 시민의 삶 속에서 엿볼 수 있는 일상의 모습, 그 안에 담긴 보석 같은 이야기를 뜻합니다. 오랫동안 많은 예술가와 청춘들에게 영감을 주는 아지트로 자리매김해 온 춘천. POT은 춘천이라는 멋진 지역을 춘천 시민과 춘천을 찾은 사람들이 보다 즐겁게 향유할 수 있도록 다채롭게 펼쳐 보이겠습니다.
Contents
Letter 편집장의 여는글
Lifestyle 서로의 보호막을 지켜주는 일
Somewhere 우리 모두의 중도
Creator 춘천에 머문 마음들
Artist 우리는 같으나 모두 다른 존재
Books & 춘천에 ‘기증책 도서관’을 세워 ‘책마을 천국’을 만들자
Column 스스로 서서 서로를 살리는 일상의 마을 전환
Scene–1 도시를 수놓은 축제 이야기
Scene–2 나의 세상이 넓어지고, 깊어지는 경험
News 춘천문화재단 소식
Diary ○○○의 이야기
Editor’s note
Letter
‘사람의 격(格)’을 생각합니다. 사람의 격은 도시의 격에서 나옵니다. 우리 사는 도시가 ‘모두를 위한 도시’라는 문화비전을 탑재해야 합니다. 코로나19 시대는 도시에 대한 생각의 전환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습니다. 돌봄민주주의가 필요합니다. 비임금노동과 젠더화된 돌봄노동자들이 ‘재난 약자’가 되지 않도록 돌봄노동의 가치에 대한 인정이 선행되어야 하고, 그런 사람들을 품을 수 있는 좋은 정책들을 만들어야 합니다. 좋은 정책이 좋은 정치입니다. 우리 사는 도시가 돌봄 찬(carefull) ‘탈성장’ 시대로의 전환에 대하여 생각하는 전환문화도시가 되었으면 합니다. 일본에서 패션 브랜드 군겐도[群言堂]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이와미긴잔
생활문화연구소 마쓰바 도미 소장이 역설하는 ‘군겐도 정신’을 생각합니다. 한 사람의 권력자가 높은 자리에서 하는 일방적인 말을 이치겐도[一言堂]라고 합니다. 반면에 군겐도 정신은 모두가 내놓은 의견을 종합하여 좋은 방향으로 결정한다는 의미입니다. 모두를 위한 도시를 만드는 일 또한 군겐도 정신이 필요합니다. 춘천문화재단이 추진하는 〈가치 안은 배움터〉는 봄마지(춘천시마을자치지원센터)와 손잡고 문화와 마을을 잇는 교육/활동을 준비합니다. 〈어바웃타임 중도〉 프로젝트는 ‘개발 다음에 오는 것들’을 생각하는 좋은 생태예술 프로젝트입니다. 마을/학교가 아니라 마을‐학교를 추구하고, 생태예술 프로젝트의 좋은 모델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그 과정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선물’이 되고 ‘보호막’을 형성하는 것이겠지요. 낯선 타지 사람들을 ‘환대’하는 문화가 필요합니다. 환대하는 마을은 환대하는 마음에서 나옵니다. 일본 산골마을 가미야마 사례를 주목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마을의 진화』(2020)에 따르면, 산골마을 가미야마는 주민들이 주도하고 재미있는 예술 프로젝트들이 결합하여 낯선 사람들을 환대하는 마음의 문화를 이루었습니다. 특히 면장(面長)을 비롯한 행정의 태도가
인상적입니다. 기업 유치가 아니라 ‘사람 유치’에 더 신경 쓰고, ‘이의 없음’이라는 예정조화설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회의 문화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의 호기심, 관심, 감정을 잘 살리며 ‘삶’과 ‘일’이 연결되도록 했습니다. ‘친절이 순환하는 마을’ 가미야마는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코로나19 시대, 어느 때보다 돌봄의 책임이 중요해졌습니다. 민간과 행정이 서로 손잡기의 원리를 잘 구현하며 협력적 공공의 개입이 필요합니다. 모두를 위한 도시는 그런 과정에서 탄생합니다. 어느 작가가 “만드는 방식이 우리를 결정한다”(프리모 레비)고 한 말이 떠오릅니다. 전환문화도시 ‘춘천의 힘’을 믿습니다.
편집장고영직
정승희 포토그래퍼 이종희
서로 의 보호막 을
지켜주는 일
위드 코로나 시대에
변화한 시민들의 모습
Lifestyle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서로의 보호막을 지켜주는 이야기
함께 만드는 노리숲 축제
마음껏 나가놀지 못하는 아이들을 보며 참 속상했어요. 자연 그대로를 느끼며 뛰놀 수 있는 축제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됐죠. 그래서 기획한 〈노리숲 축제〉에서는 전자기기를 사용하지 않아 새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하고, 아이들 스스로 놀이를 만들 수 있게 볏짚과 밧줄 같은 자연물을 이용한 놀이터도 만들었어요. 협동조합, 주민센터, 학부모, 시민예술가 등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축제가 완성되어 무척 뜻깊었답니다.
엄정은 (후평동, 나누스페이스)
지속 가능한 먹거리를 위한 노력, 친환경 용기
처음 음식 배달을 시작한 이후로 용기에 대한 고민과 시도를 계속 해왔어요. 지금은 친환경 용기인 밀짚 도시락 용기와 사탕수수 띠지, 생분해 빨대를 사용하고 있어요. 그동안 손님들이 다양한 친환경 용기를 추천해주셨는데요, 저희뿐만 아니라 손님들도 환경과 지속 가능한 먹거리에 관심이 많다는 걸 알았어요. 앞으로도 친환경 패키지를 연구하고 그 경험을 나누고 싶어요.
노보원 (근화동, 어쩌다 농부)
힘든 시기에 꾸러미 덕분에 힘이 납니다
코로나 19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와 시민들을 돕기 위한 고민에서 시작했어요. 지역 농산물을 각 학생 가정에 보내기로 했죠. 3만 4천 개의 농산물 꾸러미를 보내야 했기에 하루에 2천개씩 만들어야 했어요. 사실 진짜 힘들었어요. 새벽 6시부터 포장하기 시작해 직원들이 배달까지 직접 했으니까요. 어느 날 꾸러미를 받은 한 학부모에게 전화 한 통을 받았어요. ‘힘든 시기에 꾸러미 덕분에 힘이 납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말해주셨는데, 그때 정말 뭉클했어요.
정두원 (석사동, 춘천지역먹거리통합지원센터)
지구를 생각하는 창작 노트 제작 지원사업
많은 사람이 코로나 19가 가져온 일상에 굴복하기보다 힘을 비축하는 시기로 보내고 있다고 생각해요. 잠시 멈춰 다음을 준비하는 힘을 얻기 바라는 마음에 〈지구를 생각하는 창작 노트 제작 지원사업〉을 만들게 됐답니다. 24명의 예술인이 각자의 방식대로 창작 노트를 만들었어요. 기후, 성평등, 인권, 공동체 등 지구를 생각하는 한 가지 주제에 집중하다 보면 앞으로의 창작활동에 영감이 될 거라 믿어요.
김상아 (석사동, 춘천문화재단)
몸은 멀리 있으나 마음은 가까이
올해는 고향에 내려가지 못했어요. 형제가 3남 3녀인데, 작은 누나가 추석에 못 보는 대신 화상으로 모이자는 제안을 했죠. 부모님과 각지에 있는 형제, 조카들을 영상으로 보고 대화하니 무척 반가웠어요. 멀리 떨어져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당연했지만, 이렇게나마 얼굴 보고 얘기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부모님이 내년이면 팔순인데요, 내년에는 고향에 내려가서 뵙고 싶어요.
강상훈 (퇴계동)
권용식 포토그래퍼 강승원
우리 모두의 중도
Somewhere
치유의 숲 중도, 우리 모두의 중도
나의 중도
차를 타고 춘천대교를 달리다 보면 드넓은 중도가 다리 위로 떠오른다. 중도에 들어서서 왼쪽으로 한참 들어가면 그 끝에는 푸른 숲이 있다. 그 숲이 나에게는 중도였다. 차가 생기면서 처음 가게 된 중도는 자연이 좋았다. 자연 예찬 주의자인 나는 조용히 쉬고 싶을 때 중도에 갔다. 노을이 지며 계속해서 변화하는 강물색에 아름다움을 느꼈다. 다양한 새 소리가 좋았고, 산란철을 맞은 잉어들이 물가에서 푸드덕거리는 걸 보는 게 좋았다. 바람에 흔들리는 은사시나무들을 보는 게 좋았다. 그러던 어느 날, 중도에 대해 이야기 할 시간이 있었다. 중도를 예찬하는 나와는 달리,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못했다. 춘천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 대부분에게 중도는 유년 시절 소중한 추억이 있는 곳이었지만 지금은 불편하고 아픈 공간이었기 때문이었다. 누군가는 가고 싶지 않은 공간, 기피하는 공간이라고도 표현했다. 중도는 이렇게밖에 남을 수 없나 생각하던 차에, 그 시절 사람들을 중도로 인도하던 맥도 1호 선장님을 만났다.
선장 오홍택
맥도 1호, 2호 운영 (1986년~1990년 근무)
중도에서 어떤 일을 하셨나요?
강원도체육회 소속으로 처음 맥도 1호라는 배를 마산에서 수주할 때 감독을 했었고요. 이후에 중도를 오가는 맥도 1, 2호를 운항했습니다. 5년 정도 선장 일을 하다가 사업이 민간에 이양이 되면서 그만두게 되었어요.
중도라는 자연에서 일하는 게 좋았을 것 같아요. 기억에 남는 풍경이 있을까요?
지금 공원으로 조성된 공간이 원래는 늪지였어요. 상류에서 떠내려 온 나무들이 쌓인 풍경과 자연스럽게 자라난 식물들이 좋았어요. 요즘도 머리를 식히거나 혼자 있고 싶을 때 그 공원을 걷곤 합니다. 또 상중도 쪽은 파가 많이 심겨있던 푸른 밭 풍경이 머릿속에 그려지네요.
중도와 관련된 추억이 있다면 얘기해주세요.
그 당시 보트장에 윈드서핑장이 있어서 젊을 때는 한밤중에 윈드서핑을 하면서 놀았죠. 지금은 법이 엄격해져서 불가능한 일이 되었는데 그리운 추억이에요. 중도에서 강변가요제도 열리곤 했었는데요. 그때 참여했던 인순이 같은 가수들에게 모터보트를 태워줬던 게 생각나요. 또 어린이날이면 소풍 오는 어린이들로 배가 꽉꽉 찼었어요. 자리가 없어서 마을 배를 빌려서 운항했던 기억들이 아련한 풍경처럼 떠오르네요.
지금의 중도와 관련해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개인적으로는 공원으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춘천에 공원이 많아야 한다고 생각이 들어요. 어쩔 수 없겠지만 중도가 더 이상 시민들의 공간이라는 느낌이 사라져 안타까워요.
치유의 숲, 중도
〈어바웃타임_중도〉 축제가 열렸다. 가을이었음에도 섬은 겨울처럼 쌀쌀했고, 축제는 의외로 조용했다. 요란한 축제에 익숙했던 탓인지, 처음에는 고요한 축제가 무척 어색했다. 그럼에도 싫지 않았고 금방 알게 되었다. 바람 소리가 음악이고, 흔들리는 갈대가 춤이라는 걸. 축제에는 중도로 소풍을 가던 그 시절처럼 ‘엄마가 싸주신 못생긴 김밥’이 있었다. 맛있는 김밥을 먹으며 섬을 그저 걸었고 평범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사람과 자연이 하나가 된 축제를 보았다. 숲속 나무 그루터기에 앉아 문화도시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풀처럼 자라난 모니터들 속에 치유를 이야기하는 예술가들이 있었다. 빛을 품은 버드나무가 예술이 되고 그 아래 태초의 사람이 된 예술가가 있었다. 자연스러웠다. 축제가 끝난 숲을 나왔다. 차에 시동을 걸고 전조등을 켜자 섬의 적막함이 느껴졌다. 나는 섬을 도망치듯 빠져나왔다. 사람들의 추억 속 중도는 어디로 가는 걸까. 중도가 이제야 눈에 들어왔다.
춘천에 머문 마음들
봉의산과 의암호를 보고 자란 창작자들을 만났다. 그들은 춘천을 떠났지만 여전히 춘천과 연결되어 있었다.
전범선 @junbumsun 춘천에서 나고 자란 전범선은 욕심쟁이다. 책방 풀무질을 운영하며 두루미출판사 대표를 겸하고 있고, 밴드 양반들 보컬로도 활약 중이다. 요즘 선택과 집중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하지만 여전히 그는 새롭고 다양한 삶의 방식에 관심이 많다.
요즘 하고 있는 작업을 소개해주세요. *에 와서 출판사 일과 글 쓰는 일을 하고 있고요. 저녁에는 해방촌으로 가서 밴드 ‘양반들’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잘 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는 상태예요. 영국에서 느낀 거지만, 문화가 멋진 이유는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풀무질을 운영하게 된 거고요. 양반이라는 것도 지배계급을 떠나서 지금 한국에서 실천할 수 있는 가장 멋진 라이프스타일이라고 생각해요. 낮에는 풀무질
Creator
* 풀무질: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학회지로 시작하여 1985년 문을 연 성균관대 인근 인문사회과학 서적들과 관련 세미나, 영화제, 독서 모임 등이 열리는 서점 및 커뮤니티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서점으로 80년대 학생 운동의 본거지 역할을 했다. 현재는 동물해방, 페미니즘, 채식 등과 관련된
에디터 권용식 사진 전범선, 최정현, 배요한 제공
기억 속 춘천에 대한 풍경은 뭐예요? 가장 먼저 떠오르는 풍경은 안개예요. 산과 강이 많고 어릴 때 살았던 낙원아파트가 있는 곳. 최근에는 상상마당 춘천에서 2, 3집 앨범을 녹음했는데 정말 좋았어요. 호수가 보이는 풍경과 숙소까지 제공이 되는 녹음실은 우리나라 어디에도 없다고 생각해요.
도시에서 예술가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음악하는 사람은 음악으로 사람과 사람, 자연을 연결해요. 제가 하는 로큰롤 음악이 원래 축제에서 시작됐거든요. 좀 더 자연적이고 자아를 초월하는 무아지경에 도달할 수 있게 돕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사람들에게 자연과 하나가 되자, 야만스러움을 잊지 말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춘천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저도 만약 현실적인 문제없이 경제적인 여유가 있다면 중심을 벗어나는 위험을 무릅쓰더라도 춘천에서 살고 싶어요. 한편으로는 춘천 고향집에 갈 때마다 보이는 너무 많은 개발 때문에 아쉬운 점도 있고요. 춘천을 비롯한 강원도는 개발에서 소외되었기 때문에 가능성이 많은 지역인데 매력이 점점 사라지고 있단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춘천은 채식하기에도 좋은 도시예요. 닭갈비가 너무 유명해서 막국수가 소외받고 있는데 막국수에 녹두전, 감자전, 메밀전병까지 채식하기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최정현 @cjroblue SNS에서 17만 팔로워를 가진 일러스트 작가이자 한국 어도비 인사이더. 하지만 그는 여전히 더 유명해지고 싶고 TV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출연이 꿈이다. 아버지와 함께 만든 카페 화양연화 때문에 춘천에 자주 내려오는 그는 어릴 적 살던 춘천이 ‘안전빵’ 같다고 이야기한다.
일러스트 작업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나를 증명하는 방법이 그림이었어요. 예민하고 섬세한 편이라 그림을 그리지 않았더라면 좋지 못한 삶을 살았을 것 같아요. 그림을 그리면서 스스로 많이 위로를 받아요.
그림체가 무척 정성스럽다는 느낌을 받아요. 의도한 건 아니고 자연스럽게 만들어졌어요. 밀도 있고 퀄리티 있는 걸 좋아해서 이렇게 그리는 것 같고요. 그리고 일상 속 아주 작은 소재가 비현실적으로 들어가도록 표현을 해요.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누구나 떠올릴 수 있고 상상할 수 있는 일들을요.
춘천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풍경을 이야기해주세요. 어릴 때 동네를 걸으면 방앗간 돌아가는 소리와 참기름 냄새 같은 것들이 기억나요. 춘천의 낮은 건물들도 좋았고 슈퍼 앞 노란색 장판에 앉아 계신 할머니, 할아버지들 그리고 알록달록한 뽑기 기계들 이런 것들이 참 좋았어요. 그림을 그리다 보니 감정기복이 많은 편인데 그럴 때 춘천을 떠올리면 위로가 돼요.
춘천은 예술가들의 도시라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춘천은 자연과 도시 비중이 적당하기 때문에 예술가가 많은 것 같아요. 작업하면서 자연환경이 중요하다는 걸 부쩍 느끼는데, 저 같은 경우에는 자연을 직접적으로 그리지는 않지만 자연에서 영감을 얻을 때가 많거든요.
배요한 @yohan_ldh 서울 문래동에서 무유공방을 운영하는 예술가. 주로 스테인드글라스 작업을 하고 종종 개념적인 형태의 작업도 한다. 강원대 입학과 함께 춘천과 인연을 맺었으며 지금은 서울에 있지만 여전히 춘천 작업이 많다는, 작가 스스로를 공공재라 부르는 그를 만났다.
요즘 하는 작업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주로 유리 작업을 많이 해요. 그리고 프로젝트 전시 참여를 좋아해서 개념적인 작업도 하고요. 최근에는 인천에서 형태가 남지 않게 물로 글씨를 써서 사라지는 기념비를 만드는 작업을 했었고, 춘천 커먼즈필드 입구에 스테인드글라스 설치 작업을 했어요.
작업하실 때 유의하는 점이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을 알려주세요. 자연을 훼손하거나 처리가 어려운 영구적인 재료를 사용하는 걸 지양하고 있어요. 작품을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남느냐도 무척 중요하거든요. 환경적인 문제도 그렇고 작업물을 보관하는 게 힘든 여건도 있고요. 가장 많이 하는 스테인드글라스(유리화) 작업은 남는 재료를 모자이크로 만들어 재활용이 가능해서 좋아요. 그리고 빛도 재료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해서 작품이 설치되는 공간에 시간대별로 자주 가보며 작업을 해요.
춘천에 대한 느낌은 어떤가요? 춘천으로 대학에 진학해 10년을 살고 서울로 왔지만, 지금도 춘천 작업 분량이 다른 지역보다 더 많아요. 춘천은 여유가 많은 도시고, 청년 활동 같은 게 활발한 도시 같아요. 서울은 너무 많은 정보가 쏟아져서 집중되기 힘든데, 춘천은 전달이 잘 돼요.
도시에서 예술가의 역할이 있다면? 작가는 그 작가 스스로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해요. 작업을 하고 발표하는 것 자체도 본인만 향유하려는 게 아니라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함이고요. 작가 스스로가 공공재라는 의식을 갖고 있어요. 남들이 생각하거나 이야기하기 힘든 것들을 작가는 작품으로 표현하고 보여주는 역할을 하죠.
정현경 포토그래퍼 이종희
우리는
같으나
반복을 통해 차이를 드러내는 화가
김경원
Artist
모두
다른 존재
‹Labor of learning› 130.3×162.2cm. Acrylic on canvas. 2017
김경원의 작업은 아이러니로 가득하다. 멀리서 그의 그림을 조망하면 꽃이나 별, 산수화 등으로 보이지만, 실제 화면 속에 수백수천마리의 닭과 젖소가 밀집되어 있는 형상을 발견하는 소름끼치는 경험을 하게 된다. 표현방식에 있어서도 얼핏 보면 디지털 프린팅 작업처럼 반복적으로 찍어낸 듯 보이나, 정작 하나하나의 개체를 전통적인 회화 방식으로 세밀하게 그려서 완성하였다는 점도 의아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유독 작가의 그림 속에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닭과 젖소가 작품의 소재가 된 계기는 언제부터였을까?
“처음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단순합니다. 제가 달걀과 우유를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달걀과 우유를 생산하는 동물이 닭과 젖소잖아요. 그들이 만들어낸 것들을 늘 소비하면서도 실제로 닭과 젖소라는 존재를 대면하게 되는 경우는 거의 없죠. 어느 날이었어요. 고속도로에서 닭을 싣고 가는 트럭을 발견하였는데, 케이지 안에 무수한 닭들이 터질 듯이 갇혀서 마치 튀어나올 것만 같았죠. 그 광경을 3, 4년 전에 봤는데 저한테는 충격이었어요. 그 이후로 우리 안에 갇혀서 대량 사육되는 동물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Heart heart› 80.3×100cm. Acrylic on canvas. 2020
작가는 달걀과 우유를 생산하기 위해 공장화된 시스템으로 키워지는 닭과 젖소의 사육 환경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 싶었다. 먹이를 쫓아 무리지어 달려가는 닭의 모습이 모티브가 되어 같은 방향으로, 같은 형태로 반복적으로 그려나갔다. 그들의 모습이 어쩌면 현대의 우리들의 일상과도 다르지 않다고 작가는 말한다.
“아파트를 닭장에 비유하기도 하잖아요. 쳇바퀴 돌듯 반복적인 출퇴근 시간과 시스템 속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죠. 코로나 시대가 도래하면서 더욱 인간은 획일화되고 몰개성화되어 가고 있는 것 같아요.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 하며 손소독제와 발열체크, 자가 격리 등 지켜야 할 규칙들이 생기고, 감시받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어요. 닭과 젖소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하나하나의 다른 존재라는 점을 말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표현방식은 자본주의 시스템처럼 반복적인 형태를
취하면서도 오히려 아이러니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다름을 강조한 것이죠.”
‹Square World› 53×45cm. Acrylic on canvas. 2019
작가의 말처럼 ‘반복(같음)’적 표현을 통해 ‘다름’을 말하고자 하였다는 점은 바로 “이중화”의 형식을 통해 드러난다. 그는 닭의 붉은 벼슬이나 젖소의 얼룩문양의 반복적인 구사를 통해 패턴을 만들어내고, 다른 기호나 형상으로 읽히도록 하는 방식을 차용하였다. 이를 통해 닭이 아닌데 닭이며, 젖소가 아닌데 젖소인 그림이 탄생하였다.
“우리나라에서 닭에 대한 관념을 보면 대부분 ‘치킨’을 떠올려요. 동물 그 자체보다 먹거리에 대한 인식이 지배적이죠. 그러한 고정관념을 탈피하기 위해 특징적인 붉은 벼슬을 활용하여 맨드라미의 형상을 만든다거나, 하트나 별 등 전혀 다른 기호로 1차적으로 읽혀지도록 화면을 구성했어요. 수천 마리의 젖소로 이루어진 작품은 만리장성이나 고지도를 연상시키기도 하고요. 이런 이중적인 구성과 아이러니 때문에 전시 관람 오신
스님으로부터 닭과 소들의 아우성이 들린다고 호통을 들은 적도 있어요.”
‹Cycle cycle› 145×112cm, 100×100cm, 65×65cm. Acrylic on canvas, acrylic on steel. 2018
반전 효과를 통해 주제성을 드러내는 방식은 작가의 입체작품에서도 발견된다. 레이저 컷팅을 통해 몸이 뚫려있는 닭의 형상을 만들고 반복적으로 구성하는 형식인데, 시각적으로 공허한 표현과는 달리 무거운 소재인 철(steel)을 사용하여 그 중량감을 강조하였다. 컨베이어벨트 위에 설치하였던 작업은 관객참여를 통해 그 위치를 바꿀 수 있도록 기획하여, 관객들이 직접 닭의 무게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자연스럽지 않은 인공적이고 원색적인 색의 사용도 제품을 생산하는 시스템을 드러내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와 연결되어 있다.
‹Flying Chickens 2 installation view› 80×80×250cm. Acrylic on steel. 2018.
2017년부터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는 김경원은 다채로운 삶의 궤적을 갖고 있었다. 쇼핑몰 사업, 은행원 등 다양한 이력에, 디자인과 동양화를 전공하고 서양화 석사과정 후 최근에는 조각 작업까지 여러 매체를 경험하였다. 수많은 길을 돌고 돌아 뒤늦게 지금의 작가의 길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마지막으로 물었다.
“백세시대라고들 하잖아요. 생각해보니 평생 직장생활을 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내가 평생을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자
생각했고 그것이 ‘그림’이었어요.”
세상에 대한 관심과 사회적인 소통을 지속하면서도 ‘나다움’을 지키는 꿋꿋함이 김경원 작가에게서 보였다. 그의 작업실을 나오며 벽면에 있는 작품을 바라보았다. 천여 마리의 닭의 무리 속 한 마리가 유일하게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닭을 가리키며 “이게 나예요.” 하고 작가가 웃는다. 다른 방향을 향해 꿋꿋하게 걸어갈 작가의 앞으로의 행보를 진심으로 응원하고 싶어졌다.
이 쪽은 글자로 옮기지 못했습니다. 이북에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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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서서 서로를 살리는 일상의 마을 전환
글 윤요왕 (춘천시마을자치지원센터장)
Column
“저는 초등학교 다니면서부터 퇴계동에서 살았습니다. 어릴 때부터 봐 왔던 어두운 골목이 조금 밝아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곤 했습니다. 이미 변화된 곳들도 많지만, 우리 동네에 작은 변화를 주고 싶습니다.”
“우리 지역의 유휴공간을 조사하고, 찾고 싶어요. 청소년, 아동, 어르신들처럼 돌봄이 필요한 주민들에게 믿을 수 있는 교육과 돌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예로부터 아름다운 고장이었다. 살기 좋은 마을이었다. 다시 아늑하고 행복한 마을을 가꾸어 가고 싶다.”
지난주 시작된 주민자치회 9개 읍 동 마을활력 프로젝트에 참가하는 주민들이 제출한 서류의 지원동기를 읽으며 가슴이 뭉클해짐을 느꼈다. 거창하고 눈에 띄는 혁신적인 계획이나 동기는 아니었지만 총 52명의 시민들이 마을의 변화와 전환을
통해 활력을 불어넣고, 행복한 마을을 꿈꾸기 시작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세대도 다양하고 아이디어나 이유들도 다 다르다. 그러나 주민들의 마음을 관통하는 공통점은 ‘우리 마을은 우리가 만든다’는 정신, 그리고 작고 소박한 일상의 변화를 통해 스스로 체감하는 행복한 마을을 만들어 보고자 한다는 것이었다.
마을의 문제를 발견하고, 숙의하고 실천해봄으로써 시민의
통해 시민성을 높이고 성숙시킬 수 있을까? 수동적인 주민(住民)이 아닌, 민주적이고 자발적이며 자립적인
우리는 부족하지 않게 또 과하지 않게 적절한 리더(leader)와
시민들과 협의하고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이다. 분명한 것은
새로운 교육방식의 ‘춘천시민학교‐쉼표학교’를 열었는데 첫
분명한 것은 시민들이 주인공이며 스스로 주인임을 자각하는 것이다.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마을로의 전환을 모색하는 모습들을 보게 된다. 공동육아 방식으로 서로의 몸과 맘을 내어 아이 돌봄 품앗이를 하는 공동체도 있고, 시골 어르신들의 불편한 병원 방문을
돌봄 같은 비교적 단순한 마을의제가 나오는 경우가 많지만, 의미 있는 과정과 실천의 모습이 엿보인다. 농촌도 그렇지만
행정에 요구하고 맡기면서 회복탄력성과 자치력을 잃어
이런 흐름을 전환시켜 나가야 한다.
우리 (재)춘천시마을자치지원센터는 주민자치, 마을공동체
우리의 몸은 자기 회복력, 주체성을 가지고 있다. ‘몸의
활성화를 위한 각종 지원 업무를 하고 있다. 시민들이 스스로
중심은 아픈 곳’이라는 말이 있듯이 평소에는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아도 몸이 아프거나 문제가 발생하면 예민하고 적절하게
주인됨을 선언하고 자각하는 것이 시정 철학이다. 그러나 문득
반응하면서 치유 모드로 전환한다. 우리 마을도 몸과 비슷한
이런 생각이 든다. 정부나 시정부의 정책사업이나 예산지원을
면이 있다. 자치와 공동체를 이야기할 때, 이제 다시 우리 마을 스스로의 힘을 작동시키는 방향으로 되돌려야 한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그간 편히 누려 왔던 자본시장과 공공의
주민(主民)들이 주민자치와 마을공동체를 구현해 내는 것일 텐데
영역이 폐쇄되는 재난 시대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그로 인해 발생하는 일상적 삶의 문제는 결코 간단치 않다. 태풍이
팔로워(folower) 역할을 하고 있을까? 아직은 여러 가지 시도로
지나가기만 바라고 있을 수만은 없다. 일상의 불편함은 오히려 자극이 되고 있는 듯하다. 마을 현장에서는 조금씩
시민들이 주인공이며 스스로 주인임을 자각하는 것이다. 얼마 전
꿈틀꿈틀대는 마을자치의 기운이 싹트고 있는게 보인다. 관계와 주체, 공동체와 자치 등 그동안 안 써도 되었던 마을의 근육과 기능을 다시 일깨우듯 시민들이 생각하고 움직이고 있다.
시작이 ‘알아차림’이라는 것을 경험하게 됐다. 나의 몸과 생각과
커다랗고 거창한 것이 아니다. 우리의 골목길이 조금 예뻐지고
마음을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했다. 삶의 목적을 생각할 겨를도
환해졌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우리의 아이들을 우리 마을에서
없이 무언가에 떠밀리듯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안전하게 돌보며 키웠으면 좋겠고, 버려진 마을 어귀의 땅에
나를, 우리를, 또 공동체를 자각하는 일이 관계의 첫발을 딛는
채소밭을 만들어 함께 나누었으면 좋겠다는, 마을공동체성을 회복시키고자 하는 마음들이 모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과거 권위주의 시절과는 다르게 곳곳에서 아름다운
마을 단위로 주민들이 의제를 발굴하고, 토론을 통해 선정하고, 실천하는 과정들이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이런 작고 소박한 생각과 노력들이 5년, 10년, 어쩌면 50년, 100년 후 마을의
의사선생님이 찾아오는 방문진료(소위 왕진)라는 대안적 방법을
미래를 계획하는 단계로 나아갈 것이라 믿는다. 일상의 작은
찾아 실천하는 마을도 있다. 마을 골목길 가꾸기, 쓰레기 문제
단위실천과제들이 단순한 사업에 그치지 않고, 재미와 흥겨움을 입으며 마을의 축제로 확대되길 기대해 본다. 이렇게 마을의 주민자치를 통한 과정과 실천들이 결국 문화로 자리잡고, 개인의
도시는 크고작은 마을의 일조차 언제부턴가 자본시장(市場)과
행복과 마을의 전환, 지속 가능한 도시로 나아가지 않을까 꿈꿔 본다.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 에너지가 필요하겠지만 잔근육을
왔는지도 모른다. 느리지만 하나씩 작은 경험과 실천들을 통해
키운 주민들이 단단한 공동체의 힘을 통해 스스로 행복한 마을로의 전환을 이루어내리라 믿고 응원하고 싶다.
마을 현장에서는 조금씩 꿈틀꿈틀대는 마을자치의 기운이 싹트고 있는게 보인다.
정리 한혜진, 최수현 사진 강승원
도시를 수놓은
축제
이야기
엄윤경
춘천연극제 사무국장
이매랑 춘천마임축제 기획실장
마임은 춘천의 마음입니다.
Scene–1
유례없는 재난의 시기에도 춘천의 축제들은 새로운 방식으로 시민들을 만났다. 걱정과 고민으로 가득했던 준비과정부터 긴장감 넘치는 무대 뒤 현장까지, 춘천마임축제, 춘천연극제, 춘천인형극제의 실무자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5월 전에 정리가 되겠지 하는 가벼운
사회자 춘천문화재단 강승진 문화도시센터장
대한민국 최고의 코미디 연극제를 만들고 있습니다. 춘천인형극제 제작PD
오화연
춘천인형극제는 원더랜드입니다.
강 올 한 해, 축제를 운영하면서 정말 많은 고민과 갈등이 있었을 것 같아요. 코로나 19를 어떻게 인식하고 받아들였는지 궁금합니다.
23일에 떨어졌어요. 기다리는 시간이 마치 끝도 모르는 어두운 동굴을 횃불 하나 없이 걸어가는 기분이었어요. 그런 와중에 모든 팀장과 팀원들은 제게 “준비하면 되나요? 구매하면 되나요?” 하루에도 수십 번씩 물었죠. 사실 나도 답을 모르지만 “해, 사.”라고 대답했어요. “안될 수도 있겠어. 아직 시에서 연락이 없어.” 라고 하는 순간 다 내려놓게
이(마임) 느낌이었는데 점점 심각해졌죠. 축제를 취소하는 수준이 되잖아요. 이때 습관이 생겼는데, 숨이 안 쉬어져서 입안이 아니라 조직이 붕괴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축제의 틀을 새롭게 짜야 했어요.
시원해지는 사탕을 하루에 한 통씩 먹었어요. “해, 사.”라는 대답을 수십 번 하고 나면 밥이 안 넘어가는 거예요. 아무도 답해 줄 수 없고 확신할 수 없는 것을 이렇게 결정하고 엄(연극) 먼저 진행하는 마임축제의 대응을 지켜보고 진행하는 것 자체가 정말 쉽지 않았죠. 있었지요. 하하. 매일 오는 재난문자를 받으며 이매랑 실장님하고도 많은 소통을 했고요. 온라인 영상 공연도
엄(연극) 똑같은 마음이었어요. 예산이 수반되어야 가능은 했지만. 연극은 현장성과 일회성이 중요하잖아요. 하는데 결재는 안 떨어지고. 나중엔 “국장님, 이거 이렇게 많은 회의를 한 건 올해가 처음이에요. 춘천에 n번째 구매할까요?” 묻는데 그게 뭔지 기억도 안 나는 거예요. 확진자가 나왔을 땐, 공연 세팅 중에 취소하라는 전화를 받기도 했어요.
전에는 머릿속에 예산이 체계적으로 나뉘어 있었는데 이제는 변경, 승인의 과정이 너무 많아 바로 파악이 안 되더라고요. 공연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죠. 코미디극은 관객의 오(인형) 인형극제는 9월이라, 역시 그전에 괜찮아질 반응과 타이밍이 생명인데, 영상으로 찍다 보니 그게 안 거라고 생각했어요. 상황이 장기화되는 걸 보곤 여러 번으로 되잖아요. 그래서 촬영할 때 직원들이 들어가서 일부러 많이 나눠서 축제를 열기로 했죠. 찾아가는 축제로 전환하고, 6월부터 지금까지 축제중이에요. 오(인형) 저희는 8월 광복절발의 타격이 컸어요. 일정을 수차례 번복하고 계속 재공지하면서 ‘우리가 축제를 왜 하고 있지?’ 다시 생각하게 됐죠. 결국 비대면으로 영상 촬영을 진행했는데, 무대에서 열심히 하는 배우들이 무색하게 객석엔 아무도 없고, 공연이 끝나 큐사인이 떨어지는데도 5월 축제 바로 전 주에 이태원발 유행이 이(마임)
웃었어요. 힘내라고.
강 가장 힘들었던 것은 무엇이었나요?
침묵만 이어지는 거예요. ‘이런 게 축제가 아닌데’ 하는 생각이 심각해졌어요. 모든 부분에서 행정 정지 명령이 내려졌는데, 들어 그다음부터는 촬영 중에도 같이 호흡하고 박수 치고 축제변경신청서를 만들어 시에 올리고 승인 받는 과정이 너무 대답했어요. 그러면서 공연팀, 무대 감독님들과 더욱 힘들었어요. 7월 3일에 열겠다고 한 축제의 최종 승인이 6월 가까워지기도 했고요.
© 춘천마임축제
강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할 수 없었던 것, 축제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뭘까요?
이(마임) 봄 회의부터 이미 진행을 전제로 했어요. ‘해야 엄(연극) 맞아요. 축제는 곧 사람이고 사람이 만드는 해, 말아야 해?’를 이야기할 거면 회의 테이블에 앉지도 말라고 했죠. 조직의 존재 이유가 거기에 있었으니까요. 축제를 하지 않으면 월급을 받을 이유도 없다 생각했죠.
축제니까요. 오(인형) 저희도 ‘한다, 안 한다’를 정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할 수 있어? 어떻게 하면 좋아?’를 고민했어요. 말씀하신 엄(연극) 공연자들과의 약속이었어요. 늦어져도 꼭 것처럼 축제는 공연팀과 상생해야 하기에 그들이 무너지면 안 지키고 싶었어요. 작년부터 대한민국 최고의 코미디 연극제를 된다고 생각했어요. 공연료도 무조건 지급되어야 한다는 만든다는 목표를 가지고 진행하고 있는데, 올해 축제가 취소되면 맥을 이어갈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이(마임) 9월에 〈어바웃타임_중도〉 축제를 준비하면서 이(마임) 올해 업을 내려놓은 공연자들이 참 많아요. 전국 아티스트의 창작물을 영상으로 공모했죠. 관련 기관에 축제에 부를 아티스트가 없어지는 거예요. 축제가
의지가 강했죠.
문의하며 영상물 저작권 동의서와 계약서 양식을 새로 지속되려면 아티스트, 협력업체를 제일 먼저 챙겨야 하고 만들었어요. 이 양식의 샘플을 요청하는 아티스트들이 지역의 시스템이 뒷받침되어야 해요.
많아요. 여전히 옛날 계약서를 가지고 오는 곳이 많대요.
© 춘천인형극제
© 춘천연극제
영상물의 경우는 사용기간, 목적 등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어야 하거든요. 촬영했다고 해서 영상에 대한 소유권까지 갖게 되는 게 아니고요. 이런 저작권 이슈가 다양하게 나오는 시점이 된 것 같아요. 오(인형) 지적 재산권이나 영상물 저작권에 대한 구체화가 필요하고, 합의하에 기준과 표준을 정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차피 기록한 거니까 다른 데서 또 틀면 되는 거 아냐?’ 같은 이야기가 안 나오게.
엄(연극) 공연팀과 논의하는 과정도 험난했죠. 그들도 영상으로 기록을 남겨본 적이 없으니 1회만 송출하고 내려 달라는 요청도 있었고요. 앞으로 진지하게 대안을 찾고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은 것 같아요.
강 기존에 우리가 간과했던 공연예술인들의 기본 권리와 저작권에 대한 인식도 다시 한번 점검할 시점이군요. 다른 지역에서 축제를 포기하거나 축제조직이 쓰러져갈 때 춘천은 상설조직들이 있었기 때문에 다양한 시도가 가능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마임) 1989년에 시작된 마임축제가 2015년 3명의 인원으로 상설조직이 되었어요. 2020년엔 15명이 되었고요. 오(인형) 오히려 축제의 본질을 고민하게 되면서 많은 시즌별 인력까지 하면 20명, 아티스트와 지역 청년들, 실험과 시도를 하고 있어요. 얼마 전 인형제작 키트를 협력업체까지 하면 200여 명 정도예요. 매년 서로 합을 맞춰 드라이브스루로 600명에게 나눠 주었어요. 그중 소수의 가면서 유연함을 갖게 되더라고요. 조직 안에 상주하고 있는 친구들을 섭외해서 제작 영상을 찍고 전시까지 했는데, 인원도 중요하지만, 축제와 관계를 맺고 있는 협력업체, 아티스트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연결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저희 축제도 22년이 됐지만 상설조직이 된 이(마임) 엄(연극) 지는 3년밖에 안 돼요. 그전엔 6개월간 일하다가 해체되고, 키워드로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에 〈물화일체〉라는 상설축제 다시 만나고를 반복했어요. 발전이 어려운 구조였죠. 프로그램을 진행했어요. 그밖에도 여러 프로그램을 계속 상설구조를 만들어 보겠다는 허재헌 이사장님의 의지로 이 진행하면서 일년 내내 마임축제가 열리는 느낌을 연출했죠. 난관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5명이 함께하고 어느 프로그램에 가도 ‘마임축제 하나 봐’ 라는 이야기가 있어요.
자연스럽게 나오도록 말이에요. 저희는 코로나 이전부터 일상으로 퍼져나가는 축제를 준비해 왔던 것 같아요. 오(인형) 인형극제 역시 1989년에 시작했는데, 올해부터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적극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상설조직으로 운영되고 있어요. 축제를 애정하는 동료들과 쭉 있었고요. 함께할 수 있어서 힘이 나요. 내년에는 어떻게 하면 더 사랑스러운 축제를 만들 수 있을까 함께 고민할 수도 있고요.
강 상설조직이 있음으로 관계의 축적이 가능했군요. 위기 속에서도 서로의 안전망이 될 수 있었고요. 축제 기간뿐 아니라 일상에서 시민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는지도 궁금해요.
엄(연극) 작년까지는 축제가 8일간 진행됐는데, 올해는 상반기 하반기로 나눠서 하다 보니 시민들과 소통하고 이어지는 지점들이 더 잘 느껴졌어요. 석사천에서 매주
화요일마다 공연을 진행했어요. 코로나 때문에 조심스러운 입장이었는데, 회를 거듭할수록 30분 전, 1시간 전에 와서 기다리시는 분들이 생겨나는 거예요. 조깅하다가, 자전거 타다가, 유모차 끌고 가다가 공연을 즐기는 풍경도 쌓이더라고요. 그중엔 평소에 공연장까지 찾아오지 않는 시민들도 계시겠죠. 공연장에 앉아 정자세로 관람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새로운 축제의 방향성을 느낄 수 있었어요.
반응이 엄청났어요. 함께하지 못한 부모님들에게도 문의가 오고, 새로운 아이디어까지 주시니 앞으로도 충분히 같이 만들어나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16년도부터 ‘축제의 일상화, 일상의 축제화’를
강 우리가 알고 있는 축제의 본질과 정형이 강제로 리셋된 상황인 것 같아요. 앞으로도 이와 같은 재난이 끊임없이 닥쳐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과거 메르스 사태, 세월호 참사, 대통령 서거, 천안함 사건 등을 겪으면서도 대처해 왔지만, 앞으로의 축제는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요? 본질이 바뀔까요?
엄(연극) 세 축제가 함께한 〈어바웃타임_중도〉는 참 좋은 시도였어요. 각각의 축제는 각자 진행하더라도, 만나서 머리 맞대고 고민해 보는 자리가 필요해요. 이렇게 서로 만나고 소통하고 연계하면서 축제들이 훨씬 더 각각의 색깔과 즐거움을 찾아가는 것 같고요. 그동안 행정에서 정한 축제의 색깔에 맞추려고 애를 써온 것 같은데, 코로나19로 오히려 다양한 시도를 해 보면서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마임) 지금 대안으로 활용하고 있는 ‘언택트’ 방식은 편의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산업화의 방식이라는 생각이
이(마임) 행정의 기준으로 예산 대비 몇 명 향유자가 있었느냐만 따져 보면 질적 향상이 일어날 수 없어요. 그러나
들어요. 문화예술 판과는 거리가 멀어요. 예술이 가지고 있는 만 명, 십만 명이 아닌 천 명, 백 명의 시민이 강렬한 감응을 느끼고 그 지속도가 1년 내내 기억된다면 어떨까요? 우리 불편함과 비효율성, 그리고 이 비효율 속에서 나오는 탁월함이 사람을 감동시키잖아요. 비효율 속의 탁월함을 축제들 앞에는 모두 ‘춘천’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잖아요. 각 맞닥뜨리고 가치와 감동을 체감할 수 있도록 소규모로라도 축제의 공간을 따로 놓고 볼 게 아니라, 춘천 안에서 다함께 끊임없이 대면하고, 사람과의 연결고리를 만들어야 하는 게 고민해야 해요. 시내를 관통하는 산책로에 일상적으로 축제의 본질이라고 봐요.
유입되는 사람들이 새로운 축제를 발견할 수 있도록 볼거리를 상시적으로 제공할 수 있게 한다거나. 장소 활성화에 대한 고민과 더불어 공간의 특장점을 살려 연구를 할 수도
엄(연극) 연극은 현장성, 일회성, 몰입성, 관객과의 호흡이 특히 더 중요하기 때문에 언택트 방식으로 진행하기 있겠고요. 어려운 점이 있어요. 비대면과 대면, 모든 방법으로 관객과 만나는 지점을 계속해서 고민하는 중이에요.
축제들이 20, 30년 동안 했던 방식을 올해 오(인형) 바꿨다고 해서, 시민들이 모두 알 수는 없었을 거예요. 거대 극장이 보유하고 있는 콘텐츠, 시스템에 비하면 작은 오(인형) 저는 현장에서 가장 큰 행복을 느끼고 성취감을 느끼기 때문에 지금의 바뀐 상황에 적응하기가 단체들이 발신하는 메시지는 비교도 안 되고요. 그래서 힘들긴 해요. 그래도 ‘언젠가는 올 것이었던’ 재난을 올해 겪어 온라인 플랫폼 자체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생각해요. 본 덕분에 새로운 방식을 고민해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축제 다소 불분명하고 어려운 홍보와 마케팅의 영역도 같이 고민해 안에서 공연자들과 같이 실험하고 시도할 수 있는 판이 더 볼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많이 만들어져야 더 좋은 작품이 나오고, 그래야 상생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강 자연스럽게 축제가 춘천의 일상이 되고, 이것이 문화를 촘촘하게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축제들 간 연대하고 협력하는 부분도 중요할 것 같아요.
강 축제 간의 연대와 협력이 필요한 부분들, 고민해 볼 지점들이 분명하게 도출된 것 같네요. 앞으로의 축제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힘든 시기이지만 2021년도 함께 이어지고 맞잡으며 새롭게 시도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나의 세상이 넓어지고, 깊어지는
경험
아르숲 TV _ 쑥쑥 자라는 어린이 크리에이터
Scene–2
에디터 정승희 사진 이원일
요즘 내가 자주 드나드는 온라인 공간은 다름 아닌 어른과 아이 가리지 않고 영상 콘텐츠가 우리 삶 유튜브이다. 누구나 자신의 공간(채널)을 만들 수 깊숙이 자리 잡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있고, 영상으로 자신의 관심사를 보여주고, 찾아온 스마트폰과 영상 콘텐츠를 자주 접하는 어린이들은 이들과 소통하는 곳. 다른 사람의 유튜브 채널에서 그 어떤 매체보다 영상 매체를 많이 사용하고, 관심 나는 음악도 듣고, 지식도 얻고, 웃기도 한다.
또한 높다. 여러 영상을 접하면서 자신이 무엇을 유튜브에서 적지 않은 시간을 보내는 건 나뿐만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지 알아간다. 좋아하는 아닌 듯하다. 영상 콘텐츠에 관한 높은 관심은 최근 영상을 찾고, 직접 영상을 만드는 경험이 아이의 두 조사결과를 보면 알 수 있다. 직장인 4명 중 한 배움과 성장에 커다란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명이 크리에이터(취업포털 인크루트, 2020년 10월)라는 조사결과와 초등학생 장래희망에서 크리에이터가 3위를 차지했다(교육부와
초등학생 10명을 대상으로 한 어린이 크리에이터 육성 프로그램이 지난 10월, 11월 8주간 아르숲 생활문화센터에서 진행되었다. 그 현장에 한국직업능력개발센터, 2019년 7월)는 조사결과는 함께했다.
만들고 싶은 영상 기획하기
어린이 학부모 교육
본격적으로 영상을 만들기 전, 4주 동안 영상 콘텐츠를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자신이 좋아하는 유튜브 채널은
어린이 크리에이터 육성 프로그램과 같은 시간에 4주 동안 학부모가 듣는 ‘1인 미디어 시대, 올바른 생산자이자 무엇인지, 좋은 콘텐츠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자유롭게 이용자가 되기 위한 자녀교육’ 강의가 있었다. 강의를 들은 의견을 나누었다. 그리고는 각자 어떤 영상을 만들고 싶은지 구상했다. “유튜브에 대해 잘 몰랐는데, 유튜브의 흐름을 “선생님, 저는 점토로 제 캐릭터를 만드는
한 학부모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영상을 찍고 싶어요.” “저는 초등학생 현실 v–log를 찍을 거예요.” “강아지 백과사전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강아지를 소개하고 싶어요.” “게임 공략하는 법을 영상으로 만들어 다른 친구들이 좀 더 쉽고, 재밌게 게임을 했으면 좋겠어요.”
끝나 아쉽네요.”
다양한 의견이 나오면서 어린이들의 관심사를 알 수 있었다. 일상을 공유하고, 게임과 만들기에 관심이 많았다. 친구들이 낸 의견에 어떤 형식으로 만들면 좋을지, 무엇이 필요할지 선생님과 다른 친구들의 아이디어가 더해졌다.
쑥쑥 자라나는 유튜브 공간
영상을 만들어 보자!
구독해주세요.”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 법을 배운 후에 임시로 만든
어린이의 말에 선생님은 학생의 채널 구독을 눌렀다. 스튜디오에서 촬영이 진행되었다. 선생님이 준비한 조명과 구독자가 두 명이 된 채널의 첫 영상을 다른 친구들과 함께 마이크, 카메라를 이용하여 한 명씩 카메라 앞에 앉았다. 한 보았다. 이제 막 새로 만든 자신의 채널에 처음으로 올린 어린이는 점토를 만지면서 침착하게 자신의 캐릭터를
영상은 스티커를 만드는 영상이었다. 서툴지만 자신이 완성했고 게임 리뷰를 선택한 친구는 다른 친구와 함께해 알려주고자 하는 바를 영상에 담았다. 10분 남짓의 시간 영상의 현장감을 높였다. 한 명씩 영상을 촬영할 때마다 다른 친구들은 숨죽여 지켜보았다. 촬영이 끝나면 영상촬영을 지켜본 아이들이 영상에 좋았던 점과 부족한 점을 부분에 대해 조언했다. 친구들이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응원해주었다.
동안 학생의 공간에 초대받은 기분이었다.
아르숲 TV - 쑥쑥 자라는 어린이 크리에이터
알게 되어 좋았어요. 특히 아이들이 유튜브를 이용하거나 크리에이터로 활동할 때 부모로서 어떻게 지도하고, 알려줘야 하는지 이번 교육을 통해 알게 되었어요. 같은 시간에 아이도 아르숲 TV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데, 늘 먼저 저한테 빨리 가자고 재촉해요. 아이가 크리에이터 육성 프로그램을 무척 좋아하고, 매주 기대하고 있어요. 저도 4주 만에 교육이
“선생님, 제가 직접 만들고, 편집한 영상을 유튜브에 처음 올렸어요. 선생님도
춘천문화재단 아르숲 생활문화센터에서 10월부터 11월까지 일주일에 한 번씩 진행한 1인 미디어 교육 프로그램이다. 총 10명의 초등학생이 직접 영상 미디어를 기획하고 만들어 보며 슬기롭고 똑똑하게 해석하는 방법을 배웠다. 지역문화진흥원의 생활문화센터 운영 활성화 프로그램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었으며, 영상 미디어 프로덕션 〈스톤키즈〉가 함께했다.
앞으로 어린이들의 공간이 어떤 영상으로 채워질지 기대가 되었다. 온라인 속 하나의 공간은 하얀 도화지와 비슷하다. 영상이 하나둘씩 쌓일수록, 어린이의 관심사도 깊어지거나 넓어지고, 나름의 고군분투와 뿌듯함이 자리를 잡을 것이다. 자신이 만든 공간에 놀러 오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면서 아이는 쑥쑥 자라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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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기획팀
기대와 응원, 격려와 함께 전국 최초 공립 인형극단인 춘천시립인형극단이 탄생했습니다. 코로나의 여파가 길어지며 풍진 상황 가운데 공연을 올리기까지 고초가 많았지만, 많은 이들의 관심 속에 〈하얀산〉이 공개되었습니다. 올해는 춘천시립교향악단 35주년, 춘천시립합창단 30주년을 기념하는 해이기도 했는데요. 지치고 우울했던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음악과, 코로나19 극복 캠페인 영상으로 시민들과 마음 가까이서 만나고 교류했던 한 해였습니다. 내년에는 마스크를 벗은 밝은 얼굴로 여러분과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예술인 복지를 위해 준비했던 창작공간 임차료 지원사업은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 더욱 와 닿았다는 목소리가 많았습니다. 또한 찾아가는 작은 콘서트, 우리동네 예술학교 둘레예술학당 등 우리 지역 곳곳에 문화예술이 다가갈 수 있도록 많은 시도를 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재난시대를 함께 극복하기 위해 더욱 폭넓은 지원체계를 준비중입니다. 격려와 질책 모두 감사드리며 2021년에는 예술인분들께 조금 더 가까이 다가서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무대운영팀
무대에 오르는 이들의 모습이 그 어느 때보다 가슴 벅찼던 한 해입니다. 문화예술회관 무대는 이번에 더욱 특별한 주인공들과 함께했는데요. 조명, 음향, 무대를 배우고 체험하며 〈2020 기술 입은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의 학생들입니다. 무대운영팀 구성원들에게도 이번 교육사업은 새로운 시도였습니다. 2021년에는 무대시설을 점검하고 개보수하는 리모델링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더욱 멋있어질 무대를 기대해 주세요.
공연이 끝나고 객석에서 나오는 박수와 함성, 행복한 표정으로 공연장을 나가는 관객들이 가장 큰 원동력이었습니다. 그래서 한번이라도 더 관객들과 만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오페라 카니발 2020, 피아니스트 조성진 리사이틀, 뮤지컬 배우 최정원. 50%의 객석을 채우며 활기를 띤 공연장이 감격스럽기도 했습니다. 문화예술회관과 몸짓극장 기획공연, 문화가 있는 날, 축제행사 지원, 온세대 합창페스티벌 모든 사업의 이면에 있는 수많은 회의와 조사, 변경, 삭제, 취소, 연기⋯. 불안한 스케줄 속에서 한 해를 보냈지만,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어떤 상황 속에서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발전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2021년에도 보다 좋은 공연을 선보일 것을 약속드립니다.
경영지원팀
어려웠던 한 해, 조금이라도 도울 일이 있다면 먼저 손을 걷어붙였습니다. 두 번의 헌혈, 의암호 실종자 수색, 장마철 피해농가 돕기 재단의 경영과 더불어 공간의 철저한 방역까지, 예년보다 더욱 보살펴야 할 일들이 많았습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도, 언제나 꼭 필요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정책기획팀
춘천문화재단은 지역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어떤 가치를 가지고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 시민과 예술인, 공간과 커뮤니티, 고려할 것도, 고민할 것도 참 많습니다. 정책기획팀은 듣는 팀입니다. 예술인, 연구자, 기획자, 활동가, 시민과 관객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예술인과 시민들의 마주침 공간이 될 수 있는 예술소통공간 곳
그리고 빈집의 가치를 다시 찾는 인생공방과 전환가게를 통해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탐색하고 환경을 조성하며 춘천에 작은 물결을 일으키는 중입니다.
시민문화팀
조심스런 상황에서도 아르숲 생활문화센터를 찾아 주시는 동호회와 시민들의 발걸음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문화도시 예비사업을 통해, 불꽃놀이 같은 새로운 실험과 시도도 이어졌죠. 방구석에 갇힌 사람들이 움직여 볼 수 있도록 지원하고, 가까운 동네 카페로, 서점으로, 문화공간으로 조금씩 불러냈습니다. 시민들과 마흔 아홉 번의 만남을 통해 전환에 대한 이슈를 찾는 과정도 거쳤어요. 전국 100명의 사람들을 하나의 스크린에 모으고, 아픈 중도의 새로운 모습을 예술가들과 함께 발견하기도 하면서 문화와 예술의 힘을 아는 시민들이 많아져 갑니다.
문화예술교육팀
그동안 준비했던 〈학교 안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들은 〈학교 밖 창의예술교육〉이 되어야 했지만 아이들과 선생님들은 철저히 방역하고 틈틈이 모여 문화예술교육의 싹을 틔웠습니다. <신나는 오케스트라>는 11년 역사상 최초로 온라인 교육을 진행했고요. 청소년들이 직접 기획하고 실행한 〈꿈꾸는대로〉 프로젝트, 마을자치지원센터와 함께한 〈가치 안은 배움터〉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며 큰 이슈를 한 번씩 품어 보는 실험의 과정을 거쳤습니다. 우리는 어디서든 만나서 배우고 꿈꿀 겁니다.
춘천에 살며 소소하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겪은 ○○○의 이야기
거두리에 살고 있는 김○○
김희정
후평공단 따뜻한 로봇
Diary
20살에 처음 춘천에 와 어느새 10년이 지났네요. 3, 4년 전쯤 지인의 인스타그램에서 웨이크보드를 알게 되었어요. 지인 덕분에 웨이크보드에도 도전하고, 사람들과 교류하며 취미 생활이 참 좋다는 생각을 했어요. 지금은 등산도 다니고, 틈날 때마다 더 많은 취미를 가져 보려고 합니다. 생각해 보면 그 지인이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어 주신 것 같아요. 덕분에 정말 행복합니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모두 춘천에서 다녔는데, 대학생이 되니 친구들이 모두 타지로 훌쩍 떠나버렸습니다. 춘천은 대부분의 일생을 보낸 고향 같은 곳이지만, 혼자 남겨지니 타지보다 더 낯설고, 외롭게 느껴지더라고요. 새로운 춘천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 모임에 가입했어요. 벌써 햇수로 5년째, 멤버들과 인연을 이어오고 있네요. 제가 살고 있는 곳에서 이런 모임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해요!
저는 열정도 재미도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사람 만나는 일이 비교적 적었던 직업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는 일로 일자리를 바꾼 후 세상이 달라졌어요. 뜨거운 열정과 목적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는 일은 제 속 어딘가에 있을지 모를 작디작은 열정에 풀무질을 합니다. 아직 뭔가를 이루진 못했지만, 또다른 전환이 찾아올 거라 믿습니다.
몇년전다큰 아이와 함께 이상원미술관에 갔어요. 그림을 보며 풍요로움을 느꼈습니다. 잠시 나와 야외에 마련된 해먹에 누워 푸른 하늘과 숲을 바라봤습니다. 마음이 정화되면서, ‘이런 게 힐링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고단한 삶이지만 이제는 즐기며 살아야겠다고, 인생관이 바뀐 순간이었죠.
여유로운 삶을 꿈꾸는 시민
결혼 후 남편 고향인 이곳으로 왔는데, 지금은 아기도 낳고 어느새 네 식구가 되었네요. 춘천에서는 이상하게도 여유와 안정감이 느껴져요. 덕분에 쉬고 있던 학업을 다시 준비해 대학원도 다니고, 바이올리니스트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쪼꼬미 기요미
정승희
겨울에 간직하고 싶은 마음을 시 구절로 대신합니다.
겨울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서리와 눈 덮인 소나무 그 나뭇가지를 응시하려면.
오랫동안 추워 봐야 한다. 얼음으로 뒤덮인 노간주나무와 저 멀리 반짝이는 일월의 햇빛 속 거친 가문비나무를 바라보려면.
윌리스 스티븐즈, ‘눈사람’ 중
정현경
2020년이 지나고 있다. 사계절을 건너오며 POT는 나에게 휴식이자 안식처였다. 거대한 바이러스와 치열한 삶의 현장을 견뎌 온 한해의 끄트머리에서 나는 내 주위를 둘러싼 작고 반짝이는 보호막을 바라본다. 이제는, 나에게 그리고 저 너머 반짝이는 너에게도 웅크렸던 고개를 들어 인사할 수 있을 것 같다. “잘 지내지? 너를 응원해”
Editor’s Note
권용식
한혜진
최수현
춘천을 떠난 청년들을 만나보니 처음 춘천에 왔을 때가 생각납니다. 저도 그들처럼 제 고향을 떠나 춘천으로 온 것인데요. 처음 아무도 알지 못할 때 춘천은 막막하고 쓸쓸한 도시였는데, 하나 둘 친구를 사귀면서 따뜻해짐을 느낍니다. 이런 걸 보면 지역에 대한 애정은 결국 사람으로부터 오는 것 같아요. 어딘가를 여행해도 그곳에 아는 사람이 있을 때 그곳이 더 반갑듯이 말입니다.
어지러웠던 올 한 해, 우리 도시는 여전히 많은 만남이 이뤄지고 있었고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로 가득했습니다. 조심스럽게 건네는 네 권의 POT가 당신을 응원하고 우리를 위로했기를 바라봅니다. 걷다가 문득 올려다 본 도시 품에서 보내는 따뜻한 겨울이기를.
좋아하는 빵집에서 사온 빵에는 이틀만에 곰팡이가 슬어 버렸다. 이를 닦고 머리를 자르고 손톱을 깎는 행위가 이상하게 여겨질 때가 있다. 저번에는 거울 앞에 한참을 서 있었다. 촘촘한 시간의 무늬가 어떤 조짐처럼 느껴진다. 모든 것이 깊은 잠에 빠지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계절이 오고 있다.
Publisher 발행인 최돈선 Editor in Chief 편집장 고영직
Contents & Editorial Director 부편집장 한혜진 Editor 취재 권용식, 정승희, 정현경
Photographer 사진 강승원, 이원일, 이종희 Illustrator 삽화 한선주
Art Direction & Web Design 디자인 이건하 Administration 기획총괄 김희정, 강승진
Management 운영 박용선, 최수현
POT에 실린 글의 내용은 (재)춘천문화재단의 공식 의견과 다를 수 있으며, 글과 사진은 허가 없이 무단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춘천문화매거진 POT 제25호 [걷다가 문득] 2020년 12월 발행 발행처 춘천문화재단 강원도 춘천시 효자상길 5번길 13
정기구독 033-259-5800 www.cccf.or.kr 인쇄 강원도민일보
ISSN 2508-6316
‹Jump–start› 80.3x×116.3cm. Acrylic on canvas.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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