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심장소식 여름호 146호
꿈과 희망을 전하는 심장소식 2025 Summer vol.146 사랑으로 새 생명을 www.heart.or.kr 2 꿈과 희망을 전하는 심장소식 사진 ©김진우 맑고 푸른 하늘 높은 곳에서 절망에 대해 말해보세요. 당신의 절망을. 그러면 나의 절망을 말해줄게요. 그러는 동안 세상은 돌아가죠. 그러는 동안 태양과 맑은 조약돌 같은 빗방울은 풍경을 가로질러 나아가요. 넓은 초원과 깊은 나무들을 넘고 산과 강을 넘어서. 그러는 동안 맑고 푸른 하늘 높은 곳에서 기러기들은 다시 집을 향해 날아갑니다. 당신이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세상은 당신의 상상력에 자기를 내맡기고 기러기처럼 그대에게 소리쳐요, 격하고 또 뜨겁게- _ <기러기>, 메리 올리버, 신형철 옮김 창밖의 여름 표지 그림 : “Dispelling Enchantment”(마법을 풀다), 아티스트 코플루 제공(www.coplu.com) 코플루(Coplu) : 튀르키예 출신의 화가. 1984년 이스탄불에서 첫 전시회를 시작으로 튀르키예, 이탈리아, 일본, 프랑스, 독일, 벨기에, 러시아, 스페인, 미국, 캐나다 등에서 수많은 개인전과 단체전을 열었다. 사랑, 꿈, 열정, 희망, 웃음, 믿음, 생각, 소원 같은 인간의 긍정적인 감정을 밝은 색채로 그려내고 있다. 2015년 심장병 환자들을 위해 한국심장재단과 함께 자선 전시회 <Heart to Heart>를 개최한 바 있다. 2025 summer 3 심장소리 어느 날, 다급하게 전화 벨소리가 울렸습니다. “선생 님, 오랜만에 연락드립니다. 잘 지내시죠? 도움이 필요 해서요.”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는 미등록 외 국인을 돕는 비영리조직의 담당자였습니다. 사연인즉 이랬습니다. 미등록 이주여성의 출산이 임박했는데, 태아가 선천성 심장병으로 의심되어 지역 산부인과에 서는 출산이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한시라도 빨리 종합병원 산부인과에서 진료를 받아야 했지만, 미등록 외국인 신분이라 외래진료 예약이 어려워 다급하게 도 움을 요청한 것입니다. 긴급한 이 연락에 저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저희 병원으로 오세요”라고 답했습니 다. 올해로 30년 차가 된 대학병원 의료사회복지사로 서 당연한 선택이었습니다. 의료사회복지사는 환자가 안정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 도록 돕는 보건의료 전문 인력입니다. 심리적, 경제적, 의료적인 어려움을 겪는 위기 가정의 문제를 파악하 고, 병원과 지역사회의 자원을 연결해 필요한 치료가 이루어지도록 지원합니다. 또한 환자의 사회 복귀와 회복을 위해 퇴원 이후에도 지역사회와 연계해 적절한 복지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최근 보 건의료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의료사회복지 안전망 구 축을 위해 의료사회복지사의 역할과 사회적 책임은 더 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다급하게 도움을 요청했던 카자흐스탄 출신의 산모는 무사히 출산을 했고, 아기는 중환자실에서 치료받으며 1차 심장수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미등록 외국인이 라 의료비 부담이 매우 크지만, 병원뿐 아니라 민간 지 원단체에서도 함께 힘을 모으고 있고, 무엇보다 한국 심장재단의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서류 접수도 준비 중 입니다. 앞으로도 두세 차례 심장수술이 예정되어 있어 아이의 치료 과정이 쉽지는 않겠지만, 아기 엄마는 출산 병원 을 찾지 못하던 그때 따듯한 손길을 내어준 사람들 덕 분에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심장병으로 투병 중인 어린 아들을 바라보며, 용기를 내어 두렵고 힘든 시간을 견디고 있습니다. 낯설고 힘든 타국에서 미등 록 외국인으로 살아가는 현실은 고단하지만, 그런 그 녀 곁에는 사회복지단체, 의료사회복지사, 그리고 한 국심장재단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을 함께 섬기고 나누며 사 랑을 실천하는 사람들이야말로 가장 소중하고 아름다 운 존재입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우리가 함께하겠습니다! 김현희 대한의료사회복지사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