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6 어린이의 영상 미디어 시청과 감정 다루기 학습
정유진 이화여자대학교 커뮤니케이션·미디어연구소 연구교수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실시한 「2023년 어린이 미디어 이용 조사」에 따르면, 국내 만 9세 이하의 아동은 하루 평균 185.9분(약 3시간)을 영상 미디어 시청에 보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비해서는 줄어든 수치이지만 여전히 세계보건기 구(WHO)의 권고 시간인 1일 1시간을 초과하는 양으로, 국내 아동의 영상 미디어 이용량은 매우 높은 편이다. 어린이의 영상 미디어 이용에 대해 대다수가 부정적 평가를 드러내는 반면, 영상 미디어에 등장하는 어떤 장면들은 어린이들에게 일 종의 학습 자료가 된다. 사회학습이론을 주창한 반두라(Bandura, 1971)01는 시청자는 TV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인물을 보면서 어떤 행동이 사회적으로 용인되고 또 어떤 행동이 비난 받는지를 배우는 사회화 학습이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이러한 주장은 아동에 한 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동은 세상에 대한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사회 화 학습이 더욱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다. 아이들은 영상 미디어를 통해 다양한 상 01 Bandura, A. (1977). Social Learning Theory. Englewood Cliffs. 미디어리터러시+ 어린이의 영상 미디어 시청과 감정 다루기 학습 50 MEdiary 황에서 등장인물의 감정과 행동, 그리고 그것의 사회적 수용 여부를 자연스럽게 학습하게 된다. 어린이의 영상 미디어 시청은 다양한 영역의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 대표적으로 언어 능력을 포함해, 새로운 지식이나 문제해결 방식 등을 습득하는 인지 차원의 발달이 있다. 그리고 미디어의 폭력성과 선정성, 공포감 등 전반적인 정서와 등장 인물의 감정 표현과 조절, 그리고 타인의 생각을 이해하는 등 정서 차원의 발달이 있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속한 사회의 가치와 규범을 내면화하여, 사회 구성원으 로서 필요한 요소들, 가령 다인종 및 다문화, 친사회적·반사회적 행동, 성별 고정관 념, 상업성 등을 포함하는 사회화 차원의 발달이 있다. 정서 차원의 발달에 영상 미디어가 미치는 영향은 다시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볼 수 있다. 영상 콘텐츠의 폭력적 혹은 선정적 장면, 공포물 등의 장르 화면에 나타 난 정서가 주는 영향, 그리고 등장인물이 자신의 감정을 스스로 인식하고 조절하 면서 타인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하며, 상황에 맞게 감정을 조절 및 통제하는 등 캐 릭터의 능력에 관한 것으로 구분된다. . 영상 미디어의 감정과 정서 관련 논의 과거의 미디어 연구는 주로 미디어의 폭력성과 선정성을 중심으로 연구되었다. 즉, 아동을 포함해, 시청자의 정서 발달에 영상 미디어가 미치는 영향을 중요시 했다. 영상 미디어에 보이는 선정성의 경우, 아동·청소년의 정서 발달에 부정적 영 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렇기에 매우 엄격한 잣대를 갖 고 영상 미디어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규제를 적용하며, 이는 시청하기에 적합 한 연령대를 안내하는 방식으로 구현되고 있다. 폭력성의 경우, 더 다양한 배경으로 연구되고 있다. 미디어에 묘사된 폭력적 장 면에 노출되면 물리적, 언어적, 심리적 폭력을 모방하게 된다는 사회학습 이론과 미디어 이용량이 많을수록 미디어가 재현하는 세계를 실제로 인식하게 된다는 문 화계발 이론02이 대표적이다. 문화계발 이론은 텔레비전 시청 시간이 많을수록 폭력적인 장면을 더 많이 보게 되어 이 세상을 실제보다 더 폭력적으로 인식하게 된다고 말한다. 02 Gerbner, G., Gross, L., Morgan, M., & Signorielli, N. (1980). The ‘Mainstreaming’ of America: Violence Profile No. 11. Journal of Communication, 30(3), 10-29. 미디어리터러시+ 미디어리터러시+ | 어린이의 영상 미디어 시청과 감정 다루기 학습 51 그뿐만 아니라 폭력적인 행동을 스스로 억제하는 자제력 상실을 의미하는 탈억 제(disinhibition), 폭력적인 장면에 노출된 시청자가 자신이 폭력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