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3 OTT 시대 재현을 다시 생각하다 - 넷플릭스 <성+인물: 일본편>으로 본 미디어 리터러시
17 미디어, 세상을 보는 눈 | OTT 시대, 재현을 다시 생각하다 미디어, 세상을 보는 눈 OTT 시대 재현을 다시 생각하다 - 넷플릭스 <성+인물: 일본편>으로 본 미디어 리터러시 홍남희 ‥ 서울시립대학교 도시인문학연구소 연구교수 18 Media Education Diary 21 2023년 4월 25일에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성+인물: 일본편> 은 신동엽, 성시경이 진행하는 6부작 프로그램으로 “미지의 세계였던 성 (性) 과 성인문화산업 속 인물을 탐구하는 신개념 토크 버라이어티쇼”라고 소개되 어 있다. 이 콘텐츠가 공개된 이후 SBS <동물농장> 시청자 게시판은 오랜 기 간 MC로 활약해온 신동엽의 하차를 요구하는 거센 항의가 들끓었다. <성+인 물>이 일본 AV (Adult Video) 산업 종사자들을 출연시켜 AV 산업을 미화하고 있어 부적절하다는 것이었다. 논란 이후 제작진은 기자 간담회에서 일본 성문화에서 AV는 1조 원 규모의 산업으로 “이 정도 규모에 암 (暗) 이 없는 산업은 없다. 논쟁이 있을 수 있는 산 업이라 (암이) 강하게 부각되는데 나름 담아내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은 미디어가 대중적 호기심을 끌기 위해 자주 ‘성’이라는 주제 를 동원한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화제성을 담보한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OTT 시대 미디어 리터러시와 재현의 윤리라는 관점에서 새롭지만 오래 지속 되어 온 이야기를 다시금 제기하게 한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새롭게 등장한 뉴미디어의 표현 양식을 새로운 ‘언어’로 보고 이를 잘 읽어내는 역량이 수용자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개념 넷플릭스 <성+인물: 일본편> 광고 포스터 19 미디어, 세상을 보는 눈 | OTT 시대, 재현을 다시 생각하다 이다. 영상 미디어의 등장은 인쇄 매체 중심의 매체 환경에서 큰 변화를 야기 했는데, 미디어 리터러시는 이러한 시각 매체의 재현 관습을 비판적으로 읽 어낼 필요성을 강조하는 논의로부터 출발했다. 사각의 프레임에 재현되는 이 미지와 영상 재현의 관습이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현실 의 ‘일부’이자 생산자의 관점이 담긴 ‘선택적’ 현실임을 비판적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 논의의 핵심이다. 콘텐츠의 시각적 재현이 사회 구조와 권력 관 계를 어떻게 반영하는지, 재현의 방식이 어떠한 ‘주류적 해독’을 유도하고 있 는지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성+인물: 일본편>은 미디어 리 터러시의 가장 기본적인 관점인 재현에 대한 비판적 해독을 요구한다. 특히 AV 산업에 종사하는 배우들과의 인터뷰를 담은 2, 3화 그리고 호스트바의 호 스트들과의 인터뷰를 담은 5화는 MC들과의 화기애애하고 즐거운 분위기로 인해 영상 속 출연자들을 일본 사회의 흥미로운 직업 정도로 인식하게 한다. 다양한 국가의 다른 성 ‘문화’라는 문화상대주의 관점에서 일본의 성산업을 다루는 이러한 시각은 찬찬히 따져볼 여지가 있다. <성+인물>은 누구의 입장에서 재현되고 있는가? 프로그램에 따르면, AV는 연간 2만 6천 편에서 3만 편이 제작되며, 한 달에 100명가량의 여성들이 배 우가 되고자 오디션을 보는 상황이다. 반면에 남자 배우는 전체 산업에서 70 명 정도다. 이렇게 압도적인 성별 차이는 AV가 이성애자 남성의 성적 판타지 를 충족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는 사실을 잘 드러낸다. 인터뷰에서 AV는 성적 욕구를 충족시키고 성범죄율을 낮추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내용이 자주 언급되는데, 서울YWCA는 이러한 발언이 근거가 없을 뿐 아니라 “남성 사각의 프레임에 재현되는 이미지와 영상 재현의 관습이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일부’이자 생산자의 관점이 담긴 ‘선택적’ 현실임을 비판적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 논의의 핵심이다.